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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세 폭탄 맞은 병원들 "750명 일자리 축소 불가피"
○ 안전행정부가 현 의료기관 지방세 감면특례제도 축소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럴 경우 병원종사자 750명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병원협회는 23일 "정부가 최근까지 병원산업의 공공성을 인정, 세금 감면대상이던 지방소득세 종업원분과 주민세 재산분, 그리고 지역자원시설세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그렇다면 앞으로 병원들은 수백억의 세금을 추가로 내야할 형편"이라고 밝혔다.
○ 대한병원협회가 최근 자체 시뮬레이션을 통해 지방세 감면 축소 영향을 분석한 결과 총 315억원의 담세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타격은 지방소득세 종업원분이다. 환경개선 및 정비 비용부담을 위한 이 세금은 직원 급여총액의 0.005%를 사업주가 납부토록 하고 있다. 그 동안 의료기관은 이 세금을 감면 받았지만 이번 지방세법 개정안으로 감면 혜택이 사라지면서 고스란히 납부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특히 종업원수가 많은 대형병원들의 경우 담세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 병협에 따르면 지방세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지방소득세 종업원분만 하더라도 14곳의 국립대병원과 64곳의 사립대병원, 그리고 46곳의 사회복지법인병원 등 총 124곳의 병원에서 추가로 부담해야 할 세금이 총 302억원이다. 여기에 주민세 재산분 감면혜택이 사라지면 국립대병원 14곳과 사립대병원 64곳에서 15억2,000만원의 세금을 더 내야 한다. 지방소득세 종업원분과 주민세 재산분 두 가지 지방세만 합쳐도 총 317억2,000만원의 세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또한 건축물의 시가 등을 과세표준으로 지자체장이 세율을 50%까지 가감할 수 있기 때문에 추계가 어려운 지역의 자원시설세까지 합치면 해당병원들의 추가 세 부담 규모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지방소득세 종업원분 감면 폐지시 경영 부담이 가중되는 만큼 대학병원들은 750여 명의 일자리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추계됐다. 병협에 따르면 1인 당 인건비 4000만원을 가정할 때 300억원에 달하는 지방세 감면이 유지되지 않을 경우 연간 약 750명의 일자리를 축소해야 한다.
○ 다른 의료의 경우 산업 대비 인건비 비중이 월등히 높은 만큼 그에 따른 세금 감면 혜택이 유지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제조업의 인건비 비중이 9.4%, 건설업 17.6%, 도소매업 26.5%, 숙박업 27.2% 등인데 반해 의료업의 경우 44.7%에 달하는 실정이다. 지방소득세 종업원분에는 크게 못미치지만 주민세 재산분 감면 혜택 폐지시 발생할 부담금 추계도 제시됐다.
○ 한편 대한병원협회는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대로 지방세법 개정안을 추진중인 안전행정부를 비롯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에 협조를 요청했다. 병원협회는 정부기관에 보낸 건의문에서 “병원의 공공성, 교육기능, 고용유발 등 사회적 역할과 조세부담 능력을 고려해 최소한 현행 감면 혜택이 유지되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 지방세에 교통유발부담금까지…병원들 '첩첩稅중'
○ 지방세에 이어 교통유발부담금 인상까지 추진되며 병원들이 ‘세금 폭탄’에 떨고 있다. 교통유발부담금은 승용차 이용을 억제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고자 ‘도시교통정비촉진법’에 의해 도시교통정비지역에서 교통 혼잡의 원인이 되는 시설물의 소유자에게 경제적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 부과대상은 각층 바닥면적의 합계가 1,000㎡ 이상인 시설물이다. 국토교통부가 이 교통유발부담금을 24년 만에 인상하겠다고 밝히면서 의료기관들이 또 다른 세 부담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 현재 교통유발금은 ‘시설물 각층 바닥면적의 합×단위부담금 350원×교통유발계수’로 책정되는 데 시설 면적에 따라 단위부담금을 최대 1,000원까지 인상할 계획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주당 주승용 의원도 지난 3월 교통유발부담금을 인상하는 내용이 담긴 ‘도시교통정비촉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교통유발부담금을 현행 부과시설물 1㎡당 350원에서 1,000원으로 인상하고, 교통유발계수를 현행 100%에서 200% 범위내로 확대했다.
○ 서울 지역 대형병원들의 경우 '서울특별시 교통유발부담금 경감 등에 관한 조례'로 일부 감면을 받는다 하더라도 기존보다 두 배나 많은 교통유발부담금을 납부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서울시는 조례로 ▲승용차부제 ▲주차수요관리 ▲자전거 이용 ▲유연근무제 ▲통근버스 운영 ▲셔틀버스 운영 ▲업무택시제(업무 출장 또는 고객 접대 시 승용차 대신 콜택시 이용) 등 감축프로그램을 운영할 경우 일정 비율로 교통유발부담금을 경감해주고 있다.
○ 2,000병상 규모인 S병원은 도로교통정비촉진법에 따라 교통유발금으로 5억원 정도를 납부해야 하지만, 서울시 감면 조례가 적용되는 통근·셔틀버스와 업무택시제를 운영해 49% 정도를 감면 받아 2억700만원만 내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인상안을 적용하면 S병원은 교통유발부담금으로 총 11억원을 납부해야 한다. 서울시의 감면 조례를 적용해도 부담금은 5억원으로 기존보다 두 배 가량 더 내야 하는 것이다.
○ 서울 내 다른 대형병원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서울시의 감면 조례를 활용해 교통유발부담금을 경감 받아 C병원은 2억여원, K병원은 1억여원을 납부하는 등 평균 교통유발부담금으로 1억원 이상은 부담하고 있지만 정부의 인상안을 적용하면 그 금액은 두 배 가량 인상된다.
