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 어느 날, 시오도어 테일러는 논픽션을 집필하기 위해 자료를 조사하다가 해안경비대의 보고서 중에서 눈길을 끄는 한 대목을 발견하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2년의 어느 날, 네덜란드 국적의 선박이 독일군의 잠수함 공격으로 침몰한다. 생존자 대부분은 구명정에 탑승했지만 유독 한 소년만은 멀리 떨어진 뗏목 위에 남게 되었다. 구명정에 있던 생존자들은 그 소년을 구하려 했지만, 마침 독일군 잠수함이 수면 위에 떠올라 그 사이를 가로막은 탓에 발만 동동 구를 뿐 감히 소년 쪽으로 다가갈 수 없었다. 마침내 잠수함이 떠나간 뒤에 보니 소년이 탄 뗏목은 이미 어디론가 사라져 보이지 않았고, 이후 소년의 소식은 알 길이 없었다.
이후 10여 년간, 테일러의 머릿속에서는 그때 읽은 네덜란드 소년의 이야기가 사라지지 않는다. 테일러는 소년이 물에 빠져 죽은 것이 아니라 어느 외딴 섬에 표류했다면, 그랬다면 과연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품게 되고, 집필에 착수한 지 불과 3주 만에 이 작품을 완성한다. 주인공 필립의 모습은 어린 시절에 알고 지낸 한 친구에게서 따왔다. 그 친구의 어머니는 흑인을 무척 싫어해서, 자기 아들한테도 흑인과 상종하지 말라고 가르쳤다고 한다.
<티모시의 유산>은 ‘루이스캐럴상’을 비롯해 11개의 문학상 수상작으로, 14개 국가에서 번역 출간되어 수백만 부가 팔려 나갔다. 1973년에는 TV 드라마로 제작, 방영되기도 했는데 제임스 얼 존스(영화 <스타워즈>에서 다스 베이더 목소리, <라이온 킹>에서 아빠 사자 무파사 목소리를 연기한 유명 흑인 배우)가 티모시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역 : 박중서
저자 : 시오도어 테일러 (Theodore Taylor, 1921~2006)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출신의 작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때 언론계에서 일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당시 해군으로 참전하기도 했고, 이후 할리우드에서 영화사 홍보 담당자로 일했다. 1955년에 첫 논픽션 책을 발표한 이래 50여 편의 작품을 발표했으며, 특히 1969년에 발표한 책 (The Cay)으로 큰 명성을 얻었다.
첫댓글 책을 읽다보니 어렸을때 텔레비전에서 본 기억이 났어요. 백인 소년과 넉넉한 웃음을 가진 흑인 티모시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그 때 참 재미있게 봤거든요.
예, 저도 얼른 읽어봐야겠어요. 요즘 별로 좋은 책을 발견하지 못해서 섭섭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