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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력 강의 101 데이비드 헨더슨ㆍ찰스 후퍼 지음 / 이순희 옮김 에코의 서재 / 2006년 12월 / 344쪽 / 13,000원 ▣ 저자 데이비드 헨더슨 해군대학교 경제학 교수 겸 스탠퍼드 대학교 후버연구소 경제연구원, 레이건 대통령의 재임기간 당시 경제자문위원회 에너지 보건 분야 선임 경제학자로 활동했다. 현재 《뉴욕 타임스》, 《포춘》, 《로스엔젤레스 타임스》, 《시카고 트리뷴》지 등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1984년에는 《포춘》지에 쓴 칼럼〈MITI의 신화〉로 자유언론협회에서 수여하는 멘켄 최고의 취재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경제학 백과사전』, 『자유의 기쁨: 어느 경제학자의 오디세이』등이 있다. 찰스 후퍼 기업 재정 및 마케팅 분석 전문 컨설팅 회사 오브젝티브 인사이트Objective Insights의 공동 설립자 겸 대표이며, 산타클라라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 엔지니어링 학사 학위를,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엔지니어링―경제학 시스템(현재는 경영과학 및 엔지니어링으로 개명함)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스탠퍼드 대학교 후버연구소 객원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 역자 이순희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현재 출판기획자이자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저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폴 브래드 평전』, 『행복의 정복』등이 있고, 공역으로『빌 클린턴의 마이 라이프』등이 있다. ▣ Short Summary 사업이나 조직에서 성공하려면 여러 가지 기술이 있어야 한다. 그 가운데 몇 가지를 예로 들면 정치적인 기술, 언어적인 기술, 옷차림과 해당 산업에 대한 지식 등인데, 이것들은 기차를 계속 가동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들이다. 하지만 사업을 경영하거나 직장에서 근무할 때 우리가 맡아야 하는 역할에는 기차가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 말고도 여러 가지가 있다. 예를 들면 새로운 궤도로 접어들어야 하거나, 역방향으로 움직여야 할 때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기차를 앞으로 계속 운행할 때는 추진력만 있으면 되지만, 방향을 바꾸려고 할 때는 명확하고 현명한 의사결정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현명한 결정을 내리려면 현명한 생각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우리가 생각을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명확한 인식을 가지고 행동을 하려는 데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취지에서, 저자들은 이 책의 목적을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인식을 키우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우리가 학교 교육에서 얻은 인식은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지식의 바탕이 된다. 하지만 그것에는 명확한 지향점이나 목적이 결여되어 있다. 물론 오랜 시간을 들여 연구할 시간이 있는 대학생이라면 그런 인식도 필요할 것이나, 당신이 회사 중역이라면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 같을 테니, 마냥 기다릴 수 있는 처지가 아닐 것이라고 저자들은 부연 설명하고 있다. 참고로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수많은 주제들은 문제와 해답이 함께 제시되어 있다. 예를 들면 삼각법 시간에 배운 문제풀이 방법은 삼각법이었고, 대수 시간에 배운 문제풀이 방법은 대수였다. 바로 이런 방식으로 교육을 받아 왔기 때문에, 우리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다루는 기술을 터득하지 못했고, 그래서 문제가 명확하지 않거나,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불확실하거나, 혹은 지나치게 유동적일 때, 우리의 능력은 무너져 내리곤 했다. 그리고 흔히 ‘현실세계’에서 분석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 우리는 절망적인 심정으로 감정적인 판단에 의존하려 한다. 그러나 감정적인 판단과 분석은 완벽한 해결책을 찾기 위한 상보적인 방법이 아니다. 그러므로 현실생활에서 문제를 풀 때는 어떤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적합한지 따져보아야 하는데, 우리는 대학교나 대학원 강의에서 이것을 배우지 못했다. 저자들은 바로 이것이 이 책에서 가르치고자 하는 주요한 기술 중 하나라고 강조하고 있고, 이 책에서 제시되고 있는 도구들은 경제학과 의사결정학decision science 그리고 상식, 이 세 가지 분야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소개하면서, 만일 독자들이 이러한 지혜들을 터득하게 된다면 앞으로 내리게 될 결정의 질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끝으로 그 지혜들을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명확한 사고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사용하라(2장), 둘째, 자신에게 진정 가치 있는 것을 생각하라(3장), 셋째, 무엇이 변했는지 따져 보라(4장). 넷째, 선택을 하기 전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라(5장). 다섯째, 자신이 가진 편견을 조심하라(6장). 여섯째,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라(7장). 일곱째, 활용 가능한 자원을 생각하고 더 좋은 대안을 만들어라(8장). 여덟째, 의식적으로 최선의 대안을 선택하라(9장). 아홉째, 위험에 도전하고, 그것을 예측하는 방법을 터득하라(10장), 열 번째, 어떤 상황에서든 정보의 가치를 먼저 따져 보고 난 후 적절한 양의 정보를 취하라(12장). 