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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서울 둘레길 길동무 원문보기 글쓴이: 수명산
낙남정맥 종주 10구간(산줄기 171일째)
일 자 : 2003년 6월 11일
구 간 : 고미동고개 ~ 실봉산 ~ 태봉산 ~ 딱밭골재
날 씨 : 흐림
도상거리 : 24.3km
고미동고개 - 2.3 - 93.8봉(△93.8m) - 2.2 - 남해고속도로 - 3.6 - 실봉산(△185m) - 6.0 - 유수교 - 2.3 - 태봉산(△190.2m) - 3.7 - 190.5봉(△190.5m) - 4.2 - 딱밭골재(재봉재)
산행시간 : 12시간(휴식시간 포함)
얕보다 큰코다치다
온 세상이 연초록에서 진초록으로 변하는 계절 6월, 푸르름은 젊음의 상징처럼 싱그러움은 희망을 주는 것 같다. 그래서 여름을 정열의 계절, 희망의 계절이라 부르는 것 같다. 종주 첫날, 조금은 힘겨웠던 하루였지만 종주를 마쳤을 때의 그 성취감은 또 다른 욕심을 낳고, 또 과욕을 부른다.
05시 30분 진주시 문산읍과 정촌면 경계인 고미동고갯마루에서 배나무밭을 끼고 능선에 오른다. 펑퍼짐한 능선마루를 차지하고 있는 여러 종류의 유실수, 먼저 누군가에 입에서 “가을에 오면 좋겠네” 이렇게 여유 있게 시작한다.
8분만에 우측으로 동물리를 내려설 수 있는 콘크리트 안부를 가로지르며 뒤돌아보니 어느새 동녘에는 붉게 물들은 태양이 한 폭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민가에 닿으면서 포장길은 흙길로 바뀌며 능선마루에 오른다. 먹음직한 복숭아가 주렁주렁 매달려있는 복숭아 과수원을 지날 무렵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특공대원 입에서는 군가가 흘러나온다. 연이어 만나는 임도사거리에서 정맥은 오른쪽이다. 반사경이 설치된 1차선 콘크리트포장도로, 여기가 죽봉재(05:52), 절개지를 올라 배나무 과수원을 가로지른다. 허수아비가 정겨운 밭길을 따라 봉에 오르니 좌측으로 과수원의 민가가 보인다. 정맥은 왼쪽으로 방향을 틀며 밭을 끼고 간다. 우측으로 진주시가지의 아파트단지가 정겹다.
06시 진주시 산불감시 4초소가 있는 93.8봉에 에 닿는다. “환영 낙남정맥종주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라는 안내문이 눈길을 끈다. 정맥은 여기서 남서쪽으로 굽이치며 진주시를 감싸듯 품에 안고있다. 그 앞엔 남강이 정맥과 나란히 흘러간다. 남강하면 먼저 여자의 몸으로 누구보다도 겨레를 더 사랑한 논개, 임진왜란 당시 왜군에 맞서 싸우다 몰살을 당한 진주성민의 장렬한 최후를 보고 한 떨기의 장엄한 꽃으로 왜장을 끌어안고 남강으로 뛰어들었던 충절의 여인...
임도를 따라 이어지는 정맥길, 좌측으로 포장길이 보이는 임도안부를 지나 오름길에는 산새들의 지저귐이 사랑스럽다. 방향을 오른쪽으로 틀며 또 다시 과수원을 끼고 이어지는 정맥길, 배나무과수원을 통과하며 길이 막히는 뜻하지만 눈을 크게 뜨면 잡목 숲으로 나있는 길을 확인할 수가 있다. 쓰러진 나무들이 길을 막는다. 다시 복숭아밭을 통과하며 내려서는 길에는 매실이 주렁주렁 탐스럽게 자라고 있다.
