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이 프로를 만든 자들의 의도가 분명한 그러나 그 의도가 설득력있고 이성적인 근거나 증거를 통해서 전혀 뒷받침 되지 못한 편향된 프로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남북이 통일 되지 못하고 대립이 우세한 상황에서 적어도 자신이 몸담고 있는 국가에서 다루어진 사건에 대해서 정면으로 상반된 결론을 내릴려면,
최소한도 누구나 납득할 만한 근거를---구체적인 증거는 아니라 해도---제시하고 한쪽으로 편향된 인사의 해설--김태형이나 한홍구라는 인물들이 그동안 어떤 입장을 갖고서 스테레오 타입적인 주장을 펴온 것을 고려해 보면----
이나 증언만이 아닌 상대편 입장의 시각도 공정하게 보여 줘야 마땅하거늘, 이 프로는 다큐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잇는 공정성의 기본도 갖추지 못한 프로라 생각한다.
단순한 몇가지 의혹만 가지고 단순한 의혹 제기의 차원을 훨씬 뛰어 넘어서 그동안 내려진 사건의 결론을 뒤 엎을려는 아전인수식 의도는 최근의 KAL기 사건이나 중부지역당 사건의 재론 요구등의 과거사 재조사 등과도 맞닿아 있다고 본다.
남북의 분단이 고착화 되 가면서 남북간의 이념적 대결뿐만 아닌 남한내의 좌우간의 이념적 대결이 첨예화 되 가는 상황에서---
단지 이 프로의 내용만을 기초로 해서 보더라도----김수임의 행적은 그의 무죄 쪽 보다는 오히려 그 의 간첩죄 유죄 쪽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준다고 생각한다.
남로당의 중요 간부이고 북에서 외무국장을 지낸 공산주의자 이강국을 사형선고 재판정의 최후 진술에서도 사랑한다고 했고, 그 또한 모윤숙과의 대화에서
남한의 시국에 대해서 이승만이 자본주의에, 그리고 미국에 남한을 팔아 넘긴다고 주장할 정도의 시국관과 자기 주장이 강한 여자가 어떤 동기와 이유에서 미 자본주의의 최 첨병인 미군 주둔군의 헌병 사령관과 동거를 하게 됐단 말인가?
또 하나 핵심적인 점은 이 프로에서도 여러번에 걸쳐 내 세웠던 소위 "막강한 권력" 을 가진 미 주둔군 헌병 사령관의--나중에는 경찰의 고문---- 동거녀를 이 프로에서 강하게 시사하고
아울러 인터뷰 대상자인 김태형이나 한홍구등이 주장하듯 아무런 죄도 없는 데, 사건을 조작하여 피점령지의 하찮은 수사기관이 구속하고 단죄를 할 수 있단 말인가?
이 프로에서도 들어 나듯이 그 소위 "막강한 권력" 을 가진 헌병 사령관은 그런 억울한 처사에 대해서 ---김수임을 실제로 좋아 했다고 하면서----
무력하게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 못하고 본국에 소환되서 장기간 조사를 받을 정도라면 그것이 과연 전적인 조작과 음모에 의해서 이루어 질 수 있다고 보는가?
그런데 여기서 김수임 사건자체와 별개로 한가지 웃기는 점은 이 프로의 내용에서 이 프로의 제작진이 전혀 예상치 못한 우리가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아주 중요한 사실을 잘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고정관념으로 그리고 흔히 진보주의자들이 상투적으로 주장하듯이 그당시 남한이 미국이라는 종주국에 대한 주권이 제약을 받는 종속국의 모습이 전혀 아니라는 점이다.
그 소위 "막강한 권력" 을 가진 미 헌병사령관도 그의 본국인 미국도 이 사건에 대해서 거의 아무런 힘이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을 정도 였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 프로의 편의적이고 자의적인 시각은 여러 곳에 발견할 수 잇는 데, 가령 예를 들어서 김수임의 죄목 중에 하나인 남로당 간부인 이강국의 북으로의 도피를 도운 죄와 관련해서
그것이 별로 심각한 죄가 될 수 없음을 보이기 위해서 그당시 남북한간의 정세나 남한내의 대결 상황이 심각한 것이 아님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그당시 제주 4.3 사태, 여순 반란사건 등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살륙되고 사형 될 정도로 좌우 대결이 첨예한 상황을 고려하면 이런 주장이 얼마나 아전인수식 주장인 지를 알 수 잇다.
앞에서도 지적 했듯이 이프로가 다큐로서의 공정성의 기초도 갖추지 못했음은 소위 진보 내지는 좌파적 시각을 갖춘 인물들만----
그 당시에 활동했던 인물도 아닌 나이 젊은 변호사와 교수인---- 참조 인터뷰 대상자로 여러번 등장 시키면서도, 그 반대편 입장을 대변해 줄 인물의 인터뷰는 하나도 없다는 것일 뿐만 아니라,
고작 이젠 고인이 되서 더 이상의 반론도 할 수 없는 오제도 검사의 낡은 저술의 일부만, 그것도 아주 폄하하는 자세로 몇 구절 인용하는 극도로 편향된 성격을 보이고 잇다.
이 프로와 위 인터뷰 대상자들은 김수임이 반공 이데올로기의 희생자 인양 강변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들이야 말로 그들 자신의 현재의 정략적 목적에 의해서 정확히 말해서
반공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남북 분단과 좌우파 대결의 역사적인 희생자일 수 있는 김수임을 또 다시 이용함에 의해서 두번 죽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이 프로에 나온 그 당시 법무사인 김태청씨가 밝힌 김수임의 최후 진술을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나로서는 그때 너무 당연한 일을 했고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자신이 사형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피고가 만약 전적으로 억울한 일을 당했다면 그 자신 억울하다고 밝혀야지, 이강국에 대한 확고한 사랑을 밝히면서 이렇게 주장 했다면
기소된 죄목을 그 나름대로의 확신범 답게 당당히 인정하면서 그 행위가 자신으로선 당연하고 후회할 일이 아니다 라고 진술한 것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닌가?
김수임은 그당시 이미 이화여전을 나와 영어에도 능통한 재원으로 위에서 소개한 모윤숙과의 대화에서
이승만과 자본주의, 미국에 대한 비판적인 시국관을 확고하게 주장할 정도의 인물임을 간안하면 위 진술이 김수임 사건과 관련하여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분명하지 않은가?
kbs여! 김수임을 두 번 죽이지 말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