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3. 1. 6. 목요일.
날씨가 흐리다.
춥다는 구실로 바깥 외출을 하지 못한 채 카페에 들러서 글 하나를 읽다가는 눈을 크게 떴다.
''삶의 이야기방'에는 지존님의 '배신감'이란 글이 올랐다(제 57070번).
겁나는 깡패 건달 패거리들의 혈투인가 싶기에.
조금만 퍼서 인용한다.
'.... 컨테이너에 하우스 씌워 놓은 곳과 그 옆으로 왠지 어울리지 않은 커다란 식당 그리고 나만의 공간인 하우스카페와 하우스 차고 앞마당에
쪼그마한 터밭이 전부지만 이곳을 노리는 조직이 나 모르게 발을 담근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웬지 위기감이 감돌았다..
하루에도 수십 차례씩 조직원들이 들락거리고 나 없음 지들 꼴리는데로 이거저거 다 뒤져먹고
또 나만의 공간에 뻐젓이 들어와 죽치고 개판을 치는 넘들이 눈을 똥그랗게 뜨고 있건만
어떻게 이곳 나의 나와바리에 발을 드리민단 말인가. 소위 말하는 천적관계 조직원들이 판을 치고 있는 마당에...
얼마전 오밤중에도 한바탕 전쟁이 벌어지고 말았다.
참고 또 참으려니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한바탕 난리를 친 것이다.
나의 나와바리에 무혈입성한 조직은 다름 아닌 서씨네 조직원이였으니 나로서는 열을 받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내가 위 글을 읽고는 겁이 나서 아래처럼 댓글 달았다.
읽다가는 깜짝 놀랐지요.
서씨조직원.... 깡패집단이군요.
얼마나 겁이 났을까? 하면서 글을 읽다가는.. 다 읽은 뒤에서야 서씨네가 '쥐'였다는 것을 깨닫고서야 휴우~ 한숨을 쉽니다.
깜박 속았지요.
중국 한자로는 쥐를 서씨라고 부르는군요.
쥐떼가 많다는 뜻은 그만큼 먹을거리가 많다는 뜻이지요.
예전 제 시골집에서 농사를 지을 때에는 쥐들은 수백 마리가 들락거렸지요.
정말로 몇백 마리입니다!
제가 고향을 떠난지 오래된 요즘에는 쥐..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 제가 농사를 짓지 않기에 곡식이 집에 없기에....
대신에 이웃집 고양이, 개가 와서는 마당가에 똥을 싸 지르대요.
쥐약, 쥐덧, 끈끈이종이 등을 많이 놔둬야겠군요.
쥐를 잡아 껍질을 벗겨서 장작불에 구워서 먹으면 그런대로 맛이 있을 겁니다.
그 아까운 고기... 저도 냠냠하고 싶군요.
1950년대 저도 시골에서 학교 다니면서 쥐꼬리를 잘라서 학교에 가져갔지요.
그만큼 서생원들이 많으셨지요. 선생님들은 그 쥐꼬리로 무엇을 하셨을까요?
배고픈 시절이었기에 설마.. 냠냠 하셨을까요?
옛기억을 더듭습니다.
서씨네 성씨는 한자로 이렇게 쓴다
서 : 鼠(약자로는 䑕)
한자를 잘 모르는 나한테는 전혀 쓰지도 못한다.
인터넷 어학사전으로 검색하니 위처럼 뜬다.
중국 한자말로는 '鼠(서)'라고 말하고, 우리 토박이말로는 '쥐'라고 한단다.
'서씨'네들이 이렇게 어려운 한자를 쓰시다니 대단한 종족인가 보다.
그것은 그렇고...나는 체격과 체구가 그렇게 큰 편은 아니다. 학교 다닐 때 60여 명 급우에서 나는 40번째를 살짝 넘었다.
친구들의 2/3쯤의 키 크기였다.
지금은 더욱 늙었더니만 키가 자꾸만 졸아들어서 키가 163cm, 몸 무게는 63kg이다.
이런 체구와 체력으로는 남과 싸움으로 대결했다가는 아작날 터.
깡패 한 사람조차도 겁이 나는데도 이들이 집단을 이뤄서 대든다면?
나는 겁이 나서 36계로 도망쳐야 할 게다.
