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초기불전연구원 학림 제24기 "초기불교 수행편" 제 2강 후기
제24기 초기불전학림 두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수행편으로 들어가, 37보리분법의 첫머리인 사념처를 공부하였습니다.
◈ 삼귀의계와 오계
대림 원장스님으로부터 삼귀의계와 오계를 수지하고, 「자애경」과 「큰 행복 경」을 독송하였습니다.
◈ 원장스님 인사말씀
원장스님께서는 우리가 부처님 가르침을 공부하는 까닭을 먼저 짚어 주셨습니다. 일상에서 행복을 앗아가는 마음의 해로움, 곧 불선법(不善法)을 줄이고 보다 자유롭고 평안한 삶을 살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이고득락(離苦得樂)이며, 이번 수행편은 바로 그 이고득락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를 공부하는 시간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대표적인 불선법은 번뇌인 탐·진·치입니다. 원장스님께서는 이 셋의 성격이 각각 다르다고 하셨습니다.
| 탐욕은 허물은 작지만 천천히 사라지고, 성냄은 허물은 크지만 빨리 사라지고, 어리석음은 허물도 크고 천천히 사라진다. |
요즈음에는 욕망은 한번 취해서 갈증을 풀어 주어야 더 일어나지 않는다거나, 화도 가끔은 내야 건강에 좋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원장스님께서는 그렇게 해서는 각각에 대한 잠재 성향만 깊어질 뿐이라고 하셨습니다. 간절히 원하던 대상을 손에 넣으면 욕망이 사그라드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대상을 원하게 되고, 화를 내는 습관이 들면 그냥 지나갈 수 있는 웬만한 일에도 마음이 상하게 되며, 분노의 순간이 지나간 뒤에도 앙금이 오래 남아 결국 자신을 괴롭힐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욕망이나 성냄으로 가장 먼저 괴로워지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그 법을 가진 자기 자신입니다. 부처님께서도 이 위험을 아주 강하게 말씀하셨습니다.
| 욕망보다 더한 불길이 없고 성냄보다 더한 허물이 없고 오취온보다 더한 괴로움이 없고 열반보다 더한 행복이 없다. |
『법구경 Dhp 202』
다만 참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억누르거나 정당화하기보다 "아, 지금 성냄의 법들이 일어났구나", "욕망의 법들이 일어났구나", "어, 이것이 또 사라지네" 하고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입니다. 알아차릴 때 우리는 그것에 굴복당하거나 현혹되지 않습니다. 순간순간 일어나고 사라지는 법을 끊임없이 관찰하는 반복된 훈련을 통해, 저마다 자신의 욕망과 성냄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 그 법들로부터 한 걸음 더 자유로워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하셨습니다.
◈ 청법가
◈ 입정
법사스님의 안내에 따라 3분 정도 입정을 하였습니다. 들숨날숨에 마음챙기는 공부는 부처님께서 제일 처음 하신 수행법이자 초기경에서 가장 많이 설하신 수행법이며, 또 가장 간단한 수행법이라고 하셨습니다.
● 『청정도론』이 자세히 설명하는데, 핵심을 간추리면 숨이 닿는 곳에 마음챙김을 두는 것입니다.
● 입을 닫고 코로 숨을 들이쉬면 숨이 콧구멍 안으로 들어가면서 닿는 부분이 있습니다. 조금만 정신을 차려 마음챙김을 해 보면 여러 부분 가운데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곳이 있습니다. 주로 윗입술이나 코 안쪽입니다.
● 그 가장 분명한 한 곳을 알아차려 거기에 지속적으로 마음을 챙기면 됩니다.
● 안경을 쓰신 분은 안경을 벗고, 편안한 자세를 취합니다.
◈ 제 2강 내용 요약 (각묵스님)
■ 여는 말씀 - 모든 체계는 이론과 실천으로 이루어진다
세상의 모든 체계는 학문이든 정치든 경제든 문화든 예술이든 두 가지로 확립됩니다. 하나는 이론이고 하나는 실천입니다. 이 둘을 갖추지 않은 체계란 있을 수 없습니다.
