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라운드 종반에 접어들면서 상하위팀간 간격이 더 벌어지고, 부상자들이 속출하는 등 프로농구가 더욱 격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농구대잔치는 연세대의 2연패로 막을 내렸고, 여자프로농구도 신인과 용병 영입 등 겨울리그 준비에 한창입니다. 지난 한 주의 농구계를 들여다볼까요.
-'스포츠 얼짱' 신혜인(신세계)이 프로 데뷔 전부터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습니다. 외모로 먼저 주목받았다는 '죄(?)'로 다른팀에서는 벌써부터 '신혜인 봉쇄작전'을 준비 중이랍니다. 일부 고참 선수들은 '점수를 못 내도 좋으니 신혜인은 무조건 막으라'고 엄포를 놓을 정도라니, 여자들의 '오뉴월 서릿발'이 무섭습니다. 몸싸움에 약한 신혜인이 상대의 밀착마크를 뚫고 성공적으로 프로에 적응할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전병석은 SBS 양동근
-경기 전 몸을 풀 때 시원한 덩크슛을 여러 차례 선보여 관중의 환호를 받곤 하는 SBS의 신인 전병석이 이제 팀내에서 '양동근'으로 자리를 굳혀 가고 있습니다. 전병석은 탤런트 겸 가수 양동근과 외모가 닮은꼴이라는 말을 수없이 듣는다고 하는데요. 이제는 프런트가 양희승을 부르기 위해 '양군'을 외치면 동시에 함께 돌아볼 정도라고 합니다.
스펜서 테크니컬 파울
-'림이 지하철 손잡이인 줄 알았나?' 지난 달 30일 대구 경기에서는 오리온스의 아이작 스펜서가 좀처럼 보기 힘든 해프닝을 연출했습니다. 스펜서는 LG전 4쿼터 3분 35초에 토머스가 골밑에서 페이크 동작을 쓰자 블록슛을 하기 위해 점프를 했죠. 그런데 슛을 쏘려던 토머스가 아무리 기다려도 스펜서가 안 내려오는 겁니다. 할 수 없이 점프슛을 하려다 보니 스펜서가 림에 매달려 있었습니다. 이를 본 이명호 주심이 가차없이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했습니다.
김진 감독 비장의 카드 효과
-김진 오리온스 감독이 소음에 맞서는 '비장의 카드'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습니다. 전주나 창원 같이 시끄러운 경기장에서는 5가지 색깔의 카드를 들어 보이며 작전 지시를 내리고 있습니다. 카드 사용이 2년 됐다는 김 감독은 '카드별로 손가락을 이용해 2개 정도씩 변형 작전이 있다'며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하더군요. 감독의 '카드 작전 지시'는 여자농구에서도 박명수 우리은행 감독이 쓴 바 있습니다.
KTF 라이벌 꺾어 기쁨 두배
-'인수하길 잘했네.' KTF가 공교롭게도 지난 달 26일 이동통신업계 라이벌인 SK를 상대로 창단 후 첫 승을 거둬 기쁨이 '두 배'가 됐습니다.
이튿날 김동광 사무국장이 'KTF가 더 잘 터졌다'는 제목이 나온 부산의 모 지역 신문을 들고 상경해 김태호 단장에게 보여줄 정도였으니까요. 김 단장은 '연패로 회사 내에서 '뭐하러 인수했냐'는 말이 슬슬 나오려던 참이었는데 마침 SK를 상대로 첫 승을 따내 직원들의 사기가 무척 올라갔다'고 흐뭇해하더군요.
이상윤 감독 '우리애들 잘있지'
-'우리 애들 잘 있지?' 이상윤 SK 감독이 지난 주 농구대잔치 도중 잠실학생체육관을 찾아 상무에 있는 조상현과 임재현 등 자기 팀 선수들 상태를 점검했습니다. 리온 트리밍햄이 복귀할 시점에 황성인이 부상을 당하는 등 답답한 심정을 '군대 간 자식 면회'로 달래는 이 감독의 애틋한 마음이 눈에 띄었는데요. 물론 내년 드래프트를 위해 각 대학의 주요 선수를 점검하는 일에도 열심이었답니다.
