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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원래 백의민족이 아니었다 (12부) | ||||||||||||||||
우리 민족은 원래 동쪽의 상징인 청색 옷을 즐겨 입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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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세기 원문) 2세 부루단군 재위 58년
계묘 3년(B.C2238) 9월 조서를 내려 백성들로 하여금 머리카락을 땋아서 목을 덮도록 하고 푸른 옷을 입게 하였다. 쌀되와 저울을 모두 통일하도록 하였고, 베와 모시의 시장가격이 서로 다른 곳이 없으며, 백성들 서로 속이지 않으니 어디서나 두루 편안하였다.
(해설) 우리 민족이 백의민족이었을까?
위 <단군세기>의 '푸른 옷을 입게 하였다.'라는 기록은‘우리는 백의민족’이라는 통념과 완전 대치되는 기록이다. 백의민족이라는 어원이 언제부터 유래된 것인지 사실 불분명하나, 우리가 흰옷을 입었다는 기록은 아래와 같이 ≪삼국지 위서 동이전-부여(魏書東夷傳夫餘)≫에서 찾을 수 있다.
“나라 안에 있을 때 옷은 흰색을 숭상하고 백포로 만든 큰 소매 달린 도포와 바지를 입고 가죽신을 신었다. 나라 밖으로 나갈 때는 비단옷으로 만든 옷을 입었으며, 대인들은 여기에 여우나 짐승의 모피 혹은 희거나 검은 담비 모피가 붙은 장의를 입었고, 머리엔 금과 은으로 장식한 모자를 썼다.(在国衣尚白,白布大袂,袍、裤,履革。出国则尚缯绣锦Y,大人加狐狸、住黑貂之裘,以金银饰帽。译人传辞,皆跪,手据地窃语)”
그런데 이 기록에서 이상한 점은 나라 안(在國)과 나라 밖(出國)이라는 표현인데, 옛날에 무역상이나 외교관을 빼놓고는 일반 백성들이 나라 밖으로 나갈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혹 중국처럼 마을(村)이나 관내(邑, 縣)를 나라(國)라는 표현을 쓴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우리 민족은 하늘을 숭상하는 천손민족(天孫民族)으로서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 자연 그대로의 색인 흰 옷을 입었었다. 그러나 흰 옷은 쉽게 더러워지는 단점이 있는데 그런 비실용적인 흰 옷을 백성들이 일상생활에 많이 입었다는 것은 솔직히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고구려 벽화에도 화려한 유색 옷뿐이지 흰 옷을 입은 경우는 드물어 <단군세기>의 기록대로 우리 민족은 원래 푸른 옷을 입었기 때문에 동이족(東夷族)이 사는 동쪽의 수호신을 청룡(靑龍)이라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조선왕조실록>에도 아래와 같이 흰 옷 착용을 금지시킨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 흰 옷 금지령을 살펴보면 1398년(태조7) 남녀의 흰 옷 착용을 금지했고, 1401년(태종1)에 다시 흰 옷을 금지했다. 1425년(세종7)에도 궁궐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흰 옷 착용을 금지했으며, 1505년(연산군11)에도 도성 안 여자들의 흰색 치마를 금지했다. 1738년(영조14)에도 흰 옷 착용을 엄히 금지했다.
이와 같이 여러 차례 흰옷 착용을 금지한 것은 신분의 구별을 뚜렷이 하고 사치를 금해 검약을 숭상하는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다. 뒤에 주로 상복으로만 흰옷을 입게 되었고, 근대 이후의 의식변화와 시대변천에 따라 예식이나 종교적인 행사와 같은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색깔 있는 옷을 입게 되어 흰 옷은 일상생활에서 멀어졌다. 영조 때 김홍도(1745~1810?)가 그린 그림에서도 흰 옷보다는 푸른색 옷을 입은 사람이 많이 보인다는 점은 의문이 든다.
또한 조선말기 조선을 방문했던 외국인들의 기록 중, 독일 상인 오페르트라는 사람이 쓴 글에 “조선 사람의 옷 색깔은 남자나 여자나 대개가 희다. 그러나 어린이들은 가지각색 색깔의 옷을 입고 있는데 가장 흔한 옷 빛깔은 맑고 푸른색 아니면 진홍빛이다”라고 적었고,
서기1898년에 영국인 이사벨라 비숍이라는 여성이 쓴 「조선과 그 이웃 나라들」이라는 책에서 조선 사람들이 흰옷을 즐겨 입는다고 하였던 것에서 백의민족이란 말이 나오게 된 계기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국상(國喪)이 나면 백성들 모두 상복인 흰 옷을 입는데 이것이 당시 조선을 방문한 외국인의 눈에 띄일 수는 있다. 외국인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중국에 있는 소수민족의 전통의상을 보면 화려한 유색 옷 뿐이지 흰옷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중국의 56개 소수민족 중 우리 민족과 혈통적으로 가장 가까운 민족은 만주족(여진)과 몽골족이고, 묘족과 장족(티베트)도 이에 준한다. 참고로 귀주성 일대에 살고 있는 묘족(苗族)은 치우천왕을 시조로 모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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