불교도 마찬가지입니다. 불교의 이론체계를 교학이라 하고 빠알리어로 빠리얏띠(pariyatti)라 하며, 실천체계를 수행이라 하고 빠띠빠다(paṭipadā) 또는 바와나(bhāvanā)라고 초기경에서는 부르고 있습니다.
지난 시간에 살펴본 이론체계는 온(蘊)·처(處)·계(界)·근(根)·제(諦)·연(緣)의 여섯 가지, 곧 5온·12처·18계·22근·4성제·12연기입니다. 앞에 숫자를 붙인다는 것 자체가 해체해서 본다는 뜻입니다. 나란 무엇인가를 다섯 가지로, 세상이란 무엇인가를 열두 가지·열여덟 가지로, 진리란 무엇인가를 사성제와 십이연기로 해체해서 보는 것입니다. 결국 내 문제·세상의 문제·진리의 문제이며, 인간으로 태어나 이 셋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불교는 결국 이론이 아니라 수행입니다. 스님께서는 「까뀌 자루 경」의 말씀을 이 자리에서 늘 되새긴다고 하시면서, 오늘도 대중과 함께 소리내어 읽으셨습니다.
| 비구들이여, 수행에 몰두하지 않고 머무는 비구에게 '오, 참으로 나의 마음은 취착이 없어져서 번뇌들로부터 마음이 해탈하기를.'이라는 이러한 소망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결코 취착 없이 번뇌들로부터 해탈하지 못한다. 그것은 무슨 이유 때문인가?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대답이다. 무엇을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인가? 네 가지 마음챙김의 확립[四念處], 네 가지 바른 노력[四正勤], 네 가지 성취수단[四如意足], 다섯 가지 기능[五根], 다섯 가지 힘[五力], 일곱 가지 깨달음의 구성요소[七覺支], 여덟 가지 구성요소를 가진 성스러운 도[八支聖道]이다. |
『상윳따 니까야』 「까뀌 자루 경」SN22:101
■ 37보리분법 — '보리분'이란 무엇인가
초기불교의 수행법은 부처님께서 37보리분법으로 정리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사념처·사정근·사여의족·오근·오력·칠각지·팔정도의 일곱 주제이고, 4+4+4+5+5+7+8 하여 모두 37가지입니다.
그러면 '보리분'이라는 말은 어디서 온 것인가. 중국에서 한문으로 정착시킨 단어에는 거의 대부분 빠알리어 원어가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직접 쓰신 언어가 빠알리어이기 때문입니다.
원어는 보디빡키야 담마(bodhipakkhiyā dhammā)입니다.
● 보디(bodhi) - 깨달음. 중국에서 음역하여 '보리(菩提)'가 되었습니다. 보리원의 '보리'도 여기서 온 말이지, 곡식 보리가 아닙니다.
● 빡키야(pakkhiya) - 명사 빡카(pakkha, 편)에 -iya를 붙여 만든 형용사로, '편에 속하는'이라는 뜻입니다. '네 편 내 편' 할 때의 바로 그 편입니다. 중국에서 뜻으로 옮겨 '분(分)'이 되었습니다.
● 담마(dhamma) - 법.
그러므로 보디빡키야 담마는 깨달음의 편에 속하는 법들입니다. 초기불전연구원에서도 그렇게 옮깁니다.
