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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명- 약자들의 전쟁법
저- 박정훈
출- 어크로스
정독-2017.11.8.
· 때문에 심리를, 덕분에 마인드로 바꾼 것이 성공하는 약자의 출발점이다.
· 신은 다시 일어서는 법을 가르치려고 넘어뜨린다.
· 약점이 강자로 바뀌는 것은
첫째, 보완 심리다. 결핍은 동기 부여하는 힘이 있다. 모자라는 데가 있으면 그 부족한 부분을메우려는 노력. 촉각 중 어느 하나가 장애를 입으면 다른 감각이 더욱 발달한다
둘째, 예방주사 효과다 약점을 가진 사람은 역경에 대해 내성과 면역력이 생긴다.
셋째, 신천지 원리다. 돈, 학벌, 재능에서 뒤져도 새로운 길을 찾는 강요된 선택을 하게 된다.
가난해서 장사를 시작해 거부가 된 경우, 공부에 재능 없어 운동 스타가 된 스토리가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는 힘이다. 도전이 없으면 성공도 없다.
축복은 때때로 고통의 탈을 쓰고 찾아온다-김동연(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가난이라는 위장된 축복. 그는 열악한 환경에 신음하는 약자에게 끈임없이 꿈을 꾸라고 주문한다. 명문대를 나와 장관이 된 공직자는 많다. 하지만 그는 청계촌 판자촌에서 살때 11살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채석장에서 일하는 어머니와 세 동생들을 돌볼 17살 가장으로 살았다. 상고 졸업 후 은행에 출퇴근하다가 합숙소 휴지통에 버려진 사법고시, 행정고시, 외무고시 관련 잡지와 서적을 보고 돈이 없어도 시험만 합격하면 판검사나 5급 사무관이 된다는 꿈을 꾸었다. 낮에는 은행에서 일하고 공부하여 25살에 행정고시와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 위대한 약자 칭기스칸
“적은 내 안에 있었다. 내개 거추장스런 것은 깡그리 쓸어버렸다. 나를 극복하는 순간 나는 칭기스칸이 되었다.” -칭기스칸
13세기 초 극동아시아에서 동유럽을 어우르는 진정한 세계제국을 건설했다. 그가 확장한 영토는 로마제국, 알렉산드로스 대왕. 이슬람제국, 나폴레옹, 히틀러, 그리고 옛 소련을 능가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치열함과 물러서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처절함이 약자의 생존 본능을 강하게 만들었다. 살아 남기 위해 몽골 남자들은 누구나 전사가 돼야 했다. 굶어죽지 않기 위해 열악하고 척박한 생존 환경이 그들을 타고난 기마병으로 만들어주었다. 그의 어머니는 적에게 납치돼 적의 아이까지 낳았다. 12세때 아버지가 적의 공격으로 죽고 그는 호수에 뛰어들어 속 빈 갈대로 숨 쉬며 살아남았다. 친척들은 가족이 겨울을 보낼 식량조차 남겨주지 않았다.
· 느려서 살아남은 나무늘보
나무늘보의 느림은 전략적인 선택이다. 천적은 재규어, 스라소니, 독수리, 아나콘다 등이다 재규어처럼 육식동물은 시력이 발달해 움직이는 먹잇감은 쉽게 발견하지만 움직이지 않고 멈춰 있는 것은 잘 식별하지 못한다. 나무늘보가 1분에 20센티미터만 움직이며 숲속에 숨어 있으면 재규어도 찾아내지 못한다. 나무늘보의 털에는 이끼가 끼어 털을 녹색으로 덮어 나무에 매달려 있으면 완벽한 위장술이 된다. 식성도 느림의 특성에 맞게 주식은 유칼립투스 입을 먹는다. 영양분이 부족하고 소화도 잘 안 돼서 다른 동물들은 쳐다보지 않는 나쁜 잎을 주식으로 먹는다. 독성이 있는 거친 나뭇잎을 소화시키기 위해 여러 구획으로 나누어진 위를 가지고 있다. 일단 배 속에 넣은 뒤 오랜 시간, 어떨 때는 한 달에 걸쳐 소화시킨다. 포식한 음식물은 몸무게 전체의 3분의 2가 된다. 나무늘보가 재규어의 스피드를 이기려고 속도 경쟁에 나섰다면 오래전에 멸종했을 것이다. 재규어가 바라는 속도의 게임을 거부하고 느린 쪽으로 진화한 결과 나무늘보는 살아남았다.
