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은,
자주 찾고 싶은데,
가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마음만 함께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마음을 다잡고서,
북한산에 도전하기로...
일단,
산행 후 뒤풀이 장소를 예약한 다음,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왜냐하면,
행여나 뒤풀이 없이,
산행을 마무리할까 봐... ㅎㅎ
내가,
자주 찾던 곳이 아니라,
길이 이쪽이 맞다,
아니다,
이쪽이 올라가는 길이다 하면서,
옥신각신 했지만...
결국은,
사람이 많이 올라가는 길을 따라 걸으니,
등산로 입구에 도착을... ㅎㅎ
등산로에는,
커다란 느티나무와,
젊은 은행나무가 나란히 물들고 있고...
산 아래 부근에 있는 나무들은,
아직 푸른 모습이지만...
등산로에는,
제법 많은 낙엽이 뒹구는 것을 보니,
가을 분위기는 물씬 풍기고...
계절이 바뀌면서,
주변 풍경들도 새로운 모습이라서,
새로운 느낌으로 산행을 즐기려고 합니다.
십여분 올랐는데,
조그만 암자에는,
단풍이 멋진 모습으로...
그런데,
암자를 찾았으면,
불상에 관심이 있어야 하는데,
눈길은 단풍나무로... ㅎㅎ
바위에 계신 부처님은,
워낙 너그러운 분이라서,
나를 이해하실 것으로...
북한산은,
산을 걷는 것이 아니라,
뛰는 사람이 있고...
그런데,
이분뿐만 아니라,
산행하는 동안,
뛰는 사람이 엄청 많았고...
남은 뛸지라도,
나는 걸어야 하기에,
꿋꿋하게 걸어서 올랐고...
산 아래 부분은,
단풍은 아직 이른 모습이고...
정상 부근은,
단풍이 많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부지런히(??) 올라보지만...
홀로 하는 산행이 아니라서,
발걸음은 더디기만...
발걸음도 느린데,
막걸리는 먹어야 한다고 해서,
등산로에 자릴 잡았고...
술을 먹는 위치는,
북한산 국립공원인데,
다른 사람에 전혀 개의치 않고,
떡하니 술판을... ㅎㅎ
암튼,
지독한 막걸리 사랑으로 인해,
어찌할 방법은 없었고...
고도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민망하지만...
그래도,
중턱이 가까워지니,
제대로 된 단풍이 하나 둘 나타나고...
일행들은 산은 좋지만,
정상을 오른다는 것에 대해서는,
극심한 거부감이 있는데...
오늘은,
의외로 조용하게 따라오고...
드디어,
절반쯤 올랐는데...
나는,
일행과 떨어져서,
홀로 산행을...
왜냐하면,
어마 무시한 잔소리로 인해,
내 고막이 터질 것 같아서... ㅎㅎ
암튼,
홀로 부지런히 올라서,
북한산이 보이는 바위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고...
일행의 목소리가 들려와서,
나는 다시 피신을... ㅎㅎ
일행들도,
내 귀에 딱지가 앉도록,
잔소리를 해대기 위하여,
부지런히 올랐고... ㅎㅎ
암튼,
영봉을 향해 올라 가는데,
인수봉이 보이는 것을 보니,
영봉은 멀지 않아 보이고...
일행을 기다리려고,
전망 좋은 바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단풍은 산 아래로,
부지런히 내려가는 중이고...
참고로,
노란색 단풍들은,
대부분 참나무 종류이고,
간혹 붉은색 나무가 단풍나무입니다.
방향을 틀어서,
도봉산을 바라보니,
암봉 5형제가 나란히 서있고...
도봉산 단풍도,
엄청 유명한데...
올해도,
날씨가 화창한 날을 골라서,
단풍구경을 가려고 하는데...
부디,
그런 날이 있었으면...
일행들은,
산을 오르느라고 너무 힘들었는지,
목소리가 잠잠해지고...
나도,
좀 더 기다리면서,
일행과 함께 걸기로...
여기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은,
세상 모든 사람은,
몸이 힘들면 말이 없다는 사실... ㅋㅋ
산을 오르면,
누군가는 즐겁다고 하지만...
산을 오르고 싶어도,
건강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그 또한 큰 불행인데...
이런 단풍을 즐기면서,
몸이 힘들지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해서...
소소하게 차란 밥상인데,
결코 소소하지 않았고...
원래 의도는,
컵라면으로 허기만 달랜 다음,
조금 일찍 산을 내려와서,
맛있는 갈비를 먹으려 했으나...
준비한 음식이 너무 많아서,
다 먹지도 못한 채,
다시 가방에 챙겨 넣고 하산을...
조금 이른 시간에,
식사를 마치고,
나머지 구간을 올라가는데...
항상 관악산에서,
북한산을 바라보았는데...
오늘은,
북한산 영봉에서 강남을 바라보니,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가,
전혀 색다른 느낌이네요.
산행 시작과 함께 마주친 사람인데,
아직도 산악 마라토너가 보이고...
더구나,
이렇게 힘든 구간을,
뛰어서(??) 오른 다는 것이,
너무나 신기할 따름이었고...
암튼,
세상에는,
별난 사람들이 많네요.
지금부터는,
북한산 영봉에서 만난,
멋진 단풍입니다.
노란색 잎은,
참나무 종류의 단풍이고...
일반적으로 참나무 잎은,
바로 갈색으로 변한 다음,
바로 땅에 떨어지는데...
올해는,
기온과 강수량이 도와줘서 그런지,
참나무 단풍도 제법 멋진 모습으로...