열한 번째, 단순하게 만들어라(13장). 열두 번째, 자원을 덜 유익한 용도에서 더 유익한 용도로 이동시켜 자신뿐 아니라 남에게도 이득을 주는 차익거래의 기회를 찾아라(14장). 열세 번째, 올바로 처신하라(15장) 등이다. ▣ 차례 1장 경제학으로 배우는 판단의 법칙 2장 다음 증가분을 생각하라 3장 가치를 판단하는 세 가지 도구 4장 무엇이 변했는지 주목하라 5장 목적 중심으로 사고하라 6장 판단을 그르치는 몇 가지 것들 7장 정부의 예측보다 오래 살면 불법? 8장 제한된 자원에 집중하라 9장 최선의 대안을 항상 의식하라 10장 위험을 복용하라 11장 선택의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들 12장 데이터 함정을 조심하라 13장 단순하라 14장 차익거래의 기회 15장 도덕의 경제학 판단력 강의 101 데이비드 헨더슨ㆍ찰스 후퍼 지음 / 이순희 옮김 에코의 서재 / 2006년 12월 / 344쪽 / 13,000원 1장 경제학으로 배우는 판단의 법칙 1999년 여름, 스탠퍼드 대학의 교직원 회관에서 결혼식 피로연이 화려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이 유명한 대학의 연회장에 모인 225명의 하객들은 먹고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당시 사진 촬영을 맡았던 나(후퍼)의 형 더글러스는 케이크 자르기, 부케 던지기 등 피로연의 남은 일정을 촬영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신랑ㆍ신부가 서두르는 듯한 표정으로 더글러스에게 다가오더니 다섯 시 정각에 식장을 떠나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다섯 시 정각이 되자 그들은 정말 식장을 떠나버렸다. 신랑ㆍ신부가 서둘러 식장을 떠난 까닭이 곧 밝혀졌다. 리무진 택시 운전수로부터 약속 시간을 어기면 ‘1분에 1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그들은 벌금을 내지 않으려고 다섯 시 정각에 식장을 떠난 것이다. 앞의 사례에서 언급된 1분에 1달러의 벌금 문제를 찬찬히 따져 보자. 225명의 하객들이 의복, 여행, 선물, 숙박을 준비하는 데 평균 200달러를 썼다고 가정하면, 이들이 들인 총 비용은 45,000달러다. 또 신랑ㆍ신부 측에서 스탠퍼드 교직원 회관 대여료와 음료 및 음식, 음악을 포함한 일체의 비용으로 30,000달러를 썼다고 하자. 그러면 결혼식에 든 총 비용은 75,000달러인데, 결혼식과 피로연이 다섯 시간 동안 지속되었다고 하면, 시당 비용은 15,000달러가 된다. 만약 신랑ㆍ신부가 약속 시간 다섯 시를 넘겨 여섯 시까지 머무는 경우, 추가되는 비용은 운전사에게 줘야 하는 벌금 60달러다. 이 금액은 총 비용의 250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신랑ㆍ신부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떠난 것일까? 아마 별생각이 없었을 것이다. 신랑ㆍ신부가 잠시 생각을 가다듬고 상황을 다르게 판단했더라면 사정은 달라졌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려는 핵심은 잠시라도 명확하게 사고하는 것이 큰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직장에서든 개인 생활에서든 수많은 상황에 부딪힌다. 그때 생각을 명확하게 가다듬어 줄 기본적인 도구들을 사용하여 대처한다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더 잘 대처할 수 있는데, 이 책은 바로 우리를 도와줄 도구상자라 할 수 있겠다. 참고로 우리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다음과 같다. 우리 두 사람은 오랫동안 여러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접해 왔는데, 이들 가운데는 MBA 학위나 석ㆍ박사학위를 지닌 똑똑한 사람들도 많았다. 그런데도 그들은 자신에게 판단을 제대로 내릴 만한 시간과 능력, 재주가 없다고 생각하곤 했다. 그런데 그들이 자주 마주치는 상황들은 우리가 학교 다닐 때 배운 지식을 통해 충분히 분석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들 중에는 우리 두 사람도 포함된다. 한편 내가(헨더슨) 교직생활을 시작하며 깨달은 것이 있다. 경제학 원리를 효과적으로 가르치려면 학생들의 경험과 연관시키는 것이 좋다는 것인데, 이 방법은 내가 UCLA대학교 박사과정 때 유명한 경제학자 아르멘 알치안 교수에게서 배운 것이다. 내가 알치안 교수에게 들은 많은 강의 중에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 강의가 있는데, 알치안 교수는 뉴욕에서 팔리는 오렌지의 품질이 플로리다에서 팔리는 오렌지보다 왜 더 높은가 하는 문제와 관련지어 상대가격과 소비수요에 관한 미묘한 원리를 가르쳤다. 내용은 이렇다. 뉴욕의 오렌지 가격은 상품이든 하품이든 모두 운송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뉴욕의 오렌지 가격은 플로리다 오렌지에 비해 당연히 비싸다. 그런데 이것이 사람들에게는 품질이 좋은 오렌지가 상대적으로 뉴욕에 많은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이 때문에 뉴욕의 소비자들은 상품 오렌지를 선호한다고 여겨지게 되었고, 소매상인들은 이것을 신호 삼아 상품 오렌지를 더 많이 공급하게 되었다. 그 수업을 들은 우리들은 이런 소비수요의 원리를 간단히 표현하고 싶을 때 ‘오렌지 원리’라는 말을 사용했다. 2장 다음 증가분을 생각하라 한계수익 중심의 사고방식은 명확한 사고를 하는 최선의 방법인데, 그렇게 하면 문제의 범위를 한정시키고 아무 관계없는 잡동사니를 쓸어내 당장의 문제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사람들, 특히 경제학자들은 백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의식적으로 이 방법을 활용해 왔는데, 아마도 인간이 무의식적으로 이 방법을 사용한 것까지 포함하면 그 역사는 훨씬 오래되었을 것이다. 분별력을 발휘하는 것 역시 현실적인 문제를 명확하게 짚어 내는 데 도움이 될뿐더러 의견 차이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편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쉽게 빠지는 의무의 함정을 파악하고, 의무가 아닌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 또 만일 자신의 삶이 이런저런 이유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당장 바꾸어야 한다. 