· 약소국에게 가장 중요한 전략적 결정은 강대국이 원하는 전쟁의 률을 거부하는 것이다. 약소국이 스스로 프레임을 짜서 싸워야 승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강대국이 원하는 전쟁 방식은 정규전. 총과 대포로 무장한 군대가 정면으로 맞붙어 승부 내기를 원한다. 하지만 비정규전은 기습, 습격, 야습, 우회 공격, 심리전 같은 변칙적 수법을 구사한다. 강자의 방식을 거부, 다른 방식으로 대항하는 약소국의 슬이 법칙은 나라 간의 전쟁에만 아니라 개인을 포함한 모든 약자에게 적용되는 공통 법칙이다. 구타라기는 전형적 게릴라형 인재다. 딸이 게임에 빠져 있는 모습을 보고 게임 시장의 잠재적 포발성을 간파했다. 정체에 빠진 가전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데 성장 분야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회사 경영진에게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했으나 모두 반대했다. 홀로 준비 작업을 하던 중 괴짜가 괴짜를 알아본다고 간부회의에서 오가 사장이 임원들의 반대를 물리치고 동의해주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신화가 탄생하였다. 소니의 전체 영업이익의 40퍼센트로 핵심 부문이 되었다. 적이 지나갈 길목에 매복하다가 선제공격을 하는 것이 게릴라의 기본 전략이다.
·1980년대 초 카리브 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공항에서다. 푸에르토리코행 비행기가 기체 결함으로 결항하자 승객들이 분노했다. 그 중에 여친과 카리브 해에 휴가 왔던 브랜슨이 있었다. 그는 공항 2층으로 올라가 항의하는 승객들의 숫자를 셌다. 전세기를 취항하는 항공사 데스크로 가서 비행기 한 대를 띄우겠느냐고 가격 흥정에 나섰다. 2000달러면 전세기를 빌릴 수 있었다. 승객 수로 나누니 1인당 39달러였다. 그는 공한 카운터에서 칠판을 빌려 큰 글자로 썼다. “푸에르토리코행 39달러. 지금 곧 출발!” 승객들이 몰렸고 다들 무사히 다음 행선지로 갔다. 이 자리에사 항공사를 차리기로 결심, 그의 창업은 오늘날 세계 30여 개 도시에 취항하는 영국 2위의 글로벌 항공사 버진에어라인이 됐다. 빨간색 버진 브랜드로 유명한 버진그룹 회장 리처드 브랜슨이다. 맨손으로 시작해 오늘날 전 세계 22개국에 400여 개의 계열사를 둔 굴지의 기업가가 된 것은 겔리라 마인드 덕이다.
· 황제펭권은 바보일까
암컷이 알을 낳은 뒤 영양분을 비축하기 위해 먹이를 찾아 바다로 떠난 뒤 남은 수컷들은 혹독한 환경 속에서 아무것도 먹지 않고 두 발 위에 알을 올려놓은 채 두 달 동안 꼬박 서서 알을 지킨다. 황제펭귄의 알 부화 의식은 부성애다. 황제펭귄은 강자와는 다른 공간과 시간을 취하는 생태적 선택을 통해 번식 확률을 높인다. 번식을 위해 가혹한 환경을 견디는 쪽을 선택,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걸어 자손을 퍼뜨리는 種(종)의 전쟁에서 승리했다. 1990년대 문화대통령으로 불렸던 서태지(1972~)는 고교 중퇴자이고 학교 부적응자였다. 중학교 시절 일렉트릭 기타를 배우며 음악 세계에 빠졌다. 공업고교에서 대학에 가는 것조차 시간 낭비라며 자퇴하고 20살에 서태지와 아이들로 데뷔 성공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두 멤버인 이주노와 양현석 역시 실업계 고교 졸업이다. 양현석을 YG 엔터테인먼트 연예기획사를 세워 빅뱅, 싸이 등을 길러내며 최고의 한류 기획자가 됐다. 학교 열등생이 자기만의 길을 걸어 학교 우등생과 다른 차원의 성공을 이루었다.
