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묵科 Trichodontidae
○ 도루묵 : Arctoscopus japonicus (Steindachner)
► 이 명 : 도루묵이, 도루매이, 은어, 도루맥이, 도루매기
► 외국명 : (영) Japanese sandfish, Sailfin sandfish, (일) Hatahata (ハタハタ), Kaminariuo
► 형 태 : 크기는 최대 전장 30㎝ 까지 자라지만 대개는 전장 15㎝정도이다. 몸 길이는 약간 길며 매우 측편되어 있다. 체색은 등쪽이 황갈색으로 일정한 모양이 없는 흑갈색의 물결 무늬가 있고, 측면과 복부는 은백색이다. 입은 크고 비스듬히 찢어지고 위턱 후골에는 부골이 없다. 양 턱에는 작으며 날카로운 2~3줄의 이빨이 있다. 서골에는 이빨이 있으나 구개골에는 없다. 새개 전골에는 날카로운 5개의 가시가 있으나 새개 후골에는 없다. 제1등지느러미는 높고 삼각형이며 제2등지느러미와는 매우 떨어져 있다. 뒷지느러미 기저는 매우 길고 등지느러미연조,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의 각 연조는 떨어져 있지 않다. 몸에는 비늘이 없어 매끄러우며, 옆줄도 없다.
► 설 명 : 서식 수심 범위는 표층에서 수심 550m의 깊은 곳까지이다. 단각류, 좀새우류 등의 소형 갑각류, 앨퉁이같은 소형어, 어징어류 등을 먹는다. 낮에는 해저에 숨어있고 일몰시와 새벽에 섭식활동이 활발하다. 평상시에는 수심 150~200m의 모래 진흙 밑에 살고 있으나 산란기인 11~12월에는 수심 수 m 내외의 해초가 무성한 연안에 모여 와서 알을 낳은 후에는 외양으로 나간다. 한 마리의 산란 수는 300~2,000알 내외이다. 산란시의 수온은 7~10℃로 50~70일 만에 부화한다. 알은 둥글며 담홍색 내지 담록색이며, 알 껍질은 두껍고 알의 직경은 2.5~3.5mm로 비교적 큰 편이고, 유구 지름은 노른자 지름의 약 1/3이다. 알은 한 덩어리가 되어 해조에 붙으며, 약 70일만에 부화한다. 치어는 3~4월경까지 연안해에서 몰려 다니다가 5월 중순경이 되면 외해로 나가게 된다. 2년만에 약 15㎝로 자라서 성숙한다. 저인망, 정치망으로 어획하며, 어육은 백색이고 독특한 지질을 함유한다. 일본 아키타현(秋田懸) 지방에서는 어간장(日名 Shottsuru)의 원료로 유명한다. 또한 딱딱한 난막에 싸인 알은 “부리꼬(buriko)”라 부르며 별미로 친다.
살은 백색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찌개나 구이로 이용하지만 드물게는 찜이나 튀김으로도 먹는다. 또한, 반건품으로 가공해서 유통하기도 한다. 강원도에서는 도루묵의 알을 묵으로 만들어서 이용하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식초에 절인 것으로 초밥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 분 포 : 한국(동해안), 일본(혹카이도 동부 지방의 이북), 쿠릴, 사할린, 캄차카, 알래스카 등 북태평양 연안에 주로 분포한다.
※ 도루묵의 유래
작심이 삼일을 못 가면 그동안의 수고는 ‘말짱 도루묵’이 되고 만다. 도루묵은 겨울철 별미이다. 도루묵을 은어로 아는 사람도 많은데 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민물고기 은어와는 다른 종으로 엄연히 농어目 도루묵科에 속하는 바닷물고기이다. 그런데 사실 우리에게 도루묵은 생선 이름보다 “말짱 도루묵이 돼버렸네” 할 때의 도루묵으로 더 친숙하다. 기껏 애쓴 일이 헛수고가 되고 말았을 때 쓰는 표현이다. 이 물고기가 도루묵이라는 허무한 이름을 갖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임진왜란 당시 피난 중에 선조가 처음 보는 생선을 먹었다. 맛있게 먹은 후 생선의 이름을 물으니, 어부가 ‘묵’이라고 했다. 맛에 비해 이름이 보잘것없다고 생각한 선조는 그 자리에서 묵의 이름을 ‘은어’로 고치게 하고 특산물로 바치도록 했다. 왜란이 끝나고 궁궐로 돌아온 선조는 묵, 아니 은어를 다시 먹었다. 그런데 사람의 입맛처럼 간사한 것이 없다더니 전에 먹던 그 맛이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전쟁 때는 잔뜩 허기진 상태였고, 지금은 모든 것이 풍족한 상태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실망한 선조가 다시 명령을 내렸다. “도로, 묵이라고 하여라!” 그래서 한때 은어가 되었던 묵이 도루묵이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사실 앞서의 일화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그저 이야기뿐일 가능성이 크다. 생선 이름도 ‘묵’이 아니라 ‘목’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인조 때의 문신 이식은 이 일화를 전해 듣고 <환목어(還目魚)>라는 시를 썼는데 환목어는 ‘다시 목이 된 물고기’, 도루묵의 한자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