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여성플라자에서 명랑장정님의 찾아가는 다양성 교육 강의를 들으러 갔다가
여기까지 온김에 네트워크 사무실에 잠깐 인사 하러 갔다.
현희샘과 함께 다과를 즐기고 있었는데 대표님께서 헤어메이크업 쇼 참가자를 체크 하시던 중에
나에게 출연 의사를 물었고 옆에 있던 명랑장정님과 함께 하자고 부축이다가 냉큼 한다고 해버렸다.
집에와서 괜스레 하겠다고 승낙한것 같아 걱정이 슬슬 되는게 아닌가!..(주책 바가지, 푼수 ) ㅎ
무엇보다 걱정되는게 그날 아이를 돌봐줄 분을 구하는게 급선무였다.
아이가 낯가람이 많이 없어졌지만 그래도 낯선 사람에게 잘 가지도 않고 더군다나
돌잔치 이후 감기가 심하게 걸려 몸도 좋지 못한 상태라 걱정이 되었다.
드디어 (두구두구두구) "우리 엄마를 부탁해" 헤어메이크업 쇼 날.
11시까지 급하게 섭외된 활동 보조인이 집으로 도착했다.
처음 보는 분이라 아이는 쭈뼛쭈뼛 낯설어 하더니 이내 보조인에게 안겨서 놀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보조인이 아이를 잘 보고, 편하신 분이라 퇴근 후 남편이 오기 전까지 아이를 맡겨도
될 것 같아 안심이 되었다.
이른 점심을 먹고 12시에 집을 나섰다.
운전을 해서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라뷰티코아에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찾기가 수월했다.
주차요원이 따로 있을 정도로 큰 규모의 헤어 샵이라 조금 놀랐다.
항상 동네 미용실에서만 머리를 하다 이렇게 말로만 듣던 연예인이나 강남의 사모님이 가는
헤어샵에서 미용을 하게 될 줄이야..
2층 높이의 계단을 올라와 샵에 들어가니 일하는 스텝과 디자이너, 손님들.. 규모가 상당히 넓었다.
함께 출연하기로 한 네트워크 회원님 한분과 인사하고 조금 기다렸다가 헤어부터 시작했다.
샵의 현태 대표님이 아주 친절하게 직접 머리를 만져 주셨고, 머리카락을 자를 생각은 없었으나
온김에 자르고 갈것을 권해서 기분좋게 뒷머리를 정리했다.
이렇게 유명한 샵은 첫째도 친절, 둘째도 친절 너무 친절해서 능력이 되면 이런곳에서
계속 머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내가 다니는 동네 미용실은 어떤가!? 늘 나의 의사와 달리 긴머리를 자르고 싶지 않은데 길다며
자를 것을 권하고 퍼머를 하면 내가 원하는 스타일로 해주기 보단 미용사가 생각하는 쪽으로
할 것을 은근히 강요한다.
그리고 별로 말하고 싶지 않은 나의 장애에 대해 이것 저것 물어보며 은근히 친한 척 말을 놓는다.
그럼 그 미용실 안가면 되지? 하겠지만 가격도 그렇고 집 근처라 아이를 데리고 가기 편해서 간다.
이런 곳에서 머리를 하다 이곳 샵은 말그대로 손님으로 대하고 나의 장애에 대해 물어보지 않아서 너무 편했다.
머리를 다 하고 메이크업을 받으러 갔다.
얼굴의 혈관이 도들어지고 모공이 넓어서 화장 하는게 얼굴에 별로 좋지 않은것 같아 하지 않았는데,
이제껏 메이크업을 한 적이 4번 있는데 웨딩촬영, 결혼식, 아이 돌잔치, 그리고 오늘이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나의 얼굴을 보면서 화장을 해주는 것이 기분 나쁘지 않고 재밌는 경험이었다.
이거 맛 들리면 곤란한데ㅎㅎ 강남 사모님 좋아 좋아 ㅋㅋ
장장 3시간의 헤어메이크업을 끝내고 함께 무대에 오를 비장애인 엄마들과 회원 엄마들과 함께 인증샷을
남기고 쇼 장소인 신촌의 창천교회로 이동했다.
5시쯤 도착해서 아름회 모델 2명과 인사를 나누고 RUN WAY를 돌면서 워킹 연습을 했다.
회원분 중 두명은 전동과 수동 휠체어를 타시는 분들인데 샵에 갈때도 계단 때문에
남자 등에 업혀 올라갔고, 그리고 공연 장소에 도착해서도 계단 때문에 무대에 오르지도 못하고
무대 뒤 모델 대기실에도 계단이 많아 아예 접근 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공연장 앞 거튼 뒤에서 대기하고 계셨다.
왜? 장애여성이 출연하는 공연인데 이런 사소한 것도 배려해주지 못했을까?
언제까지 싫어도 남의 남자 등에 업혀서 계단을 올라야 하는걸까?
이런 사회 구조가 하루 빨리 개선되어 배려가 아닌 그냥 편하게 함께 다닐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편 무대 뒤에선 엄마들의 피 튀기는!?ㅋㅋ 옷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무대에 오를 옷들을 입는데 그 옷들은 쇼가 끝나고 그대로 입고 가라고 준 선물이었다.
