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안에 어떤 인생

[미카엘~♡]

[ 어떤 인생 ]

작년 5월, 어느 신문이 한 변호사의 별세 소식을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서울법대를 졸업하고 제1회 사법시험에 합격후 판사가 된 그는 네 딸을 두고 있었는데, 첫째가 눈에 이상이 왔고 백방으로 치료했지만 결국 양쪽 시력을 모두 잃었다. 그는 딸 치료 등 뒷바라지를 위해 천직으로 여기던 판사를 그만두고 변호사 개업을 했다.

그 딸은 앞을 볼 수는 없었지만 공부를 잘해 미국으로 유학가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돌아와 서울맹학교의 교사가 되었다. 취직한지 9개월 되는 때쯤 두 동생들과 함께 집 부근 삼풍백화점에 들렀었고, 그 때 붕괴 사고로 세 자매가 모두 세상을 떠났다.

그 변호사는 딸들의 보상금으로 받은 6억 5천만에 본인 재산 7억원을 보태어 장학재단을 설립하고 첫째가 근무했던 서울맹학교에 기증하였다. 그가 어제 세상을 떠났다. 이름은 정광진이다." 이런 내용이었다.

이 슬프고도 감동적인 기사에 첨부된 고인의 사진에서 나는 어디서 본듯한 느낌을 받았다. 정광진이라는 이름도 귀에 설지 않았다. 37년전 사법연수생 시절 우리반 변호사 실무 강의를 했던 분인 것 같았다. 당시 나는 공직 임관을 목표로 하던 때라 변호사 실무강의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아 생각나는 강의 내용은 없지만, 그 교수의 엄숙한 표정, 앞머리로 이마를 가리던 헤어 스타일, 그리고 앞니 위부분이 약간 깨져 있었던 것은 또렷이 기억났다.

사진을 다시 들여다 보니 그의 앞니가 깨져 있었다. 그 교수님이 삼풍사고 때 딸 셋을 잃은 피해자였단 말인가? 여태 누구도 그런 얘기를 내게 해준 사람이 없었다

세 딸을 한꺼번에 잃은 아비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미쳐버리지 않고 어떻게 견딜 수 있었을까? 가늠도 잘 안 된다. 아마도 짐승처럼 울부짖었을 것이다. "도대체 왜 나에게 이렇게 하시는 겁니까? 내가 무엇을 그리 잘못했습니까?" 하고 하나님께 격렬하게 대들었을 것이다.

그러다 격렬한 항의 중에 그는 희망의 빛이 사방을 뒤덮고 있는 절망을 뚫고 나오는 것을 느꼈던 것일까?

"이제 내 딸들이 세상의 빛이 되게 할 것이다"라고...

그는 놀랍게도 절대적 절망을 절대적 희망으로 전환시켰다.
그가 만든 맹인들을 위한 장학재단은 세 딸의 이름 한자씩을 가져와 "삼윤장학재단"이라 명명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은 수많은 맹인 학생들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고 있다.

나는 신문을 접고 점심을 먹는둥 마는둥 끝낸 후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오월임에도 더위는 한여름을 방불케 했다.
내가 도착했을 때 빈소에는 교회 분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었고 빈소 앞 대기공간 의자에는 기자로 보이는 젊은이가 노트북으로 무언가를 작성하고 있었다.
언론의 대서특필과는 달리 문상객은 그리 많지 않았다.

예배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빈소로 들어갔다.
상주는 건장하고 용모가 준수한 20대 청년이었다.
자신은 고인의 외손자이고 할아버지는 편안하게 눈을 감으셨다며 나이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내가 사법연수원 다닐 때 할아버지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던 변호사"라고 소개하며 조문을 마치고 나오려 하자, 그는 할머니를 꼭 뵙고 가시라며 잠시 기다려 달라고 했다.

그는 접객실로 달려가 고인의 부인을 모시고 나왔다.
매우 선하고 고운 인상의 할머니로 보였다.

"제가 20대 때인 86년에 사법연수원에서 정 변호사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는데 이제 제 나이가 환갑이 되니 선생님은 떠나셨다."며 인사를 드리자 사모님은 나의 손을 꼭 잡으시며 "당시 사법연수원에 출강하는 것을 아주 좋아하셨는데 다른 일로 그렇게 오래하지는 못해 아쉬워하셨다." 고 회고했다.

나는 선생님이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 세상에 빛을 보태신 영웅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추모하였고, 노 부인은 잡고 있던 손에 힘을 주시며 엷은 미소띤 얼굴로 끄득이셨다.

그녀의 차분하면서도 온화한 모습이 삶의 모든 경험으로부터 지혜를 터득한 현인처럼 느껴지게 했다.
딸들에 대한 어머니로서의 아픔이 고인의 것보다 더 깊고 힘들었을 수 있었을 것인데도...