○ 병원계는 의료기관을 교통수요관리 및 교통유발금 부과대상으로 보는 건 부적합하다며 아예 제외시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건강보험이 당연 적용되고 있는 의료기관은 정부의 가격통제를 받고 있는 공공성이 강한 업종으로 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 응급환자 등이 많은데도 차량이용 제한 시설물로 분류하는 건 부적합하다는 게 병원계의 논리다. 학교시설과 종교시설, 박물관, 보훈병원 같은 일부 시설의 경우 공익성 등을 이유로 교통유발부담금을 면제받고 있다. 수도권 A병원 원장은 "병원은 공익적 목적을 추구하는 시설임에도 학교시설, 종교시설, 박물관 등과 다르게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 초음파 급여시 병원계 "3000억 이상 손실"
○ 초음파 급여화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병원들이 수가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기존에 받고 있는 비용 보다 낮게 책정될 경우 대형병원들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한병원협회(회장 김윤수)는 정부의 중증질환자 대상 초음파검사 급여화와 관련해 국민의 입장에서는 환영할 일이지만 병원들로서는 생존을 고민해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 병협은 각종 통계와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바와 같이 주요 대학병원들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초음파검사 급여화는 또 다른 경영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 실제 이미 상급종합병원의 2011년 의료순이익률은 -0.6%로, 진료를 통해 수입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기불황까지 더해지면서 의료수익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의료수익의 3% 이상을 차지하고 있던 초음파까지 관행수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서 급여화 될 경우 병원경영은 회복할 수 없는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란 걱정이다.
○ 실제 병협의 시뮬레이션 결과 관행수가 대비 50% 미만 수준에서 급여화될 경우 병원들의 손실액이 3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계됐다. 또한 병협은 급여화 이후 행위량 증가로 이를 보전할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반감을 드러냈다. 중증질환자에 한해 시행되는 만큼 행위량 증가로는 이어질 수 없다는 판단이다. 병협 관계자는 “초음파 급여화의 필요성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국민에게 혜택을 부여하기 위한 부담을 전적으로 의료기관에게 떠넘기는 방법은 문제가 있다”고 피력했다. 이어 “관행수가에 근접하는 수준에서 수가가 결정돼야 병원도 살고 환자에게 적정진료를 제공하는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국내 첫 영리병원 승인 보류
○ 정부가 중국 자본이 신청한 제주도의 1호 영리병원(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의 승인을 잠정 보류했다. 보건복지부는 8/22일 “제주도가 승인을 요청한 투자개방형 의료기관 ‘싼얼병원’의 사업계획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검토하기 위해 승인을 잠정 보류했다”고 밝혔다. 제주도와 여권 내에서 적극 추진해온 영리병원 설립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제주도는 중국 천진하업그룹의 제주 현지법인 (주)씨에쓰씨(China Stem Cell)가 추진하고 있는 싼얼병원의 사업계획서를 승인해달라고 지난 2월 복지부에 요청했다. 현행 법률에는 제주도와 경제자유구역에 영리병원을 설립하려면 복지부 장관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 복지부는 6개월간의 검토 끝에 “싼얼병원은 최초로 설립 신청된 투자개방형 의료기관으로 이번 사업계획 승인이 향후 투자개방형 의료기관 정책 방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류 결정을 내렸다. 복지부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이유로 줄기세포 시술에 관심이 높은 씨에쓰씨 측에 대한 관리·감독이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이창준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씨에쓰씨 측의 사업계획에는 줄기세포 치료·연구를 시행하는 계획이 포함돼 있었다”면서 “(영리병원은)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않아 진료내역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쉽지 않다. 불법적 줄기세포 시술에 대한 의료감시체계 확립이 필요한데 현재 제주도의 모니터링 계획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현행법은 추출한 줄기세포를 배양해 의료 목적으로 사용하려면 일일이 임상시험 등 절차를 거쳐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아야 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모두 금지하고 있다. 미용 목적이더라도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면 복지부 장관이 중지 조치를 할 수 있다.
○ 제주도는 “싼얼병원이 줄기세포 연구 포기 의사를 밝혔다”면서 재승인 요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복지부 측은 “포기 의사를 전달받았으나, 해당 기업은 이미 중국과 동남아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한 항노화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 등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 정부는 미용·성형을 주진료로 내세운 싼얼병원이 응급대응 의료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싼얼병원은 응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제주 한라병원과 진료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었으나 한라병원이 지난달 26일 이를 파기하고 공조를 거부했다.
○ 복지부 승인이 보류되면서 당초 내년 말이나 2015년 초에 문을 열 것으로 보였던 싼얼병원의 개설 시기는 불투명해졌다.
■ 보호자 없는 병원, 환자 만족은 높지만 간호인력은…
○ 공단 일산병원 ‘보호자 없는 병원’을 찾은 환자들의 간호 서비스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 일산병원이 7월 30일부터 8월 5일까지 보호자 없는 병원 이용환자 7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설문조사 결과, 간호 서비스의 질적 수준이 높다고 응답한 환자는 97.5%였고, 낮다고 평가한 환자는 2.5%에 불과했다. 병원 측은 오히려 경제적 부담이 줄고 안정감 있는 간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워 한다고 전했다.
○ 공단 일산병원은 이같은 환자 안전관리 서비스를 위해 병동 내 1개만 운영되던 간호 스테이션을 추가 설치해 2개로 늘려 병동 곳곳에 배치했다. 환자가 부르면 즉각 달려가겠다는 전략이다.
