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일어나 얼굴이 간지러워서 만져 보니 뭔가 이상하다.
무지 뜨겁고 얼굴이 부어서 엉덩이를 만지는 것 같이 밋밋하다.
지금껏 살면서 심하게 아픈 적도 별로 없었고 아파도 약을 복용한 적이 거의 없어서
약 먹으면 이럴 때도 있는 가보다 했다.
거울을 보고 슈랙을 보는 듯 했으나 조금 있으면 붓기가 갈아 앉겠지 하고
괜찮다고 하지만 나보다 더 놀랜 친구들은 병원에 가야 한다면서 끌고 간다.
요번 의사선생님이 보더니 이건 햇빛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음식을 잘 못 먹어서 그런 것이라며 해물요리는 피하라고 한다.
해안가를 달리면서 해물요리를 안 먹으면 뭘 먹고 다녀야하지?-_-;
어제 갔던 병원에선 의사소통이 잘 안 되서 오진을 한 것 같다.
식사 후 약 먹고 푹 쉬라며 주먹만큼(약간 오버했음ㅋ)의 약을 또 6회분 지어준다.
내 입맛에 너무 잘 맞는 푸저우 음식. 내겐 밥이 약인데..ㅎㅎ
탕수육은 한국 탕수육과 흡사하고 매콤달콤한 소스가 진짜 맛있다.
탕수육을 집중적으로 공격하자 많이 먹고 빨리 나으라며 계속해서 시켜준다.^^
일하러 갔다가 걱정이 되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우더이네 집으로 다시 찾아온 진광이.^^
밥을 다 먹자 약을 먹으라고 챙겨주는데 한번 데이고 나니깐 이걸 먹어야 하는 것인지 고민이 된다.
하지만 친구들이 자기 일처럼 걱정해 주는 마음에 녹아서 삼키고는 바로 골아 떨어졌다.
사람 잡는 약에 취해 얼마나 잤는지도 모르고 중간에 꿈을 꿨나 했는데
내 옆에 노인 명함을 봐서는 기자가 왔다 갔던 모양이다.
몸 좀 괜찮아졌으면 기자와 같이 왔던 할아버지가 저녁밥 사준다고 했다고 나가자고 한다.
중국을 벗어나 본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하지만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시는 링췐 할아버지.
아무리 영어 부서에서 근무를 한다고 하지만 영어를 너무 잘 하신다.
일을 하면서 많은 외국인을 사귀었지만 한국 친구는 처음이라며
계속 연락하자고 하시고는 차고 계시던 명찰들 중의 하나를 기념으로 주신다.^^
나에게 너무 잘해준 진광이와 진찬이.
내가 끝도 없이 자는 사이에 교대로 와가지고는
괜찮은지 확인 하고 다시 일하러 가기를 반복했다.
붓기는 아직 다 빠지지 않았지만 많이 좋아 진 것 같아서
내일 떠나야 한다고 하자 여행 끝나면 꼭 한 번 푸저우에 다시 들리라고 한다.
닝더에서는 친구들과 친해지자 중국이름을 지어준다면서 리닝더(李寧德)이라고 했는데
푸저우에서는 리롱(반얀나무)이라는 멋진 이름이 추가 되었다.^^
나의 한국 초청자 명단에도 이름들이 추가 되었다.^^
푸저우에 더 있고 싶지만 중국 비자도 만기되어가고
전에 만난 자전거여행자 친구(22호)는 내가 닝더에서 쉬는 동안 이미 여행을 마치고
푸텐에 돌아가서 친구들과 기다리고 있다고 문자를 주고받으며 날짜를 잡았었지만
몇 번 미루고 6일에 도착 할 것 같다고 한 것을 또 미룰 순 없어서 떠나야 한다.
항저우서부터 달려온 험한 104번국도는 푸저우에서 드디어 끝났고
앞으로 324번국도만 1200km 정도 달리면 홍콩 근처까지 인도해준다.
큰 변수가 없고 104번국도 같지만 않으면 비자 만기일까지 홍콩에 도착하는 건 문제없을 것 같다.
의사선생님이 해물음식은 피하라고 했지만 내게 맞지 않는 음식이 그 많은 해산물 중에
어떤 것인 줄 알아야 앞으로 계속 여행 하니깐 한 가지씩 먹어보면서 알아내기로 했다.
知彼知己百戰不殆
지피지기백전불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같은 여행)에서 위태롭지 않다!^^
예전에는 누군가가 중국어로 말을 걸어오면
알아들으려고 노력하지도 않고 무조건 “팅부동(못 알아듣겠다)”이라는 말을 썼는데
이제는 중국어 몇 단어 밖에 할 줄도 모르면서 “워 중궈어화 이디엔디엔(나 중국말 조금)” 이라고 한다.
‘팅부동’이라고 하면 나를 다른 지방에서 온 중국 사람으로 생각하고
왜 젊은 사람이 표준어도 못 하냐며 버럭 하는 아줌마도 있었다.
중국에 방언이 많아서 ‘팅부동’이 못 알아듣는다는 공용어로 쓰이지만
대화를 피하려고 할 때 한국에서 몰라, 몰라 그러듯 비슷하게 쓰이는 것 같기도 하다.
식당에서 밥을 먹는 동안 할 줄 아는 몇몇 단어로 주인아저씨랑 대화를 나누면서 많이 친해졌다.
아저씨가 몇 년 전에 결혼했고 아이는 몇 살이고 가게는 언제부터 시작했고 등을 어떻게 알게 됐는지
나조차도 신기하다.^^
오늘 밤에 비가 온다고 했고 앞으로 가야하는 길 위험하니 텐트치고 자지 말라고 한다.
