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흘러가는 속도는 나이와 비례한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실감하는 나날입니다.
10월의 마지막 날을 앞두니 더 그렇게 느껴집니다.
31일에는 인도로 불교성지 순례의 길을 떠납니다.
모두 13분의 불자님이 동참하셨고 별탈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익하고 건강하게 순례를 마칠 수 있도록 축원을 해주십시오.
한 번 게으름을 피우니 점점 늘어가는 것이 나태함입니다.
특별히 바쁜 것도 없으면서 애련리 인오선원 소식을 뜸하게 전해드리게 되었습니다.
촌동네에 사는 일 중에서 가장 성가신 일은 잡초와의 전쟁입니다.
낙엽이 떨어지기 시작하니 잡초들의 기세도 완전히 꺾였습니다.
내년 봄까지는 잡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동네 할매에게서 얻은 호박 모종 3개로 걷은 호박이 꽤 됩니다.
부지런히 나눠주고 싸서 보내며 나눔의 즐거움을 누렸습니다.
예전 축대공사를 할 때 업자가 남겨놓고 간 철근으로 포도나무 지지대를 만들었습니다.
동네 사람에게서 용접기를 빌려서 길게 이어 붙이는 작업을 하고
모양도 만들어서 어설픈 포도나무 지지대를 설치했습니다.
겨울에 얼어죽지 않는다면 내년에는 좀 더 그럴싸한 포도나무가 될 것입니다.
혼자서 소일거리처럼 작업을 하다보니 볼품 없는 것이 흠입니다.
법당 입구 테라스에 타일이 겨울마다 들고 일어나는 이유를 몰랐는데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방수가 되지 않아서 타일 아래에 물이 고이고
그 물이 얼어서 타일을 위로 들어올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일단 들고 일어난 타일을 걷어내고 방수액을 넣은 시멘트로 바닥을 만들었습니다.
다시 방수액을 섞은 시멘트 몰타르로 타일을 고정했습니다.
혹여 하는 마음에 남은 방수액으로 타일과 타일 사이를 칠했습니다.
효과가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과 함께.......
전문가를 부르거나, 일용직 사람을 부르는 일이 부담스러운 살림이니
우짜든동 혼자 해결하고 사는 일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체력이 되는 날까지는 그렇게 그렇게 살겠지만, 그 이후는 어떻게 될지.......
걱정거리는 아니지만 늙는다는 사실에 익숙해지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어릴 적 꿈이 ‘죽으면 늙어야지!’였거든요.
살아가는 마지막 날까지 젊게 살다가 죽는 날에 한꺼번에 늙어서 죽기를 꿈꾸었습니다.
허무맹랑한 꿈인 줄은 예전부터 알았지만 점점 현실로 다가오니
지어놓은 공덕도 수행도 없는 자의 두려움만 커집니다.
그동안 목요일 오후 2시마다 니까야 강독 I권과 II권을 공부했습니다.
지난 10월 26일 목요일 수업으로 이 두 권의 책을 모두 마쳤습니다.
11월과 12월에는 목요일 수업을 쉽니다.
그리고 2024년 1월 4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새로운 교재를 가지고 수업을 시작합니다.
교재는 수업 당일에 나눠드릴 예정입니다.
가능한한 소책자로 초기불교에 대한 공부를 이어갈 것입니다.
잘 기억하셨다가 함께 부처님 가르침을 공부할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모든 불자와 그 가족들이 행복하여 지이다.
인오선원의 모든 불자와 그 가족들이 행복하여 지이다.
대연 두 손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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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우로지(池) 밤 풍경
첫댓글 인도 불교성지 순례에 동참하는 13분과 스님
모두 무탈하게 성지순례를 회향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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