아쉽게도 지금은 다름박질(달리기)도 젬병이다. 무릎이 아파서 어기적거리면 내빼는 꼬라지일 게다.
하여튼 겁이 나는 글이다.
덕분에 서씨가 '쥐'라는 것이 판명이 되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는 하나 나한테는 여전히 무섭고 두려운 존재이다.
쥐... 야들이 얼마나 영악스럽고 날쎈지... '날쎈돌이'이다.
서해안 산골 아래에 있는 마을.
논농사 밭농사를 지었다. 곡식창고에는 여름철에는 보리와 밀, 늦가을철에는 벼가 그득 그득 채워졌다.
그 당시에는 서생원님이 왜 그렇게 많으셨던지...
내 어린시절인 1950년대, 애숭이 젊은시대인 60년대에는 집안 궈석구석마다 쥐가 무척이나 들락거렸고,
쥐를 잡아서 냠냠하려는 뱀(구렁이, 능구렁이 등)도 정말로 많았다.
마을 전체는 초가집.
늦가을철 벼 바슴이 끝난 뒤 지푸라기로 이엉* 볏짚을 엮어서 그걸로 지붕을 덮었다.
볏나락이 이따금 남아 있기에 초가지붕에는 쥐들이 엄청나게 들락거리면서 볏나락을 까먹었다.
참새들도 지붕 속을 들락거리고, 서생원님도 들락거리고, 이들을 노리는 능구렁이도 많고.....
정말로 나한테는 많은 기억과 추억이 떠오르게 한다.
서씨네, 서생원님네들...
안녕하셨슈?
진지잡수셨슈?
* 이엉 : 초가집의 지붕이나 담을 이기 위하여 짚이나 새 따위로 엮은 물건
나중에 보탠다.
첫댓글 예전에는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쥐 잡는 날이 있었지요.
쥐약은 정부에서 마을 이장을 통하여
나누어주고......
초등학교에서는 잡은 쥐 꼬리를 잘라
제출하라고 닥달하기도......
정말 흔하디 흔한 쥐들.
곡식이 귀하던 그 시절인데
그나마 쥐들의 먹이로 빼앗겼으니
엄청 억울하기도 했지요.
천안의 외곽 정미소(도정)를 하던 남자한테
셋째 누나가 시집을 가서
방학 때마다 놀러가곤 했는데
그 방앗간에도 쥐떼들이 엄청 많아서
잡느냐 잡히느냐, 죽느냐 사느냐
사시사철 쥐들과 전쟁을 치뤘지요.
댓글 고맙습니다.
예전.... 방앗간에는 쥐가 많았지요.
저도 시골에서 학교 다닐 때 쥐 잡아서 쥐꼬리만 잘라서 학교에 가져 갔지요.
그 당시에는 쥐잡기 운동이 무척이나 많았지요.
ㅎㅎㅎ제글과 크로스시킨 성님글
서씨네 일망타진 작전 세우고 있지요
예.
지존 님은 정말로 많은 글감/글 소재를 가지셨대요.
그거 다 뽑아내셔서 글로 남기세요.
나중에 다듬으면 책 여러 권 낼 수 있다라고 확신합니다.
삶의 현장에서 직접 땀 흘린 내용이기에 독자한테 감동을 줍니다.
지존 님의 글 읽는 재미로 저는 빙그레 웃습니다.
이엉~ 참 오랜만에 보는 정겨운 단어 입니다 ^^
이엉은 초지붕에도 쓰였지만 용도가 다양 했지요~~
김장독 묻은 김치광 얼지 말라도 둘레에 울타리 처럼 두르기도 했고......
그시절 가을볕 좋은 마당에 앉아 이엉엮던 생각이 납니다 ~~ ^^
댓글 고맙습니다.
저는 시골 태생이기에 어렸을 적에는 농촌 산촌 어촌의 토박이말에 익숙했는데도
초등학교 시절에 도회지로 전학가는 바람에 우리말을 많이도 잊어버렸지요.
늦가을철이면 일꾼들이 열댓명이 모여서 지푸라기로 이엉을 엮고.....지붕에 올리고..
정말로 일거리가 많았던 시절이지요.
고들빼기님도 옛일, 우리의 토박이말을 많이 아시겠군요.
@최윤환 많이 잊었습니다 저도 ^^
시골에서 쓰던 농기구 들도 대부분 만들줄 알았었는데.......