하지만 변화를 시도할 때는 승진을 하거나, 가치 있는 대의를 위해 일하겠다는 등의 합당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참고로 우리가 여러 가지 대안 중에서 하나를 고를 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선택의 이유인데, 이유는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일 수 있으며, 중요한 이유가 있는가 하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이유도 있다. 그런데 이런저런 이유들을 적절히 활용하려면 모든 이유들을 빠짐없이 생각한 후에 중요도에 따라 분류해야 한다. 한편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해 보면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는데, 사람들이 선택의 근거로 내놓는 대다수의 이유들이 그러한 선택을 내리게 된 요인인 동시에 결과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럴듯한 이유를 대다가 최악의 결정을 내리게 된 전형적인 사례가 있는데, 햇필드 가문과 맥코이 가문의 오랜 유형극이 그것이다. 1902년 3월〈유니언〉신문은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햇필드 가문은 맥코이 가문과의 투쟁 끝에 네 명의 사상자를 냈다.” 일 년 뒤에는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렸다. “햇필드 가문과 맥코이 가문의 반목이 계속되는 가운데 프레드와 플로이드 맥코이가 경찰과 싸움을 벌였다. 그 결과 양측에서 약간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햇필드 가문과 맥코이 가문이 반목을 지속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들은 아마도 다음과 같이 생각했을 것이다. “햇필드 가문이 우리 아버지를 쐈다. 그 놈들을 죽여 버리겠어.” “맥코이 가문은 오랫동안 우리를 괴롭혀 왔어. 지금이야말로 확실하게 본때를 보여줘야 해.” 그러나 아무리 명분이 좋다고 해도 충분하지 않다. 이유가 좋다고 해서 다 옳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두 가문은 반목을 지속할 만한 그럴듯한 ‘이유’가 있는 것처럼 행동했지만 주위 사람들은 모두 반목을 끝내는 것이 좋겠다고 주장했다. 두 가문이 반목을 끝냈다면 누군가 직장을 잃거나 목숨을 잃고 부상을 입는 등의 막대한 희생을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햇필드 가문과 맥코이 가문은 ‘해야 한다’식 사고법을 따르고 있었다. 그들은 폭력에 폭력으로 앙갚음을 하는 것 외에 아무런 대안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 분명했다. 결국 두 가문의 반목은 두 명의 주지사와 주방위군 그리고 미국 대법원의 개입이 있은 후에야 끝났다. 그러나 이미 학살과 감금으로 인한 막대한 인명 피해를 입고 난 후였다. 햇필드 가문과 맥코이 가문의 결정을 의사결정나무를 이용하여 분석해 보자. 아래의 그림에서 왼쪽 끝에 있는 정사각형은 우리가 내려야 하는 결정을 나타낸다. ‘반목을 계속한다’와 ‘싸움을 중단하고 평화협상을 시작한다’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다. 두 가문 모두 p1의 확률이 낮으리라는 사실은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둘 중 어느 한쪽이 반목에서 이길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은 상대편을 한 명도 남김없이 죽이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려면 전보다 훨씬 공격적이고 집중적으로 싸움을 벌어야 한다. 그리고 만일 p1의 확률이 낮다면 같은 이유에서 p2의 확률도 낮다. 따라서 ‘반목을 계속한다.’를 선택할 경우 두 가문은 싸움을 계속하게 된다. 그러므로 비록 p4의 확률(성공적인 평화협상의 가능성)이 낮아도, ‘싸움 중단’ 쪽을 선택하는 것만이 더 나은 미래를 약속하는 현실적인 희망이다. 그리고 만일 평화협상이 실패로 돌아가면 두 가문은 원점으로 다시 돌아가면 된다. 다시 말하면 평화협상은 부정적인 영향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우리가 여러 가지 대안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때는 이유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최종 결과를 조망해야 한다. 햇필드 가문과 맥코이 가문의 실수는 바로 그것에 있었다. 우리는 그들의 뼈아픈 경험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의사결정나무는 여러 가지 가능한 대안들과 그것이 가진 다양한 불확실성, 그리고 그 결과들을 체계적으로 구조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참고로 어떤 문제든 가장 어려운 부분은 그것을 구조화하여 틀을 짜는 과정인데, 하지만 이 과정을 일단 거치고 나면 해결책은 저절로 나타나게 된다. 만일 햇필드 가문과 맥코이 가문이 이러한 과정을 밟았다면 평화협상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투자였음을 깨달을 수 있었을 것이다. 3장 가치를 판단하는 세 가지 도구 가치는 우리가 명확한 사고를 하기 위해 반드시 생각해야 하는 것인데, 교환가치는 사용가치의 척도이며 우리가 노력을 기울이는 궁극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는 무엇이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알고 있을 때 더 나은 선택을 하고 그것에 따라 행동할 수 있게 된다. 다음 사례를 살펴보자. 노벨상을 수상한 한 경제학자가 어느 대학교에서 열리는 대규모 만찬의 주빈으로 참석하게 되어, 만찬을 주최한 대학의 교수가 그가 묵고 있는 호텔로 마중을 갔다. 두 사람이 호텔 객실에서 막 나오려는데 경제학자가 두통을 호소하는 바람에 호텔 매점에 들러 아스피린을 사기로 했다. “한 병에 4달러 95센트라니! 우리 동네에서는 2달러 50센트면 사는데.” 노벨상 수상자는 이렇게 투덜거리더니 일반 약국에 가보자고 말했다. 하지만 대학 교수는 만찬이 시작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고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오늘 돈 굳으셨습니다. 계산은 제가 하지요.” 