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는 그 사람의 인상만큼이나 긴 여운을 남긴다. ''낯선 여자에게서 그의 향기를 느꼈다''는 오래 전 어느 광고 카피는 그 당시 많은 여성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크게 히트했고, 혹자는 대학 첫 미팅에서 만난 상대의 향기 때문에 그의 얼굴과 인상은 잊었을지언정, 비슷한 향기를 맡으면 그 때의 기억이 가물가물 떠오른다고 한다. 또한 에스티 로더 브랜드가 파리의 갤러리 라파예트에 입점하게 된 일화에도 향수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데, 규모가 작다며 지배인이 입점을 거부하자, 에스티 로더는 1층 향수 섹션 바닥에 ''유스 듀''라는 자사의 향수를 일부러 떨어뜨려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이것을 계기로 입점에 성공했다. 이처럼 보이지 않아도, 강렬하고 만질 수는 없어도 느낄 수 있으며, 들을 수 없어도 생생한 것이 바로 향기의 매력이다. 그런데 ''나''를 표현하는 또 다른 수단인 향수를 제대로 알고 뿌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은은하게 주변을 동요시키고 향긋함을 전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향, 지독하게 강한 자극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하는 것. 지금부터 향수의 역사와 향의 종류는 물론, 향수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와 내게 맞는 향수 고르는 법 그리고 따끈따끈한 신제품까지 향수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아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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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perfume)는 ''연기를 통하여 태운다''는 뜻의 라틴어 ''per fumum''에서 유래했다. 향의 시작은 기원전 5천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종교 의식을 좀 더 성스럽게 하고, 제사를 지내는 사람들의 정신을 정화시키며, 시체의 부패를 막기 위해서 사용했다. 향수의 역사를 논하면서 고대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 여왕을 빼놓을 수 없는데, 그녀가 빼어난 미인이 아니었음에도 케사르와 안토니우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향수 때문. 안토니우스와 만났던 배의 바닥에는 꽃을 잔뜩 깔아서 그 향기가 연안에까지 퍼질 정도였고, 궁정의 마루에는 늘 장미를 깔아 놓았으며, 각종 향고와 향유를 몸에 바랐다고 한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알코올성 향수는 언제부터 만들어진 것일까? 오늘날의 향수가 만들어진 것은 포도주의 공이 컸는데, 포도주를 증류하는 과정 중 알코올을 발견하면서 각종 향신료와 섞기 시작한 것. 기존의 물과 기름에 비해 알코올은 방향 물질을 용해하는 성질이 뛰어나고, 휘발 성향을 오래 유지해 각광 받았다. 이런 방법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알코올 향수는 로즈메리와 수지를 증류시켜 만든 ''헝가리 워터''로 1370년 경, 헝가리의 엘리자베스 여왕을 위해 만들어졌다. 반면, 16세기에 들어서면서 이탈리아에서도 향수를 만들기 시작했는데,플로렌스에 있는 성 마리베라의 도미니카회 수도사가 |
1508년 향료 조제용 아틀리에를 만들면서 향수가 상류 계층에게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1533년에 플로렌스의 카트린 공주가 프랑스 앙리 2세와 결혼을 하면서 파리 노트르담 사원 근처에 역사상 최초의 향수 전문점을 만들었고, 이 때부터 파리는 향수의 메카가 되었다. 그 이후 17세기 루이 14세 시대에 들어서는 향료와 향수가 산업으로 크게 꽃피우게 되었고, 19세기 이후부터 드디어 대량 생산되면서 대중화되기 시작했는데,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스칼렛이 레트를 만나기 전 술 냄새를 없애기 위해 오 드 코롱으로 양치를 하는 장면을 떠올려도 쉽게 알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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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를 뿌리고 나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향기의 느낌이 조금씩 변하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에디터는 백화점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나눠주는 어느 블로터 스트립에서 나는 향기의 첫 느낌이 너무 좋아 덥석 구입했는데, 몇 시간이 흐르자 처음의 느낌과 달라 당황했던 경험이 있다. 이것은 향수 속에 조합되어있는 갖가지 다른 향료들이 휘발하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인데, 이런 발향의 속도에 따라 톱 노트(top note), 미들 노트(middle note), 베이스 노트(base note)로 구분한다. 톱 노트는 향수를 뿌렸을 때 즉시 나타나는 향을 말한다. 