· 라면 후루룩
카카오톡을 만든 김범수(1966~)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서울대 공대 때 당구, 바둑, 고스톱, 포커 등에 빠져 살았다. 아버지는 막노동. 어머니는 식당일. 서울대에 합격했으나 구내식당 백반 값이 500원인데 돈이 없었다. 내성적 성격 탓에 친구들에게 빌붙기도 싫었다. 아르바이트로과외를 해서 받는 첫 월급으로 분식집에서 라면을 주문했다. 라면 면발을 후루룩 삼키며 울컥했다. 졸업 후 삼성 SDS에 입사 컴퓨터를 원 없이 쓸 수 있어 자신이 흥미 있는 분야에 열중해 그 길을 파고 들었다. 그는 게임으로 누구나 즐거워하는 세상을 인터넷으로 해보자는 거였다.
·다이소의 개미 전략-코끼리보다 개미가 더 무겁다
능력이나 운이 있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않고 다른 길을 택했을 것이다. 그저 살아 남기 위해 노력했을 따름이다-야노 히로타케
지구상의 개미를 다 합친다며 전체 곤충 중량의 3분의 1이나 차지한다. 그러니 코끼리보다 개미가 더 무겁다는 게 맞는 말이다.
다이소 취급 물건은 3만 여개. 매달 500~600개 새 상품 아이템을 추가한다. 이쑤시개, 면봉, 식기 학용품 까지 생활용품 치고 팔지 않는 게 없다. 천원짜리가 51%, 이천원짜리가 31%, 가장 비싼 것이 5000원. 싸게 팔다 보니 영업이익률은 1%를 약간 넘는 수준이다. 다이소는 먼저 소비자에게 판매할 가격을 책정해서 그 가격에 맞춰 생산할 수 있는 공급업체를 찾는다. 납품업체는 35개국 3600여 개 사다. 다이소의 저가격 균일가 모델 발상지는 일본이다. 히로시마에 야노 히로타게(1943~) 성인이 냄비며 생활용품을 트럭에 싣고 다니며 팔았다. 집에 오면 부인과 수많은 물건에 가격표를 붙였는데 둘째 아이늘 낳는 바람에 부인이 가격표 붙이기를 포기하자 단일 가격 100엔짜리로 통일했다. 100엔 숍의 성공으로 일본 다이소는 세계 3000여 개 점포를 가졌다. 지금 다이소를 경영하는 한양대 공대 출신 박정부(1944~)회장은 1997년 봄 서울 천호동에 1000원 숍 1호를 냈다. 구멍가게로 시작한 한국 다이소가 10여 년 만에 1조 원 기업으로 급성장.
다이소는, 그는 완전히 새로운 활동 무대를 만들어 가격이 비싸야 이윤도 많다는 강자의 제품과 다르게 황제펭권이 혹한의 남극을, 낙타가 척박한 사막을 서식지로 선택하듯 강자가 꺼리는 차별화된 활동 공간을 창출했다. 기존의 방식을 거꾸로 설계한 새로운 비즈니스 프로세스였다. 가격에서 거꾸로 원가를 산정하는 역발상. 기업이 추구하는 목표 가치인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것이 아닌 최우선 순위에 고객을 목표 가치로 두었다. 1000원이 넘는 원가에 사오는 제품도 천원에 파는 경우가 종종 있다. 손실을 보더라도 가치 중심을 고객에게 두는 것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한 것이다. 그는 강자가 못 오는 공간을 찾은 것이다.