교수는 눈앞에 없는 2달러 50센트짜리 아스피린을 사려면 시간이 추가로 든다는 것과, 그 비용이 눈앞에 있는 4달러 95센트짜리 아스피린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즉 그 교수는 기분이 상쾌해진 경제학자의 훌륭한 강연과 그가 강연 전에 참석자들과 나눌 대화의 시간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하고 추가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자청한 것이었다. 앞의 사례에서 본 경제학자는 2달러 45센트의 가치를 크게 생각했다. 하지만 교수는 그 2달러 45센트가 생산적인 강연과 즐거운 대화 시간에 비해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교수가 아닌 경제학자가 해야 했다. 한편 엘모 인형의 사례―1996년 크리스마스 때 ‘티클 미 엘모Tickle Me Elmo’라는 인형이 출시된 적이 있다. 배를 간질이면 웃어대는 이 21달러짜리 인형은 대단한 인기를 끌어 여러 가게를 뒤지고 다녀도 구할 수 없을 정도로 희귀해졌다. 이렇게 해서 익살스럽고 친근한 엘모 인형은 소장가들의 수집 목록에 오르게 되었다. 소문에는 라디오 방송국에서 이 인형을 550달러에 경매를 붙여 그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팔리기도 했다는 얘기도 있었음―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인형의 희소성 때문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인형의 희소성은 일시적이었고 따라서 높은 가격도 일시적이었다. 아울러 가치에 대한 정확한 평가는 수지맞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돈을 절약하기 위해 시간을 써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리고 가치를 판단하는 좋은 방법은 기회비용을 살펴보는 것인데, 기회비용은 즐거움이나 경제적 보수 등 다른 기회를 추구하지 않음으로써 감당하게 되는 비용을 말한다. 이 비용을 계산할 때는 매몰비용을 포함시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매몰비용은 이미 매몰되어 손해를 본 것이므로 의사결정 과정에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 덧붙이면 우리가 자신의 하루, 한 시간에 부여하는 가격은 곧 우리의 시간 가치이며, 우리가 두 직업을 가질 것인지 아니면 귀중한 저녁 시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 역시 그렇다. 따라서 누구든 좋은 결정을 내리고 그에 따라 행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치를 따져 보아야 한다. 4장 무엇이 변했는지 주목하라 상황을 인식할 때는 변화를 야기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즉 전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지금은 문제가 생겼다면 변화가 있었던 것이 틀림없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변인을 밝혀내는 것이 첫 단계이다. 예로 감자칩 회사의 주식이 갑자기 폭등했다면 투자자는 무엇이 매출 성장을 촉진시켰는지 파악해야 한다. 즉 지금 주식을 살 것이냐, 말 것이냐는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무엇이 변했으며, 그 변화가 영구적인가를 따져보는 투자자야말로 뚜렷한 우위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 또 우리가 캘리포니아의 휘발유 값이 대폭 인상된 정확한 이유를 파악할 수 있다면,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비슷한 문제 때문에 운전자들이 불필요한 부담을 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정보 속에는 엄청난 가치가 담겨 있다. 5장 목적 중심으로 사고하라 다른 조건이 모두 같다면 회사는 고객 만족을 우선적으로 추구한다. 하지만 고객만족을 위해 훨씬 중요한 목표를 희생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고객만족은 목적에 이르는 수단이지, 목적 그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즉 우리는 목적을 희생시켜 수단을 달성해서는 안 된다는 것인데, 재고량을 지나치게 제한(생산비용을 낮추기 위해 비용부담이 훨씬 큰 재고부족 사태를 초래했음)시킨 제약회사가 바로 그런 실수를 했다. 참고로 분석은 지나쳐도, 부족해도 문제다. 따라서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면 분석의 규모를 줄이는 데 대단히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큰 안목으로 더욱 중요한 것을 살펴봐야 한다. 예로 이윤은 언제나 중요한 것이지만, 신생 회사의 경우 현금 흐름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왜냐하면 신생 회사들은 이윤을 실현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래 버텨야 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는 것도 인생을 성공시키는 데 대단히 중요한데, 이것은 한 문장이나 서너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어렵게 표현하느라 고생할 필요는 없다. 바로 지금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서 있는지를 확인해야 할 때다. 행동한 후에 생각할 일은 결코 아니다. 6장 판단을 그르치는 몇 가지 것들 편견은 대개 편협한 시야 때문에 발생하는데, 그것은 관찰자가 더 멀리 내다보지 못했거나, 사물을 자신의 잣대에 맞춰 판단한 탓일 수 있다. 그리고 어쩌면 관찰자가 사용한 방법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의 나무에 대한 관점은 옳아도 숲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도로에 대해 생각해 보자. 우리는 마음의 심상을 통해 많은 상상을 한다. 이 도로로 갈 것인가? 말 것인가? 우리는 그 상황을 미리 그려 볼 수 있는데, 이런 상상은 우리가 결정을 내리고, 앞일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참고로 마음으로 상을 만들고, 그것을 통해 앞일을 예견하는 능력을 호모 사피엔스의 핵심 특성으로 꼽는 이론도 있는데, 이런 능력은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특징 중 하나다. 