이 37가지는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일곱 개의 그릇 안에 담겨 있습니다. 스님께서는 이를 꽃꽂이에 견주셨습니다. 청자·백자 같은 멋진 그릇 일곱 개를 놓고, 첫째 그릇에 꽃 네 송이를 담아 '네 가지 마음챙김의 확립'이라 이름표를 붙이고, 둘째 그릇에 힘있어 보이는 꽃 네 송이를 담아 '네 가지 바른 노력'이라 붙이는 식입니다. 그렇게 일곱 그릇을 깨달음 둘레에 놓아 깨달음을 장엄하는 것이라고 주석서들은 설명합니다. 깨달음은 중생의 눈에 보이지 않으니, 교학적·수행적 체계로 드러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일곱 주제는 『상윳따 니까야』에 그대로 모여 있습니다. 한글 번역본 제5권의 도 상윳따부터 제6권 첫머리의 성취수단 상윳따까지, 곧 S45부터 S51까지 일곱 상윳따입니다. 다만 사념처·사정근·사여의족의 순서가 아니라 붓다고사 스님의 뜻에 따라 도 상윳따를 맨 앞에, 성취수단 상윳따를 맨 뒤에 두었습니다.
■ 두 가지로 이해한다 - 출세간도와 예비단계의 도
37보리분법을 이해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① 출세간도(完成된 道) - 주석서의 입장
'깨달음의 편에 있다'는 말을 문자 그대로 보면, 깨달음을 완성해야 비로소 그 편에 속하는 것이 드러납니다. 그래서 『청정도론』을 위시한 주석서 문헌들은 보리분법을 깨달음을 성취한 예류자 이상의 성자들의 편에 있는 법들이며, 깨달음을 성취할 때 이 37가지가 모두 함께 드러나는 것으로 설명합니다(『청정도론』 22장 39). 보리분법이라는 술어 자체가 '깨달음의 편에 속하는 법들'이라는 뜻이기 때문에 이렇게 설명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출세간도, 곧 완성된 도(lokuttara-magga/paṭipadā)라고 합니다.
아비담마는 실참수행보다 법수들을 정확하게 정의하고 그 법들이 어디에 속하는지를 밝히는 것을 생명으로 삼기 때문에, 그 입장에서는 이렇게 설명할 수밖에 없다고 하셨습니다.
『청정도론』에는 두 측면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성스러운 도가 일어나기 전에 세간적인 위빳사나가 일어날 때 이 37가지는 여러 가지 마음들에서 발견되지만, 예류·일래·불환·아라한의 네 가지 도의 지혜 가운데 어느 하나가 일어날 때에는 하나의 마음에서 모두 발견된다는 것입니다.
② 예비단계의 도 - 아직 깨닫지 못한 우리의 입장
그러나 아직 깨달음을 성취하지 못한 우리들의 입장에서 보면, 37보리분법은 당연히 깨달음을 실현하도록 도와주는 법들로 이해되어야 하고 그렇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에서 '조도품(助道品)'으로도 옮긴 것이 바로 이 뜻입니다. 이것을 예비단계의 도(pubbabhāga-magga/paṭipadā)라고 합니다. 뿝바바가는 '이전', '앞'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야 수행하려는 불자들에게 37보리분법이 도움이 되고 의미가 있습니다. 실제로 S45부터 S51까지의 경들을 읽어 보면, 대부분이 아직 깨닫지 못한 우리가 어떻게 깨달음으로 나아갈 것인가를 설하고 계십니다.
■ 사념처 - 사띠빳타나를 왜 '마음챙김의 확립'으로 옮기는가
사념처의 원어는 사띠빳타나(satipaṭṭhāna)입니다. 그런데 이를 '사띠 + 빳타나'로 보면 마음챙김의 토대라는 번역이 더 어울립니다. 그런데도 초기불전연구원에서 마음챙김의 확립으로 옮기는 데에는 까닭이 있습니다.
사띠빳타나는 '사띠 + 빳타나'의 합성어가 아니라 '사띠 + 우빠타나(upaṭṭhāna)'의 합성어이기 때문입니다. 빠알리어에서 i와 u 두 모음이 만나면 뒤따라오는 모음이 생략되어 한 음절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사띠 우빠타나가 사띠빳타나가 된 것입니다.