그 주, 사무실 변호사들과 점심식사를 하며 내가 정광진 변호사 별세 뉴스와 문상 다녀온 이야기를 하며 상주가 외손자 한 명이었다고 말을 꺼냈다.
삼풍아파트에 살고 있는 한 선배 변호사님이, "사고 당시 정 변호사님 관련 뉴스가 많이 보도되었다." 며 그의 스토리는 많은 주민들이 알고 있다고 알려 주었다.

당시 프랑스에 나가 있던 나만 모르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 선배 변호사님은 그러면서 고인에 대한 정보를 하나 더 보태 주었다.

사고 때 세상을 떠난 둘째 따님은 결혼한지 얼마되지 않았고 한 살짜리 아들이 있었는데 정 변호사님이 그 외손자를 데려와 자신이 키우며, 사위를 설득해 재혼케하여 새출발하게 하였다고 했다.
참으로 놀라운 선택이 아닌가?
그 아이는 절망속의 조부모에게는 살아야 될 이유가 되었을 것이고, 홀아버지보다 더 극진한 사랑속에서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젊은 아이 생부에게는 고통의 기억에서 벗어나 새출발하는데 부담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내가 빈소에서 보았던 그 건장하고 용모 준수하며 정중했던 청년이 그 때 한살배기 아이였던 것이다.
고인의 선택이 더 없이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난 현장을 내가 목격했던 것이다.
무엇이 그런 탁월한 선택을 가능하게 하였을까?

몇년 후 넷째마저 병으로 떠났다.
어떻게 다 키운 자식 넷 전부를 잃고도 그런 좋은 일을 할 수 있었을까?

유대인으로서 나찌에 의해 강제수용소에 갇혀 있다가 천신만고 끝에 살아남은 빅터 프랭클이 쓴 "죽음의 수용소에서"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삶으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가가 아니라, 삶이 우리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가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삶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을 중단하고, 대신 삶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는 우리 자신에 대해 매일 매시간마다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은 말이나 명상이 아니라 올바른 행동과 올바른 태도에서 찾아야 했다.
인생이란 궁극적으로 이런 질문에 대한 올바른 해답을 찾고, 개개인 앞에 놓여진 과제를 수행해 나가기 위한 책임을 떠맡는 것을 의미한다."

정광진 변호사님이 이런 태도를 취했던 것같다.
그 상황에서 삶에게 기대하는 것을 중단하고, "삶이 나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 앞에 놓인 과제가 무엇인가? 나는 그 과제를 어떻게 수행해 나가야 할 것인가?" 하고 질문했던 것같다.
그리고 그 책임을 온 어깨에 짊어졌을 것이다.
그것은 먼저 떠난 딸들이 세상의 빛이 되어 영원히 잊혀지지 않게 하는 것, 그 남겨진 혈육이 온전히 성장하도록 하는 것, 그리고 남은 가족들이 다시 평화를 얻는 것이었다.

그는 그것을 해 냈다.
그리하여 임종의 순간에 "이제 모든 것을 다 이루었나이다..." 하며 눈을 감을 수 있었을 것이다.

보통 사람들의 인생은, 어느 소설의 결구처럼 '그렇게 슬픈 것만도 그렇게 기쁜 것만도 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잘,잘못과 무관하게 큰 시련이 올 때도 있다.

그럴 때 어떤 사람은 남탓하고 자책하고 비관하다가 파멸되어 사라지고, 또 어떤 사람은 고통을 극복하며 세상에 남을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

다시 빅터 프랭클을 인용하면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존재한다, 그 공간에 선택과 힘이 들어 있다."

시련이 왔을 경우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힘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 전혀 다른 결과로 나타난다.

시련 속에서 억울해 하며 삶의 의미에 대해 질문하는 대신, 삶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그에 대한 대답을 올바른 행동과 올바른 태도에서 찾아냈던 사람은 불멸의 가치를 만들어 냈다.

성경에서 욥이 그랬다. 빅터 프랭클이 그랬다.
그리고 정광진 변호사님이 그랬다...

-지인이 보내 준 톡에서

인생/류계영
https://www.youtube.com/watch?v=xFePZbsmjuM&list=RDxFePZbsmjuM&start_radio=1

풀린다는 날씨
한낮되어도 쌩코롬
추위가 비켜나기 싫나 보다

눈을 뜨니 다섯시가 다 되간다
스트레칭하고 일어나 일기 마무리해 톡을 보냈다
오늘은 목욕하는 날이라 일찍 목욕 가려다가 기온이 뚝 떨어져 있으니 좀 늦게 가자고
스쿼트를 하고나니 일곱시 반이 넘었다

목욕가기 위해 밖을 나오니 물이 꽁꽁 얼고 된서리 내렸다
베란다 의자까지 성애가 허옇게 생겼다
참 추운 날씨다
차 시동을 걸고 한참 후에 출발
워낙 추워 운전대 잡기도 힘들다고
오늘 아침이 가장 추운 것같다