그러나 이 능력이 우리를 엉뚱한 길로 끌고 갈 수도 있다. 문제는 마음의 상을 그리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마음의 상을 그릴 때는 현실을 단순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는 더 많은 자료와 면밀한 관찰을 통해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또한 평균으로의 회귀를 고려하고 자신의 정보를 참조하여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 한편 편견은 다양한 뿌리에서 비롯되는데, 세상에 편견이 존재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내 안에 존재하는 편견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타인에 대한 존중과 객관적이고 엄정한 수학을 통해 편견을 예방할 수 있는데, 이는 표면적인 현상 너머 더 깊은 곳을 들여다보는 능력을 키워 준다. 덧붙이면 우리가 편견을 인식하고 바로잡을 때 세계를 좀 더 명확하게 바라보고 더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따라서 세상을 왜곡되게 만드는 편견은 당장 내다 버려야 한다. 안경 때문에 세상이 잘 안 보인다면 당연히 내다 버려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7장 정부의 예측보다 오래 살면 불법? 루스(후퍼의 아들)가 아홉 살 때의 일이다. 루스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낙하산 인형 두 개를 테이프로 붙인 다음 지붕에서 던져 어떻게 떨어지나 보길 원했다. 그 말을 들은 나는 ‘멀쩡한 테이프를 낭비하겠구나. 게다가 낙하산끼리 서로 엉켜 틀림없이 망가질 거야’라고 생각했다. 도대체 저 애는 무엇 때문에 장난감을 망가뜨리려고 할까 싶었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루스가 물리학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면 장난감을 망치는 것이 대수이겠냐 하는 생각이 내 머리를 스쳤다. 루스가 시도하려는 실험은 의미 있는 것이었고, 그 가치는 테이프와 망가진 장난감보다 훨씬 높은 것이 분명했다. 나는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깨닫고 나자, 기쁜 마음으로 아들이 장난감을 망가뜨리도록 도왔다. 사람들이 항상 논리적이고 일관성 있게 행동하는 것만은 아니다. 교육을 예로 들어 보자. 부모들은 자식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자식이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해마다 수만 달러를 쏟아 붓는다. 하지만 현명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교육은 교실 밖에서 더 많이 이루어진다. 사람들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교훈을 얻는 곳은 교실이 아니라 집인 것이다. 따라서 부모들이 자식 교육에 큰 비중을 둔다면 교실 밖에서도 가르침을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 이미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무엇이 중요한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을 파악하지 못하면 해결책을 찾으려다가 엉뚱한 길로 접어드는 자신을 발견하기 쉽다. 나는 낙하산 인형을 갖고 노는 아들을 보며 나의 실수를 알아차렸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아들의 교육이 플라스틱 낙하산 인형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아들은 과학자처럼 사고하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가고 있었다. 얼마나 좋은 일인가? 모든 것이 눈앞에 명료히 펼쳐져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인생에서 훌륭한 결정을 내리는 일은 아주 쉬울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분별력을 발휘하고 무엇이 중요한가를 깨닫는 것은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중요도가 낮은 목적에 집중하게 되면 그릇된 결론을 내리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올바른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우리의 시간과 관심은 제한되어 있으므로, 2순위 요소보다 1순위 요소를 찾아 집중해야 한다. 한편 사람은 누구나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한된 자원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이것이 최적화 분야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혜다. 피자 가게의 오븐처럼 열 가지 자원 중 하나에 이상이 있다면, 나머지 아홉 개 자원을 아무리 늘려도 수익은 증가하지 않는다. 따라서 수익을 늘리고 싶다면 제한된 자원을 늘려야 한다. 아주 간단하다. 마지막으로 마녀사냥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먼저 죄 없는 사람들을 박해하지 않고 그들을 보호할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왜냐하면 가장 중요한 것을 생각하지 않는 태도야말로, 명확한 판단을 가로막는 커다란 장애요소이기 때문이다. 8장 제한된 자원에 집중하라 기존의 대안에 의지하여 자신의 상황을 규정짓는 사람은 현재의 상태를 그저 있는 대로 받아들인다. 반면 더 좋고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 내는 사람은 ‘왜 안 되는 걸까?’ 하는 의문을 갖는다. 한편 우리는 의사결정을 내릴 때 수많은 대안 중 하나를 적극적으로 선택하는데, 그중에서 가장 좋은 대안을 선택해 목적을 이루려면 대안이 풍부해야 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가장 자주 저지르는 실수는 탐색을 너무 일찍 끝내 버려 다른 아이디어들을 궁리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명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두 가지 단계를 거쳐야 한다. 