근거는 경 자체에 있습니다. 초기불전에 우빠티따사띠(upaṭṭhita-sati, 마음챙김이 확립된)라는 표현이 여러 군데 나타납니다. 우빠티따는 과거분사이고 그 명사가 우빠타나이니, 부처님께서 이 단어를 이미 많이 쓰고 계셨다는 뜻입니다. 주석서들은 '빳타나(토대)' 쪽의 의미, 곧 마음챙김의 대상을 강조하는 편이지만, 전자가 더 원래의 뜻이라고 보아 이 단어를 살린 것입니다.
■ 수행삼경 - 실참수행법을 설하신 세 경
부처님의 육성이 생생히 살아 있는 초기경 가운데 실참수행법을 설하신 경을 들라면 셋입니다.
| 경 | 출처 | 내용 |
| 「대념처경」 | 『디가 니까야』 D22 (= 『맛지마 니까야』 「염처경」 M10) | 신·수·심·법 전체를 아우른다 |
| 「들숨날숨에 마음챙기는 경」 | 『맛지마 니까야』 M118 | 들숨날숨의 마음챙김을 강조 |
| 「몸에 대한 마음챙기는 경」(염신경) | 『맛지마 니까야』 M119 | 몸에 대한 14가지 가르침 |
「대념처경」과 「염처경」은 판본에 따라 맨 뒤 사성제 부분의 길이가 다를 뿐 내용은 같아서, 스님께서는 같은 경으로 다루신다고 하셨습니다. 앞에 '마하(大)'가 붙어 대념처경입니다.
이 밖에 『상윳따 니까야』에는 염처 상윳따(S47)에 104개의 경이, 들숨날숨 상윳따(S54)에 20개의 경이 실려 있습니다.
■ 사띠를 '마음챙김'으로 옮긴 여덟 가지 근거
사띠(sati)의 어원은 '기억하다'이고 명사이니 뜻으로는 '기억'입니다. 그런데 기억은 수행용어로 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면 왜 원어에 없는 '마음'을 넣어 옮기는가.
스님께서는 이 물음을 오래 정리해 두셨다가 여덟 가지 근거로 밝혀 놓으셨고, 오늘 그 글을 강의 자료로 나누어 주시고 대중과 함께 읽으셨습니다.
첫째, 부처님 말씀 자체가 근거입니다 — 「여섯 동물 비유 경」
| 비구들이여,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각각 다른 삶의 분야와 각각 다른 먹이의 영역을 가진 여섯 마리의 동물을 튼튼한 밧줄로 묶은 뒤 이 밧줄들을 모두 튼튼한 말뚝이나 기둥에 묶어 두었다 하자. 각각 다른 삶의 분야와 각각 다른 먹이의 영역을 가진 여섯 마리의 동물들은 모두 자기 자신의 먹이의 영역과 삶의 분야로 가려고 할 것이다. … 그러다가 이들 여섯 동물들이 지치고 피곤해지면 그들은 그 말뚝이나 기둥 가까이에 설 것이고 거기에 앉을 것이고 거기에 누울 것이다. …비구들이여, 여기서 튼튼한 말뚝이나 기둥이라는 것은 몸에 대한 마음챙김을 두고 한 말이다. 비구들이여, 그러므로 그대들은 참으로 이와 같이 공부지어야 한다. '우리는 몸에 대한 마음챙김을 닦고 많이 [공부]짓고 수레로 삼고 기초로 삼고 확립하고 굳건히 하고 부지런히 정진하리라.'라고 그대들은 이와 같이 공부지어야 한다. |
『상윳따 니까야』 「여섯 동물 비유 경」SN35:247
여섯 가지 알음알이로 세분되는 마음은 여섯 동물에, 사띠는 밧줄에 비유되고, 말뚝이나 기둥은 사띠의 대상인 몸 혹은 신·수·심·법으로 정리되는 21가지 혹은 44가지 대상 가운데 하나입니다. 곧 사띠라는 밧줄로 마음이라는 동물들을 대상이라는 말뚝에 묶는 것이 사띠의 역할입니다. 사띠는 마음을 챙겨서 대상에 묶는 것입니다.
