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을 도와주는 버스가 800번이다.
새벽까지 비가 내렸다고는 하지만
출근길 도로는 이미 바닥이 말라있었으니
꼭 빗길 사고는 아니었지 싶다.
가끔 만났던 기사양반은 젊기도 젊은데 그래서일까
예의바르게 타고 내리는 손님에게 항상 웃으며 인사를 건넨다.
오늘은 지갑을 놓고 버스에 오른 학생을 두고
다음에 꼭 한 번 더 내라며 등교길 늦지 않게 해주던걸 보았다.
참 속 고운 분이시다 생각하고
책을 꺼내어 읽었다.
차가 서면 어김없이 인삿말이 숙인 고개위로 넘실거렸다.
화전을 지나가면서는 정류장이 띄엄 있는 관계로
대개의 차들이 속력을 내는데 또한 예외아니었던 차.
어째 브레이크가 급하게 밟힌다 싶었더니
차가 왼쪽으로 살짝 틀어지는 기미가 느껴짐과 동시에
'콰 광' 크게 한 번 작게 한 번...
버스 안은 큰 진동없이 부딪쳤다는 느낌을 소리로만 전해들었다.
버스기사는 급히 일어나 손님들을 살피더니
'다치신 분 없으세요? 죄송합니다' 하고 바로 또
'신호등을 봐주세요. 저희 차 진행 신호등인걸 확인해주세요' 하고는
부딪친 차를 향해 갑니다.
1톤 봉고트럭인데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백미러가 형체도 없이 날아갔지만 트럭도 트럭 기사도 큰 외상이 없어보인다.
그 젊은 기사는 트럭 기사와 서로 필요한 곳에 전화를 넣고
그 자리에서 잘잘못을 가리더니
버스기사는 이내 손님들을 다른 차에 옮겨타는 일을 서두른다.
덕분에 바로 차를 옮겨타고 출근을 마쳤다.
이름 알 수 없는 젊은 기사양반 예의도 그리 깍듯하더니
어쩜 그리 침착하신가.
'나도 그럴 수 있을거야' 몇번씩 다짐해 보지만
과연 그런 위급하고 다급한 일이 닥치면 나는 그리 해낼 수 있을 것인가.
그런 일이 없어야겠지만 두고보니 나는 가만 시키는대로 따라하다가
상황종료된 것이 아닌가.씁...
아침 출근길 겪은
그런저런 생각을 해선지 뒷골이 무겁다.
첫댓글 그 기사 상 줘야겠네요...^*^
저도 접촉사고를 한번 겪은 적 있는데, 참 침착한 분이네요.
큰 사고가 아니여서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