○ 보호자 없는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발걸음도 늘었다. 이에 공단 일산병원은 보호자 없는 병원 시작 당시 1개 병동으로 운영했지만, 한달 사이 3개 병동 127병상으로 확대했다. 9월 1일부터는 총 4개 병동 170병상으로 확장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보호자 없는 병원을 이용한 누적 환자 수는 (8월 21일 기준) 506명으로, 현재 입원 환자는 98명이다. 병상 가동률(127병상)은 77.2%(98병상)로 이용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 더불어 간호사 1명 당 환자 수 6.4명을 유지해야 하는 간호 인력 배치 기준에 따라 간호 인력도 대폭 늘렸다. 초기 55명이던 간호 인력은 최근 간호사 52명, 간호조무사 20명을 추가 투입해 총 127명이 됐다. 이 중 간호사가 80%(107명)를 차지한다.
○ 현재 보호자 없는 병원 입원 대상은 진료과 담당주치의 판단에 따라 신체적·정신적·사회적 측면의 제반사항이 적합하다고 판단, 2주 이내로 치료가 완결되는 급성기 질환자로 환자 동의를 받아 입원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단 정신과 환자, 소아환자, 감염성 질환자는 보호자 없는 병원 입원환자 대상에서 제외했다.
○ 하지만 보호자 없는 병원이 한달 남짓 운영되는 사이 곳곳에서 문제점도 드러났다. 이날 ‘병원 주요 운영현황 및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 운영실태 보고’에 대해 발표를 맡은 김삼영 기획조정팀장은 향후 보호자 없는 병원이 제도화되기 위해서는 ▲간호조무사 채용의 어려움 ▲환자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시설보완 ▲보호자 없는 병원의 인식 재고 ▲사업 추진계획 명확화 등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팀장은 “3교대 근무에 부담을 느끼는 간호조무사 채용이 어렵다. 7월부터 지속적으로 필요한 인력을 채용하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필요 인력 20명 중 14명만 채용했다”며 “또 시범사업 운영에 따라 임시로 채용된 전문 인력의 향후 운영방향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하루 병실료만 430만원, '병원 특실' 가보니…
○ 대형병원 특실은 1일 병실료가 26만원부터 430만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같은 특실이라고 해도 병실 크기나 내부에 어떤 시설이 있느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서울 주요 병원의 특실 병실료를 보면 서울대병원은 하루 입원료가 26만1000원~116만3000원이며, 삼성서울병원은 50만8000원~70만원 수준이다. 서울아산병원은 43만~90만원을 받고 있고, 세브란스병원 80만~210만원이다. 특히 서울성모병원 특실은 1일 병실료가 최고 430만원에 달해 가장 비싼 특실로 꼽힌다.
○ 주요 병원마다 10~20개의 특실을 운영하고 있다. 환자 침대 외에 보호자들이 대기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고 화장실을 겸한 욕실을 갖춘 곳이 대부분이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일반 1인실이 26㎡인데 반해 가장 큰 특실이 66㎡로 1인실보다 공간이 넓다.
○ 최고가 특실을 갖춘 서울성모병원의 경우 2009년 최고급 VIP실 공간을 두개 합친 특실 문을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87㎡의 공간에 가족실, 회의실, 거실, 주방 등을 갖췄으며 방마다 PDP와 음향시설을 마련했다.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지하 주차장에서 VIP병동까지 전용 엘리베이터 역시 운영하고 있다.
○ 최근 고액의 외국인 환자가 늘면서 병원마다 특실 시설에 더욱 공을 들이는 추세다. 외국인 환자들이 따로 호텔을 가지 않고 병원에서 가족들이 함께 머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병원 관계자는 "고액 외국인 환자, 재벌 총수, 정치인, 연예인 등이 특실을 주로 이용한다"며 "외국인 환자를 위해 최근엔 호텔 같은 특실을 많이 꾸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 대학병원, 토요일에도 평일처럼 진료한다
○ 삼성병원이 앞으로 토요진료를 시행하겠다고 밝힘으로써 조만간 국내 빅5 대학병원 모두가 주말진료를 해 환자들이 여유롭게 진료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오는 31일부터 全진료과를 대상으로 토요진료를 전면 실시하고 원활한 토요진료를 진행하기 위해 각종 영상검사 및 혈액검사는 물론 초음파검사, MRI, CT 등 대부분의 검사도 적정 수준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최근 밝혔다.
○ 삼성서울병원(원장 송재훈)은 고객들의 꾸준한 요구에 부응하고 대기기간 단축을 위해 오는 8/31일부터 전 진료과를 대상으로 토요진료를 전면 실시한다. 토요진료는 내외과는 물론, 암병원, 심장혈관센터 등 병원내 거의 모든 진료과목을 대상으로 개설되며 예약은 기존과 동일하게 전화예약, 인터넷예약 등을 통해 접수한다. 토요진료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각종 영상검사 및 혈액검사는 물론 초음파검사, MRI, CT 등 대부분의 검사도 적정 수준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진료시간은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오전시간만 진행한다. 병원 측은 토요진료를 실시하게 된 가장 큰 이유에 대해 환자들이 꾸준히 토요진료를 희망해 왔고 대기기간 단축을 위해서도 토요진료가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비전 2020 선포후 ‘환자행복’이라는 핵심가치를 실현한다는 의미에서 환자들의 요구가 많은 토요진료를 실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삼성서울병원이 내원객 대상으로 요일별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44%가 토요일 진료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토요진료시 63%는 적극 이용을, 24%는 필요시 이용하겠다고 답해 무려 87%가 토요진료 이용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측은 토요진료를 실시할 경우 환자분산효과가 기대돼 평일의 대기기간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 중이다.
