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클 합창단 근황 497번째 글로, 10월 마지막 날 마지막 연습입니다. 오늘은 제가 사
정이 있어 출석을 못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통해 전해 들은 이야기로 할 수 밖에 없
습니다. 카톡상으로 확인할 때는 소프라노 4명, 앨토4명, 테너 3명, 베니스 1명이 출석
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 다 온 듯 합니다. 그러면 모두 12명이 되는군요.
오늘의 연습은 하이든 미사곡의 <키리에>와 <글로리아> 두 부분의 음정 연습에 중점
을 두고 연습을 했다고 합니다. 저번 연습때 기본적으로 갖추어져야 할 음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휘자가 판단한 모양입니다. 맨 처음은 소프라노가 <키리에>음정 연습을 했
는데, 의외로 음정상으로 문제가 있고, 앨토도 마찬가지지만 의외로 처음으로 각 파트
가 치고 나오는 부분에 혼선이 있어 그 부분의 연습을 집중했습니다. 솔로로 흐르다가
자기 파트가 들어오는 부분에서 첫음 잡기가 잘 안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주된 것
이었습니다.
그후 남성 파트인 테너와 베이스는 같이 연습을 했는데, 테너는 3 테너(?)가 왔지만 베
이스는 1명 밖에 되지 않아 지휘자의 조력을 받아가며 <키리에>와 <글로리아>의 음정
을 잡았는데, 피아노 단음으로가 아니라 반주음으로 다른 파트의 도움없이 자기 파트
만 불러낼 수 있을 지경까지 연습을 했습니다. 비교적 무난했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하
기보다는 한번 훑어가는 식으로 하고 끝내었습니다.
이렇게 하고 난 뒤에 화성감을 보기 위하여 전 파트가 합쳐 <키리에>를 불러 보았는데
비교적 잘 맞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글로리아> 앞 부분까지 연습을 마치고 1부
연습을 끝내었습니다. 2부 연습은 <글로리아>의 ‘뀌톨리스“ 부분부터 음정 연습을 했
는데 이 부분부터는 유니즌도 많고 해서 전 파트가 같이 연습을 했습니다. 그후 “꾸오
니암” 부분부터 파트별 음정 연습을 했는데, ”투 투솔루스“부분에서, 쉼표를 너무 의
식하지 말고, 제 음을 다 내면서 연결을 하되 잠시 멈춘다는 느낌으로 부르라고 강조
했습니다.
그렇게 한 뒤에 <글로리아>를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 4성부로 불러 보았는데 마지막
아멘 부분에서 비교적 잘 맞았다고 하면서 “술 취해도 집에만 잘 돌아오면 된다”고 우
스개 소리를 했지만 실제로 앞서 음정연습으로 음정을 다지고 나서 불러 보니 비교적
잘 되는 것 같았습니다.
연습은 일단 이것으로 종료되었는데요. 그러니까 오늘 연습은 지금 집중적으로 파고
들어야 할 <크레도>의 “인 레슈렉시스”부분부터의 연습은 잠시 접어 두고 기왕에 해
온 <키리에>와 <글로리아> 음정 연습을 더더욱 확고하게 다진 연습이 되겠습니다. 지
휘자는 음정 연습을 하거나 파트 연습을 하다 보면 머리가 아플거라고 하면서 머리가
아프면 제대로 연습을 한 것이라고 했다는데요. 사실 음정이라는 것은 곡을 곡답게 만
들기 위해 그리고 지휘자로 하여금 제대로 된 예술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단원들이 확실하게 준비해서 가야 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오늘 연습에 참가하지 못
할 것을 예상한 나는 집에서 MR로 음정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예술적 차원과는
무관하게 기계적으로라도 음정은 확실히 익혀 두어야 지휘자가 그 다음 진짜 음악적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지휘자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최대의 준비를 해 두는 것이
우리 단원들이 임무라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 곡의 처음인 <키리에>부터 곡의 마지막인 <도나 노비스 파쳄>까지
반복적으로 음정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입에 딱 붙은 것은 아닌데, 악보만 들여
다보면, 아니 악보를 덮어두고도 음정만큼은 그냥 거의 무의식적으로 줄줄 흘러나올
정도로 연습이 되어 있어야 아마도 제대로 된 연습이 가능하리라 봅니다. 좋은 소리를
내는 연습은 나 혼자 하고 있으면 이게 제대로 하는건지 아닌 건지 분간이 되지 않아
불안하기만 하지만, 음정과 박자 그리고 딕션의 문제는 세부적인 엄밀성의 경지까지
는 아니더라도 전반적인 차원은 각자 혼자서라도 충분히 카버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바쁜 일상속에서 일주일에 한번 와서 2시간 가량의 연습만으로도 곡을 불러낼 수 있
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만약 우리가 공연을 한다면 우리 스스로는 매일매일 조금씩
연습을 하고 있고, 그 전반적인 흐름을 타고 전체 연습에 이르러 자기 연습 내용과 수
준을 확인하면서 더 높은 경지로 발전될 수 있어야 지금까지의 뮤클 합창단의 명성에
걸맞는 연주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따금씩 집에서 전에 뮤클 합창단이 공연한 영상물을 보고 있으면 “우리도 참 대단하
다”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것은 아마 공연에 임박해서 모두들 진정성 강한 집중력
으로 연습과 공연에 임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그것이 제대로 구현되려면 지금 우
리 모두 철저한 준비를 해 두어야 하리라 봅니다. 당장 지금부터 준비를 시작해야겠다
는 생각을 하며 오늘 대필한 연습일지를 닫습니다.
좋은 공연 & 소중한 만남은, 언제나 [뮤클]과 함께 ^^ http://cafe.daum.net/mukle
첫댓글 혹시 투명 인간으로 연습때 오신거 아닌지요? 다 보신것 같아서
옆에서 단장님이 장면을 그려내느라고 수고 좀 햤음. ㅋㅋㅋ. 히드로가 사정상 늦게 오고, 유령은 못오고 해서 내가 대신할 수 밖에 없었음.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