하늘 가까운 곳에서 부산을 다시 본다
- 부산 전망 명소
가까이 있어 오히려 놓친 내 고장의 매력을 발견하기 좋은 때다. 하늘이 높아지는 계절의 전망대라면 잠시 일상을 벗어난 여행의 감각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부산에서 ‘부산’을 만나는 전망대 네 곳을 소개한다. 제각기 다른 풍경이지만 모두 부산의 얼굴이다. 진짜 부산을 여행하고 싶은 관광객에게도 물론 추천 코스다.
1. 영주하늘눈전망대
중앙공원 충혼탑이 굽어보는 망양로의 영주하늘눈전망대는 부산 산복도로의 전망대들 중에서도 단연 탁 트인 파노라마 전망을 자랑한다. 2016년 산복도로 걷기 좋은 산책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됐다. 조각타일로 만든 큰 눈 모양 조형물이 내려다보는 풍경은 왼쪽으로 남구 신선대부터 부산항대교를 지나 영도구 봉래산과 오른쪽 끝 중구 용두산타워까지 한눈에 담기 어려울 만큼 계속된다.
전망의 씨줄이 좌우로 펼쳐진 항구의 전경이라면, 날줄은 수직의 산복도로 마을과 시가지다. 산복도로는 부산의 역사를 오롯이 담은 길이다. 한국전쟁 피난민들이 몸을 누이던 산비탈에 고무와 봉제공장 노동자들의 판자촌이 들어섰고, 1964년 바다를 바라보는 길이라는 뜻의 망양로를 시작으로 산복도로가 잇따라 개통된다. 전망대에 서면 망양로와 아래 영주로의 구불구불한 산복도로 사이로 낡은 공영주택 아파트와 계단식 집들이 빼곡하다. 산복도로 높이를 못 넘게 한 고도 제한은 나름의 질서와 리듬으로 이 고단한 삶의 현장에 독특한 아름다움을 드리운다.
산복도로 아래로는 멀리서도 눈에 확 띄는 기와 지붕 외관의 코모도호텔을 중심으로 옛 길을 따라 형성된 원도심 시가지가 정겹다. 정자와 벤치가 있는 나무 덱 전망대에는 동네 주민도, 도시락을 먹는 청년도, 관광객들도 심심치않게 다녀가는데, 부산 토박이로 보이는 어르신들은 ‘저기는 무슨 건물’, ‘저기는 뭐가 있던 곳’ 하는 대화만으로도 한참 동안 떠날 줄 몰랐다.
영주하늘눈전망대는 ‘산복도로 걷기 좋은 산책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 졌으며, 부산 시민들 사이에 야경 명당으로 꼽히는 곳이다. 근처에는 중앙공원과 이어지는 산책로가 있어 밤에도 가족 혹은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영주하늘눈전망대에 도착하면 독특한 조형물 하나가 있는데, 바다와 산, 도시가 어우러진 부산의 특징을 조각타일로 표현한 조형물, ‘부산을 내려다보는 하늘눈' 을 볼 수 있으며, 도시를 밝히는 불빛이 별빛처럼 내려앉은 밤 풍경은 더욱더 운치가 좋다.
2. 영도해돋이전망대
배를 타지 않고도 부산에서 부산을 볼 수 있다. 영도 한가운데 우뚝 선 해발 395m의 봉래산, 그 중에서도 가장 고도가 높은 청학동 꼭대기 해돋이마을의 영도해돋이전망대는 높이로나 풍경으로나 부산항을 조망하기로는 최고의 전망대다.
해돋이마을의 삶은 육지의 산복도로보다 더 신산했다. 전쟁 피난민들이 살 곳을 찾아 높은 곳에 돌과 흙으로 집을 지었고, 화재 이재민들도 몰려들었다. 무허가 노후주택이 밀집한 이 곳은 2015년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도시 취약지역개조사업(도시 새뜰마을사업)에 선정돼 집수리와 골목벽화 등 주거 개선 사업이 이뤄졌다.
이와 함께 산복도로 르네상스 주민공모지원사업으로 2016년 3층 높이 전망대 건물이 조성됐다. 좁은 집들 사이로 난 급경사의 골목길을 한참 걸어서 나오는 마을 제일 윗길과 봉래산 둘레길이 만나는 지점이다. 좁은 스탠드와 난간뿐인 옥상에 오르면 탄성이 나온다. 북항 재개발지역과 부산항대교, 오륙도 너머 해운대까지 미치는 파노라마는 너비와 심도, 그리고 아름다움에서 모두 압도적이다.
맑은 날이나 흐린 날, 구름의 모양에 따라 나름의 매력이 있겠지만 이 전망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때는 저녁 나절이다. 노을이 하늘을 물들이기 시작하다가 감만부두 크레인에 오렌지빛 조명이 켜지고, 부산항대교 주탑의 빨강, 초록, 파랑의 조명이 점점 선명해질 때는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에서 눈을 떼기 힘들다.