○ 특히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의 경우 토요일 오전에는 全진료과가 진료를 하고 일요일 오전에도 소아과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서울아산병원은 피부과와 성형외과에 한해서만 토요일 진료를 진행하고 있고 이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 소재 한 대학병원의 관계자는 “토요일 진료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삼성병원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부분적으로 진료를 해왔다”라고 말했다.
○ 여의도성모병원 역시 오는 9월부터 몇몇과 교수와 일반의를 주축으로 이뤄지던 토요 진료를 소화기내과, 순환기내과 등 대부분의 과를 평일 진료와 같이 정교수로 구성된 진료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 서울대병원, '적정진료·공공의료' 수행 선포
○ 서울대병원(원장 오병희)이 적정진료와 공공의료 강화 등 의료제도 개선 등을 위해 적극 나서기로 해 주목된다. 8/22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당면한 경영위기를 극복하고, 국가중앙의료기관으로서 적정진료, 공공의료 강화 및 의료제도 개선 등을 위해 적극 나설 것임을 다짐하는 비상경영실천 결의대회를 지난 8/21일 오후 가졌다. 이날 오후 5시 임상 제1강의실에서 열린 결의대회에는 오 병원장을 비롯한 교직원 200여명이 참가했다.
○ 이는 최근의 경기침체로 인한 환자감소 추세와 저수가 체제,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정책 등으로 인해 의료계를 둘러싼 경영 여건이 악화될 것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지난해 의료이익이 480여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데 이어 올해 6월말까지 300여억원의 의료이익 손실이 발생해, 현재 추세라면 올 연말에는 약 6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은 병원의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중장기적인 발전전략 수립을 위한 미래전략본부를 지난달 발족한 데 이어, 이날 결의대회를 통해 향후 안정적인 병원운영을 위한 기반 다지기에 본격 나선 셈이다. 현재 서울대병원은 각 부서별 예산절감방안 마련 및 병상이용률 제고 등을 통한 수익증대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 '건강보험료 부과체계개선기획단' 첫 회의 개최
○ 보건복지부(장관 진영)는 8/2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개선기획단' 첫 회의를 개최하고 건강보험 가입자 현황, 소득 파악 여건, 외국의 보험료 부과체계 등 보험료 부과체계 개선과 관련된 여건에 대해 논의했다. 신형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는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여건 분석',사공진 한양대학교 교수는 '대만, 독일, 네덜란드의 건강보험 부과체계 사례분석' 등을 각각 발제했다. 기획단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건강보험료 부담의 형평성 제고를 위한 '보험료 부과체계 개선방안'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시작한다.
○ 기획단은 이규식 건강복지정책연구원장 등 건강보험 관련전문가 16인으로 구성해 지난달 25일 발족했다. 건강보험료 부과체계개선기획단 위원은 권순만 서울대 보건대학원장, 김재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 연구위원,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학 교수, 김태현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 박대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공진 한양대 경상대학장,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원장,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유정엽 한국노총 정책실장, 윤희숙 KDI 연구위원, 이규식 건강복지정책연구원 원장, 이동욱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 이상철 경총 사회정책팀장,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 조중근 장안대 세무회계학과 교수 등이다.
■ 미국, 뛰는 건강보험료 기는 봉급
○ 올 들어 미국 내 건강보험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4% 인상된 가운데 지난 10년간 건강보험료가 급여보다 3배 이상 빠른 속도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지난 10년간 직장을 통한 건강보험료 부담액이 150% 가까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가주 내에서 직장을 통해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 주민 수는 같은 기간 130만명이나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 8/20일 CNN 머니는 ‘카이저 패밀리 재단’과 ‘헬스 리서치 앤드 에듀케이션 트러스트’(HRET)의 연구조사 결과를 인용해 지난 10년간 미국 내 건강보험료가 89% 폭등했으며 이는 직장인 급여 인상 속도보다 3배나 빠르게 오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매년 ‘직장인 가족 건강보험’ 유지를 위해 불입하는 돈은 평균 4,565달러이다. 이는 전체 보험료 1만6,351달러의 28% 수준이다. 개인보험 프리미엄 플랜의 경우 보험료가 5% 상승한 5,884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근로자가 부담해야 하는 평균금액은 999달러이다. 매년 9% 이상씩, 수년간 무섭게 치솟던 건강보험료 인상 속도는 최근 다소 주춤해졌다.