06시 15분 여러 갈래로 길이 나있는 안부에서 한차례 오름길이 시작된다. 대나무밭을 가로지른다. 새순에서 자란 대나무가 너무나 싱그러워 보인다. 송전탑이 서있는 봉을 넘는다. 여러 갈래의 길이 있지만 능선을 잘 가늠하며 간다. 다시 만나는 임도, 임도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간다. 벚나무 아래 평상에서 잠시 다리 쉼을 한다. 검게 익은 열매가 유혹을 한다. 누군가에 입에서 “너무 많이 먹으면 연애도 못해요” 이어 콘크리트 포장을 따라 오른다. 한차례 묘지를 통과하며 올라서서 오른쪽으로 잡목 숲을 뚫고 간다. 좌측 마을에서 들리는 안내방송,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마찰음, 몹시 시끄러운 정맥의 아침이다.
능선길에서 만나는 산딸기, 떠날 줄 모르는 특공대원들, 여기가 모산재 ? 콘크리트 삼거리에서 비포장길로 오름길이 되면서 연이어 나타나는 산딸기 군락이 진행을 방해한다. 송전탑을 통과한다. 잔디밭의 커다란 묘지와 납골당, 정맥은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콘크리트포장도로를 가로지른다.
한차례 가파르게 올라 돌가루가 깔린 임도를 따른다. 우측으로 저수지를 보며 한차례 더 올라선 밋밋한 봉(7:02)에는 산딸기군락이 대단하다. 고속도로를 내려다보며 내려서는 길은 가시넝쿨이 사정없이 찌르고 붙잡고, 발 아래는 숨은 복병인 베어내고 방치한 나무들이 자칫하면 곤두박질할 수 있는 원인을 제공한다.
07시 23분 도로공사중인 대전 ~ 통영간 고속도로에 내려선다. 그리고 만나는 3번 국도, 오른쪽으로 신호등을 살피며 건너서니 화원마을 표지석이 서있다. 정맥길은 남해고속도로 굴다리를 통과한다. 진행방향을 선 듯 결정하지 못하고 잠시 다리 쉼을 한다. 다행하게도 이웃주민의 도움으로 왼쪽으로 마을길을 따르다보니 쇠줄로 가로막은 진입로(07:33)가 보인다.
파란색의 물탱크를 보며 들어서니 넓은 공터가 나타난다. 정맥은 넓은 공터를 지나면서 과수원 울타리를 넘는다. 이럴 때 만나는 아군은 너무나 반갑다. 소산님이 이끄는 부산 백두산산악회 리본하나, 송전탑을 겨냥하며 간다. 송전탑을 통과하고 이어 배나무울타리를 끼고 간다.
파란물탱크를 통과하며 올라선 삼거리 갈림길에서 선택을 요구 당한다. 오른쪽으로 간다. 밭을 가르며 간다. 다시 오른쪽으로 조금 틀며 담장을 끼고 간다. 다시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여기서도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임도, 그리고 임도가 끝이 나면서 이어 넓은 공터에는 밤꽃 향기가 코를 지른다. 산딸기가 또 발목을 붙잡는다.
08시 03분 삼거리에서 우왕좌왕 그리고 찾아낸 정맥길은 왼쪽이다. 이렇게 고속도로 굴다리를 통과한 후 많은 시간의 손실을 피부로 느끼며 걷는다. 안부에서 오름길은 임도를 버리고 오른쪽으로 완산전씨 묘지를 통과한다. 능선에는 역시 산딸기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어렵다. 삼거리(08:12)에서 왼쪽으로 간다. 우측으로 고속도로가 보이는 안부에 내려섰다 오르는 길에는 산새들의 천국이다.
오르내림이 이어지면서 군데군데 병충해로 잘라버린 나무들의 무덤이 애처롭다. 고속도로가 내려다보는 묘지에서 10여분의 휴식, 다시 오르내림이 이어진다. 중키에 소나무 숲(08:39)을 올라서며 왼쪽으로 간다. 삼거리 갈림길에서 오른쪽이다. 좁은 사면길로 이어지던 정맥길이 잡목숲의 능선길을 만나면서 시루봉 두릅농원이란 안내판이 눈길을 끈다.
08시 55분 임도 삼거리에서 콘크리트 임도를 따라 올라선 곳이 통신시설과 체육시설이 있는 봉이다. 뻐꾸기의 울음소리가 구슬프다. 정맥은 오른쪽으로 콘크리트 임도를 버리고 비포장 임도를 따른다. 우측으로 대단위 두릅밭이 펼쳐진다. 임도가 끝이 나면서 왼쪽으로 이어지는 정맥길엔 진달래 군락이 나타난다. 실봉산인가 하며 한차례 더 봉을 넘는다.
