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1일 대강절 셋째주일 기도문
오소서, 오소서 평화의 주님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김경민
평화의 주님, 지금 지구촌은 곳곳에서 들려오는 전쟁의 소식, 기후위기의 비명과 경제위기로 인한 민중의 신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의 끝자락에서 새로운 희망과 평화의 미래를 만드는 공동의 성찰과 노력보다는, 갈등과 위기로 치달리는 어리석음과 탐욕의 몸짓만 가득합니다. 갈등이 갈등을 덮고 위기가 위기의 소리를 잠재우는 악순환의 고리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바빌론 유수와 고단한 난민의 삶, 식민지배의 일상 속에서 평화와 희망을 잃어버린 이스라엘의 신음소리를 들으시고 메시아 강림과 통치에 대한 기도와 소망에 응답하신 평화의 하나님, 절망 가운데서도 주님 오신 날을 기억하고 기념하며 평화의 소식을 간구하는 이들에게 먼저 주님의 평화로 채워주시고, 가장 비천한 곳에서부터 성령의 권능이 드러나고 퍼져가는 은혜를 허락해 주십시오. 전쟁 중에 있는 우크라이나 땅을 기억하시고, 미얀마 민중들의 시민불복종 운동 속에 임재해 주시며, 중국과 대만의 갈등과 70년이 훌쩍 넘어버린 한반도의 분단 현장에도 평화의 씨앗이 움터 평화의 생명나무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은총 베풀어 주십시오.
이방인과 고아, 과부를 특별히 주목하시고 사랑하신 주님, 한밤 중에 들에서 양을 치던 목자들에게 메시아 강림의 기쁜 소식을 제일 먼저 전하신 주님의 특별하신 사랑으로 살던 땅에서 뿌리 뽑혀 고난의 순례길에 던져진 난민들, 식민통치와 전쟁의 유령으로 증오와 대립만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긍휼을 베풀어 주십시오. 핵무기에 핵무기로 대항하겠다는 미망 속에 죽음의 욕망으로 한없이 치달리고 있는 몰지각한 지도자들에게 세상 죄를 지고 가는 어린 양의 모습으로 모범을 보이신 주님을 본받는 지혜를 허락해 주십시오.
죽임과 탐욕의 소음 가운데서도 현존하시는 주님을 알아차리고 따라갈 수 있도록 우리의 영적 감각을 깨우시고, 세상이 말하는 평화와는 다른 하나님의 평화의 길을 좇아 그 길을 열어 나가는 일에 우리를 사용해 주십시오. 평화의 꿈으로 목마른 이 땅을 생명의 물로, 성령의 은총으로 가득 채워 주십시오.
오소서, 오소서 평화의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