이 나무는,
단풍나무인데.
색도 곱고 화려하지만,
딱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은...
단풍나무의 영어 이름이,
'Japanese maple'이라는 점...
불과 100여 년 전에,
한국에 살고 있는 많은 나무의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면,
단풍나무에 '일본'이라는 이름은 없었을 텐데...
여기가,
영봉의 정상입니다.
영봉에 올랐다면,
백운대가 코앞이라서,
대부분 정상으로 가는데...
나는,
곱게 물들고 있는,
조그만(??) 상수리나무를 만나고,
바로 산행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인수봉과 백운대가,
지척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행은 여기까지만...
내 걸음으로 ,
30분 남짓이면 다녀올 수 있는데,
아쉬움을 뒤로한 채,
발길은 산을 내려갑니다.
왜냐하면,
고급진 안주와,
시원한 소주를 만나려고... ㅎㅎ
영봉을 내려오는데,
여기도 산악 마라토너가,
네발로 기어서 영봉을 오르고...
너무 궁금하지만,
무슨 대회인지 물어도 대답이 없어서,
그냥 쳐다보기만 했네요.
그리고,
걸어서 오르기도 힘든데,
산을 뛰어다닌다는 것을,
이해할 수도 없었고...
산을,
뛰어서 오르던,
나처럼 걸어서 오르던,
그것을 중요하지 않고...
오로지,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보면서,
즐길 수 있음에 감사를...
그리고,
저 단풍나무도,
본인의 존재를 뽐내기 위하여,
붉게 물들어 가니,
사진으로 기억하는 것도 예의일 듯.... ㅎㅎ
커다란 소나무 아래에서,
힘들게 살고 있지만...
화려한 단풍은,
소나무의 위풍당당함을 능가하고...
뿐만 아니라,
왜소함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력은,
산객의 눈길을 한 번에 사로잡고...
하루재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데...
대부분의 산객들은,
북한산 백운대로 향하고...
난,
술 욕심으로 인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술집을 향했고...
정확한 이유는,
모처럼 만난 좋은 친구들과,
멋진 술자리가 급해서... ㅎㅎ
산행을 시작하면서,
달리기 하는 사람을,
처음으로 만났는데...
산을 오르고,
점심을 먹고,
산을 내려가는 순간까지,
마라토너의 행열은 이어지고...
더구나,
가냘픈 몸매의,
여성 주자도 있어서,
적잖게 놀랬고...
역시,
북한산을 오르는,
Main Course(주 등산로)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등산로에는,
산을 오르는 사람,
산을 내려가는 사람,
간혹 달리는 사람,
그리고,
나처럼 술집으로 향하는 사람까지... ㅎㅎ
정말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어우러지니,
어지간한 도시의 상가 느낌이었고...
산을 달리는 사람이,
너무 궁금했습니다.
대회 이름은,
'SEOUL 100K'이고...
시청을 출발하여,
북한산을 3번 오르고,
서울 외곽을 마라톤으로 완주해야 하는....
나에겐,
그림의 떡이라서,
찾는 것도 포기했고... ㅎㅎ
도선사 절을 피해서,
사람의 왕래가 적은 곳으로,
산행 코스를 잡았고...
역시,
힘든 구간은,
사람이 거의 없네요.
사람의 심리는,
쉬운 곳은 사람이 많아도 가고,
힘들고 어려운 곳은 일부러 피해 가는 듯...
그래서,
돈을 많이 벌려면,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해야 하는 듯...
시간은,
오후 2시를 지나고 있는데...
가냘픈 몸매의,
여성 마라토너가 힘들게 산을 오르고...
생각 같아서는,
같이 뛰어주고 싶었으나,
친구들과 술 약속이 중요해서,
마음속으로만 응원을... ㅎㅎ
산행을 마치고,
우이동에 도착하니,
오후 3시가 다가오고...
술집으로 가는 길에는,
은행나무에 가을이 다가와서,
이제 막 단풍이 시작되고...
나에게,
북한산과 도봉산은??
산도 좋지만,
넘쳐나는 술집으로 인해서,
풍요로운 산이고... ㅎㅎ
마라톤 대회 행사장이,
우이동 공원에 자리하고 있어,
잠시 찾아갔습니다.
현재 위치는,
100Km 중 42.6Km 지점이고...
이 대회에 참가를 원하면,
참가비 20만 원을 지불하고,
의사의 건강검진 소견서를 첨부해야 가능하다고...
50Km 코스도 있는데,
14시간 이내 완주해야 한다고...
어째 튼,
나는 불가능한...
식당을 찾아 가는데,
이른 봄에,
벚꽃과 함께 피어야 하는,
병꽃이 피어있고...
온난화 영향인지,
철없는 녀석들이 많아서,
조금은 당혹스럽고...
아마도,
내가 50Km 산악 마라톤을 도전하는 것만큼이나,
당혹스러운 일이 주변에서 일어나네요.
산을 포기하고,
아침에 예약한 갈빗집에 도착을...
잘 먹었고,
잘 마셨고...
조금 부족해서,
2차로 맥주도 한잔...
말은 필요 없고,
그냥 좋은 시간 보낼 수 있었고,
그래서 좋은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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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붕자원 방래 불역락호
(有朋自遠 方來 不亦樂乎)
멀지 않은 곳에,
그리운 친구가 있고...
친구들이 함께하니,
어찌 기쁘지 않을까요??
좋고,
즐겁고,
신나는 하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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