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9닷컴 대표님을 통해 W968 한 자루의 수리를 의뢰받았습니다.
표층이 상했는데 수리가 가능하겠냐는.
사진으로 먼저 상태를 보여주셨는데..
짜잔!
탁9닷컴에서 정품으로 판매한 W968이라는데
이게...
왜 이리 시커먼 걸까요?
우선 보내주시면 살펴보고 연락드린다 하고 택배로 받았습니다.
택배 받은 후 자세히 들여다보고 의뢰인과 통화도 해보니
러버 떼다가 표층이 뜯어졌는데 그 상처를 메꾼다고 목공보수재를 덕지덕지 발라놓은 것이었습니다.
허허...
목공보수재는 속건성 목공용 본드(아교)에 고운 나뭇가루를 가득 섞어놓은 제품으로
사이드 찍혀 파인 흠이 생겼을 때 간단히 셀프 보수 하라고 만들어 판매하는 건데
그걸 표층 타구면에 바르다니요?
그것도 평탄하지도 않고 울퉁불퉁하게, 또 얼마나 넓고 두텁게 발라놓았는지.ㅜㅜ
이 비싼 W968에 말이죠.ㅎ
그래도 표층만 잘 걷어내고 비슷한 색상의 밝은 림바로 대체하면 되겠다 싶어 작업을 수락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수재를 끌칼로 조심조심 걷어내다 보니
타구면 중앙 부위 쯤에 표층이 깊이 떨어져 표층 아래 두 번째 층(중간층)이 드러난 곳에도 보수재가 단단히 붙어 있어서 중간층 아유스 표면에까지 들러붙은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어찌 이렇게...ㅜㅜ
순식간에 일이 커집니다.
결국 표층을 다 걷어내고 보수재가 스며들어 달라붙은 중간층까지도 평평하게 다 연마해야 했습니다.
당연히 아유스층도 전체적으로 약간이나마 얇아질 수밖에 없죠.
의뢰인과 다시 통화를 하며
이러이러하니 처음과 같은 타구감과 성능은 도저히 되살릴 수 없고 더구나 중간층까지 얇아져 반발력에도 영향이 있다 설명드리고
그래도 작업을 진행하라 하신다면 가능한 방법을 최대한 동원해서 반발력 보완이라도 해보겠다 말했습니다.
의뢰인도 이해하고 수긍하셔서
표층을 걷어낸 후 두 번째 층도 보수재를 말끔히 깎아낼 정도로만 조심스레 연마를 했습니다.
그로 인한 반발력의 보완은 새 표층 덮을 때 글루를 조금 더 쓰면서 반발력이 좀 더 좋은 진하고 단단한 림바를 사용하는 쪽으로 결정했습니다.
다행히 보수재가 침범하지 않은 그립 가까운 부위는 원래 표층을 남겨놓기로 하고 그립 위 몇 센티미터 위에서 표층을 똑바로 잘라냈습니다.
그렇게 해서 러버 붙인 후에는 표층 수리한 건 보이지 않게 되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진하고 단단한 림바로 표층 보수를 마친 후의 모습입니다.
또 일어나지 않게 코팅 잘 해드렸고요.
이 작업 하는 내내
'아, 이거 괜히 맡았나... 그냥 버리라 할걸...'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더군요.^^
혹시나 아유스층에 상처가 나지 않게 초집중하느라 작업이 상당히 더디고 고되기도 했지만
이 비싼 W968을 이렇게 열심히 수리해도 결국에는 최초의 타구감과 성능은 절대 나오지 않을 게 뻔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도 의뢰인께서 충분히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시고ㅋ 수리 후의 타구감이나 성능 변화는 절대 문제삼지 않겠다 약속하셔서 끝까지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보수재를 비롯해 목공글루, 순간접착제, 이쑤시개, 젓가락, 코르크, 종이, 헝겊 등 온갖 물건들로 이상하게 수리되었다가 제게 온 수많은 불쌍한 아이들을 다양하게 접해봤어도 이번처럼 황당한 경우는 진정 처음입니다.ㅎㅎ
타구면 전체에 울퉁불퉁 보수재 떡칠이라뇨...
다시는 그렇게 하지 마시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보내드렸습니다.
보수재와 표층 걷어내는 데에만 두세 시간 더 걸린 듯합니다.ㅎ
표층이 뜯겼을 땐 제발 아무 조치도 취하지 마시고 그냥 그대로 수리 맡기세요.^^
여러 가지로 신경쓰이고 힘든 작업이었습니다.ㅎ
이젠 이런 류의 수리는 의뢰 받지도, 시작도 하지 않기로 다짐하면서...
공룡ㅜㅜ
첫댓글 와우 대단하심다 역시
이런 과정을 유투브로 만들면 지구의 여러 팬층이 생길것입니다. 저는 옛날의 부식된 물건, 차량, 집 등 새로 탄생 유투브를 자주봅니다. 심지어 동전 세척하는것도 인기가 높더군요^^
하하.. 저는 시종일관 수작업으로만 일하기억 작업 과정은 영상으로 담기 민망한 수준입니다.^^
그냥 결과물만 봐주세요.ㅎㅎ
영상으로 찍는다면 '저걸 다 저렇게 손으로 한다고?' 하는 반응은 있겠지요.ㅋ
공룡님 968처럼 160×150헤드큰라켓을 157~158×150으로 깍으면 무게가 얼마나 줄어들까요?
폭은 두고 길이만 2~3밀리 줄이는 거네요.
그렇게 하면 라켓 자체의 무게는 2그람도 채 줄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장 끝쪽에 붙는 양면 러버까지 함께 줄기에 러버 조합 후 총무게는 러버에 따라 적게는 3~4그람, 보통 4~5그람 정도 빠지게 되고 헤드 끝부분의 길이와 무게가 줄어드는 거라 실사용시 체감 무게는 훨씬 더 가벼워지죠.
@공룡 생각보다 많이 줄어들진 않네요ㅠ
97g짜리 968라켓이 저렴하게 판매하길래 헤드를 줄이고 써볼까햇는데 그래도 무게감당이 안될거같은..
@여우희야 네, 라켓 목재는 워낙 가벼워서 일부 자른다 해도 무게가 극적으로 줄진 않습니다.
97그람 짜리를 그렇게 줄여 95그람이 된다 해도 실사용시 무게는 92~3그람 이상의 무게를 느끼실 게예요.
그리고 헤드를 그렇게 길이만 자르는 스타일로 변형하면 기본 성격이 많이 달라져서 비추입니다.
차라리 사이버쉐이프 튜닝을 하면 극적으로 감량하고 성능도 거의 유지할 수 있는데, 실제로 써보고 만족하신 분 아니면 사실 선뜻 내키지 않는 튜닝 스타일이긴 하죠.ㅎ
@공룡 사이버쉐잎으로 바꾸게되면 무게감소는 몇그람정도 되고 일반원형과 어떤 장단점 차이가 잇을까요?
@여우희야 그건 이전 제 게시글에 많이 설명해 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