그시절 이엉을 역어 지붕을 이던 일들, 썩어서 가라앉은 부분은 군새를 박고.......
올해 마흔여덟이된 아들 고등학교 입학으로 도시로 이주 하기전까진
소몰고 논밭갈던 농삿꾼 이었습니다 ^^
@고들빼기
예... 농산어촌의 옛문화는 정말로 수중한 자산자원이지요.
그런데도 자꾸만 뒤로 밀려나서 사라지고, 없애버리지요.
저는 시골생활이 무엇인지를 아는데도 제 자식들은 전혀 모르지요.
자식들은 서울에서 태어났고, 자랐고, 서울에서만 학교 다녔고, 지금도 서울에서만 사니...
농촌 어촌 산촌 등의 서민생활은 전혀 모를 겁니다.
안다고 해도 그저 건성으로....
삽질조차도 제대로 못하는 게 제 자식들입니다.
고들빼기님은 소 몰고, 쟁기질을 하던 농사꾼이었군요.
제 시골집에는 쟁기, 멍에 등이 있었는데 민속수집상들이 몰래 거의 다 훔쳐갔지요.
할머니 혼자서 사는 집이기에 민속품 수집상이 차를 대고서 슬쩍 ....
옛물건을 제대로 만드는 기술자도 없어지고... 제 시골집에는 돌로 만든 구유통이 남아 있지요.
네 시골 향기가 저절로 나는 것 같아요.
댓글 고맙습니다.
저... 사실은 시골보다는 도회지에서 산 기간이 훨씬 길지요.
시골 초등학교 다니다가 도회지로 전학갔고.... 시골정서를 많이도 잃어버렸지요.
퇴직한 뒤에서 시골에 내려갔을 때에는 모든 게 너무나도 많이도 변했대요. 현대화로...
시골내음새는 구린네가 많이 나지요. 똥바가지, 여물, 외양칸.... 등등이...
어린시절
소꿉놀이 한다고
엄마몰래 한복을 훔쳐서
친구들과 놀다가 귀가했는데
부모님이 집에 계시는게 보였습니다
나는
한복을 손에들고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마당에 쌓여있던 짚가리속에
감추려고 짚단 몇개를 헤쳤지요
그리곤
어찌나 놀랐던지요
털이 나지않은 쥐새끼들이 꼬물거리고 있는게 보였거든요
그후로
가끔씩
털없는 새끼쥐들 꿈을 꾸곤한걸보면
나름 충격이었나봅니다
덕분에
어린시절 기억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짚가리, 짚누리 안에서 고물거리는 새끼쥐를 봤군요.
몇마리의 새끼쥐.. 아직은 눈도 못 떴나요?
님의 추억과 기억이 무척이나 재미날 것 같습니다.
한번 기억을 더듬어서 글 써 보세요.
제가 시골에서 살 때 할머니를 쥐을 잡아서 부엌짝 앞에서 군불로 쥐를 구워서 드시대요.
세상에나....
쥐 정말로 많았지요. 수십 마리의 쥐가 일렬로 담장 위로 줄지어서 달아나는 광경이 떠오릅니다.
쌀독 안에서도 쥐가 튀어나오고.... 옷장 속에서도 쥐가 튀쳐 나오고...
쥐똥이 여기저기에....
60년대 70년대 80년 중반까지
쥐 등살에 몸서리 쳐지던 일 아고 징그러버라 참말로 아파트로 이사 오고 나서 영원히 아듀~ 했어요 ㅎㅎ
댓글 고맙습니다.
운선님은 쥐를 겁내시는군요.
저는 뱀을 무서워하지요.
제 시골집 낡은 집이고, 사람이 살지 않고 오랫동안 비워둔 집이라서 어쩌다가 시골에 내려가면 건너방에서 쥐가 들락거리고....
지난해 10월 말에는 시골집에 갔는데 자다가 일어나서 부엌문을 통해서 화장실로 가려다가... 세상에나... 부엌문에 독사가!!
큰일날뻔 했지요. 화단에서 참개구리가 부엌문으로 뛰어들고.. 아마도 독사가 뒤따라 왔나 봅니다.
시골에서는 무서운 야생동물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쥐, 두더지, 뱀.
시골냄새가 너무 짙었나요?
전원생활은 좀 그렇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