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양식, 참된 음료(요6:51-63)
갈등
1. 오늘 다시 요한복음을 나눕니다. 3주 전에 오늘 본문 전반부에 있는 오병이어 기적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오병이어 기적을 목격한 군중들은 예수님을 그들의 임금으로 삼으려고 했어요. 이스라엘 나라를 로마 제국으로부터 구하는 정치적인 메시야로 생각하고요. 주님은 그들을 피하여 도망치듯이 떠나셨어요. 제자들도 밤에 배를 타고 가버나움으로 가도록 보내셨습니다. 그들이 주님의 공생애에 방해가 되었기 때문에요. 사람들은 주님을 추적해서 만나고자 했습니다. 가버나움으로 달려온 사람들이 25절,“랍비여 언제 여기 오셨나이까?”물었습니다. 주님은 자기를 찾으러 온 자들을 향하여 26절,“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적을 본 까닭이 아니요 떡을 먹고 배부른 까닭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이 주님을 찾은 목적이 틀렸음을 지적해주셨어요. 주님은 사람들이 오병이어 같은 표적-기적을 보면서 주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신 메시아이심을 알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단지 떡을 먹고 배불러서 주님을 찾았다고 책망하셨어요. 요즘 말로 하면, 교회를 다닌다고 하지만 신앙의 본질을 잊고 기복주의나 세상 성공을 구한다고 책망하셨어요. 27절,“썩을 양식을 위하여 일하지 말고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을 위하여 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31절 이하에도 주님은 계속 떡 이야기를 하셨어요. 하나님께서 출애굽한 이스라엘에게 광야에서 만나를 먹이신 일을 말씀하셨습니다. 만나 이야기를 하신 후 41절, 예수님은 자신이“하늘에서 내려온 떡이라”고 선언하셨습니다.
2.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사람들이 42절,“이는 요셉의 아들 예수가 아니냐 우리가 그 부모를 아는데 자기가 지금 어찌하여 하늘에서 내려왔다 하느냐.”주님은 떡 이야기를 계속하셨어요. 48절,“내가 곧 생명의 떡이니라.”예수님은 공생애 동안에 자신이 누구이신지(정체성) 여러 가지 표현으로 말씀하셨어요.(헬라어로 나는 누구이다, ego eimi) 나는 포도나무요, 나는 선한 목자이다 등. 오늘 본문에서는 주님이 나는 생명의 떡이라고 선언하셨어요. 51절,“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떡”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오병이어 기적을 시작으로 오늘 본문에 이르기까지 길게 떡을 소재로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이 떡 이야기를 통해서 말씀하시고자 하신 목적이 무엇일까요?
갈등 심화
3. 예수님은 떡 이야기를 하시다가 음료 이야기도 하셨습니다. 53절,“인자의 피를 마시지 아니하면 너희 속에 생명이 없느니라.”54절,“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55절,“내 피는 참된 음료로다.”56절,“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의 안에 거하나니.”떡이나 빵을 먹으면 음료가 함께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데, 주님은 자신의 피를 음료라고 말씀하셨어요. 육식동물들이 사냥감을 잡아먹으면 피도 먹기에 음료를 대신합니다. 주님이 마치 동물의 왕국 이야기를 하시는 것 같아요. 우리는 오늘 본문을 읽을 때 금방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당시 제자들이나 군중들은 주님이 하신 떡과 음료 이야기를 들을 때 알아들었을까요? 오늘 우리는 성경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생애와 사역을 기록해준 네 권의 복음서를 읽을 수 있어요. 사도행전을 읽으면서, 또 구약의 모든 예언의 말씀을 읽으면서, 예수님이 오시기 전후의 분별을 하면서 별 어려움 없이 주님이 말씀하신 바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당시 떡과 음료에 대해 주님의 말씀을 들은 제자들의 반응은 60절,“제자 중 여럿이 듣고 말하되 이 말씀은 어렵도다 누가 들을 수 있느냐.”제자들 중 한두 명이 아니고 여럿이 이렇게 반응을 보였어요. 이 말씀을 보면, 당시 주님의 말씀을 듣고 제대로 이해한 제자들이 거의 없었어요. 예수님은 제자들이 알아듣지도 못하는 떡과 음료 이야기를 여러 번 반복해서 오늘 본문에서 왜 이토록 길게 말씀하셨을까요? 주님은 제자들이 지금은 깨닫지 못하는 줄 아시면서도 하실 말씀을 끝까지 다 하셨습니다. 주님이 이렇게 하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실마리
4. 예수님은 오늘 본문에서 떡 이야기를 길게 하셨습니다. 길게 말씀하시는 이유는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모든 말씀과 성경의 기록은 주님을 위한 것이 아니라 훗날 교회와 우리를 위한 것이었어요. 우리는 성경이 있고, 2000년 교회사를 통한 성서해석과 주석을 배워서 잘 알아요. 예수님 곁에서 직접 주님의 말씀을 들은 자들보다 오늘 우리가 주님의 말씀을 더 잘 이해합니다. 역설적이지만 그래요. 예수님은 열두 제자들과 사람들이 주님의 말씀을 지금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머잖아 주님이 하신 말씀을 기억하고 이해할 것을 내다보며 떡과 음료 이야기를 충분히 전해주셨어요.
