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반 이상을 녹화중계로 편성하고, 자신들의 중계권을 되팔지도 않는 SBS의 행동에 대해 <야구팬으로서> 분노를 느낍니다. 저는 그들이 중계권을 엑스포츠 등 다른 방송국에 팔거나 뭔가 조치를 취했으면 좋겠다고 생각 합니다.
하지만 과연 <한국야구를 생중계>하는 것이 절대절명의 과제인지 생각해보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됩니다. 일본야구 중계하는 날 드라마채널에서 생중계하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 <개념있는 행동>이지만, 드라마 채널을 좋아하는 시청자나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 시청자라면 얘기가 달라지죠. 일례로 저의 어머니는 요즘도 <케이블 채널마다 죄다 야구만 중계한다>며 불만이신데 또 한 채널에서 야구를 한다면 아마 '분노'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야구를 좋아하는 팬들을 생각한다면, 그리고 이승엽 경기를 챙겨보는 사람들이 대부분 한국 야구 특정팀을 좋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생각하면 SBS는 분명 머리를 잘못 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열혈 축구팬>이 아닌 <시간 남아서 이리저리 채널 돌려보는 대다수의 시청자>들이 박지성 경기를 더 챙겨볼지, 아니면 전남과 수원의 K리그를 챙겨볼지 생각해보면 SBS 입장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갑니다. 시차없이 비슷한 시간에 특정 스타의 해외 경기와 국내리그가 겹친다면 (열혈팬 말고) 일반 대중들은 아마 특정 스타의 경기를 선택할 것 같네요.
물론 SBS가 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야구팬이니까요. 하지만 드라마 채널에서 야구를 중계하는 것, 이승엽 대신 국내야구를 중계하는 것이 과연 다수가 원하는 일인가.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합리적인(?) 해결책은 중계권을 되파는 것이지만 공영방송도 아니고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민영 방송사에서 그렇게 할리는 없겠죠. 참 애매한 일입니다.
[2] 정희상
어제 경기가 막판에 원사이드로 몰리면서 그의 홈런이 좀 묻혀버렸지만 정희상이 데뷔 첫 홈런을 날렸죠. 개막 후 줄곧 부진에 빠져 본인도 많이 답답했을텐데 일단 좋은 타구 하나가 나왔으니 마음의 짐은 좀 덜었을 것 같네요.
포지션 등 여러가지 문제로 당장 많은 타석에 들어서기는 힘들겁니다. 그리고 군문제가 걸려 있는 대졸선수라는 점을 감안할때 차분한 시각으로 커리어를 바라보기도 어렵죠. 하지만 본인 스스로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점으로도 의미가 큰 홈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3] 조원우 & 정민철
올 시즌 두번째 홈런도 사직에서 때리네요. 시즌 초반만 해도 스윙이 완전히 퍼져서 나와 <이대로라면 정말 은퇴해야 하는 것 아닐까> 싶은 생각까지 들 정도였는데 최근 스윙이 좀 날카로워졌다 싶더니 요즘은 심심찮게 좋은 타구를 날리는군요. 벌써 우리 나이로 37.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는 선수라고 보긴 어렵지만 근성좋고 잔재주 많은 선수인만큼 라인업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어린 선수들에게 충분히 귀감이 될 것입니다.
잘 나가던 선수가 폭발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도 팬으로서 속 시원하고 즐거운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부진으로 마음 고생하던 선수가 여봐란 듯이 파워풀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참 보기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최근의 조원우나 올 시즌의 정민철이 바로 그런 케이스겠죠. 많은 이닝을 채우지 못해 불펜에 부담준다며 <정민폐>소리까지 듣던 정민철이 평균 6이닝을 넘게 던지며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도 겸하고 있으니까요.
작년 시즌의 정민철이 몇몇 올드팬들의 머릿속에만 남은 <추억 속의 에이스>였다면 올 시즌의 정민철은 그야말로 <돌아온 에이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스스로 자신감도 많이 붙은 모습인데 전성기처럼 회초리를 때리는 것 같은 팔로스로우로 149를 찍지는 못하더라도 지금처럼 오래오래 롱런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우리는 그것도 기억해야죠. 전설의 투수 선동렬보다 많이 이긴 현역선수는 송진우를 빼면 오직 그 뿐이라는 사실도요.
[4] 김태균
어제 김태균이 100% 출루하며 2안타에 타점 하나 올렸죠. 올해 너무 잘 나가서 그런지 홈런이나 장타가 안 나오면 왠지 좀 손해본 것 같고 아쉬운 느낌도 들죠. 시즌 시작 전 제가 <올해 성적이 작년보다 대단히 상승할 것이고 커리어하이 시즌이 될 것이다>라고 공언했는데 슬슬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마 팬들의 비판 덕분이라기 보다는 이대호라는 라이벌의 출몰로 인한 본인의 전투력 상승 덕분이겠죠.
김태균이 한창 논란에 휘말렸을 때 저는 그런 얘기를 했었습니다. 팀 내에서 보고 배울 선수도 없고, 이슈화된 라이벌도 없이 일찍 성장해버려서 잠시 매너리즘에 빠질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입니다. <병장들 모두 제대한 내무반에서 군기가 좀 빠져버린 똑똑한 일병>이라는 예도 들었었죠. 그 사람 잘못이 아니라 환경이 조성되지 못했다고 봤는데 올해는 정말 제대로 터지고 있네요.
혹자들은 김태균이 <성실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뭔가 좀 전력질주 안하는 것 같고 설렁설렁해보이는 외모 때문에 그렇겠죠. 하지만 선수들 얘기를 들어보면 김태균은 의외로(?) 아주 성실하며 훈련태도 역시 정말 좋다고 합니다. 겉으로 보기에 좀 더 야무져 보이는 다른 선수들보다도 더 열심히 훈련한다고 하죠. 우리야 선수들을 볼 수 있는 공간이 그라운드밖에 없지만 눈에 보이는 몇몇 장면만으로 선수들을 평가하고 깎아내리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드라마채널;에서 중계 한다는 얘기도 쏙~ 들어갔던데요. - -;;
희상선수 어제 홈런전에 그저께 2루타도 있었어요 ㅎㅎ 사직 중앙외야펜스를 원바운드 직격.
X-sports에 중계권을 파는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인것 같습니다. 국내 프로농구도 X-sports에서 중계권을 가지고 다른 방송국에 팔고 있으니.... 그런데 공중파 3사가 X-spors를 따돌리고 있으니 그것도 쉽지 않을듯.....
정밍철 선수가 어느새 선동렬 통산 승수 기록을 넘어섰었군요.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잊고 있었네요. 현역, 은퇴 통털어서 통산 승수 1,2위가 저희 팀에 있네요~
정 선수는 3위. 2위는 이강철 코치지요.
저도 이승엽경기 참 불만이 많습니다.. 빨리 메이져 가길 바랍니다.. 중계가 겹치지 않게..^_^;;
전부터 가끔 쥔장님이 예언같은 발언을 했고 그 말이 들어맞아돌아갈때 '제가 머랬습니까'라는 식의 글을 쓰시는데 조금 묘하네요. 저만 그런건가.. 자화자찬 같은 글 같아서 읽기 거북하기도 합니다 ㅎㅎ;;
나도 쥔장님 그런면은 조금 거북하던데...^^; 눈팅만 해서...뭐라 얘기할 입장은 아니지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