예1ㅡ낙타의 신체는 사막 환경에 최적화로 진화 했다. 발가락이 두 개로 접지 면적이 넓기 때문에 모래 위를 걷기 알맞고 모래 먼지가 들어오지 않도록 콧구멍을 막을 수 있지. 등의 혹에 지방을 저장해 물 한 모금 안 마셔도 오래 버틸 수 있지.
예2-산양은 바위투성이의 고산 암벽 지대를 서식지로 선택
예3-라미는 해발 3000~4000미터의 고원 지대에 산다. 자기만의 공간을 확보하여 포식자의 침입에서 벗어나는 전략이다.
예4- 두더지나 땅강아지는 포식자들이 안 찾는 지하 세계가 생존 무대다. 땅속에 굴을 파고 시력을 포기하고 촉각과 후각, 청각을 최대한 예민하게 발달시키는 쪽으로 진화했다.
예5- 소금쟁이의 서식 공간은 물위다. 표면장력을 이용해 물위를 활보할 수 있게 진화. 물속도 아니고 하늘도 아니고 땅 위도 아니라 물위라니. 독창. 창의적이다. 모든 동물은 강자와 차별화된 자기만의 생존 전략을 갖는다. 가젤이 치타와 똑같이 단거리 속도 경쟁을 벌이거나 낙타가 사자처럼 아프리카 초원을 서식지로 택했다면 오래 전에 멸종했을 것이다.
· 흙수저 허각의 성공
2010년 수퍼스타 K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허각의 캐릭터를 자신의 성장 배경을 털어놓게 하여 극적 재미를 높이려고 힘든 삶을 살아온데 편집 초점을 맞추었다. 고등학교에 못 간 가정환경 속에서 낮에 환풍기 수리공. 밤에 노래 실력 연마하며 꿈을 키웠다. 외모도 환경도 열악했지만 음악을 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감동의 스토리를 만들었다.
·2015년에 대뷔한 6인조 걸그룹 ‘여자친구’는 팬들 사이에 흙수저 걸그룹으로 불렸다. 직원 다섯 명인 무명의 작은 기획사 출신이다. 여자친구가 뜬 것은 ‘꽈당 동영상’ 덕이다. 비 내리는 야외 공개 무대에서 공연하는 도중 빗물에 미끄러져 여덟 번이다 넘어지는 사고 모습을 한 펜이 온라인에 올렸다. 계속 넘어지면서 다시 일어나 끝까지 공연을 마치는 모습이 감동 드라마가 되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냉장고에 과일을 넣어두고 먹고 싶을 때 꺼내 먹는 게 어렸을 적 꿈이었다고 한다. 환경미화원이었던 아버지가 청소하면서 주운 썩기 직전의 과일을 가져와 먹였는데 그때 성한 과일을 먹는 게 소원이었단다. 중학교도 못 가고 일했던 성남 시계공장 앞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재명만의 독보적인 자산이었다. 약자의 인생 스토리는 약점이 아니라 자산이다. 중앙일간지나 방송 같은 주류 매체는 기성 정치인을 중심으로 보도하기에 자기는 트위트나 페이스북 같은 SNS를 주된 창구로 활용하여 그의 지지자들이 게릴라처럼 여기저기 실어 나른다. 트위트 한 줄의 영향력은 미약하지만 팔로어가 충분히 많으면 언론 못지않은 위력을 가진다.
· 2016년 5월 런던 시장 선거에서 골드스미스에 비채 칸의 정책이 훨씬 더 친서민적이고 대중 친화적이었다. 그가 살아온 인생, 살면서 겪은 경험이 바로 진정성을 뒷받침하는 배경이었다. 칸은 청소년 시절 값싼 공영주택 단지에 살았고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했다. 저비용 임대주택과 대중교통이 서민의 삶에 얼마나 중요하고 절대적 요소인지 경험으로 알았다. 그의 공약은 실천 생명력을 가져 강력한 무기가 되어 57% 지지율로 시장이 되었다.
