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명태 축제 축포속에 있던
러시아산 명태를 샀다
그가 살던 고향 이야기 가
꼭 듣고 싶었다
비릿한 냄새가 마당을 홀리고
어슬렁 거리던 개 고양이
추앙하는 몸짓으로
마당에 진입했다
숨 죽이며 노리는 눈빛
느슨한 구월 보름 달빛에
생사를 넘나들듯
파란 불을 뿝는다
가을 알곡은 쌓이고
집 떠난 자식들 안부 오는 밤
비릿한 포구 소식 과
보름달 손님이 가을을 익힌다
[감기중]
이건 마음이 보내는 반란이다
애정결핍에 과부화가
엉킨 숫자
계산을 덮은
백지 위의 첫 선
시침이 움직이고
상상의 날개가 들썩이고
예상 밖의 강풍에 옷깃을 여미듯
간절한 마음들을 담는다
주파수가 맞을까
그냥 이었다
결과를 기다리는
초기증상
목이 따갑다
그리움 이다
[대왕암 길]
바람은
용궁에서 보내는
끝없는 환영사
근래에 없던 힘찬 몸짓은
더 격하게 게세게 인사 한다
역사를 지키고
세월을 품으며
인내를 시험하는 웃음
샤악 샥샥샥 샥...
비음이 스친다
철썩 철썩이며
뽐내는 자태가
물결속에 출렁출렁
힘겨운 등짐은
모두 풀고 가란다
드 넓은 춤사위가
용솟음 치는 순간도
두 팔로 환호하는
대왕암 길
희망을 하나씩 만들고 있다
[커피 한잔]
가장 따스한 말
인연이 오는 말
쉼 없이 듣는 말
시간과 계절이 없는
성 도 나이도 잊는 말
세월 좋은 그 말
듣는다
파도 문안 오는 백도해변
모닝 커피 향기 속에
갈메기가 춤춘다
[우리의 봄]
친구와 함께한 여행길
청량리 역 비둘기는
비상을 꿈꾸고
밤 낮 없는 종종걸음은
세월을 잊는다
침묵인 커피잔에
웃음이 던져준 순간
연속 필림이 돌려지고
우루루 그들은
점령한다
소식 없어도
몇십 년 만이어도
명분 좋은 고회여행
꾸밈없는 눈망울이
흔적으로 있고
철없던 우리의
잊어가던 숫자도 보인다
삶이 신나게
생중계 되고 있다
첫댓글 좋은 원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