○ 올해는 카이저와 HRET가 조사를 시작한 지난 1999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인상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근로자들의 급여 역시 1.8%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직장인 건강보험료의 부담 역시 여전히 근로자들이 떠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입자의 78%가 연간 디덕터블 금액을 지불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해 72%에서 상승한 수치이다. 평균 지불 디덕터블 금액 역시 2009년 826달러에서 2012년에는 1,135달러로 급등했다. 현재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자의 경우 93%가 건강보험 혜택을 제공 중이지만 이보다 적은 규모의 사업체의 경우 57%만이 건강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 "응급실 의료인력 부족… 응급시스템 재정비 필요"
○ 부족한 응급전문의 및 응급실 의료인력 부족 해결 방안으로 일정 수준의 수가보상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식 보조금 확대 지급 방안 등 응급시스템의 지속적인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병원경영연구원은 최근‘국내 응급의료체계의 문제점과 개선과제’용역 보고서를 발간해 응급의료체계의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적정수가와 체계적인 수가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 보고서에 의하면 현행 응급의료 수가는 내원환자수 기준으로 산정됨에 따라 수가체계 자체가 결함 요소를 갖고 있으며 지역적 특색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어 수가정책의 실효성은 낮고 오히려 병원의 규모가 클수록 적자폭이 증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 낮은 원가보상율로 인해 병원급 의료기관이 응급실 관련시설, 인력투자를 기피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질 낮은 응급서비스를 제공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응급의료기관 유형별로 응급진료체제 유지에 소요되는 적정 원가를 원가전문기관에 정례적으로 의뢰·분석하여 응급의료기관 유형별 수가기준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기전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 현행 의료기관마다 응급증상을 제한시켜 놓음으로써 환자들과 병원간의 진료비를 둘러싼 갈등과 마찰이 자주 발생되고 있어 환자 증상에 따른 균일하고 체계적인 수가체계를 개발하고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 특히 미국에서 시행된 바 있는 오벽지병원(Sole Community Hospital)에 대한 차등가산율을 국내 지역응급기관에 적용해야 하며 농어촌지역의 응급시설지원(응급의료시설에 대한 정부지원 등), 인력지원(공중보건의 배치 등)에 대한 제도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 국내 응급의료 전문의 수에 대한 주요 국가간의 비교를 위해서 활동의사수 대비 전문의 비율을 2010년 기준으로 살펴보면 미국 4.70%, 캐나다 1.85%로 국내 응급전문의 비율보다 주요 국가들의 응급의료 전문의 수가 1.4~3.5배 높게 나타났다.
○ 따라서 부족한 응급전문의 수 개선을 위해 무엇보다도 전문의 진료가 가능한 재정기전 마련이 가장 중요하며, 응급의료관리료와 응급처치행위 가산 외 응급수술에 대한 가산수가·다학제간 협진 진료에 대한 수가 신설의 필요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보고서를 통해 응급환주사가 적어도 일정 수준의 수가 보상을 유지할 수 있는 일본식 보조금 확대·지급 정책을 효과적인 대안으로 꼽았다.
○ 이밖에도 응급실 수익구조 개편, 정부의 응급실 시설의 유지·보수 비용 지원 확대, 수가재조정 등을 통한 응급의학 재정 확보를 제시하는 등 전문의에 대한 동기부여를 통한 인력확보방안과 지역별 균등분포를 위한 응급시스템의 지속적인 재정비의 필요성을 보고서를 통해 강조했다.
■ "진료실 폭행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의료인 단체들 나서
○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간호협회가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였다. 의료기관에서 빈번하게 발행하고 있는 폭행 사건을 근절하고 ‘환자와 의료인 모두를 위한 안전한 진료환경 만들기’를 위해서다. 이들 5개 의료단체는 8/23일 프레스센터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응급실뿐만 아니라 진료 공간 내 폭력 행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 이들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통계조사에 따르면 의사의 90% 이상이 진료공간에서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 의료인에 대한 폭행이 만연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환자를 진료 중인 의료인을 폭행·협박하는 경우 가중 처벌하도록 한 ‘의료법 개정안’이 환자 안전을 위해서라도 국회를 조속히 통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응급실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인을 폭행하거나 의료시설을 파괴, 손상 또는 점거하는 등 응급진료를 방해하는 자에게 무거운 처벌을 내리도록 규정한 ‘응급의료법’을 경찰과 검찰은 엄격히 준용해야 한다”며 “국민에게 보다 안전하고 좋은 의료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의료인으로서의 자율성을 확립할 수 있는 의료 환경의 정착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 잘못된 제도에 대응해나가겠다”고 했다.
○ 특히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응급실이나 진료실 등 의료기관 내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들이 담긴 CCTV 영상이 상영됐으며, 각 단체 회장들이 직접 나서서 칼부림까지 나고 있는 의료현장의 심각성을 전달했다.
○ 의협 노환규 회장은 “급증하고 있는 진료 공간 내 폭력사태 위험한 수준이다. 의협 회장 취임한 지 1년 4개월 동안 진료실에서 환자 진료하는 도중 환자의 칼에 찔린 의사를 방문한 일만 세 번이다”이라며 "굉장히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노 회장은 “안전한 진료 현장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게 폭행 근절뿐이겠느냐”며 “안전한 진료 환경 만들기라는 큰 틀 속에서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하나씩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치협 김세영 회장은 “치과의사들 특히 여의사들이 진료실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치협 내 고충처리위원회를 두고 있는데 하루에도 폭행이나 폭언으로 인한 피해사례가 수십 건씩 올라온다”며 “환자와 의료 분쟁을 겪다가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자살까지 이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하지만 안전행정부에서는 환자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CCTV 설치를 금지했다. 어떻게 방어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진료권을 수호하고 의료인뿐만 아니라 환자 보호할 수 있는 안전한 진료 환경 구축을 위해 관련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간협 성명숙 회장도 “최근 금연 홍보가 많은 상황에서 흡연하는 보호자에게 환자 진료를 위해 금연 권고를 하자 간호사에게 폭행을 가한 사례도 있다”며 “병원에서 폭력을 경험한 간호사는 정신적인 트라우마로 인해 병원 현장을 떠나가거나 간호사 직업을 버리는 사례도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성 회장은 이어 “간호사는 보건의료 종사자 중 감정 노동자의 대표적인 인력이다. 간호사의 85%가 감정을 억누르고 진료에 임하고 있다고 호소한다"며 "법 개정으로 진료환경이 안전하게 개선돼 이를 해결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 병협 이계융 상근부회장과 한의협 박완수 수석부회장도 이같은 지적에 공감하며 의료인 폭행 가중처벌법의 조속한 국회통과를 촉구했다.
