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연수 동기 중 세종의 강희용이 제주에 민가를 연임대하였는데
빈 때가 있어 우리가 거기서 며칠 지내기로 지난 모임에서 정했다.
본격적인 여름휴가가 시작되기 전에 하자해 7월 3일부터 나흘간 지내기로 했는데,
하필 장마와 겹친다.
혼자 며칠 집을 떠나는데 따뜻하게 바보에게 인사도 못해 미안한 마음으로
광주로 간다.
차를 아파트에 두고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광주공항에 12시 되기 전에 도착한다.
12시 50분 비행기인지라 미리 짐을 부치자고 안내데스크로 가니
제주공항의 날씨 때문에 수속이 중단되었다 한다.
난감하게 뒤로 물러나 있는데 경태가 다가와 빈자리로 데려간다.
어느 농협에서 제주 연수를 가는 팀이 가득차더니 여수로 간다고 다시 관광버스를 타러 간다.
청주에서 아침에 비행기를 탄 희용이도 제주 공항에 내리지 못하고 한시간여를 하늘에서 맴돌다.
광주로 와 비행기 안에서 대기 중이란다.
안내판에는 지연과 결항이 뜨고 아주 가끔 수속중이 뜬다.
한 시간 지연되더니 수속이 된다.
우린 짐을 부치고 식당에 올라가 점심을 먹는다.
대합실에는 제주까지 갔다가 저녁 6시에 뜨는 논산에서 온 친목회원들이 가득하다.
우여곡절 끝에 비행기를 타고 제주공항에 내리니 희용이가 오래된 그랜저를 끌고 온다.
울산에서 부산을 거쳐 온 인환이도 곧 이어 도착해 차를 타고 해장국 먹으러 간다.
식사 시간도 이닌데 20여팀이 이미 대기하고 있다.
한참을 대기하다가 고사리해장국과 몸국을 주문하고 소주를 마신다.
술을 앞으로 2년간 못 마시는 김인환이 운전하여 구좌읍 행원리로 간다.
저녁을 먹은 우리지만 강희용이 미리 사 놓은 회접시를 편다.
제주에서 나는 물고기는 모두 사 온 듯하다.
경태는 술을 마실수록 힘이 나고 희용이는 술을 참는 듯하다.
난 얼른 취하면서도 경태와 대작한다.
그들이 치우는 모습을 찍었는데 어찌 잠자리에 들었는지 기억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