첫 번째는 수동적인 단계로, 현재의 입장에서 선택 가능한 대안을 생각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첫 번째보다 훨씬 적극적인 단계로, 전자보다 더 좋은 새로운 대안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문제를 해결할 더 좋은 방법을 생각하려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 지금부터 명확한 사고를 도와주는 몇 가지 규칙들을 소개하겠다. 1단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생각하라. 2단계, 그것을 이룰 여러 가지 대안들을 찾아라. 3단계, 기존의 대안 가운데 마음에 드는 것과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생각하라. 4단계, 혼합 대안을 만들어라. 혼합 대안이란 기존의 대안 가운데 가장 좋은 요소들을 결합시킨 것인데, 가장 좋은 요소들만 고르되 기존의 질서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5단계, 불가능한 대안은 모두 버려라. 6단계, 최선의 대안을 골라라. 한편 명확한 사고는 이윤을 추구하는 사업가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사고를 명확히 함으로써 곤경에서 벗어난 고무적인 사례를 소개하겠다. 안젤라 문과 개빈 문이라는 영국인 부부가 있었다. 그런데 남편은 불치병을 앓고 있었고 아내는 임신 중이었는데, 불행히도 아기가 남편이 사망 후에 태어날 가능성이 컸다. 아이와 아빠가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 부부는 괴로웠다. 아내는 유도분만을 통해 예정일을 두 주 앞당겨 딸을 낳았다. 그리하여 남편은 딸을 품에 안을 수 있었고, 그로부터 사흘 뒤 사망했다. 안젤라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셋은 서로 꼭 끌어안았어요. 비록 단 한 번뿐이었지만 우린 그 순간을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남편이 딸을 보며 말했어요. ‘예쁜 우리 딸, 내가 네 아빠란다. 나를 잊지 말아 줘’라고요. 9장 최선의 대안을 항상 의식하라 좋은 결정을 내리려면 몇 가지 원칙들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을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것인데,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는 결정을 내리거나 행동을 할 때 자원을 투입하는데, 우리의 오늘 결정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신중히 따져 봐야 한다. 조금만 미리 생각하면 나중에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다. 둘째, 윤리 문제가 없다고 가정할 때, 우리는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는 쪽을 선택해야 한다. 결정의 윤리적인 측면에 대해서는 15장에서 살펴보겠다. 셋째, 의사결정을 내릴 때는 좋은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은 쪽을 골라야 한다. 운에 기댈 생각은 하지 마라. 평균적으로 볼 때 운은 잘 따르지 않는다. 그래서 그것을 ‘운’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넷째, 결정의 중요도만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다섯째, 우리가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선택권을 사는 것임을 인식하고 스스로 그 결정에 구속되지 마라. 그리고 그것을 사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될 때 그 선택권을 사라. 여섯째, 대부분의 의사결정에는 다양한 결과가 여러 가지 발생 확률을 갖는 선택 상황이 존재하는데, 그럴 경우 의사결정나무를 그려 각 결과의 가치와 확률을 따져 보도록 하라. 10장 위험을 복용하라 위험에 많이 노출되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지만, 그 정도가 약하면 오히려 강해진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우리가 지켜본 대다수 기업들이 노골적으로든 우회적으로든 위험을 무시한다는 점이다. 개인도 위험에 둔감해지는 길을 택한다면 아마 보험에도 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명한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만일 성장과 번창을 추구한다면 적절한 분량의 위험을 ‘복용’해야 한다. 자신의 상황을 평가하고 위험 내성 수치를 예측하면, 자신이 수용할 수도 있는 ‘위험’의 적정복용량이 얼마인지 조절할 수 있다. 그리고 만일 사업이 너무 위험하다는 판단이 들면, 그것에서 벗어나거나 위험을 줄일 방법을 찾으면 되는데, 위험은 지출을 줄이거나, 실패를 앞당기거나,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누는 방법으로 줄일 수 있다. 위험은 나눌수록 줄어든다는 점을 기억하라. 11장 선택의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들 우리가 인생에서 마주치는 도전은 산을 오르는 것과 같은데, 당신이 오르고 있는 산은 에베레스트인가, 아니면 그보다 훨씬 낮은 이름 없는 봉우리인가? 만일 그것이 에베레스트 산이라면, 등산화와 마실 물 말고도 많은 장비를 갖추어야 한다. 한편 각 문제에 알맞은 정도의 노력을 기울이기 위해서는 균형과 비례감각이 필요한데, 이 통찰력이야말로 80대 20법칙과 16배수 규칙의 본질이다. 80대 20법칙과 16배수 규칙은 우리가 매우 효과적인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강력한 도구다. 믿기지 않겠지만 최선의 물건, 최선의 고객, 최선의 일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효율성이 16배나 높아진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어디에 주목해야 하는지 명확히 안다면 비용을 줄이고 수익을 늘릴 수 있다. 80퍼센트의 결과를 가져오는 20퍼센트가 시작하기 좋은 지점이다. 왜냐하면 결국 우리가 진정 오르고 싶은 것은 시시한 언덕배기가 아니라 산다운 산이기 때문이다. 12장 데이터 함정을 조심하라 정보는 귀중한 자원이므로 의사결정을 내릴 때 자신에게 얼마나 적절한 정보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지나치게 많은 정보는 시간과 비용 면에서 낭비다. 