· 장애는 단순한 신체적 특징이다. 내가 세상에 태어난 것은 팔다리가 없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오도다케 히로타다
자신의 약점을 연구한 ‘자기 관찰 보고서’
2016년 대학 입시에 전병건은 선천성 근무력증을 앓었다. 중학 때부터 혼자 일어저시 못했다 손에 임히 없어 필기하기도 힘들었다. 연세대 의예과에 합격했다. 입시 원서에 첨부한 자기 소개서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고2가 되기 전까지 근무력증에 대해 정확한 진단도 못 받았다. 의사가 되어 제 병에 대한 연구뿐 아니라 저와 비슷한 처지의 환자를 돕고 싶다.” 쓰고 복용 중 약의 예후를 꼼꼼하게 적은 자기 관찰 보고서를 제출했다. 병건은 내 몸이 불편한 것보다 어디가 왜 아프고 어떻게 치료하면 된다는 것을 몰라 더 괴로웠다. 의사가 돼 병의 원인을 정확하게 밝혀내고 환자들에게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싶다고 했다. 결국 연세대는 교수 회의를 거쳐 합격시키기로 결정했다. 그의 열정이 인정받은 것이다.
·기업마다 채용 기준이나 원하는 인재상이 다르지만 스펙에 관한 한 생각만큼 비중 있게 보지는 않는다.
삼성전자 한 임원은 “직무 관련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연구개발 직에 응시한 사람이라면 그 분야의 전공 능력과 지식은 물론, 대학에서 전공과목을 충실히 공부했는지 본다. 면접에서는 주어진 상황에 대처하는 종합적 능력이다. 독창 아이디어와 창의성, 자기 생각을 설득력있게 설명하는 논리 전개 능력이 중요하다. 임원들이 주관하는 면접에선 인성과 열정을 중점으로 평가한다. 현대차의 한 임원은 ”인성을 중요하게 본다. 남에 대한 배려. 대인관계 능력, 팀워크로 다른 조직원들과 조화롭게 어울려 업무를 추진할 능력. 인성과 함께 일에 대한 열정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지원 분야에 대한 관심과 이해. 비전을 갖추고 있다면 합격 가능성이 높다.“
SK텔레콤 한 임원은 도전 정신과 문제 해결 능력과 팀워크와 직무에 대한 준비성이라고 했다. 요컨대 스펙 게임의 환상에서 벗어나라는 것이다. 삼성은 신입 사원 채용 면접에서 ‘60센티미터 인생을 뽑지 말라는 지침을 받는다. 즉 책만 보면서 학창 시절을 보낸 백면서생은 선호하지 않는다.
·알리는 햄버거를 사러 들린 백인 전용 식당에서 ‘난 깜둥이한테는 음식을 안 팔아.“하는 차별을 받고 올림픽 금메달을 루이빌 강에 던졌다. 백인의 검둥이가 되지 않겠다고 공개 발언하며 백인 주류 사회에 편입되기를 거부했다. 그는 기독교를 버린 뒤 22세에 이슬람교로 개종. 캐시어스 클레이를 무하마드 알리고 개명한 뒤 평생 이 이름으로 살았다.
