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앗간 가래떡/ 좋은예감 박구영
맵쌀 한말 찹쌀 한되 맑은물 나올때까지 바락바락
손등 찰랑하게 물 맞추고 한두시간...
엄니는 불은 쌀에 한 종지 소금을 섞어 머리에 이고 내손을 잡고 방앗간에 가자십니다
골목길 돌아 언덕아래 국수공장 건너편 시커먼 방앗간
하루종일 철거덕 철거덕 윙윙소리가 오늘은 더 크게 들립니다
천정에는 검은 쇠 파이프에 대여섯개의 검은 바퀴들이 하루종일 돌아가고 있네요
차례에 맞추어 아저씨가 막대기로 바퀴에 걸린 피댓줄을 옮기면 그 줄에 연결된 기계가 절그럭절그럭 돌아가고 밑의 통에는 연실 하얀 가루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고추를 빻았었는지 고춧가루 냄새에 눈도 코도 따가와 재채기를 몇번..
엄니에게 건네 받은 쌀을 아저씨는 통에 붓고 막대기로 피대줄을 넘기고 나니 쩔그럭쩔그럭하며 우리 기계가 돌아갑니다
털털거리리며 구멍사이로 휩쓸려 빨려 들어간 쌀은 잘게 부서진 가루가 되어 통에 쌓입니다
엄니는 다칠까 손을 뻗어 날 가로막고 서 계시고
쌀이 다 들어가자 부서진 가루를 다시 한번 통에 붓고 손잡이를 돌리니 곱고 더 하얀가루가 눈이 되어 쏟아집니다
그리곤 그 가루를 김이 푹푹나는 시루에 넣고 아저씨는 아무말 없이 가버립니다
그 시간이 왜 그리 길었는지...
엄니가 다 된것 같다고 손을 흔들며 소리를 치십니다. 아저씨는 냅다 달려와서 떡덩어리가 되어버린 흰떡을 다른 기계에 붓고 뱅글뱅글 도는 주둥이에 주걱으로 꾹꾹 쑤셔 넣으니 두줄기 하얗고 긴 가래떡이 줄줄 나오며 물로 잠수~~~
계속 밀려 나오는 가래떡
다라이 크기에 맞게 칼이 빙빙 돌며 떡을 자르고 엄니는 물에서 건져 다라이에 담지요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며 "언제나 한개 주나" 하고 기다리면 제일 끝에 나오는 가래떡은 다라이에 담지않고 내손에 쥐어 주십니다
말랑말랑 하고 따듯한 가래떡을 한입 잘라 씹으면 쫀득쫀득하고 찰진 떡이 입안 한가득
올 때보다 훨씬 짧아진 집 가는길은 늘 아쉽지요
이틀 지나서 퇴근하고 돌아오신 아버니가 굳은 가래떡을 칼로 얇게 썰어 설에 먹을 떡국떡을 만듭니다.
딱딱하게 굳은 떡을 주머니에 넣고 손톱만큼 크기로 똑똑 잘라 오물거리면서 씹으면 고소하니 맛있었지요
이제는 방앗간도 구경하기 어렵고 마트에서 진공 포장된 떡국떡을 사서 떡국을 끓이니 세상 편해 지기도 했지만 오롯한 정이 없어지는것 같아 맘 한구석은 허전합니다
올해 떡국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마트에서 사서 끓여 먹었지만 두달전에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에 어렸을때 썰어 주신 떡국떡이 갑자기 생각이나서 목이 메입니다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건강 하세요
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옛날 추억이 물씬 풍긴 방앗간의
모습입니다 방앗간에 가서
가래떡을 뽑아다가 먹던 기억이
생각이 나지요 떡국을 끓여 먹기도 하고
사진과 글을 보니 옛 기억들이
되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떡국이 가래떡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누구나가 더 잘 알지요
지금은 떡 방앗간이 그리워질 때이지요
지금은 마트에 가면 얼마든지
가래떡을 구경할 수가 있어요.
옛날에 비하면 참으로
편리한 세상이 돌아가지요
가래떡이 자꾸만 먹고 싶어지는
느낌이 듭니다.
가래떡의 추억이 덜컹 생각이 나서
몇자 적어봅니다
긴 글을 통하여 그리고 방앗간의
사진을 통하여 올려주시느라고
정말로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좋은 예감님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감사히 읽습니다 시인님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네
감사합니다
어린시절 명절이면 아버지는 발동기를 돌려서
가래떡을 뽑았던 추억이 있어요
발동기까지요?
방앗간집은 엄청부자로 알고있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버님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의 시간 이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