반면 지나치게 부족한 것 역시 좋지 않다. 의사결정학은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의 가치를 생산하도록 돕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1퍼센트 규칙(우리가 의사결정을 내릴 때는 그 가치의 약 1퍼센트를 분석하는 과정에 써야 하는 것)이다. 이 규칙은 우리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 정보 수집에 예산을 얼마나 책정할 것인지 가늠하는 데 도움을 준다. 데이터 함정의 교훈은 우리가 적절한 정보에 집중하도록 돕는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적절한 양의 정보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정보의 가치를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터득한 또 한 가지 교훈은 결정에 투입되는 정보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한 사안에 대한 정보만 있고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가 없다면, 이를 조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완전한 것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결정을 내릴 때는 모든 정보들의 불완전한 정도가 대체로 엇비슷해야 한다. 한편 모든 것이 그렇듯 정보 역시 비용과 편익을 지닌다. 우리가 상황을 빠르고 분명하게 이해하고 행동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양의 정보가 필요하다. 너무 적거나 많은 정보는 나쁘므로, 우리는 정보의 가치를 계산할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정보의 궁극적인 가치는 우리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있기 때문이다. 13장 단순하라 인생을 어렵게 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저 되는 대로 살면 된다. 하지만 명쾌한 생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이 교훈을 명심하라. 모든 것을 단순하게 만들라는 것이다. 단순하다는 것은 어리석은 것과 다른데, 단순하려면 어떤 문제를 본질적인 핵심으로 간추릴 수 있도록 재치와 끈기를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어떤 문제를 단순화하고 나면 그만한 노력을 들일 가치가 있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가 문제를 단순화할 때 도움이 될 만한 힌트는 무엇일까? 경계치(주어진 조건을 만족시키는 답)를 활용하여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파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골프 시합에서 지고 있는 한 선수가 있다고 하자. 시합이 끝날 무렵, 선수는 자신의 우승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생각에 빠져 더 이상 현명한 생각을 못할 수 있다. 이 선수가 경계치를 이용하면 자신이 우승하기 위해 마지막 세 개의 홀에 이글(홀의 기준 타수보다 2타 적은 타수로 공을 홀에 넣는 일)을 하나씩 올려야 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물론 이것을 해낼 확률은 크지 않다. 14장 차익거래의 기회 한때 내 친구 패트 파커는 자신이 경험한 차익거래에 관하여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다. 때는 1948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3년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당시 열일곱 살이었던 그는 리치먼드 근처의 롱아일랜드 해협에서 작은 보트를 즐겨 탔다. 그때 친구의 머리에 불현듯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자신의 보트에 사람들이 굉장히 원하는 것이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친구는 금속이 중시되던 시대에 광업을 하는 집안에서 자란 터라 세계대전 당시 금속가격 통제가 해제된 후로 납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십대였던 그가 타고 있는 보트의 용골(배 바닥의 중앙을 버티는 긴 뼈대―옮긴이)이 바로 납이었던 것이다. 당장 그는 가격이 1천 달러는 호가할 배를 뭍으로 끌어내, 납으로 된 용골을 뜯어내고 철로 된 용골을 부착했다. 그리고는 납으로 된 용골을 보트 가격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팔고, 보트 역시 1천 달러 남짓에 팔아넘겼다. 물론 보트를 새로 산 사람에게는 용골이 철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그가 다음에 해야 할 일은 명백하다. 새 보트를 사서 똑같은 과정을 밟는 것이었다. 열일곱 살 소년은 이런 방법으로 엄청난 돈을 벌었다. 그 해 여름에 그가 번 돈은 2만 달러(2005년 시세로 약 16만 달러)였다. 차익거래는 누군가에게 산 물건을 가격만 높여서 다른 사람에게 되파는 행위인데, 차익거래는 사회와 자신에게 동시에 이득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내 친구 패트 파커는 납의 부족을 완화하고 가격을 떨어뜨리는 데 도움을 주는 동시에, 재산도 모았다. 우리도 찾기만 하면 이런 기회를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차익거래의 기회를 꾸준히 찾는다면 회사의 수익성도 높일 수 있다. 15장 도덕의 경제학 지금까지 우리는 가장 효율적이고 수익성이 높은 의사결정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장에서는 도덕적으로 처신하는 방법과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경쟁에서 살아남아 성공하기 위해서는 도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많은 회사들이 ‘고객중심’을 사훈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그것은 회사가 고객의 욕구와 상황을 이해하고 시간을 들여 배려하겠다는 뜻이다. 회사는 이런 방침을 통해 기회를 발굴하고, 가치를 창조하며, 매력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아이들을 생각해 보자. 