·예수
예수의 이름으로 십자군이 일어나고 수많은 전쟁이 벌어졌으며 무수한 사람들이 기꺼이 목숨을 던졌다. 예수의 행적과 에피소드에 영감을 받은 수많은 예술 작품이 탄생했다. 근세 들어 유럽 문명이 전 세계로 퍼져 기독교의 문화 코드는 서구를 넘어 인류의 보편 자산이 되었다. 종교로 믿든 안 믿든, 기독교는 전 인류의 생활양식에 깊숙이 스며든 문화 코드가 됐다. 컴퓨터 과학자인 스키븐 스키에나와 찰스 워드가 컴퓨터 부석 기법을 통해 역사상 중요한 인물 순위를 매겼다. 역사 인물이 위키피디아에 등재된 각종 자료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빅데이터 분석 방식으로 순위화한 것이다. 1위는 예수. 2위 나폴레용. 3위 세익스피어. 4위 마호메트, 5위 링컨이다. 오늘날 기독교는 24억 신자의 최대 종교다 예수의 가르침을 담은 성경은 최고의 베스트셀러다. 기독교 포교는 박해와 순교의 역사다. 네로 황제는 로마 시가지 절반을 불태우고 기독교인이 방화했다고 집단 살해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 황제는 신분이 낮은 기독교인은 화형, 신분이 높은 교인은 참수형에 처했다. 디오컬레티아누스 황제는 기독교 박해령을 내려 교회를 부수고 성경을 불테웠다. 이런 박해는 서기 313년 밀라노칙령으로 기독교가 공인될 때까지 300년간 계속되었다. 지하에 세워진 카타콤베(지하묘지)인 동굴 교회는 로마에서만 35개가 발견되었다. 로마 카타콤베의 총 연장 길이는 560킬로미터다. 로마제국 영토의 웬만한 대도시에는 거의 다 있었다. 기독교가 박해와 탄압을 이겨낸 생명력은 약자와 민중의 편에 섰기 때문이다. 그 후 기독교가 권력과 결탁, 중세엔 기독교 권력이 민중을 수탈하는 기득권으로 변질, 근래에 기독교가 제국주의 열강에 의한 식민지 침탈의 도구로 사용되기도 했다. 국제정치의 측면에서 기독교에는 숨기고 싶은 흑역사가 있다. 예수가 살았던 시대에도 수많은 종교가 있었다. 예언자나 선지자를 자처하는 종교. 그러나 유독 예수의 가르침만 2000년 넘게 살아남았다. 핵심 비결은 약자 코드다. 억압받는 민중과 피지배자의 구원, 평등과 박애가 기독교의 주제이자 세계관이다. 한마디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구원의 메시지를 주는 종교다.
예수는 요한에게 세례 받고 복음 전파에 나서면서 고난받는 민중의 메시아로 살아가겠노라했다. 민중 해방을 꿈꾼 혁명가이자 사회사상가였다. 당시 유대교는 배타적 선민의식과 형식적 율법 만능주의에 빠져 있었다. 율법을 준수하고 할례를 하는 것이 천국길이라 했다. 유대교와 유대인들은 하류 계층과 신분에 대해 편파 차별 의식이 있었다. 병든 사람 같은 육체적 약자나 죄수 같은 사회적 약자에 대해 율법을 준수할 수 없는 종교상의 죄인이라며 배척했다. 혼혈을 이유로 사마리아인들을 부정 존재로 낙인찍기도 하였다. 바리사이파 여인이 간음하다 붙잡혀왔을 때 “너희들 중에 누구든지 죄 없는 자가 저 여인을 돌로 쳐라.”하며 율법에 복종해야 구원받는다는 유대교의 교리에 충돌하며 비주류 이단자처럼 살았다. 그는 먹고 살기에 바빠 율법이 뭔지조차 잘 몰라도 하느님에 대한 믿음만 있으면 천국에 갈 수 있다고 가르쳤다. 예수의 가르침은 출구가 안 보이는 현실에 희망을 잃은 약자와 대중에게 갈증을 풀어주는 생명수였다. “가난한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하느님 나라가 너희 것이다.”궤변에 가까운 역설이지만 가치 전복의 사상 체계가 일반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예수의 가르침은 위로와 힐링의 복음이다. 굶주림과 억압과 차별에 시달리는 대중에게 구원을 약속하는 약자 해방의 사상이기도 했다. 그가 고향 나사렛 회당에서 설교하자 청중이 “저 자가 목수 요셉의 아들 아닌가”하며 변변찮은 직업을 지적하듯이 그는 가난한 흙수저 집안에서 태어났다. 가장 낮은 곳 말구유에서 태어나 가장 비참한 방식으로 처형된 십자가의 못 박힘은 약자의 편에 서서 비주류의 삶을 산 스토리였다. 마호메트는 62세에 가족들 앞에서, 불교 교조 석가모니는 80세에 제자들 앞에서, 공자는 72세에 제자들 품에서 죽었지만 예수는 사형수로 공개 처형 당했다. 예수가 그토록 편 들었던 대중마저 마지막 순간에 예수에게 등을 돌렸다. 대중은 예수의 사형에 동조. 십자가를 지고 형장으로 가는 동안에도 조롱, 모욕하고 조소했다. 가장 믿었던 베드로마저 세 번이나 부인했다. 사흘 뒤 부활이라는 반전은 탄압과 박해에도 생명력을 갖고 확산되어 국경과 인종을 넘어 세상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약자가 승리하는 약자 복음의 메시지가 아니었다면 기독교는 지금 같은 인류 보편의 종교가 되지 못했다. AD는 Anno Domini는 라틴어로 그리스도의 해라는 뜻이다. 종교적 의미를 떠나 우리는 지금 예수의 시간을 살고 있다. 비주류의 세상을 꿈꾼 사회혁명가로서의 예수 말이다.
