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있던 악몽이 아직 가시지 않은 공포(?)가 남아 있는 우리에게는 천만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오늘 가서 보낼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관계로 아침 3시에 출발하자는 이번 여행을 함께 가기로 한 지인 말에 그건 너무 이르니 4시에 출발하자고 한대로.. 4시가 조금 넘어서 출발하니..
지인 집에 도착한 시간이 4시가 넘었구.. 짐을 실은 후,
4시 반에 목적지를 향해 악셀레이터를 힘차게 밟았다.
목적지는 버지니아 주에 있는 세난도우 국립공원(Shenandoah national park).
도착 예정 시간은 11시에서 30분 늦춘 11시 30분.
우리 일행은 뉴욕 시를 벗어나 78번과 80번 고속도로를 타고 뉴저지와 팬 주를 거쳐 웨스트 버지니아 주를 맛배기로 슬쩍 넘어, 물을 빼려 휴게소에 멈추니.. 울창한 단풍이 반갑게 맞이한다.
더도 덜도 말고 저 정도 단풍이 들었으면 들면 얼마나 보기 좋을까!..
[사진 1..가는 길못 휴게소에서]
Almost Heave,West Virginia Blue Ridge Mountains,Shenanndoah River Life is old there,older than the trees Yonger than the mountains,growing like a breeze ...
Country Roads,Take me home
존 덴버의 <Country roads, Take me home>에 나오는 세난도우 리버는 웨스트 버지니아에서 시작하지만 주류는 세난도우 국립공원을 끼고 흐른다. 블루 릿지 마운틴은 펜주에서 조지아 주에 이르는 에펠레치아 산맥을 일컫지만 존 덴버는 버지니아의 [하늘 길 Skyline Dr.] 이 있는 세난도우 국립 공원을 염두에 둔 게 틀림없다.
오늘 우리가 갈 곳은 세난도우 네셔날 파악 정상을 이은 도로로 ‘스카이라인 드라이브’ 코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산 정상에 만든 [하늘 길]로 길이가 103 마일이 되며, 차 속도는 35마일 이상 달리지 못하게 하니 3 시간 이상 드라이브해야만 북쪽 입구에서 남쪽 입구에 이를 수 있다.
여기서는 산이라 하지만 우리는 산맥이라 해야.. 그 정상을 이어서 만든 길 길이가 3시간 이상 드라이브할 수 있다고 연상이 될 것이다.
새벽 4시부터 일어나 쌩~ 달려왔지만.. 평균 시속 70마일로..
도착 시간은 아침 11시.
우리가 오늘 여기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은 오후 5시 까지로.. 해가 지면 볼 거리가 없으니.. 약 6시간 남짓
그 시간 안에 밥 먹고, X싸고 하면 빠듯할 수 밖에 없겠다.
해서 부랴부랴 아침 겸 점심에 먹을 음식을 사서.. 입장을 하려는데.. 이거..
추석 귀향 길 톨 게이트 지나듯 마냥 세월아 네월아 하고 있다. 승질 급한 나와 친구는 “이거.. 이거..” 만 연발하고..
이렇게 엉금엉금 입구에서 어기정 30분을 빼앗기고 드디어 입구에 도착하여 인상을 팍 쓰며 입장료를 지불하려니..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며 입장료 내지말고 그냥 지나가라고 하면서 공원 지도까지 준다.
그 말 한방에 30분 낭비하는 동안 차 안을 가득 메우고 있던 스트레스의 악취가 단박에 날아가 버린다.^^
룰루 랄라..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못 말리는 이 공짜의 즐거움이여~~~
웃으며 수선을 피우는 사이에 차는 업 앤 다운을 거듭하면서 30분 정도 걸려 산 정상에 이른다..
아마 걷는 등산을 했더라면 입구에서부터 시작해 땀을 찔찔 흘리며 3시간 이상 걸어 정상에 이르렀을 것이며.. 그때서야 싸온 점심을 맛있게 먹겠지?^^
그리곤 정직한 사람이라면 이렇게 말하리라..
"금강산이나 묘향산은 말할 것도 없고, 설악산이니 지리산 단풍이 여기보다 훨~ 나은데..
뭐 땜에 걸어 올라왔지!.. 그냥 차 타고 올라올껄!.."
누가 뭐라 하든 우리는 나름대로 신이 났으니.. 일단 사진이나 박아야지!
[사진 2. 2500 피트 산 위에서 내려다 보는 풍광]
차를 세우고 볼 수 있도록 만든 전망대 밑으로 보이는 가파른 산은 찔끔 오줌이 저리도록 만든다.
세상사 내 뜻대로 되는 게 아니듯 작년에 시월 마지막 주말에 왔다가 눈 땜에 입장을 못해 이번엔 일주일 앞당겼는데.. 올해 단풍 절정은 다음 주나 다다음 주가 된다고 하듯, 아직 완전한 단풍이 들지 않은 조금의 아쉬움이 있지만.. 이런 풍광을 볼 수 있게 해준 모든 이들과 자연에 고마움을 전한다..^^()..
[사진 3. 바위를 뜷고 만든 길]
한편으로는 지인의 말처럼 여기 단풍이 어찌 한국 단풍만 하랴 하는 말이 실감이 나고..
아무래도 단풍 만큼은 여기보다는 뉴욕이 낫다고 외치는 머리 속의 아우성을 무시할 수가 없다.
이와 같은 [하늘 길(Skyline Dr.)]를 만들 때 얼마나 많은 에너지와 희생이 따랐을까?..
이 공사 역시 세계 공황일 때 벌인 공사라고 한다.
조금 더 시간이 넉넉하다면 차에서 내려 두어 시간 이상 산행을 할 계획이었는데..
어쩔 수 없이 한 시간 남짓 산행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사진 4. 노루와 함께.. 이곳 노루는 사람을 피하지 않는다]
3000 피트 고산(高山)에 죽은 고목에 생긴 버섯을 보고..
혹 좋은 버섯이라면 다음에 와서 왕창 도리해 가겠다고 하면서 ..
짝은 몇 개를 샘플로 따왔는데.. 결과는?..
[사진 5. 죽은 나무에서 자라는 버섯]
그리고 그렇게 서둘렀건만 오후 4시 반이 넘어서니.. 끝까지 가지 못하고.. 하늘 길 3/4 정도 지점에서 삐져 나와야만 했다.
다른 약속이 없다면 남쪽 입구 끝까지 갈 수 있었는데.. 우리는 저녁 약속이 있기에 그런 것이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하늘 길]을 달리며 주변 경관을 보는 것도 좋았지만..
그 보다는 산행이 더 마음에 든다.
해서 다음에 오게 되면.. 드라이브 하는 시간 외에 등산하는 시간을 3시간 이상 계획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첫댓글 참, 부럽다.
천국이 따로 없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