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노추산 모정탑길

[개미군단장 海山배기현]

"명품 숲길 50선 선정, 3,000개의 돌탑으로 만든 길" 2시간 걷기 좋은 트레킹 명소

타임톡타임톡조회 1,7752025. 11. 29.

간절한 마음이 길이 되는 곳

강릉 노추산 모정탑길에서
만나는 고요한 기도

노추산 모정탑길 /출처:강릉시청공식블로그

강원 강릉에는 바람이 천천히 흐르고, 계곡 아래로는 수천 개의 돌탑이 한마음으로 서 있는 특별한 길이 있습니다. 바로 노추산 모정탑길입니다.

초겨울로 접어드는 지금, 숲에는 한층 적막이 내려앉고 돌탑 사이로 불어오는 찬 바람은 오히려 더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한 사람의 간절함에서 시작된 이 길은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담아 찾는 강릉의 대표 힐링 명소가 되었습니다.

한 어머니의 간절함이 만든
3,000개의 돌탑

노추산 모정탑길 /출처:강릉시청공식블로그

모정탑길이 특별한 이유는 이곳이 단순한 트레킹 코스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이 담긴 길이기 때문입니다. 돌탑을 쌓은 이는 고(故) 차순옥 할머니. 아들 둘을 잃고, 남편까지 병으로 고통받던 시절꿈에서 산신령이 “돌탑 3천 개를 쌓으면 평안이 찾아올 것”이라고 전했다 합니다.

그 말씀 하나만을 붙잡고, 1986년 노추산 계곡에 터를 잡은 뒤세상을 떠난 2011년까지 무려 26년 동안이 계곡을 돌과 마음으로 채워나갔습니다. 지금 모정탑길을 걸어보면 돌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과 기원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걷는 이들 모두가 자연스레 걸음을 늦추게 됩니다.

돌탑이 이어지는 1.2km 순례형 산책길

지난가을 노추산 모정탑길 /출처:한국관광공사 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모정탑길의 전체 길이는 약 1.2km, 왕복 1~2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그리 길지 않지만, 길 전체에 펼쳐진 돌탑의 밀도는 상상 이상입니다. 길 초입부터 계곡을 따라 쌓인 작은 돌탑, 숲 사이 바위 위에 놓인 크고 작은 돌들의 균형미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자연스러운 조형물처럼 느껴집니다.

자연석으로 원뿔 형태를 띠는 탑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바라보면 마치 산 전체가 하나의 성지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특히 초겨울의 모정탑길은 나뭇잎이 대부분 떨어져 돌탑의 형태가 더 선명하게 드러나며, 탑 사이로 스며드는 햇빛이 은빛으로 반짝여다른 계절과는 또 다른 고요한 풍경을 보여줍니다.

소원을 담아 보내는 ‘소원우체통’

노추산 모정탑길 /출처:강릉시청공식블로그

길의 마지막 지점에는 소원우체통이 마련돼 있습니다. 자식을 위해, 혹은 사랑하는 이의 안녕을 바라며 쓰는 짧은 편지 한 장은이 길을 찾은 사람들에게 가장 소중한 추억이 되곤 합니다. 누군가는 마음속 응어리를 내려놓고, 누군가는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며 잠시 마음을 적어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곳을 찾는 이유가 단순한 ‘걷기’가 아니라 ‘마음의 쉼’까지 함께하기 때문임을 소원우체통 앞에서 더 깊게 느끼게 됩니다.

노추산이 지닌 역사적 의미

율곡선생 구도장원비 /출처:대한민국 구석구석

노추산은 조선의 대학자인 율곡 이이와 설총의 학문적 정신을 잇는 산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노나라의 공자와 추나라의 맹자에 견줄 만한 학문적 성취”라는 뜻에서 노추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도 전합니다. 이처럼 모정탑길은 개인적인 기도의 길임과 동시에

강릉의 오래된 학문적 전통이 서린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런 분께 추천드립니다

노추산 모정탑 /출처:강릉시청공식블로그

조용한 숲길을 산책하며 마음의 위로가 필요하신 분

짧지만 의미 있는 트레킹 코스를 찾는 분

강릉 여행에서 감성 있는 명소를 추가하고 싶은 분

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모든 분

노추산 모정탑길 기본정보

노추산 모정탑길 /출처:강릉시청공식블로그

위치: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1679-8

이용시간: 연중무휴

주차: 가능 (약 100대) / 주차장 입구에 화장실 있음

입장료: 무료

문의: 033-640-5420

코스 정보: 약 1.2km / 왕복 1~2시간

길 특징: 돌탑 3,000여 기, 완만한 산책길

장애인 편의: 출입구 턱 없음 / 장애인 주차 2면

노추산 모정탑길은 화려한 경치보다 조용한 울림을 주는 여행지입니다. 돌 하나에 담긴 간절함, 숲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