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모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건설사 대량 부실 사태가 빚어졌던 2009∼2010년 당시의 두 배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공식적으로 알려진 부동산 PF 대출 규모는 지난해 9월말 기준 134조3000억원이다.
여기에 새마을금고 등 그밖에 업권에서 실행된 PF 대출잔액과 유동화 금액을 모두 포함하면 실제 부동산 PF 규모는 202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PF 규모 추정치인 100조2000억원의 두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보고서는 "2010년 초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급랭하면서 미분양이 급격히 증가하자 PF 연대보증을 제공했던 건설사들이 대거 부실화됐고 이로 인해 저축은행들의 동반 부실사태가 빚어졌다"며 "현재의 PF 위기는 구조 측면에서 당시와 유사하지만 PF 규모가 훨씬 크다"고 진단했다.
자료=한국건설산업연구원
아울러 수년간 부동산 PF 시장 금융참여자가 다양해지고 자본시장을 통한 직접금융 조달방식이 확대됐고 실물 부문의 부실과 금융시장의 불안이 상호작용하며 위기를 증폭시킬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보고서는 시행사와 건설사 입장에서 할인 분양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위기를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건산연은 PF 문제와 관련해 근본적인 해결보다는 향후 부실처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사태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주 건산연 연구위원은 "금융권의 손실흡수력을 보강하고 건설사들에 대한 직접적인 유동성 지원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미분양 매입 리츠와 임대사업 활성화 등의 방식으로 시장에서 미분양이 해소될 수 있는 여건 조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