둘째, 주석서와 『청정도론』의 송아지 비유
여섯 동물은 너무 많으니 『디가 니까야 주석서』와 『청정도론』은 송아지 한 마리로 견줍니다.
| 예를 들면, 소치기가 사나운 암소의 젖을 마음껏 마시면서 자란 사나운 송아지를 길들이려 할 때 그 암소로부터 송아지를 떼어내어 한 곁에 큰 기둥을 박고서 그곳에 고삐를 매어 묶어 놓을 것이다. 그때 그 송아지는 이리저리 날뛰어도 도망갈 수 없게 되자 그 기둥을 의지하여 앉거나 누울 것이다. ...여기서 마치 송아지 길들이는 자가 송아지를 기둥에 묶는 것처럼 자신의 마음을 마음챙김으로써 대상에 굳게 묶어야 한다. |
『디가 니까야 주석서』/『청정도론』
마음이라는 송아지를 사띠라는 밧줄로 기둥이라는 대상에 묶는 것입니다. 스님께서는 이 그림이 그대로 맞다고 하시면서, 우리 마음이라는 송아지를 마음챙김이라는 밧줄로 명상주제라는 기둥에 묶는 것이 마음챙김의 기능이자 역할이라고 하셨습니다.
셋째, 「운나바 바라문 경」
| "고따마 존자시여, 그러면 마노[意]는 무엇을 의지합니까?" "바라문이여, 마노[意]는 마음챙김을 의지한다." "고따마 존자시여, 그러면 마음챙김은 무엇을 의지합니까?" "바라문이여, 마음챙김은 해탈을 의지한다." "고따마 존자시여, 그러면 해탈은 무엇을 의지합니까?" "바라문이여, 해탈은 열반을 의지한다." |
『상윳따 니까야』 제5권 「운나바 바라문 경」(S48:42)
마노와 해탈 사이에 마음챙김이 놓입니다. 마음챙김이 마음을 해탈과 열반으로 연결시켜 주는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활성스님께서 '마음챙김'으로 옮기신 결정적인 경전 근거가 바로 이 경이라고 하셨습니다.
넷째, 안세고 스님의 '수의(守意)'
중국에 불교가 전해지던 아주 초기에 안세고(安世高) 스님이 옮긴 『불설대안반수의경(佛說大安般守意經)』의 제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나빠나(ānāpāna, 들숨날숨)를 '안반(安般)'으로 음사하고, 사띠를 '수의(守意)', 곧 마음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으로 뜻번역하였습니다.
다섯째, 『청정도론』도 "그의 마음이 수승한 마음챙김으로 보호될 때"라고 표현하여 안세고 스님과 같은 입장입니다.
여섯째, 한역 대장경에 백 군데가 넘는다
CBETA로 한역 대장경을 검색해 보면 '안반수의'가 백 군데 가까이 나타납니다. 스님께서는 직접 검색해 보셨다고 하시면서, 경 제목을 누르면 그 경에서 '안반수의'가 어떻게 나타나는지까지 볼 수 있는 굉장한 자료라고 하셨습니다. 중국에서 사띠를 '마음 지킴'으로 이해한 경우가 그만큼 많았다는 뜻입니다.
일곱째, 한자 '염(念)'의 짜임
중국에서 사띠를 옮긴 글자가 '염(念)'인데, 파자해 보면 今(지금) + 心(마음)입니다. 마음이 지금 여기에 머물게 한다는 뜻이 그 안에 들어 있습니다.
여덟째, 영어 번역도 mindfulness다
사띠는 영어로 거의 예외 없이 mindfulness로 정착되고 있습니다. 이것도 사띠를 '마음(mind)에 두는 것'으로 이해한 것입니다.
