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천무금(林泉無禁) : 술과 샘물은 간섭하는 이 없으니
讀書當日知經論 歲暮還甘安氏貧
독서당일지경론 세모환감안씨빈
富貴有爭難下手 林泉無禁可安身
부귀유쟁난하수 임천무금가안신
공부하던 그 옛날엔 세상 다스리는 일에 뜻을 두었건만
나이가 늙자 안회(顔回)와 같이 가난함을 달갑게 여기며 사네.
부귀는 다툼이 있게 마련이니 손대기 어렵고
술과 샘물은 간섭하는 이 없으니 몸을 편히 담을 수 있네.
採山有水堪充腹 詠月吟風足暢神
채산유수감충복 영월음풍족창신
學至不疑眞快活 免敎虛作百年人
학지불의진쾌활 면교허작백년인
산에서 약 캐고 물에서 낚시질하여 배를 채우고,
달을 노래하고 바람을 읊으면 정신이 맑아지네.
공부하여 의심이 없게 되면 쾌활해짐을 느끼니
헛되이 백년사는 사람이 되지 않게 되네.
– 화담 서경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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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 화담(花潭)인 서경덕(徐敬德)은
이조 중종 때의 도학자(道學者)다.
서경덕은 우리나라에서
주역(周易)에 달통(達通)한 제1인자라 했다.
그 유명한 황진이와의 사랑에 빠지기도 했던 그는
송도(松都) 삼절(三絶)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송도 삼절은 화담 서경덕(徐敬德), 절색 황진이(黃眞伊)
그리고 박연폭포(朴淵瀑布)다.
위 시(詩)는
마치 '가난함'과 '무소유(無所有)'의 덕(德)을
노래한 것 같아 아주 친근감이 있고 자연스러운 시다.
참고로, 안회(顔回)는
노(魯)나라 학자로 덕(德)의 실천에서 가장 뛰어났다고 한다.
그는 가난한 생활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학문 연구와 수덕(修德)에만 전념하여,
공자(孔子)가 가장 사랑하는 제자가 되었으며,
32세에 요절(夭折:젊은 나이에 죽다)하자
공자가 "하늘이 나를 버리시는 도다"라고 탄식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