○ 의료기관 내 폭행 근절을 위해 의료계 내부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한응급의학회 유인술 이사장은 “외국의 경우 의료인을 대상으로 폭행 예방 교육을 시행한 후 폭력이 줄었다는 결과가 있었다”며 “보라매병원이나 국립경찰병원의 경우 야간에 응급실 내 경찰을 배치시켰더니 환자로부터 폭행이나 폭언이 줄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련병원 심사 시 응급의학회 자체 규정에서 의료기관이 폭행 방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포함시키려고 한다”고 했다.
■ 산별노조 강화·비례대표 확대로 제도개혁 먼저
○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와 연세대 SSK(한국사회기반연구사업) 작은복지국가연구팀(책임자 양재진 행정학과 교수)은 한국 복지국가 발전과 관련한 3대 핵심 행위자인 노동조합 간부, 기업가, 정치인 등 총 410명을 상대로 복지정책에 대한 인식조사를 벌였다.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의 복지 수준이 왜 민주화와 경제 수준에 비해 낮은지, 그리고 복지국가 발전을 위해선 우리 사회가 어떤 정치사회적 개혁을 해야 할지를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 최근 정치권과 시민사회 등이 ‘복지증세’ 이슈를 놓고 모처럼 정책 논쟁을 벌였다. 박근혜 정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2013 세법개정안’이 그 불씨였다. 논란은 초기엔 “부자감세 놔두고 월급쟁이 쥐어짜는 세제개편안” 또는 “대기업 증세 빠진 세제개편안” 등 정부안에 대한 비판에 집중되는가 싶더니 급기야 “부자감세를 먼저 철회하라”는 민주당의 중산층·서민 세금폭탄론과 “서민·중산층이 낼 테니 부자도 내라”는 복지국가운동 단체들의 ‘보편증세론’으로 맞서는 양상으로 비화됐다. 이런 모습은 이른바 ‘복지정치’의 시대가 우리 사회에도 도래했음을 보여준다. 복지국가는 본질적으로 복지를 둘러싼 정치사회세력 간의 갈등과 대립, 타협의 역동적 과정, 곧 ‘복지정치’의 산물이다. 복지국가의 건설과 그 형태와 수준은 무릇 복지를 둘러싼 여러 정치 및 사회세력의 힘의 역학 및 상호작용 등 복지정치적 요소들이 작동된 결과인 것이다. 특히 노동조합의 조직화 정도와 진보정당의 힘의 세기 등이 중요시된다. 이 점에서 볼 때 복지증세는 가장 치열한 복지정치적 화두다. 이런 복지정치에 영향을 끼치는 핵심 행위자는 노동조합과 자본가집단 그리고 정당 또는 정치인이다.
○ 우리 사회에서 그동안 복지국가 건설의 목소리가 커졌지만 정작 이들 복지정치의 핵심 행위자들이 제각기 어떤 정책을 더 바라는지를 묻는 복지정책 선호 경향 조사나 복지정책 결정 과정에서 나타난 권력관계 등에 대해선 관심이 적었다. 즉, 왜 한국은 경제 수준과 민주화에 비해 복지 수준이 낮은가, 기업가와 우파 정치인들은 공공복지를 반대한다는데 과연 사실인가, 한국 복지의 저발전은 혹 노조가 복지국가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기 때문은 아닐까와 같은 유의 질문에 대한 답찾기에는 아주 미흡했다. 이에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와 연세대 양재진 교수팀은 복지정치의 3대 주요 행위자인 노조 간부와 기업인 그리고 정치가들의 복지정책에 대한 태도 및 정책 선호 경향 등을 알아보는 설문조사를 벌였다. 이 조사는 2012년 10월부터 12월까지 이뤄졌으며, 전국 및 산별노조 소속 노조 간부 182명, 대·중소기업의 기업가 106명, 국회의원 122명(새누리당 50명, 민주당 59명, 기타 13명) 등 모두 410명이 응답했다. 응답은 10점 만점에 5점은 중립을, 그 이하의 낮은 점수는 반대 내지 축소를 뜻한다.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이뤄진 이번 조사의 결과 분석은 양 교수가 맡았다.
○ 노조 간부들은 어떤 복지제도를 선호할까? 노조 간부들이 선호하는 복지제도는 보육서비스, 기초생활보장제도, 유급출산휴가·육아휴직, 실업수당, 공공직업훈련, 건강보험, 국민연금·퇴직연금, 기업복지, 공공근로사업 등의 차례로 나타났다. 노조 간부들은 전반적으로는 기업복지(기업들이 제공하는 학자금, 체력단련비, 육아 지원, 의료비 및 학원비 등 다양한 복리후생제도)보다 공공복지를 선호했으나, 개별기업 단위 노조 간부들은 전국 규모의 중앙노조 간부보다 상대적으로 기업복지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기업 노조 간부들의 기업복지에 대한 선호도는 10점 만점에 8.21로 나와, 산별노조 간부(7.36)와 중앙노조 간부(7.42)에 비해 훨씬 높았다. 기업복지에 대한 선호는 조합원들의 요구, 낮은 공공복지, 각 기업노조 간부들의 요구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양 교수는 “결국 공공복지가 취약하다 보니 일반 노조 조합원들이 기업복지를 요구하고, 이를 실현시키지 않으면 조합원 투표에서 노조 지도자의 위치를 잃게 되는 기업노조 간부들이 기업복지 확대를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기업 단위 노조 간부들은 공공복지 확대를 위한 증세에 대해서도 가장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다만 복지증세 방안에 관한 선호 경향에 대해서는 사회보험료 고용주 부담분 인상과 법인세 인상을 각기 1~2위 순으로 선호했고, 금융·주식 관련세, 재산세 인상, 사회복지세 신설, 개인소득세, 사회보험료 근로자 부담분 인상, 소득공제 축소 등의 차례로 나타났다.
