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7 보궐선거에서 배운다
성병조
(선거를 주목한다) ‘불가항력’ ‘천재지변’ 이란 상황묘사가 있다. 불가항력(不可抗力, force majeure)은 자연재해나 천재지변을 포함하여 외부로부터 발생한 일로서 보통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수단을 다하여서도 피할 수 없는 것을 지칭하는 법률용어이다. 오늘 치르는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는 불가항력도 천재지변에 기인하는 것도 아니다. 세계 토픽에나 나올 법한 시장의 성 추문으로 치르는 부끄러운 선거인 것이다. 공식 선거비용 820억, 선거 운동에 따르는 부대비용까지 계산하면 천문학적인 돈이 소요될 것이다. ‘자당의 문제로 인한 보궐선거에는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당규를 개정하면서까지 무리수를 둔 집권당의 선거결과를 지켜볼 것이다.
(박영선의 헤어진 운동화) 헤어진 운동화, 헤어진 구두? 예전에 헤어진 양말이나 옷을 기워 입던 시절은 있었지만 요즘은 찾아보기 힘들다. 멀쩡한 옷이나 구두도 세월 지나면 버리기 일쑤다. 보통 사람들도 이러한데 유명 정치인이 헤어진 구두나 운동화를 신는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그것도 평소 신는 게 아니라 선거 운동 기간에만 사용한다면 좀 이상하지 않는가. 서울시장 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박원순 시장이 헤어진 구두를 신자 이번에는 박영선 후보가 헤어진 운동화를 신고 선거 운동을 벌인다. 토론회장에 나올 때도 정장 차림에 찢어진 운동화를 신고 나왔다. 평소 전혀 신지 않던 운동화다. 서민 코스프레, 선거의 최고 소품이라도 되는 것일까?
(어중이떠중이?) 생김새나 이름을 가지고 비트는 건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다. 그냥 반 농담으로 들어주면 고맙겠다. 문재인만 보면 자꾸 ‘문제’가 연상된다. 영어를 빌리면 트러블 메이커 아닌가. 조국은 어떤가? ‘조국’ 대한민국을 빛내라고 지어준 이름 같은데 전혀 딴판이다. 항상 말썽의 중심에 서고 있는 김어준은 어떤가? 서울 TBS 교통방송 ‘뉴스공장’ 진행자로 4.7 보궐선거 때 편파 방송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다. 덥수룩한 수염과 휘날리는 머리카락이 가관이다. 서울시서 연간 4백억 가까이 지원받는 교통방송이 본분을 잊고 여당 편향을 일삼는다. 나는 이 사람만 보면 “어! 중이, 떠! 중이”에서 파생된 ‘어중이떠중이’가 자꾸 떠 오른다.
(그것도 오감다?) 어릴 때 시골서 많이 듣고 자랐다. 오감다? 사전에 나오지 않는 걸 봐서 ‘오감하다’가 어원인 것 같다. ‘분수에 맞아 만족히 여길 만하다’ 어떤 잘못을 저질렀을 때 저지른 자와 벌주는 자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심각한 사고를 저질러 당연히 받을 수 있는 벌인데도 자꾸 심하다고 애걸할 때 ‘그것도 오감은 줄 알아라’고 말했다. 과실의 중함에 비해 좀 가벼운 벌을 준다는 너그러움이 내포된 말이다. 어쩌다 잊혀 가는 옛말이 생각났을까? 민주당의 참패로 끝난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결과를 보면서 문득 이 말이 떠올랐다. 혹시 민주당이 선거결과에 아쉬움을 가진다면 나는 꼭 이 말을 전해주고 싶다. “그것도 오감은 줄 알아라”
(오지꼬시다) 오지다와 꼬시다의 합성어이다. 오지다는 ‘허술한 데가 없이 야무지고 실속이 있다’는 뜻으로 ‘고소하다’의 방언이기도 하다. 꼬시다는 ‘그럴듯한 말이나 행동으로 속이거나 부추겨 자신이 의도한 대로 행하게 하다’는 의미로 역시 ‘고소하다’의 방언으로 나와 있다. 고소하다는 뜻이 두 번 겹치는 것으로 봐서 얼마나 고소한지를 짐작할 수 있다. 어릴 때 선량한 친구를 해코지하고 도망치다 돌에 걸려 넘어져 피 흘리는 아이를 본 적이 있다. 항상 동료들을 못살게 구는 친구를 당할 수 없을 때 하늘이 내려준 벌이라 여겼다. 온갖 반칙과 술수, 오만을 일삼던 민주당의 서울 부산시장 선거 참패를 보면서 문득 이 말이 떠오른다. 오지꼬시다.
(두 시장의 공로?) 빤히 보이는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한다. 입만 열면 공정과 정의를 외치면서 행동은 개차반인 대통령을 여태 보아왔다. 도저히 개선의 여지가 없으니 철퇴를 내린 게 아닌가. 나도 억지 주장(?) 하나 하겠다. 논리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맞지 않더라도 참아 주시기 바란다. 성 추문의 장본인인 박원순 오거돈이 기여한 바가 있다고 말하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외국 신문도 우리 표현대로 ‘내로남불’이라는 제목을 뽑았더라만 집권당과 그 주변이 내로남불의 대명사 아닌가. 이번 선거로 얼마나 바뀌겠냐만 그들을 혼내준 건 분명하다. 국민은 현명하다. 거짓과 변명을 일삼는 자들에게 각성의 기회를 준 두 시장의 공로가 크지 않은가??
첫댓글 정신차려. 밝고투명한 대한민국을 기대해 봅니다
잘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얻는 교훈이 많지요?
잘 될때는오만을
최고일때는 겸손을
묵묵히 최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