09시 15분 2기의 묘지를 통과하며 올라선 곳이 삼각점(진주 11, 91년 복구)이 있는 높이 185m의 실봉산이다. 조금 내려서다가 왼쪽으로 급경사에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안부에서 작은 오름은 잡목 숲을 뚫고 간다. ‘2000 임도 표지석이 서있는 임도를 가로지른다. 다시 올라선 능선에는 어디선가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능선마루에 올라 왼쪽으로 간다.
서서히 오름길이 시작되면서 많은 장애물들이 괴롭힌다. 능선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오르내림으로 이어지는 정맥길, 임도 집수구가 있는 안부에서 오름길을 제법 경사길이다. 갈림길에서 왼쪽이다. 내리막길에는 칡넝쿨이 발목을 붙잡는다. 측량 말목이 표지기와 같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승용차가 서있는 밤나무과수원을 만나면서 임도를 버리고 밤나무를 끼고 능선 삼거리에 닿으니 등산로 안내판이 방향을 가리킨다.
10시 14분 버드골과 상탑마을을 잇는 고개에는 한우농장이 보이고 도로 확장공사 현장 사무실이 보인다. 우측에 개사육장을 보며 임도를 따라 파란색의 물탱크를 겨냥하며 개활지를 통과한다. 그리고 올라선 밋밋한 봉이 고도 170m 정도 되는 봉이다. 정맥은 오른쪽으로 꺾으면서 우중충한 소나무숲길을 내려간다. 안부에서 봉하나를 넘어서니 밤나무단지가 된다. 왼쪽으로 내려서면서 도로가 나타난다.
1002번 도로, 진주시 내동면과 사천시 죽동면 교통표지판이 서있는 유수재(10:35)다. 여기서 조금은 이르지만 점심을 해결한다. 20분의 시간이 흘러간다. 유수재를 뒤로 수공에서 설치된 콘크리트 말목과 상수도 맨홀을 확인하며 오른쪽으로 오른다. 그리고 만나는 파란색의 물탱크, 정맥은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며 내려서니 2층 조립식 건물이 보이는 안부가 된다.
감나무농장을 끼고 두 개의 물탱크를 만나면서 정맥은 왼쪽으로 잡목 숲을 뚫는다. 칡넝쿨군락이 나타난다. 안부에도 역시 칡넝쿨이 대단하다. 이어지는 정맥의 능선은 마치 칡넝쿨과의 한판 승부를 치르는 듯하다. 목을 조이는 칡넝쿨, 자칫 한눈이라도 팔면 사정없이 발목을 휘어 감는다.
11시 12분 능선길을 버리고 왼쪽으로 이어지는 정맥길엔 마을에서 들려오는 자동차 행상의 온갖 먹을거리가 그렇지 않아도 허기가 몰려오는 특공대의 마음만 애타게 한다. “시원한 수박 한쪽이 먹고싶어라” 밤나무단지에 올라서면서 정맥은 왼쪽으로 밤나무단지의 안부에 내려서면서 다시 주저앉는 놀매팀, 한차례 또 다리 쉼을 한다.
11시 42분 힘겹게 올라선 고도가 150m정도 되는 봉, 왜이리 힘이 들까? 그리고 오른쪽으로 내려선 안부에서 다시 잡목숲을 뚫고 오른다. 다시 시작하는 칡넝쿨 능선, 또 다른 산딸기군락이 애를 먹인다. 밤나무단지를 만나면서 한동안 애를 먹이던 칡넝쿨과 가시넝쿨이 사라진다. 잠목숲의 내림길이다.