목욕장에 가니 한파스 지나고 나서 몇분이 안계신다
처음에 온 사람들은 물이 차가워 대충 씻고들 갔단다
다행히 내가 들어갔을 땐 따끈한 물이 나왔다
반신욕을 하고 냉탕에 들어가려 했더니 넘 차가워 들어가질 못했다
젊을 적엔 냉수욕도 하고 냉수 마찰도 했는데 이제는 물이 차가우면 몸에 쥐가 나려해 들어가질 못한다
나이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이 맞다
온탕에서 놀다가 샤워하고 나와 몸무게를 재어 보니 그대로
3-4키로를 빼야하는데 쉽지 않다
밖에 나와 한참 기다리니 집사람도 나왔다
조사장 사모님도 목욕하러 왔더란다
조사장이 우울증을 앓고 있으니 이해하라더란다
그러면서 내가 바둑 동호회장으로 대회나갈 때 자길 챙겨 주지 않고 단톡에다가 자기를 비난 한 글을 올려 더 화가 났다고 하더란다
우울증을 앓고 있다니 이해가 된다
대회나가는 건 장성 바둑 동호회 김회장이 우리 단톡 방에 올려 참가할 사람 신청을 받으니 나와 상관없는 일이고 단톡방에 자기를 비난하는 글을 어찌 올릴 수 있을까? 바둑 단톡 방에
지인이 보내 준 좋은 글을 하나 올렸더니 마치 그 글은 자기 보라고 올린 거라며 따진 적이 있었는데 그건 다른 사람은 공감하는 글이지만 자기에겐 달리 읽히는 걸 내가 어찌 그것까지 감안해 가며 글을 올릴 수 있겠는가?
그러한 일련의 것들을 아니꼽게 생각하는 건 우울증 때문이라면 이해할 수가 있다
사모님이 약을 먹으라해도 먹다 말다 한다며 자기도 포기한다고 하더란다
조사장과 난 6살 차이
내가 참 좋은 동생으로 생각하고 대해 주었는데 어느 날 생각이 삐딱해져 날 비난하기 시작하면서 나와 척지려하니 내가 특별히 어떻게 해 줄 수 없어 안타깝다
내가 사이를 좋게 하려고 꽤나 시도해 봤지만 도로아미타불
이제는 서로 모른 척하고 있다
빨리 모든 걸 긍정적으로 보며 다시 바둑 휴게실도 나오고 남들과 서로 어울려 살았음 좋겠다

집사람이 아침을 차리는 사이 동물 챙겨 주었다
닭장에 들어가니 물이 꽁꽁 얼어 붙었다
간밤에 지독히 추웠나 보다
얼음을 깨고 물을 새로 떠다 주었다
어제 준 호박을 다 먹어 치웠다
녀석들 먹성이 참 좋다
싸래기와 미강을 평소 보다 더 주었다
솔이도 물이 꽁꽁 얼어 따뜻한 물을 떠다 주었다
이 겨울 잘 나야할건데...
작년 겨울엔 눈이 많이 내리고 강치하던 날 뻥이가 저 세상으로
올핸 우리 동물들이 그러질 않했음 좋겠다

아침 한 술
김에 싸서 한그릇 다 먹었다
아직 입맛은 좋은 편
입맛이 이리 좋으니 살이 빠지지 않는 거지

전기요금 고지서가 나왔다
지난달보다 10만원 이상 많이 나왔다
태양광이 발전하지 못하니 배가 더 나온 것같다
지금은 태양광이 발전 하고 있는 것 같으니 다음 달엔 적어질까?
만약 똑같이 나온다면 인버터를 교체해야할 것같다
집사람은 내년에 태양광을 하나 더 설치하자는데 설치할 장소가 마땅치 않다
그러나 전기세가 많이 나오니 한번 생각해 보아야겠다

닭발 고은 솥을 보니 닭발이 묵처럼 엉겨 있다
불한부석 때니 엉긴게 풀어진다
큰 조루로 닭발을 모두 건져 큰 고무통에 담았다
닭발을 뼈와 살로 분리해 다시 고면 좋겠다
방에 가지고 들어와 뼈와 살을 하나하나 분리해 보려했더니 양이 넘 많아 안되겠다
통에 넣고 그대로 주물럭 주물럭
이럼 살과 뼈가 분리될 듯
이걸 다시 넣고 고아 채로 받치면 뼈만 분리되어 나올 것같다