· 역사를 바꾸는 것은 불복종의 힘이다. 1955년 12월 미국 엘리바마 주 몽고메리 시에서 42세 흑인 여성이 버스를 탔다. 백화점에서 제단사로 일학고 퇴근해서 네 번째 줄까지는 버스 전용 좌석이라 다섯 번재 좌석에 앉았다. 두 정거장 지나 만원이 되자 기사가 다섯 번째 줄 흑인들에게 백인 승객을 위해 자리를 양보하라 했다. 불복하자 경찰을 불러 흑백분리법 위반으로 체포돼 유치장에 수감됐다. 그녀는 로자 피크스였다. 그때 버스 보이콧을 주도했던 침례 교회 담임 목사가 26세의 마틴 루터 킹이었다. 무명인 그는 전국적 인권 지도자로 부상하며 생계에 쫓겨 먹고살기 바쁜 흑인들이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 다니는 수고를 감수할지 장담 못하고 직장에서 백인 상사에게 보복당할 우려도 있었다. 재판 일이 밝아오자 몽고메리 시민은 물론 온 미국 사회가 놀란다. 버스들이 모두 텅 빈 채로 달렸다. 흑인들의 울분이 로자 파크스이 불복종을 기폭제로 폭발한 것이다. 재판은 유죄 판결, 벌금형을 받고 석방되지만 이를 계기로 버스 보이콧 운동이 확산되었다. 주 승객은 자가용 승용차를 살 형편이 못 되는 가난한 흑인들이었다. 흑인들이 버스를 타지 않자 버스 회사는 망할 처지가 됐다. 이윽고 1956년 12월 연방대법원에서 버스 안의 흑백분리를 규정한 시의 법률이 위헌 판결을 내렸다. 흑인이 백인에게 좌석을 양호보해야 한다는 인종차별 제도가 사라진 것이다. 그때 흑인 인권운동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도. 오프라 원프라 쇼의 탄생도 없었을 것이다. 약자 중 약자인 파크스의 용기가 세상을 바꾼 것이다. 그가 노라고 하지 않고 좌석을 양보했다면 지금 미국 사회는 평등 사회 전환 시기가 상당히 늦어졌을 것이다. 역사를 이끄는 주체는 엘리트 역사의 주인공보다 평범한 다수, 민중의 의지 표현이 바로 역사라는 시각이다. 한국에서도 4.19 혁명의 주도 세력인 대학생 지도부나 1987년 6월 시민항쟁을 주도한 민주화 운동권 그룹은 비주류였다. 역사철학자 헤겔(1770! 1831)은 역사가 정- 반- 합의 작용으로 변증법적 발전을 한다고 했다. 정은 기성의 질서로 정만 존재하면 역사는 발전할 수 없다. 반이 나서야 역사는 발전의 계기를 갖는다. 즉 주류적 가치를 부정. 새로운 가치 체계를 요구한다. 평상시 역사를 이끌어가는 주체는 주류지만 역사를 바꾸는 것은 비주류다. 역사 유지 주류는 지배적 소수 엘리트이고 비주류 창조적 소수자가 대항하는 새로운 담론이 질서를 바꾼다. 민중은 역사 발전의 토양이다. 비주류 엘리트가 제시한 새 질서를 민중이 지지, 받아들이면 그것이 새 질서가 된다. 역사를 움직인 엔진은 비주류가 주도하는 안티테제의 동력이다. 비주류 엘리트와 민중이 손잡은 위대한 약자의 결합이 새로운 역사를 만든다.
