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선언(時局宣言)
시국선언 (時局宣言)이란 '문제가 되고 있는 사회 현안에 대해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행하는 선언이나 연설을 말한다'라고 정의 된다.
요즘들어 시국선언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치인은 물론이고, 시민단체, 종교단체, 대학교수, 지식인, 대학생, 심지어 중고등 학생들까지도 대열에 동참한다.
근래들어 세계 경제가 매우 어렵다. 천조국이란 이름의 미국은 물론,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가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신경들이 곤두서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러고 있으니 도무지 앞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언론에서 주목받는 학교가 있었다. 다름아닌 유서깊은 도시 진주의 '대아고등학교'이다. 예전의 진주에는 진주고등학교와 농업전문학교가 쌍벽을 이루었으나 고교 평균화가 되면서 대아고등학교가 그런대로 각광을 받았다.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헌법재판관 문형배, 그와 관련한 뉴스를 접하였고, 지난번 집안 흉사때에 그 학교 이야기가 나와서 대화를 하다보니 친인척 중에서도 그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이 있었다.
내가 젊었을때, 박정희 대통령이 집권했던 제5공화국 시절에 고향 하동에는 선거때면 집권당인 공화당 출신이 거의 매번 당선되었다.
그런데 야당의원 출마자로 북천면의 문0식씨가 존재해 있었다.
선거때가 되면 다른집에는 고무신을 주는데, 이상하게 우리집만 패싱이었다. 영문을 알고보니 그분과는 외가로 인척간이라고 하였다. 그렇다고 우리집 사람들이 정파를 생각하며 그분에게 표를 주지는 않았을 것 같다.
대여섯번 낙선했으니 그분의 상징문구는 '또 떨어졌다 문0식'이었다. 요행으로 동정표를 받았는지 어느 해인가 국회의원에 당선이 되었고, 야당의원인 그분의 연설(질의) 횟수는 국회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위치에 올랐다고 소문이 났었다.
덕분에 나의 친구 두명도 그분의 보좌관과 보다가드(?)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세상 일이란 알 수 없는 것, 그분은 임기 4년을 채우지도 못하고 정치변혁으로 물러 나셨고, 돌아가신 것으로 이야기 들었다.
헌법재판관 문형배씨는 그 문0식씨의 집안이 아닌가 여겨진다. 북천의 이명산 아래에서 태어났고, 집안 사정이 어려웠지만 공부를 잘해서 진주 대아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법대를 나왔다.
어느 유튜브에서도 나왔듯 진주의 김0하씨가 장학금으로 그의 뒷바라지 하였다는 기사가 있었다.
김0하씨는 고성 사람으로 진주 중안동에서 남0당 한약방을 운영했다. 학벌은 별로 없었지만 환자를 잘보고, 친절하여 손님들이 넘쳐났다.
재산이 많아도 예의가 바르고, 학교법인을 세워 후진을 양성하거나 형편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 하는 등으로 지역사회의 존경을 받았다.
나도 몇차례 가까이서 대면해 보았고, 그분 모친의 장례식때 고향까지 문상 행렬에 따라갔 던 일이 있었다.
문형배씨가 탄핵재판 진행의 공정성 문제로 반대편의 비난을 받고, 고교 동문 싸이트에서 음란영상을 공유 하였다고 하니, 상당한 곤혹을 치른 것 같다.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를 뒷바라지 해준 김0하씨를 욕먹인 사람이라고 비난하였다 하나 거기까지 나가는건 좀 거시기하다.
이념에 기대거나 누굴 비난코자 이글을 쓰는 것은 절대 아니다. 나의 중학교 동기도 이명산 자락에 살았는데, 아마도 가까운 촌수일 것 같다.
이념에 관한 것들은 말꺼내기도 조심스럽다. 어릴적 집가까이 살았던 친구의 아버지가 다리를 절룩 거리셨더라. 알고보니 6.25때 그 친구 집안이 좌익 활동을 하였다가 인민군이 후퇴한 후 매를 맞아서 그렇다고 하였다. 그 시절엔 선택의 범위나 사정이 그랬을 수도 있다. 우리는 전혀 그런것 표내지 않고 우정을 지켜왔다.
이번 사태를 보며, 다만 이런 똑똑한 고향 사람이 옳고 그름을 떠나 혼탁한 세속에 낚여 자칫 많은 사람들의 유쾌하지 않은 대화꺼리가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뿐이다.
하도 세상이 어수선하고, 자식 손자들의 앞날이 걱정스러워 써본 넉두리 같은, 그렇다는 글이니 마음에 담지 말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