○ 기업인들은 복지제도의 확대를 지지할까? 기업인들 또한 강도는 낮으나 노조 간부들과 마찬가지로 전체적으로는 사회보장제도를 폐지 또는 축소하는 것보다 확대하기를 지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들이 확대하기를 바라는 복지제도는 자신들의 부담이 늘어나는 건강보험이나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보다, 국민의 조세로 재원이 조달되는 보육서비스, 유급출산휴가·육아휴직, 기초생활보장제도 등이었다. 노조와 직접교섭에 의해 조율하고 생색도 낼 수 있는 기업복지에 대한 선호도 또한 높게 나타났다. 복지증세 방안에 대해서는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복지의 필요성에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복지증세와 비용부담에 대해서는 사실상 반대 의견을 보일 정도로 선호도가 낮았다. 다만 눈길 가는 대목은 30인 미만 사업장 기업인들이 진보정당과 복지국가운동 단체들이 주창하는 사회복지세 신설을 상대적으로 가장 선호했다는 점이다. 기업인들은 또 공공복지 정책 이슈화와 정책 결정에 대한 물음에 대해, 노동조합의 긍정적 영향력은 아직 낮다고 바라보았으며, 노사정위원회가 그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조직이라고 인식했다. 노사정위원회가 유명무실하다고 여기는 노조 간부들의 인식과는 간극이 컸다.
○ 정치인들은 재선을 위해 어떤 정책에 힘을 쏟을까? 여야 의원들은 2016년 총선에 당선되기 위해선 여전히 지역개발사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보육·사회서비스 정책, 노동·고용정책, 노인·연금정책, 중기·자영업자 대책, 보건의료정책, 소수자·취약계층 정책, 경제통상정책 등의 차례로 중시한다고 답했다. 이런 인식은 ‘지난 18대와 19대 총선에서 당선에 가장 크게 기여한 정책 공약이 무엇이었느냐’는 물음에 대한 응답 결과와도 대체로 일치했다. 지역구 관련 공약이 당선에 가장 기여했다는 게 중론이었다. 다만 비례대표 의원보다 지역구 의원이, 초선보다 재선 의원들이 경제사회정책보다 지역구 관련 공약을 더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의원들은 또 ‘복지 문제의 이슈 제기와 정책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제도 및 조직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해선, 산별노조 및 중앙노조 강화를 1~2위 순으로 꼽았다. 비례대표제 확대도 높은 순위로 선택했다. 다만, 이 물음에는 새누리당과 민주당 간의 인식 차가 있었는데,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노사정위원회를 1순위로 중요시한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산별 및 중앙노조 강화, 비례대표제 강화에 이어 4순위로 노사정위원회라고 답했다.
○ 이번 조사를 총괄한 양재진 연세대 교수는 총평에서 “노동운동이 (지금처럼) 기업 수준으로 이루어질 때, 근로자들의 분배 욕구는 공공복지정책을 통해서 다수 국민이 함께 만족되기보다는 기업 울타리 안에서 좀더 높은 임금과 기업복지로 충족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로 인해 공공복지가 발달할 기회가 줄어들게 되고, 지체된 복지국가의 발전은 다시 임금과 기업복지에 대한 선호를 촉발하는 악순환 구조를 그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양 교수는 이와 함께 “정치인들의 당선이 사회경제적 이익보다 지역개발과 지역구 관리에 의해 결정되는 경향이 큰 (현행)소선거구제로는 복지국가 발전이 지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가 주는 함의를 짚자면 아무래도 우리 사회의 공공복지 및 복지국가 발전을 위해서는 새 복지제도를 도입하거나 예산을 조금 더 늘리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산업별 노조운동 강화, 경제민주화를 통한 대·중소기업 상생의 경제구조, 비례대표제 확대·강화 등 복지국가의 제도적 기반을 쌓는 정치사회 개혁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재확인시켜준 점이 아닐까 싶다. (이창곤/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장)
■ 노동계 “통상임금 판결 후퇴땐 투쟁”
○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의 통상임금 소송이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넘겨져 다음달 5일 공개 변론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노동계가 기존 판례보다 후퇴한 판결이 날 경우 투쟁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8/22일 서울 정동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에 큰 영향을 미칠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금속노조 양동규 부위원장은 “보수 언론과 자본가들의 압박으로 (가지 않아도 될)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까지 이르렀다는 점에 분노한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 구조를 깨기 위해서라도 통상임금 범위는 확대돼야 한다.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기존 판례를 뒤집는 비정상적 결론이 날 경우 노동자들은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이날 민주노총은 지난해 11월 한국지엠 노동자들의 통상임금 소송 항소심 승소에서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됐던 ‘노동가치 불평등’ 논리를 상기시키며 통상임금 범위 축소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통상임금에서 정기상여금 등을 빼 범위를 축소하면 야간·휴일근로가 정상적인 낮 근무보다 오히려 보상을 덜 받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낮 근무의 대가에는 상여금이 포함되지만,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하는 연장·휴일근로 수당에는 상여금이 포함되지 않는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 민주노총 법률원의 박경수 노무사는 “통상임금 범위 축소는 추가 노동을 할 경우 추가 임금을 지급하도록 한 근로기준법의 할증임금 제도의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 수출 10억 늘때 고용은 7.3명 그쳐.. 성장해도 예전보다 일자리 덜 는다
○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을 해도 예전처럼 일자리가 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한국 경제의 고용 창출력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는 의미다. 고용 창출력이 떨어지는 추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것을 완화하기 위해 해외 진출 기업들의 국내 유턴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한국은행이 8/23일 발표한 '산업연관표를 이용한 한국 경제구조 분석' 자료를 보면 2011년 한국 수출의 취업유발계수는 7.3명에 그쳤다. 이는 2005년의 10.8명보다 3.5명이 줄어든 것이다. 취업유발계수란 해당 부문에 10억원의 추가 수요가 생길 때 직간접으로 창출되는 일자리를 말한다. 즉 6년 전엔 휴대폰이나 자동차 등 수출이 10억원 늘 때 약 11명이 새로 고용됐는데 이젠 7명분의 일자리만 생긴다는 얘기다.