영도 해돋이 전망대
부산 영도(影島)는 그림자 섬이란 뜻이다. 그러나 원래 이름은 절영도(絶影島)다. 영도에는 조선시대부터 말 사육장이 있었다고 한다. 그 말들이 그림자도 안 보일 정도로 빨리 달리는 명마들이었다고 해서 '그림자가 잘렸다'는 의미의 '절영도'라 불렸다는 것이다. 영도란 이름은 절영도가 줄어서 된 말이다. 영도에는 오륙도에서 해가 뜨는 장면을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해돋이 마을과 해돋이 전망대가 있다.
■ 해돋이 전망대 강추
1. 포인트가 너무 좋다.
2. 부산항대교 포인트 - 각도가 청학배수지보다는 좀 높다.
3. 오륙도가 보인다.
- 각도가 높아서 오륙도 뒷쪽에서 일출이 되는 것은 감점
3. 전망대2 층에 카페가 있다.
4. 전망대(3층)에 조명 시설이 있어서
야간촬영 후 철수시 장비 정리할 때 너무 좋다.
5. 송도해수욕장은 보이지는 않는다.
6. 해돋이마을 주차장이 있고, 차로 접근이 가능하다.
- 버스 이용하면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
7. 계단에 센스가 있어서 야간 철수시 위험하지 않고,
촬영시에는 꺼져 있어서 광해도 비교적 적다.
8. 1층에 화장실이 있는데 2층 카페를 이용하면 이용할 수가 있다.
9. 공영화장실이 있다.
10. 마을이 정리가 잘 되어 있다.
3. 아미산전망대
바다만 보고 간다면 부산을 다 봤다고 할 수 없다. 부산 사하구 다대포해수욕장 바로 옆, 아미산 남쪽 끝자락의 아미산전망대는 바다와 강이 만나는 낙동강 하구의 너른 갯벌과 모래톱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다. 건물 3층 전망대에 오르면 거제도와 가덕도, 부산신항, 명지신도시를 먼 배경으로 고구마처럼 길쭉하거나 깡똥한 모양으로 누운 도요등, 백합등, 맹금머리, 장자도, 대마등 같은 모래톱들이 보인다.
2층 상설전시실에서는 바다와 먼 강이었다가 빙하가 녹으면서 바다에 잠겼다가 가야 시대부터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 조선 시대부터 사람이 생활한 낙동강 삼각주 지형의 역사를 알 수 있다. ‘울타리섬’이라고도 부르는 모래톱 중에는 1987년 하구둑 공사 이후 나타난 것도 있다. 파도와 바람에 따라 매일 크기가 바뀐다니 언제 가도 새로운 풍경인 셈이다.
전망대 앞에서 시작되는 생태탐방로인 아미산노을마루길을 따라서 산책과 전망을 함께 즐길 수도 있다. 105m부터 207m까지 총 길이 890m에 이르는 6개 탐방로는 나무 덱이나 흙콘크리트 포장길인데, 가파른 계단길로 내려가면 다대포해수욕장 방면까지 곧장 이어진다. 모래톱 위로 오후의 부드러운 황금빛 햇볕이 타는듯한 석양으로 변하고 어느새 바다색이 묵직해지는 저녁에는 발걸음이 자꾸 느려진다.
곳곳에서 이 낙조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강이 바다로 흘러드는 길목에서 낮과 밤이 바뀌는 순간은 경탄과 위로를 함께 선사한다.
4. 부산엑스더스카이
부산엑스더스카이는 국내 두 번째 높이 마천루(411.6m)인 해운대 엘시티 랜드마크타워 101층 건물 98~100층에 지난해 7월 들어선 전망대다. 원도심과 부산항, 낙동강 하구 다음으로 여기서는 높이만큼 넓은 시야로 동부산권의 바다와 도시를 동시에 볼 수 있다.
100층을 56초 만에 주파하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해운대해수욕장 해변과 광안대교, 동백섬과 마린시티의 풍경과 멀리 황령산이 보인다.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해운대 신시가지와 달맞이고개 너머로 송정과 동부산관광단지가, 왼쪽으로는 오륙도와 망망대해가 펼쳐진다. 바닥을 투명하게 만든 짧은 ‘쇼킹 브릿지’ 부분을 지나서 계단을 내려가면 99층에는 식당 ‘엑스 더 라운지’밖에 없고,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스타벅스는 한 층 더 내려간 뒤 반대편으로 돌아서 다시 실내 계단을 올라야 나온다. 98층에는 블랙업커피와 기념품 매장, 내려가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98층은 다소 휑해보여서 지나치기 쉽지만, 진짜 전망은 100층이 아니라 여기서 봐야 한다. 일부 끊긴 전망을 설명도 없이 봐야 하는 100층과 달리 360도 전망을 유리창에 바짝 붙어서 안내 문구와 함께 즐길 수 있다. 광안대교와 바다 반, 도심 반 전망이 한 프레임에 담기는 98층 코너 지점은 최고의 포토존이기도 하다. 바다가 절반이고 해변을 제외하면 아파트촌이라 맑은 낮이 제일 좋다는 평이 많은데, 밤에는 광안대교와 마린시티의 야경이 있다. 입장료와 전망에 비해 구성과 콘텐츠는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