서서히 방향을 왼쪽으로 틀며가던 정맥은 낙동강 홍수예보시설 안내판이 부착된 시설물을 통과한다. 능선분기점을 지나면서 자동차의 소음이 가까이 들린다. 인공수로가 시야에 들어오고 우측으로 철다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12시 유동마을 표지석이 있는 도로에 내려선다. 정맥을 절단해 축조한 인공수로가 앞을 막는다. 아슬아슬하게 이어오던 정맥은 바로 이곳에서 맥이 끊어진다. 진양호는 지난 1968년에 축조된 낙동강 제1지류인 남강상류를 막아 조성한 경남지역 최초의 인공호수다. 다목적용인 남강댐은 길이가 975m, 높이가 43m나 되며 총 저수량은 1억3천6백만t이라고 한다.
인공수로는 바로 진양호의 물길을 원래 정맥에서 발원된 세월천으로 역류시켜 가화강을 통해 사천만으로 흘러들게 한다. 정맥에서 유일하게 물줄기가 산을 넘는 곳이다. 예상은 했지만 두 눈으로 확인한 산자분수령의 파괴, 물줄기가 산을 넘는 현장을 목격하고 나니 발걸음이 더욱 무거워 진다. 수로를 가로지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으나 옹벽의 높이가 예사롭지 않아 포기하고 유수교를 걷는다.
12시 08분 가화마을 표지석이 서있는 잔디밭에서 한동안 걸음을 멈춘다. 정맥은 여기서 왼쪽으로 조금 올라서다 가시넝쿨이 대단한 잡목 숲을 뚫고 올라야 한다. 여기는 스틱이 해결사가 되어준다. 앞서가는 분대장, 이어 올라선 임도에서 다시 바위들이 보이는 잡목 숲이 길을 막는다. 오른쪽으로 조금 나가가다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올라서면 과수원의 허름한 집 한 채가 보인다.
과수원을 통과하며 올라서니 우측으로 철망 울타리가 나타난다. 울타리를 끼고 정맥은 이어간다. 진양하씨 묘지, 다시 흙 묘지를 만나면서 정맥은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다시 비석 없는 묘지에서 오른쪽으로 간다. 시야가 트이며 발아래 철교와 도로가 내려다보인다. 진주하씨 쌍묘를 통과한다. 장송 숲의 완만한 오르내림이 이어진다.
12시 59분 절개지가 나타난다. 민원이 해결되지 않아 그대로 현장을 가로막고 있는 민가, 개 한 마리가 마중을 나온다. 그리고 내려선 2번 국도는 경전선과 나란히 달리고 있다. 갈 길은 먼데 또 발걸음을 멈춘다. 시작할 때 만해도 8시간 정도면 끝나겠지 모두다 장담했는데 벌써 7시간하고도 반이나 훌쩍 지나 버렸다. 좌측으로 터널이 보이고 우측으로 작은 연못이 보기 좋다.
13시 06분 출발, 분대장의 명령에 따라 도로를 가로지르며 중키에 소나무 사이로 제법 넓은 소로를 따라 힘껏 걸음을 재촉해 본다. 길은 좁아지지만 잡목이 없어 조금은 마음이 놓이는 정맥길, 중키의 소나무숲을 가파르게 오른다. 이어 완만하게 오르내리던 능선길이 한차례 긴 오르막 그리고 내리막길, 돌담을 쌓은 묘지를 통과한다. 너덜 길에는 잡목들이 기승을 부리고, 온갖 장애물이 발걸음을 더디게 한다.
13시 32분 높이 190.2m의 태봉산에 오른다. 온통 잡목 숲으로 뒤덮인 정상에는 삼각점이 모습을 들어낸다. 삼각점만 확인하고 걸음을 재촉한다. 돌무더기가 쌓여 있는 것으로 보아 무슨 이야기 거리가 있을 만도 한데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이 곳은 북북서로 향하던 정맥이 방향을 크게 바꾸며 남쪽으로 향하는 곳이기도 하다.
잡목 숲을 뚫고 내려서니 임도가 나타난다. 넓은 공터에는 숲 사이로 진양호가 보인다. 공터를 뒤로 왼쪽으로 숲길로 들어선다. 십자로 안부를 가로지르고 다시 만난 임도에서 또 한차례 발걸음을 멈춘다. 묘지에서 왼쪽으로 잡목 숲으로 뚝 떨어진다. 밤나무단지 소로를 끼고 간다. 널따란 묘지에서 계단길을 가파르게 내려선 곳에 '애향'이라는 제목의 수몰지구 추념비가 서 있다.