아이들은 다른 사람보다 자기 자신을 더 중요시하고 자신의 욕구에만 관심을 쏟는다. 만일 회사가 아이들처럼 행동한다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만들지 못할 것이고, 따라서 이윤도 창출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욕구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것을 살핌으로써, 우리 자신의 목적과 목표를 도모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우리는 자신이 원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원하기 때문에 행동을 할 때가 많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것에 기꺼이 돈을 쓰고 대가를 지불하기 때문이다. 경제학자이자 철학자인 애덤 스미스는 우리가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하는 행동이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증진시킨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이런 현상을 가리켜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일컬었다. 한편 우리가 한평생 살면서 사귀는 진실한 친구들은 몇 명 되지 않지만, 일하고 인생을 영위하기 위해 의지하는 사람들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애덤 스미스도 이 관계에 대해 설명한 것이다. 우리는 섬이 아니다. 우리는 늘 모여 살기를 좋아하고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거대한 공동체의 성원으로서 다른 사람들과 자발적인 관계를 맺는다. 여기서 ‘자발적’이라는 용어가 중요하다. 만일 우리와 거래를 하는 사람들이 우리보다 더 나은 사람을 발견하면, 언제든 우리에게 싫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참고로 우리가 친구나 배우자, 고객, 동료들을 얻기 위해 경쟁하다 보면, 다른 사람에게 선택권이 있음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만일 우리가 그들에게 원하는 것을 주지 않으면, 그들이 다른 사람을 선택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누구나 마찬가지다. 결국 사람들은 함께 있고 싶은 사람을 스스로 선택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도 당신을 판단할 것이고, 그것도 당신의 행동을 주된 판단의 근거로 삼을 것이다. 이만하면 당신의 행동이 어떠해야 하는지 충분히 생각할 만하지 않은가? 지금까지 우리는 활용 가능한 대안들의 범위를 넓혀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그렇다면 어떤 수단이든 마음대로 사용하여 더욱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만일 나에게 다섯 가지 대안이 있고, 당신에게는 나의 다섯 가지 대안과 당신 자신의 다섯 가지 대안이 있다면 당신이 나보다 더 크게 성공하게 될까? 반드시 그렇지 않다. 윤리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것과 대립되는 강력한 힘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사리사욕을 꾀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 함께 일을 하거나, 그 밑에서 일을 하거나, 다른 사람을 고용할 때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 실생활에서는 이런 문제가 흔하게 발생한다. 아무튼 개인의 도덕규범은 헌법과 같다. 그것을 고급 양피지에 멋진 필체로 써 두거나 다른 사람에게 떠벌리지 않아도 우리 모두 그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사람들은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떻게 그들을 대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를 믿을 것인지 말 것인지, 장단기적인 관계를 도모할 것인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다. 이것은 결혼, 우정, 사업 모두 마찬가지다. 그리고 도덕적이지 못한 행동이 낳는 또 한 가지 문제는 언제든 진실은 밝혀져 아픈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인간을 연구하다 보면 반드시 영혼의 가치를 고려하게 된다. 왜냐하면 영혼은 인간이 가진 가장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영혼을 파는’사람들은 너무나 싼값에 그것을 팔곤 한다. 도덕을 벗어던지고 싶은 유혹은 누구나 강렬하다. 하지만 그것은 인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꾀는 사이렌(아름다운 노랫소리로 근처를 지나는 뱃사람을 유혹하여 파선시켰다는 바다의 요정)의 노랫소리다. 참고로 비도덕적인 행동을 구입하는 비용은 낮지만, 그것을 유지하는 비용은 우리를 죽음으로 몰아갈 수도 있다. 그리고 거짓말을 일삼는 사람들은 작은 전투에서 고작 몇 번 이기기 위해, 전쟁을 ‘약삭빠르게’ 단념하곤 한다. 그들은 눈앞의 돈을 벌기 위해 쉽고 비도덕적인 방법을 쓴다. 하지만 그것은 결국 장기적인 성장과 성공을 방해하고 만다. 지금까지 우리는 도덕적인 삶이 성공에 필수적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제퍼슨은 정직을 지혜라는 책의 첫 장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그의 충고가 옳다고 생각한다. 단, 우리가 도덕에 관한 언급을 마지막 장에서 한 것은 훌륭한 의사결정 방법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고 나서, 도덕관과 조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짧지만 명확한 사고를 하는 사람은 먼 길을 갈 수 있다. 생각은 사업이나 개인의 삶에 있어 자신의 문제를 분명히 파악하고, 확신에 찬 결정을 내리도록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생각은 또한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 도덕을 양보해서는 안 된다는 자각을 갖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