집사람은 오늘 마을 분 한분이 칠순이라며 마을회관에서 점심 낸다고 해서 마을 회관으로
같이 가자는 걸 혼자 다녀 오라고 했다
난 마을 행사에 잘 참여하지 않는다
아산형님이 계실 땐 간혹 나갔지만 형님이 안계시니 더욱 나가기 싫다
그저 한마을에 사는 거지 별로 정을 주고 싶지 않다
내가 마을의 이장을 하면서 몇분들에게 넘 실망해 버려 그 뒤론 거리를 두며 살고 있다
마을 울력일 때만 적극 참여 하기로

피꼬막을 데쳤다
알맞게 잘 데쳐져 맛있어 두세개 집어 먹었다
고구마도 한개
점심은 이걸로 때웠다

수돗물이 꽁꽁 얼어 나오지 않더니 한낮 되니 나온다
고무통을 씻는데 찬물이라 잘 씻어 지질 않아 물을 데웠다

집사람이 왔다
맛있게 잘 먹었단다
재헌형네가 사거리에서 식사하고 온다고
어제 집사람이 김치를 좀 준다며 볼치고 들리라 했다
재헌형이 왔길래 닭발 곤 물을 일회용 그릇에 담아 주었다
집사람은 배추김치와 강화순무 김치를 담아 준다
있을 때 서로 나누어 먹으면 좋겠지

집사람은 파크볼 치러 간다고
바둑 단톡방에 전총무가 두시까지 온다고 올렸다
나가서 한수 둘까?
고무통을 씻어 놓고 큰장작을 하나 집어 넣은 뒤 아궁이 입구를 벽돌로 막았다
통나무 하나 타고 나면 더 잘 고아질 것같다
내일쯤 닭발을 건져 버리고 물만 다시 고아야겠다

택시 불러 타고 바둑 휴게실로
전총무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전화해 보니 지금 오고 있다고
커피 한잔 마시고 있으니 전총무가 왔다

둘이 한수
지난번부터 나에게 한판을 이기지 못한다
내 돌을 무리하게 잡으러 들어오니 자연 허점이 많이 생겨 역습 당하며 돌이 잡혀 버린다
오늘도 마찬가지
살 수 있을 것같아 손을 돌렸는데 흑이 잡으러 와서 자연 공방이 벌어져 흑의 단점을 노려 역습해 버리니 오히려 흑이 잡혀 버려 백의 우세
투석하고 다시 한판 두면 좋을 건데 끝까지 두어간다
이미 여기저기 단점이 드러나 있어 그걸 추궁해 가며 흑 대마를 잡아 버리니 그때서야 투석
왜 지는 줄 모르겠단다
다시 한판
이 판은 흑이 정석을 잘 몰라 흑을 가두면서 백이 외곽을 튼튼하게 쌓았다
그걸 바탕으로 집을 넓혀가니 중반 들어 백의 우세
집으로도 좀 나은 것같다
흑이 약한 돌을 보강하지 않고 손을 돌리길래 그걸 추궁해 가며 중앙에 집을 확정 지어 버리니 흑이 더 이상 둘 데가 없어 투석
연거푸 두판을 이겼다
임총무와 장사장이 왔다
임총무가 한수 두어 달란다
첫판은 대마 잡아 간단히 이겨 버렸다

전총무가 팀바둑을 두잔다
다시 임총무와 두었다
백진에 들어 온 흑을 잡지 못하고 살려 주며 집부족
승부수로 흑을 잡으러 들었더니 역습 당해 오히려 백이 잡혀 투석
이 판은 무리한 공격이 먹히질 않았다
정총무와 장사장은 이제 중반전
다시 한판 두자고
앞판과 50수 까지 비슷하게 두다가 내가 비틀어 흑 곤마를 만들어 쫓았다
이번엔 흑이 도망가지 못하고 고스란히 잡혀 버리니 승부 끝

전총무도 끝났는데 서로 비겼다
가서 막걸리나 한잔 하자고
호용동생 식당에 가서 소머리국밥에 막걸리 한잔
두어잔 마시니 배가 만땅
한병을 겨우 다 마셨다

전총무가 한수만 더 가르쳐달란다
이제 다섯시가 좀 넘어 한판만 두자고
중앙을 튼튼히 하여 중앙으로 내몬 흑돌을 잡아 버리니 승부 끝
왜 이런지 모르겠다기에 포석에서 몇가지 받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한두번 들어서 알 순 없지만 딱 한가지만이라도 익혀서 써 보라고
쉽지 않은 일이지만 노력하다보면 좀 나아지리라

임총무가 잡까지 데려다 주어 편히 왔다
아궁이에 장작 하나 더 집어 넣었다
오늘 밤까지만 고은 뒤 물만 따라 다시 고아야겠다
잘 고아졌으니 좋은 약이 되리라

달빛에 주변이 훤하게 밝다
님이여!
오늘은 눈이 많이 내린다는 대설인데
날씨 푸근하다는 예보
즐거운 나들이로 힐링하시고
오늘도 몸과 마음 행복한 하루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