민가에서 물 보충을 한다. 마음먹음 김에 머리도 감는다. 도로를 뒤로 한차례 급경사의 오름길로 능선에 붙는다. 그리고 만나는 납골당, 임도를 가로지르고 2번 국도가 지나는 덕천주유소에서 내려선다. 시간의 흐름은 붙잡을 수 없는 것, 많은 시간이 흘러간다.
14시 55분 2번 국도를 뒤로 절개지 수로를 따라 오른다. 5분 정도 올라 능선에 붙으면서 완만한 능선길은 솔밭길로 이어간다. 남은 길이 이런 길만 되어다오, 바램은 나뿐이 아닐 것 같다. 한차례 임도를 따라 간다. 푸르름을 자랑하던 소나무 숲길은 누렇게 시들어 가는 솔밭 길로 바뀌더니 잡목숲길이 나타난다.
15시 28분 한차례 힘겹게 올라선 175봉, 긴 내리막 끝에 안부에서 오름길은 완만하게 시작된다. 잡목구간을 헤치다가 빠져나오니 공원묘원이 시작된다. 걸음이 한결 빨라지기 시작한다. 190.5봉에는 삼각점을 보호하기 위해 선지 석축을 쌓아올려 삼각점을 남기려는 흔적이 역력하다.
16시 03분 조경석이 가로막으며 공원묘원이 끝이 난다. 자세히 보면 조경석 위로 리본들이 보인다. 조경석을 밟고 올라서서 잡목을 뚫고 내려선다. 정맥은 숲이 우거졌어도 능선길은 선명하다. 4분 뒤 송전탑을 통과하며 잡목 숲을 뚫고 간다. 1분 뒤 왼쪽으로 능선길을 버리고 팍 꺾이며 내려서는데 마치 계곡으로 내려서는 듯하다. 묘지를 통과한다.
16시 15분 곤양면 경계표지판이 있는 콘크리트 포장도로에 내려선다. 여기가 선들재, 대나무숲을 뚫고 오른다. 묘지를 만나면서 오른쪽으로 우회길이 나있다. 다시 능선마루에 오르면서 왼쪽으로 완만한 오름길은 서서히 오른쪽으로 돌아 올라선다. 41번 송전탑(16:29)을 만나고 좀 더 올라선 봉에는 중키에 소나무가 보기 좋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조금 틀면서 평탄한 능선 길엔 또 다른 모습의 소나무가 애처롭다.
16시 35분 밋밋한 봉에서 만나는 장기 한 마리, 내리막길은 안부에서 다시 오르내림이 이어진다. 긴 오르막 끝에 밤나무단지가 있는 봉에 오르고 밤나무단지를 끼고 내려서니 1차선 포장도로(16:52)가 기다리고 있다.
7분 정도 휴식을 하고 오르는 길엔 아름드리 측백나무군락이 나타나고 전나무도 눈길을 끈다. 비석이 커다란 함안조씨 묘지를 가로지르며 간다. 정맥은 왼쪽으로 방향을 바꾸며 간다. 능선에서 만나는 주홍색 지붕의 민가 한 채, 아름드리 소나무 가지에 매달린 쌍그네 가 또 다른 구경거리가 된다.
정맥은 묘목단지를 끼고 오른다. 밋밋한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능선길을 따라 평탄하게 이어지는 정맥능선에는 개망초가 그런 대로 보기 좋다. 마치 초원을 가르는 듯 가르며 간다. 소나무숲길로 가파르게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밤나무단지와 민가, 내려선 곳이 딱밭골재, 여기 주민들은 딱밭골재 보다는 재방재로 알고 있다.
17시 30분 재봉재에 내려서면서 모두다 한마디 “얕보다가 큰코다친 하루였어”, 빗방울이 떨어진다. 사천읍내에서 목욕하고, 저녁 먹고 나니 조금은 피로가 풀린다. 뒤늦은 귀가, 돌아오는 차안에서 다음 구간 이야기, 특공대는 못 말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