■ '알아차림'은 사띠가 아니다
요즈음 사띠를 알아차림으로 옮기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술어를 한글로 어떻게 정착시키는가는 옮기는 사람의 성향이니 존중해야 하고 자유라고 하시면서도, 스님께서는 그렇게 옮기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알아차림'은 삼빠자나(sampajāna)를 옮긴 말이기 때문입니다. 사띠가 나오면 짝이 되어 삼빠자나가 함께 나오는데, 알아차림은 바로 그 삼빠자나의 뜻입니다. 그래서 굳이 사띠를 알아차림으로 옮길 바에는 차라리 '기억'으로 하라고 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 '마음챙김'이라는 말은 어디서 왔는가
마음챙김이라는 술어는 1988년 활성스님께서 정착시키신 것입니다. 스님께서는 곁에서 그 고심하시는 과정을 지켜보셨고, 너무 좋은 번역이라 초기불전연구원에서도 그대로 가져와 쓰고 있다고 밝히셨습니다. 좋은 술어는 가져다 써야 하되, 제가 만든 것처럼 해서는 안 된다고 하시면서 어디서든 출처를 밝히신다고 하셨습니다.
'챙김'은 한국불교의 순수한 수행용어입니다. 간화선에서 화두를 '챙긴다'고 합니다. 세간에서 '돈 챙긴다'고 할 때의 챙김이 아니라, 바로 그 화두를 챙기는 챙김을 살려 온 것입니다. 그래서 위빳사나를 하든 화두를 참구하든 한국불교 전체에 두루 통하는 번역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 마음챙김의 대상 — 21가지 혹은 44가지
「대념처경」은 마음챙김의 대상을 신·수·심·법, 곧 몸·느낌·마음·법의 넷으로 나눕니다. 이를 세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대상 | 크게 | 세분하면 |
| 몸(身) | 14가지 | 14가지 |
| 느낌(受) | 1가지 | 9가지 |
| 마음(心) | 1가지 | 16가지 |
| 법(法) | 5가지 | 5가지 |
| 합계 | 21가지 | 44가지 |
몸의 14가지는 ①들숨날숨 ②네 가지 자세(행·주·좌·와) ③네 가지 분명히 알아차림 ④32가지 몸의 형태(머리털·몸털…) ⑤사대(지·수·화·풍)의 분석 ⑥아홉 가지 공동묘지의 관찰입니다. 32가지 몸의 형태는 몸을 해체해서 보면 혐오스러운 것임을 드러내고, 공동묘지의 관찰은 이 몸이 죽어 뼈가 흩어지기까지를 아홉 단계로 나누어 살핍니다.
느낌은 전체로 보면 하나이고, 즐거운 느낌·괴로운 느낌부터 세속을 여읜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까지 세분하면 아홉입니다. 마음도 전체로는 하나이고, 탐욕이 있는 마음부터 해탈하지 않은 마음까지 세분하면 열여섯입니다. 법의 다섯은 장애·오온·십이처·칠각지·사성제를 관찰하는 수행입니다.
네 번째 '법'에 대하여 스님께서는, 교재에 '심리현상들'로 되어 있으면 '법'으로 고쳐 두시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심리현상들은 너무 좁게 본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 들숨날숨에 마음챙기는 공부
21가지 혹은 44가지 명상주제 가운데 첫 번째가 들숨날숨에 마음챙기는 공부입니다. 이 수행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누가 이것을 닦았는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 부처님 — 육년 고행을 버리시고 몸을 회복하여 보리수 아래 앉으셨을 때 닦으신 것이 바로 이 수행입니다. 주석서는 부처님께서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을 통해 증득한 초선(初禪)이 깨달음을 얻는 길이라고 판단하셨다고 전합니다.
● 라훌라 존자 — 부처님의 아드님이신 라훌라 존자께서도 이 수행을 하셨습니다.
