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에서 ..........민솔
민솔이 글을 즐기는 친구들하고 이 가을 덕수궁에서 만남을 가졌다
때마침 비가 내리는 궁상스런 날씨땜에 벼르던 얼굴들을 못보게 되면 어떡허나
민솔이 내심 은근히 걱정도 했었다
뽀족 구두 신고 먼 곳에서 한 걸음에 달려온 아우들도 있었으니
그 아낙들이 봉다리에 먹꺼리를 가득히 담아온것들 중에는
민솔이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먹어본 메뉴가 있었으니
그것은 거의 보약 수준에 가까운 "단호박 식혜" 였다
천안에서 온것임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천안의 명물인 호두과자와
광덕산 어디쯤에서 주웠다는 토실한 찐밤도 들어 있었는며
아마 밤 잠 못이루고 준비한것을 싸들고 새벽같이 달려온듯 했다
2층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는데 비 내리는 날의 덕수궁 돌담길이
여느때 와는 다르게 더욱 운치있어 보였지만 궂은 날이
얼른 맑아지기를 바램으로 느긋하게 식사를 마쳤다
땅은 질척 했지만 내리던 비는 이내 그쳤다
덕수궁 내의 단풍이 작년보다는 덜 이뻤지만
우리들 마음만은 작년 못잖게 타오르고 있었으니
특별한 행사인 귀한 장면도 볼 수 있었다
덕수궁을 나와서 시청앞 광장을 가로질러 청계천으로 향했다
이른 시간이라 등불 축제의 분위기가 절정에 이르진 않았지만
우리들의 매순간은 마냥 행복하고 즐거웠다
만나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하일라이트로 노래방을 찿았다 "나는 행복한 사람" 을 부르면서 정말로 행복함에 젖어보기도 하였다
먼 곳의 천안 아낙 두 사람을 보내고 서울에 사는 우리들은 소박한 주점에 들어갔다 자리를 잡은뒤 공짜 안주에 우린 관심이 쏠렸지만 낙지 볶음에 비벼주는 국수도 알뜰히 챙겨 먹었고 쉽사리 입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투덜거리면서도 그 조개탕에 들었던 조개를 끝내는 민솔이가 다 벗겨 먹었다 ㅋㅋ
주점을 나오니 그제사 본격적인 등불 축제가 벌어지고 있었다
불빛에 어린 청계천의 물이 다양한 색상으로 비쳐져서
황홀할만큼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는데 그 광경을 가까이에서
구경하려고 몰려든 인파의 숫자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글을 사랑하는 모임이라 감성이 넘쳐나고 마음들이 유순하지만
간간이 살짝 건네는 나의 농후한 농담에도 잘 받아 넘기는 친구들을
오래토록 만나는 가운데 두터운 우정도 같이 쌓아진듯 하다
민솔이 2013년 낭만어린 덕수궁에서 매우 행복 했음을
이쁜 글 친구들에게 띄우노라
친구들아 !
많이 많이 사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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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주 좋은 시절에 만추를 제대로 즐기셨네요 청계천 등축제도 곁들여 보셨으니
얼마나 멋져요
저물어가는 가을이 아쉽도록
덕분에 좋은 구경 잘 하고 갑니다.
덕수궁에 깊어가는 가을 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연애 시절에 많이 가던 곳 이였는데.....
그곳에 머무는 가을이 그립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올해의 가을도 어언 저물어 가는 저녁 노을 같습니다
막바지의 단풍을 구경 하시려면 지금도 늦지 않을겁니다
부자농부님...
이 가을에 연애시절을 한번 회상 하시면서 고궁을 한번 거닐어 보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