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라는 이름이 캐릭터 혹은 애니메이션이라는 단어와 동급의 의미를 가진다고 우기면 지나친 오류가 될까? 1920년대 처음 등장한 월트 디즈니는 그 상업적 성공이 말해주듯 가장 많은 수의 캐릭터들을 거느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미키마우스의 존재감은 월트 디즈니의 거대한 성공과 동의어로도 여겨진다.
많은 이들이, 가난한 애니메이터 월트 디즈니가 낡은 하숙집 천정에 오가는 쥐들을 보고 미키마우스를 창조해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는 나중에 만들어진, 다분히 의도적인 스토리텔링일 뿐이다. 1920년대 중반, 뛰어난 재능으로 여러 편의 애니메이션 제작에 관여하며 경제적 안정까지 누렸던 월트 디즈니는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검은 고양이 펠릭스와 같은 캐릭터를 만들려 애 쓰던 중 그를 참조한 토끼 캐릭터로 애니메이션 [행운의 토끼 오스왈드(1925)]를 만들어낸다. 청년기부터 함께 작업을 해오던 어브 아이웍스(Ub Iwerks)와의 공동 작업 결과였다.
이후 오스왈드는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되지만, 투자자와의 갈등으로 캐릭터 판권이 배급업자에게로 넘어가게 되고, 이에 상심한 디즈니와 아이웍스는 오스왈드를 생쥐 캐릭터로 발전시켜 미키마우스를 만들어낸다. 최초의 이름도 미키마우스가 아닌 ‘몰티머 마우스(Mortimer Mouse)’. 그렇게 만들어진 미키마우스는 세계 최초의 발성 애니메이션 <증기선 윌리>(1928)에 처음으로 등장하였고, 이후 월트 디즈니의 성공을 이끌게 된다. 이때 미키마우스의 목소리도 처음으로 더빙되었는데, 특유의 가성은 월트 디즈니 스스로가 녹음한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미키마우스의 창조 과정은 내내 월트 디즈니를 괴롭혔는데, 미키마우스의 성공을 시샘하던 예전의 투자자이자 토끼 오스왈드의 소유 그룹으로부터 끊임없는 공격을 받아 왔던 것이다. 초창기 미키마우스 캐릭터는 눈의 모양에 따라 콩알과 같다 하여 ‘콩 눈(Bean eye)’, 파이를 한 입 베어 먹은 것처럼 생겼다 하여 ‘파이 눈(Pie eye)’이라 부르며 구분하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