·미국 타임지는 20세기 가장 중요한 인물 100인을 선정했다. 명단에 오른 100인의 공통점을 약점을 타고난 비주류 출신이라는 점이다. 위대함은 순탄하고 편안한 길과 거리가 멀다. 역경과 고난에 처한 약자가 이를 헤쳐나가는 과정이 바로 위대함을 성취하는 길이다.
·암스트롱의 터닝포인트는 13살 때 소년원에 들어가서 음악을 만나고서부터였다. 빈민가의 날품팔이 노동자 아버지과 16살 미혼모 엄마한테 태어나 걸음마 때 아버지가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렸고 엄마는 매춘을 생업으로 했다. 암스트롱은 매춘굴에서 생활하며 석탄이나 폐품을 팔아 푼돈을 벌어 가계를 도왔다. 11살 때 학교를 그만두고 의붓아버지의 권총으로 공중에 쏘아 소년원에 수감됐다. 보호감찰관이 교화를 위해 그에게 트럼펫을 쥐여주었다. 악기를 잡은 순간 숨겨져 있던 재능이 불꽃을 당겼다. 미국 전역에서 주목받는 재즈 뮤지션이 되었다.
·넬슨 만데라는 27년 수감 생활이 자산이 되었다. 약점이 강점으로 변했다. 그때를 맞을 자세를 갖추고 준비하는 사람만이 약자의 전환점을 누린다. 모든 약자에게 반드시 자기만의 터닝포인드가 있다. 약점이 축복으로 돌아서는 반전의 순간이 찾아온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016년 내놓은 한국교육고용 패널 조사를 보면 2004년 당시 고3이면 2017년 현제 30세 전후로 막 사회에 진출했을 사회 초년병이다. 고3 때의 가정환경과 지금의 상황을 연결해서 파악할 수 있는 드문 자료다. 고교 시절 책을 많이 읽은 학생은 집이 가난해도 나중에 사회에 진출해 ‘괜찮은 일자리’를 얻을 확률이 책 읽지 않는 부잣십 학생보다 더 높았다. 책을 읽었다는 것은 의지와 전략이 있었다는 뜻이다. 이런 약자는 가난한 집안 배경을 넘어 일자리 경쟁에서 이겼음을 확인해주는 자료였다. 패널에 포함된 고교생 4000명의 부모와 소득과 학력, 본인이 얼마나 책을 읽었는지를 조사하니 부모 관련 항목은 ‘배경 변수’ 독서 이력은 “의지 변수, 전략 변수‘로 확인한다. 일자리는 한 사람의 사회적 성공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보다 더 중요한 것이 그 사람의 직업과 일자리다. 좋은 대학에 가려고 애쓰는 것도 결국 좋은 직장과 원하는 직업을 잡기 위해서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2004년 패널의 하위 소득층에서 교양 서적을 11권 이상 읽은 다독 고3이 나중에 괜찮은 일자리를 얻은 비율은 42.9퍼센트였다. 이는 상위 소득층 중 교양서적 10권 이하로 읽은 학생들이 괜찮은 일자리를 얻은 비율 24.1~ 40.6 퍼센트보다 높았다. 고교생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본인이 자신의 미래를 위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스스로 전략을 세우고 노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약자가 전략과 의지로 무장한 것이다. 약점이야말로 인생의 승리자가 되기 위해 태어난 존재다. 당신의 약점은 당신을 강하게 만들어 줄 위장된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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