그 말을 듣고 엄마들은 뜻밖의 선물에 신나서 쾌재를 부르며 서로의 의상이 좋네 이건 맘에 안드네
난리가 아니었다. ㅋㅋ
준비된 나의 의상은 무릎까지 오는 샬랄라 베이직 원피스에 푸른색 계열의 머플러와 단화였다.
허걱 그런데 원피스의 지퍼가 올라가지 않는게 아닌가! 여러 사람이 잡아 당겨도 가슴에서 지퍼가 올라가지 않는다.
갑자기 글래머가 된것도 아닌데... 나의 치수보다 한 치수 적게 나온 원피스를 입을 수 없어 준비된 의상이 없어
스텝은 걱정을 하고 나두 이러다 무대에 오르지도 못하고 끝날까봐 살짝 걱정이 되었다.
급하게 하나 남은 55사이즈의 숏 반바지를 입으라는게 아닌가! 이런 황당할때가 방법이 없어
억지로 껴입고 걷는데 옷이 워낙 작아 엉덩이가 씰룩쌜룩 걸음도 잘 안걸어지고 거기다 단화는 벗겨지고
다른 엄마들의 옷들은 이쁘기만 한데 나만 이상했다..
작아서 입지는 못해도 원피스는 선물로 준다기에 주위에 사이즈 맞는분 있으면 주려구 했는데 이런 엄마들이
먼저 자기들 입어보고 벌써 찜했단다. (역쉬 아줌마들이란 ㅋㅋ)
난 모델이 입기로 된 다른 한벌의 흰색 롱 니트와 하이힐 앨글 부츠를 두번째로 입기로 했다.
평소에 갖고 싶었던 옷이라 무대에 오를 걱정보다 옷과 부츠를 갖게 되어 좋았다.(나두 별수 없는 아줌만가부다 ㅋㅋ)
무대뒤 좁은 공간에서 여러명의 엄마들은 서서먹고 나는 아이를 안고 있어 의자에 앉아서 다 식은 도시락으로
30분만에 급하게 저녁식사를 하고 쑈가 시작되길 기다렸다.
응원 와주신 네트워크 대표님과 직원분들, 남편의 응원으로 막상 무대에 오르는데 하나도 떨리지 않고
너무 신나고 재밌었다. (체질인가 ㅋㅋ)
전문 모델이 아니라 실수해도 상관없어 편하게 했다.
총 3번의 RUN WAY를 끝내고 무대를 내려오는데 하루종일 준비한 시간에 비해 쑈가 너무 짧아 허무했다.
아마 프로 모델들도 이런 기분일까! 잠시 생각하며 함께 한 엄마들 중 한명은 너무 감격해 울기도 하고 짧은
시간에 친해져서 서로 인사 나누며 새롭고 신선한 경험을 마무리했다.
쑈가 끝나니 하루 종일 엄마 따라 다니며 쭈쭈도 제대로 못먹고 보조인에게 있으면서 울지도 않고
잘 있어준 아들이 눈에 들어온다.ㅎㅎ아이 때문에 할 수 있었던 모델 경험인데 고맙다.ㅋㅋ
부랴 부랴 운전을 하고 집에 왔더니 아들 녀석 집에 도착하자 마자 엄마의 관심을 끌려고 응가를 한다.
하루 종일 힘들었을 아이를 안고 따뜻한 물에 목욕을 시키고 엄마 배위에 올라와 쭈쭈를 먹으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아이를 재우고 양푼이에 흰 쌀밥을 한 가득 담고 어머님이 담아 준 김장김치 쭈우욱 손으로 찢어 입안 가득 먹으면서
남편과 이런 저런 하루의 일들을 나누는데 이런게 행복이지, 행복이 따로 있나 싶다.
늘 장애가 없었다면 모델이 꿈이었다고 말했는데 오늘 비로소 깨달았다.
오늘 함께한 모델들의 그 우월한 유전자를 보고, 그들의 포스와 재능과 끼를 보면서
내가 장애인이 아니었어도 모델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난 장애인이 되어서 비로소 모델이 되어 보았다. 고로 장애인인 난 행복하다. 하하하
새로운 경험과 기회를 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행복한 하루를 마무리 해본다.
첫댓글 우여곡절(?) 많은 무대 뒤 모습이네요.. 옷 쟁탈전까지 이쿠, 하지만 워낙 뛰어나신 몸매로 멋진 워킹으로 넘넘 아름답고 멋지셨답니다~!ㅎㅎㅎ 글을 보니 따스하고 원모의 가정이 넘넘 행복한 가정이어서 부러워요~^^
생생한 무대 뒤 모습을 전해주셔서 감사해요. 런웨이에서의 짧은 워킹과는 다르게 많은 일들이 있으셨네요~ 모델이 꿈이셨을 줄은... 재미있고 생생한 글 잘 읽었습니다...ㅋㅋ
캬
후기까정
어느 모델보다 멋진 아니 그보다 더 멋진 우리님들이었을 겁니다. 
멋집니다
이 돌아오는 후회
왜 안해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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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울 행사때 나도 도전
할라꼬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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