레몬, 베르가모트, 오렌지처럼 가볍고 휘발이 잘 되는 향료를 쓰는 경우가 대부분. 미들 노트는 하트 노트라고도 하는데, 향이 풍부하고 진한 것이 특징이다. 플로럴, 시프레, 그린, 스파이시 등의 계열이 여기에 속한다. 베이스 노트는 향의 지속성을 결정하는데, 우디, 앰버처럼 휘발성이 낮고 고착성이 훌륭한 성분들이 속한다. 반면, 향료의 농도에 따라서도 향을 구분하는데, 퍼퓸(perfume)은 원액에 가까운 향수를 일컫는다. 향료의 농도는 20% 이상으로 퍼퓨머가 나타내고자 하는 이미지를 가장 순수한 형태로 정확히 만들어낸 향이기 때문에 질이 훌륭하다. 향기의 지속력은 약 10시간 정도로 외출 전에 뿌리면 다시 뿌릴 필요가 없다. 하지만 농도가 짙기 때문에 너무 많이 뿌리면 다른 사람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다. |
그러므로 손가락에 살짝 묻혀 손목, 팔꿈치 등에 포인트로 바르는 것이 좋다. 오 드 퍼퓸(eau de perfume)은 향료의 농도가 10~20%로 알코올과 증류수가 섞인 형태. 향기의 지속 시간은 5~7시간 정도이다. 부하고 깊은 향을 간편하게 뿌릴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특징. 오 드 투왈렛(eau de toilette)은 향료의 농도가 5~10%이며 향기의 지속 시간은 3시간 정도. 가장 대중적으로 많이 쓰인다. 오 데 코롱(eau de cologne)은 향료의 농도가 5% 미만으로 지속 시간 역시 1시간 정도로 짧지만 상쾌하고 가벼운 향이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될 뿐 만 아니라, 향수 원료의 숙성 기간이 짧아 가격이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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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적인 성향이 강하고 책임감이 있어 맡은 일을 깔끔하게 하고, 친구를 잘 이해해하는 성격의 A형. 반면, 수줍음을 잘 타고 낯가림이 심한 편이라 다른 사람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지만 의리가 강하다. 특히 소극적이며 개성이 없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활기차고 밝은 이미지를 더해줄 수 있는 시트러스, 시프레, 그린 플로럴 등의 가볍고 상쾌한 향을 고르는 것이 좋다.
바닐라와 핑크 라일락, 릴리 향으로 이루어진 크림 부케. 50ml. 6만8천원. 스틸라.
시실리안 레몬, 오렌지 꽃, 연꽃 등이 어우러진 매혹적인 향의 시크릿 위시. 50ml. 6만6천원. 안나 수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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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이 밝고 쾌활하다 못해 제멋대로이기까지 한 B형. 창의력이 풍부하고 유머 감각도 뛰어나지만, 늘 주위가 산만해서 한 가지 일에 집중을 잘 못하는 성향이 있다. 오리엔탈이나 머스크 향이 B형 특유의 자유분방함에 여성스러움을 더해 오묘한 매력을 뽐낼 수 있다.
베르가모트, 샌들우드, 실버 메이플의 루미너스 오리엔탈 계열의 인튜이션. 50ml. 8만원. 에스티 로더.
섬세하고 여성스러운 오리엔탈 플로랄 향의 트레조 로즈 아모르. 50ml. 8만2천원. 랑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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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하고 활발하며, 여자든 남자든 스스럼없이 친구로 잘 지내는 성격으로 그룹 내에서 항상 리더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는 타입이다. 하지만 지는 것을 싫어하고 자신이 중심이 되지 못하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타입. 자칫 고집이 세 보일 수 있으므로 귀여운 플로럴이나 주시 프루티 등 상큼하면서도 로맨틱한 향으로 여성미를 강조하는 것이 제격이다.
과일향과 꽃향이 어우러진 부드럽고 달콤한 빠 아무르 뚜쥬. 50ml. 5만8천원. 클라란스.
여성스런 느낌과 환상적인 분위기를 선사하는 플로랄 향의 미드나잇 썬. 50ml. 가격미정. 롤리타 렘피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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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과 B형의 성격이 어우러져 머리가 좋고 논리적이며 판단력도 좋기 때문에 지적 매력을 살려 시프레 계열의 보이시한 향이나 우디 계열의 섹시한 향을 고르면 도도하면서도 활동적인 매력을 발산할 수 있다.
프레시한 첫 느낌의 샌들우드, 머스크 베일의 은은한 향기의 버버리 런던 포 우먼. 50ml. 7만원. 버버리.
은은하고 우아한 느낌을 한껏 살린 우디향의 알뤼르 센슈얼. 50ml. 10만9천원. 샤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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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내용은 엘르걸 본지 2006-12월호에서 확인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