○ 소비의 취업유발계수도 같은기간 19.1명에서 15.3명으로 4명가량 줄었다. 투자 역시 15.3명에서 12.0명으로 3명 감소했다. 소비.투자.수출을 모두 고려한 전체 평균 취업유발계수 역시 15.8명에서 11.6명으로 악화했다. 허남수 한은 투입산출팀 차장은 "다른 부문보다 수출의 취업유발계수가 낮은 것은 수출을 구성하는 산업들의 계수가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생산과정에 기계가 많이 들어가고 국내 대신 국외 고용이 많은 수출산업이 다수란 것이다.
○ 실제 2011년 전기전자기기 업종의 취업유발계수는 6.1명으로 평균(11.6명)의 절반에 불과했다. 여기엔 스마트폰 등 한국의 대표 수출품목이 해당된다. 이마저도 2005년 8.3명에서 줄어든 것이다. 자동차가 포함된 수송장비업 역시 6.8명으로 부진했다. 2005년(9.9명)과 비교해 3명이 감소했다. 현재 스마트폰의 해외생산 비중은 80%에 달한다. 국내 최대 자동차업체의 해외생산분도 60%를 넘었다.
○ 산업별로는 농림어업의 취업유발 계수는 2011년에 36.0명으로 2005년(51.1명)에 비해 크게 줄었다. 서비스업도 19.5명에서 15.8명으로 줄었고 제조업은 12.2명에서 8.7명으로, 광업은 10.4명에서 8.0명으로 각각 감소했다. 전력·가스·수도 및 건설업은 10.1명에서 7.8명으로 줄었다. 이지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취업유발계수 하락세는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며 "세제혜택 등 해외로 나간 기업들이 돌아올 수 있는 유인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주말 특근 거부"… 파업수위 높이는 현대차
○ 현대차 노조는 8/23일 울산ㆍ아산ㆍ전주공장에서 주간 1,2조가 4시간씩 모두 8시간 동안 파업했다. 중단됐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재개된 지 하루 만의 파업으로, 노조는 주말 특근도 거부하기로 했다. 노조는 26일에도 같은 방식으로 부분파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 현대차는 이날 파업으로 자동차 3,816대를 생산하지 못해 784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 20, 21일의 파업 피해를 합하면 8,521대에 생산차질 피해액은 1,751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노사갈등악화로 생산차질이 늘어나는 가운데, 미국 지방정부들의 공장유치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현대차의 해외생산확대 움직임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 미국 조지아 주정부 관계자는 22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다이모스의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 건설 프로젝트가 사실상 성사됐다"며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서울에서 네이슨 딜 주지사와 회동하기 직전 전격 승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딜 주지사는 앞서 21일 정 회장을 만나 북미 공장 증설을 적극적으로 요청했다.
○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다이모스는 3개월 전부터 해당 지자체와 투자 협상을 벌여왔는데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에 있는 기아차 북미공장 인근 부지를 활용해 공장을 건설키로 했다"며 "자동차시트를 생산해 기아차 북미공장에 납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현대차의 이번 프로젝트에는 최대 3,500만달러(약 392억원)가 투입되고, 공장은 2년내 완공돼 350명의 현지인력을 채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아주의 기아차 북미공장과 앨라배마주의 현대차 북미공장 주변에는 이미 현대모비스, 현대파워텍, 현대하이스코 등 현대차그룹 3개 계열사의 현지공장을 포함, 협력부품업체 약 30개가 진출해 있다. 특히 주민 여론 수렴을 마친 웨스트포인트시는 조만간 시의회에서 현대다이모스 공장 설립을 위한 채권 발행안과 관련 예산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전해졌다. 시가 마련한 현대차 투자 유치안에는 다이모스 공장에서 생산한 부품을 수송하는 철도시설 건설 등 지원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 한편, 현대자동차는 올해 노조의 파업과 주말 특근·잔업 거부로 발생한 생산 차질액이 2조 203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8/25일 밝혔다. 노조는 현재 진행 중인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모두 세 차례 부분파업을 했다. 지난 24일 주말에는 특근을 중단, 하루 동안 7104대의 자동차를 만들지 못했다. 세 차례의 부분파업과 잔업·주말 특근 거부로 차량 1만 5625대를 생산하지 못해 3203억원의 생산 차질액이 발생했다.
○ 노조는 상반기에 주간 연속 2교대제로 46년 만에 근무 형태를 바꾼 뒤 주말 특근 형태와 임금안을 놓고 노사 협상을 벌인 3월부터 5월 사이에 모두 12주 동안 특근을 거부했다. 27일 노사 본교섭이 예정돼 있지만, 양측의 의견 차이가 큰 탓에 노조 파업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지부장 문용문)는 8/20일과 8/21일 2시간(오전 오후조 각각) 부분파업에 이어 8/23일 4시간 부분파업, 8/24일 특근 거부, 8/25일 4시간 부분파업, 8/26일 정취 근무(잔업 미실시)를 하고, 교섭 결과에 따라 파업수위를 조절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