김동광 감독 기자들에 '파이팅'
-'파이팅하세요.' 김동광 삼성 감독이 30일 전자랜드전에서 진 후 인터뷰실에서 오히려 기자들을 '격려'하는 여유를 보였습니다. 2라운드 들어 3승 5패로 부진한 삼성은 존슨과 하니발의 컨디션이 뚝 떨어진 데다 강혁까지 '1주일 정도 쉬고 싶다'고 호소했다는군요. 이 말에 인터뷰실이 조용해지자 김동광 감독은 자리를 뜨며 '왜 기자들이 더 처져 있느냐. 파이팅하시라'며 성큼성큼 인터뷰실을 떠났습니다.
다음시즌때문에 '다치면 안돼'
-한국인 최초의 NBA 진출을 노리고 있는 연세대의 하승진이 농구대잔치 전 목표에 대해 '다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죠 하지만 하승진보다 더 애절했던 사람은 상무의 주전 선수를 점검하러 온 프로 친정팀 관계자들이었습니다. 다음 시즌 복귀하는 임재현 조상현을 보유한 SK와 이규섭이 있는 삼성 관계자들은 선수들이 넘어질 때마다 '다치면 안돼!'를 외치느라 정신이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머리가 점점 작아져요.' 모비스 신인 김동우가 시즌 초반 덥수룩한 파마 머리에서 1라운드를 마치고 파마를 풀었다가 팀이 연패에 빠지자 다시 짧은 커트 머리로 헤어스타일을 계속해서 바꾸었습니다. 마지막 커트 머리는 팀 성적 탓에 단체로 머리를 짧게 자르는 바람에 탄생한 헤어스타일인데요. 이를 두고 장일 모비스 코치는 '팀 성적 탓에 애꿎은 동우 머리만 자꾸 작아진다'고 안쓰러워했습니다.
-'기자들이 무서워.' 모비스 김동우가 이색 징크스를 고백했습니다. 경기 전 말을 걸어온 기자들로부터 지난 경기 활약이 좋았다는 칭찬만 듣고 나면 그 경기에서는 반드시 '죽을 쒔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죠. 그래서 김동우는 경기 전 몸을 풀 때 기자들이 자신에게 말을 걸까 봐 안절부절못한답니다.
-'돈이 더 무서워.' 심판 판정에 흥분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던 전자랜드의 용병 화이트가 결국 '돈'의 위력에 꼬리를 내렸다는데요. 구단이 처음에는 화이트의 테크니컬파울 벌금 10만 원을 내주다가 며칠 전 두 번째부터는 선수 본인이 직접 내게 하자 돌연 '순한 양'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화이트는 지난 달 30일 삼성전에서 모처럼 34득점으로 맹활약, 팀의 연패 탈출에 앞장섰습니다.
-'대충 뛰어도 강팀인 줄 알아?' 전창진 TG삼보 감독이 지난 달 26일 SBS전 직후 선수들을 따끔하게 혼냈습니다. TG삼보는 압도적인 우세가 점쳐졌지만 찰거머리 수비를 펼친 SBS에 72-87로 완패했습니다. 전 감독은 '너희들이 열심히 뛰어야 강팀이지 상대는 죽기살기로 뛰는데 설렁설렁 뛰면서 이기길 기대하느냐'며 정신력을 강조했습니다. 이 때문인지 TG삼보는 29일 죄없는(?) 전자랜드를 39점차로 대파하며 SBS전 참패의 아픔을 씻어냈습니다.
-'제발 자신 있게 쏘라구.' 이상윤 SK 감독은 탈꼴찌 싸움을 벌였던 지난 달 30일 모비스전에서 슈터들이 찬스에서도 외곽슛을 자신있게 던지지 못하고 자꾸 다른 선수에게 미루자 답답함을 호소. 이 감독은 '내가 실패한다고 절대 뭐라 그러는 사람이 아닌데…'라며 선수들의 자신감을 찾아주는 방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