그러면서 조금 있으면 가게 정리하고 집에 간다고 자기 집에서 자고 가라고 초대해준다.^^
우아~ 이건 또 웬 떡이야!
새로 지은 집이라 텅 비고 도배하는데 돈이 많이 들어서 아직 못했다고 한다.
누추하지만 괜찮겠냐며 방을 하나 내준다.
물론 괜찮고 말고요! 밖에다 텐트를 쳐서 방과 텐트 속을 비교해주고 싶다.^^
대문에 장금장치가 아직 제대로 안 달렸으니 자전거도 방에 들여놓고 자라고 한다.
푸저우에서 점심 먹고 늦게 출발해 몇km 달리지도 못했지만 무지 뿌듯하다.^^
밤 9시정도에 잠들어서 새벽 5시에 일어났는데 부모님은 벌써 일하러 나갔고 아들만 남아 있다.
정신연령이 서로 비슷해서 금세 친해질 수 있었던 중학교 2학년의 개구쟁이 판카이촨.
얼른 씻고 아침 밥 먹으러 가자고 한다.
식당은 이른 시간부터 붐볐고 판(潘:반)가 아저씨도 바빠 보였다.
식당 대부분 사람들이 이렇게 만두 하나에 국수 한 사발로 아침으로 먹는다.
계산을 하겠다고 하니깐 웃기는 소리 하지 말라면서 거부하는 판씨 아저씨.
건강하고 무사히 세계일주 마치기만 하란다.
잊고 있었던 잃어버린 인화기가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매일 받기만 하고 아무 것도 줄 것 없는 내 손이 부끄럽다.
아저씨가 내게 아무 조건 없이 베푼 듯이
저도 기회만 되면 다른 사람에게 베풀겠습니다.
아저씨 같은 분이 계셔서 이 세상이 아름답습니다.
아저씨로 부터 받은 '아름다운 세상 릴레이 바톤' 제가 넘기겠습니다.
2007년 8월 3일 ~ 6일 아침
5일 오후 이동거리 : 37km
세계일주 총 거리 : 2157km
식사 : 위의 사진들 + @
마음의 양식 : 누가복음 22~24장
항상 지켜주시고 좋은 사람들 붙여주시는 당신께 감사드립니다.
지출 : 없음
첫댓글 http://cafe.daum.net/BackpackerCamp 이렇게 대놓고 광고하냐 싶으시겠지만, 아래의 댓글을 보면서 참고하시라고 올려봅니다. 윗글은 현재진행형이므로 계속해서 보실 수 있습니다. 답답하고, 편협하고, 부정적으로 보고살면 그것밖에 보이지 않는겁니다. 얼마나 답답한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중국을 탐탁치않게 생각하는 사람중의 하나이지만, 사람 하나 여행할 수 없는 국가로 몰아부치는 분들의 생각은 정말, 절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뭘 알고 계신겁니까? 제대로는 알고나 계신겁니까? 이제 더이상 댓글 안달겠습니다. 이정도면 충분하겠죠. 알아서 판단하실거라 믿습니다. 우리 도우미카페 회원님들의 시각과 관점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정말로 답답해서 하나 물어봅니다. 그쪽 여자분 아니시잖아요? -_-; 카페에 가보니까 혼자서 여행하는 여자분 열명은 커녕 한분도 모르겠는 데 대체 뭘 갖고 얘기하는 겁니까? 자기 혼자 중국에서 살고 있는 것도 아니고 답답해하지 마세요. 저도 사람들의 상식을 믿습니다.
글쓰신분은 몇몇분이 자전거타고 중국일주하면 안전의 근거가 된다고 생각하시는 모양입니다.. 물론 자전거여행에서 아무일없이 무사히 돌아올수도있겠지요... 하지만 작년에 중국에 여행오셨다가 실종되신 여자분도 계십니다. 정말 궁금한게있는데. 위에 자전거로 여행하신그분은 여자분인가요? 중국어 한마디 못했나요? 그렇다면 진심으로 그용기에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저것은 용기있는 행동입니다. 그냥 '여자'분..'중국어못해'도 누구나 다할수있는 그런 여행이 아니랍니다. 밑에 덧글다신분들이 '사람하나여행할수없는 국가로 몰아부치'지는 않았습니다. 여자분이니까 중국어한마디 못하니까 위험하다고했지요..
(위에글이어서.....) 저도 중국여행 많이 다녔고, 중국여행 할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만약 한국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친구가와서 중국배낭여행 혼자할래~ 하면 '미친년'이 라고 먼저 말해주고 싶군요.
본인 나름아니겠어요...그 어떤나라도 위험은 있을꺼고...다만 중국을 여행할수없는 국가로 몰아부치기는 오바같고...한국도 연쇄살인사건이 있는데...다른나라 사람들 입장에선 한국도 별로 여행할수 없는 국가로 몰아부지 않을까요? 제 얘기는 꼭 그 어떤 한가지나 두가지 편견가지고 판단하고 그러지들 맙시다...위에분은 본인이 좋와하는 여행을 하시고 위험하다 생각되시는 분은 집구석에 걍 계시고....굳이 그렇케 티걱들 하는 이유가 뭡니까? 한국사람들 눈엔 교포가 별루듯이 교포들 눈에도 한국사람 걍 그런 취급인데...뭐 개개인 사유땜에 다 안좋케 밀어붙치지 맙시다...
한국도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그러죠. 그러니까 만약에 중국인 여자 친구가 한국말 하나도 못하면서 한국에 일주일 동안 갔다올까? 하면 여러분들은 그래! 이러겠습니까? 간단하게 그 상황을 생각해보고 중국이 한국 보다는 훨씬 위험하니까 조심하자 이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