● 아난다 존자 — 출가하여 예류과를 얻으셨으나 부처님께서 반열반하실 때까지 더 나아가지 못하셨습니다. 부처님 말씀을 모두 외워 지니는 일에 매달리셨기 때문입니다. 제1차 결집을 하루 앞두고, 아라한 500명이 모이는 자리에 예류자가 들어갈 수는 없다는 도반들의 말에 분발하여 일주일 동안 눕지 않고 경행하면서 들숨날숨에 마음챙기는 공부를 하셨습니다. 그래도 아라한이 되지 못하셨고, 너무 지쳐 잠시 누우려 하시던 그 순간 — 누운 것도 아니고 일어난 것도 아닌 그때 — 모든 번뇌가 다하였다고 주석서는 전합니다.
니까야의 주석서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의 확립은 모든 부처님과 벽지불과 성문들이 특별함을 증득하여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게 머무는 기초가 된다는 것입니다.
들숨날숨에 마음챙기는 공부는 16단계로 되어 있고, 『청정도론』은 이를 네 개씩 묶어 각각 신·수·심·법의 관찰에 배대합니다. 첫 번째 네 개조는 초심자를 위한 가장 기본이 되는 명상주제이며, 나머지 세 개의 네 개조는 첫 번째를 통해 삼매를 증득한 자를 위해 각각 느낌·마음·법의 관찰로 설하신 것이라고 합니다.
『청정도론』은 이 공부법을 헤아림·연결·닿음·안주함·주시·환멸·청정함·회고의 여덟로 설명합니다. 한자로는 수(數)·수(隨)·촉(觸)·지(止)·관(觀)·환(還)·정(淨)·조(照)입니다. 안세고 스님의 『불설대안반수의경』에는 이 가운데 촉을 뺀 수·수·지·관·환·정의 여섯이 나타납니다.
● 헤아림 — 처음 앉은 사람은 들숨날숨이 무엇인지도 모르니, 들이쉬고 내쉬면서 하나, 둘, 셋… 열까지 세고 다시 아홉, 여덟… 하고 돌아옵니다. 한국에서 참선을 처음 할 때 하는 수식관(數息觀)입니다.
● 연결 — 그 헤아림을 숨이 닿는 곳으로 이어 갑니다.
● 닿음 — 수식관을 버리고 숨이 닿는 부분에 집중합니다. 『청정도론』은 이 대목을 특히 강조합니다.
● 안주함 — 숨이 닿는 부분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다 보면 마음이 안주하게 되고, 삼매를 증득합니다.
『청정도론』이 들숨날숨을 챙기는 것을 두고 "계속해서 숨이 닿는 곳에 마음챙김을 두라"고 한 것이 이 공부의 요점입니다. 스님께서는 고엔카 수행센터에서 처음 사흘을 숨이 닿는 부분에 집중하도록 지도하는 것도 『청정도론』에 철저히 의거한 것이라고 하시면서, 그래서 그 수행법을 존중한다고 하셨습니다.
초보자가 제일 먼저 할 일은 숨이 닿는 부분을 찾아 거기에 지속적으로 마음챙김을 두는 것입니다.
■ 다음 시간
오늘은 교재 『초기불교 이해』의 제17장 「초기불교의 수행법 개관」, 제18장 「네 가지 마음챙기는 공부」, 제19장 「들숨날숨에 마음챙기는 공부」를 모두 살펴보았습니다. 「대념처경」과 들숨날숨에 마음챙기는 공부를 자세히 보시려면 『네 가지 마음챙기는 공부』와 『청정도론』 제8장을 함께 읽으시기를 권하셨습니다.
시간 관계상 넘어가신 대목은 강의 자료에 밝혀 두셨으니 한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다음 시간에는 네 가지 바른 노력(사정근)부터 네 가지 성취수단(사여의족)까지 살펴보겠습니다.
◈ 감사의 글
*두 분 스님이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생방송을 위해서 노력하는 방송반께 감사드립니다.
*학림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봉사하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학림에 동참하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본 학림의 보다 자세한 강의 내용은 유튜브 초기불교TV를 통해서 송출된 자료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사두 사두 사두 _()__()__()_
첫댓글 사~두 사~두 사~두
_()_()_()_
사두 사두 사두
........()()().......
사두 사두 사두
_()_ _()_ _()_
사두~사두~사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