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1열이 일요일 오전으로 시간대를 옮기면서 잘 챙겨 보지 못하다가
오늘 보게 되었는데 정말 좋았어요.
원래 좋아했던 프로그램입니다.
1회 때부터 열혈 시청자였지요.
주제에 맞게 두 편의 영화를 선택해 전체 스토리를 압축해 보여주는데
보았던 영화이거나, 보지 못한 영화이거나 늘 흥미로워요.
영화를 보긴 보았지만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풍성하거든요.
오늘은 '나를 찾는 엄마들 특집'으로
'툴리'와 '스틸 앨리스' 두 편을 간략하게 보여주었어요.
신발 하나 제대로 못 찾는 첫째 딸, 남들과 조금 다른 둘째 아들, 갓 태어나서 밤낮없이 울어대는 막내, 그리고 자신에겐 아무 관심도 없이 매일 밤 게임에 빠져 사는 남편까지, 매일 같은 육아 전쟁에 지쳐가는 ‘마를로’(샤를리즈 테론).
몸이 스무 개라도 모자란 엄마 ‘마를로’를 위해 그녀의 오빠는 야간 보모 고용을 권유하지만, 아이는 엄마가 돌봐야 한다고 철석같이 믿어 왔던 ‘마를로’, 드디어 야간 보모 ‘툴리’(맥켄지 데이비스)를 부르게 됩니다.
홀로 삼 남매 육아를 도맡아 하면서 슈퍼 맘이 되어야만 했던 ‘마를로’ 곁에서 ‘툴리’는 마치 자신의 가족처럼 그녀와 아이들을 돌봐줍니다. 슈퍼 보모이자 때로는 인생 친구가 되어 주는 ‘툴리’로 인해 ‘마를로’의 삶은 조금씩 변화하게 되지요.
그런데 이 영화의 백미는 바로 툴리의 정체.
마를로의 성이 바로 툴리였던 것.
그러니까 결국 마를로는 툴리라는 허상을 만들어 자신을 추스려왔던 거예요.
또 하나 놀라웠던 것은
이 영화의 주연배우 '샤를리즈 테론'이 극 중 리얼리티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22kg 살을 찌웠고, 영화가 끝난 후 찐 살을 빼려고 일 년 이상 고생했다는 것.
아, 어쩐지. 임신과 출산으로 망가진 몸을 어떻게 저렇게 리얼하게 보여줄 수 있지? 의문을 가졌는데 실제였던 거예요. 모유 수유 장면을 포함한 모든 장면을 대역 없이 직접 연기하는 열정을 보여준 저 배우, 엄청 멋쟁이인데 영화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군요.
두 번째 보여준 영화는 2015년 5월에 본 영화 '스틸 앨리스'
그때 쓴 감상평을 다시 올려보겠습니다(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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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어머니, 아버지 두 분 다 1930년생...
우리 나이로 86세 되신 거죠.
아버지는 괜찮으신데, 어머니가 요즘 깜박깜박증이 아주 심해지셨어요.
방금 한 말도 기억 못하는 까닭에 본인도 당황하고, 주위사람들도 당황하고...
나이 탓이려니 생각하지만, 그래도 많이 두렵네요.ㅠㅠ
어머니 때문에 고민하고 있던 차....
이 영화가 눈에 띄어 보게 되었어요.
얼마나 적나라하게 표현되었는지, 얼마나 사실적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고 싶기도 했어요.
아름답고, 지적인 콜롬비아 대학 언어학과 교수인 앨리스는
어느 날, 자신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느낍니다.
조깅을 하다 갑자기 주위가 낯설게 느껴지고
강의 도중 사소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고
어떤 땐 강의실에 들어섰는데, 강의주제가 뭔지도 모르는 경우도 발생하고요.
그러다...
자신이 유전성 조기다발성 알츠하이머라는 진단을 받게되는데
아버지로부터 유전된 이 병이 자식들에게도 거의 유전된다는 말에 충격을 받게 되는데
똑똑한 법대 출신 첫째 딸이 양성으로 판명되고(그녀는 쌍동이를 임신 중이었는데 아기들은 다행히 별 영향이 없다고...)
의대 나온 아들과 LA에서 연극을 하고 있는 둘째 딸은 음성으로 판명되지요.
그날 이후로 그녀는 차츰 기억을 잃어가는데
50세라는 젊은 나이이기 때문에 증세가 더욱 급격히 나빠진다고 하네요.
앨리스가 자존감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눈물이 울컥울컥....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더더욱 서글펐습니다.
기억이 사라질 수록 나타나는 여러가지 증상들을 종합해 보자면
그녀의 기억은 어린 시절로 자꾸만 돌아갑니다.
현재의 기억보다는 과거의 기억을 더 또렷이 기억하는 거죠.
우리에겐 치매라는 이름으로 더 친근한 병....
가족도 알아보지 못하고, 결국엔 자신을 잃어버리게 되는 병...
무섭기도 하고, 수치스럽기도 해서
누구든 피해가고 싶은 병....
영화 속 앨리스가 슬프게 외칩니다.
"차라리 암이었으면 좋겠어."
기억은 사라져도, 하루하루 살아가는 앨리스의 모습이 참 서글프고, 안타까워
가슴 아팠던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로 주인공 앨리스(줄리안 무어)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는데
충분히 받을만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정말로, 실감나는 연기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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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본 방구석 1열...
좋은 프로그램이니 장수하길 빕니다.^^
첫댓글 저도 방구석 열혈시청자. ㅎㅎ
지난주엔 일본 감독 ... 아 이름이... 가족에 대한 영화 만드는 ...
암튼 그 감독이 나왔는데 재미있었어요.
어느날 아버지가 된다, 어느 가족 영화 이야기, 뒷이야기.
영화에 관한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재밌어요^^ 난 어렸을 때부터 영화 광팬.
스틸앨리스는 소설로 읽었는데 감동적이었어요 눈이부시게 드라마도 치매에 관한건데 정말 재밌었어요
아, 존엄한 삶이 사라진 치매라는 병, 정말 무서워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