예수님은 오병이어 기적 후에, 사람들의 관심이 떡(의식주-경제-현실 문제)에 있는 것을 아셨습니다. 주님은 그 떡이 썩을 양식이 되지 않도록 하라고 가르쳐주셨어요.(27절) 주님은 썩을 양식 대신에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을 이야기하며 떡 이야기를 이어가셨어요. 주님은 출애굽 때 광야에서 하나님께서 내려주신 만나와 비교가 되는 떡 이야기로 전환하셨습니다. 모세를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신 만나가 아니라 이제는, 하늘 아버지께서 너희에게 하늘로부터 참 떡을 주신다고 하셨어요.(32절) 주님은 오병이어의 떡도 아니고, 광야의 만나도 아닌 참 떡을 말씀하셨습니다. 이 떡은 33절,“하늘에서 내려 세상에 생명을 주는 것.”이라고 하셨어요.
5.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이 떡을 항상 우리에게 달라.”고 했습니다.(34절) 주님은 그들에게 35절,“나는 생명의 떡이니 내게 오는 자는 결코 주리지 아니할 터이요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라.”주님은 제자들이 말씀을 점차 깨닫도록 친절하게 조금씩 가르치셨어요. 주님이 하늘에서 내려온 떡이라고 말씀하자, 주님의 가족들을 아는 이들이 수군거렸어요. 그들이 아는 것은 혈통적인 관계뿐이었습니다. 주님은 이 말씀을 이해하고 누릴 수 있는 자들이 누구인지 선언하셨습니다. 그들은 44절,“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끄는 자들”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예수님은 자신이 생명의 떡이시고(48절), 출애굽 때의 만나와 차별성을 말씀하셨어요. 너희 조상들이 만나를 먹었어도 죽었지만,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떡인 나를 먹으면 죽지 않을 것이다.(49-50절) 이 떡은 세상의 생명을 위한 내 살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51절) 이어서 음료를 말씀하셨어요. 떡뿐만 아니라 음료 이야기를 하시며 53절,“인자의 살을 먹지 아니하고 인자의 피를 마시지 아니하면 너희 속에 생명이 없느니라.”이 말씀을 하시려고 주님이 길게 떡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주님이 찢기시는 살과 흘리는 피를 먹고 마시는 자-훗날 성찬식-만이 생명(영생)을 얻게 됩니다. 우리는 이 말씀을 읽으며 금방 알 수 있습니다.
6. 제자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들을 때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예수님은 십자가를 앞에 두고 이 말씀을 제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해주셨어요. 이때는 4절, 유월절이 가까운 때였어요. 주님은 유월절 어린양이 되시어 고난당하실 것을 세 번이나 예고하셨어요.(막8,9,10장) 유월절 어린양이 되시어 십자가에서 고난을 당하시고 죽음과 부활에 이르실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55절,“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라.”고 말씀하신 주님의 말씀이 성취되었습니다. 세상이 추구하는 양식과 음료가 아닙니다. 이것은 참된 양식과 음료가 아니에요. 썩을 양식과 음료입니다. 참된 양식과 음료를 먹는 자만이 59절, 영원히 살 것입니다.
복음 제시
7. 예수님이 말씀하시고 선포하신 오늘 본문의 중대한 복음을 듣고도 제자들은 60절,“누가 들을 수 있느냐?”고 탄식했습니다. 제자들의 솔직한 이야기입니다. 주님은 깨닫지 못하는 제자들을 향하여 63절,“살리는 것은 영이니 육은 무익하니라 내가 너희에게 이른 말은 영이요 생명이라.”고 답하셨어요. 주님이 선포하신 놀라운 복음을 깨닫게 하는 것은 영입니다. 주님의 말씀은 영적인 교훈이었어요. 세상의 물리적인 이야기-육을 말씀하신 것이 아니에요. 제자들도 오순절 성령이 강림하신 후에야 주님의 모든 말씀이 생각이 났고 그때 깨달았습니다. 사도 요한은 이런 정황을 다 알고서, 90년 경에 이 복음서를 기록하여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44절,“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지 아니하시면 아무도 내게 올 수 없다”고 선언하셨어요. 주님이 말씀하신 복음을 깨닫고 누릴 수 있는 자는 오직 하늘 아버지께서 이끕니다. 사람이 노력해서, 공부해서 얻을 수 있는 진리가 아니에요. 세상에 노력으로 되는 것이 있고 노력으로 할 수 없는 일이 있어요. 영적인 것은 노력으로 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영이 하십니다. 하나님의 영이 우리를 살리십니다. 하나님의 영이 우리 영혼을 살리면, 우리가 그때 예수님이 예고하신 말씀이 이뤄집니다. 요14:26,“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 그가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리라.”요16:13, “그러나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리라.”
기대
8. 오늘 본문을 나누며 우리가 받은 은혜가 얼마나 크고 놀라운지를 발견합니다. 우리는 정말 좋은 시대에 태어나서 하나님의 나라를 맛보고 사는 특권을 누리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동의하는 분들이 복이 있어요. 우리 포항 빛내리교회를 이 시대에 세우신 것은 이것을 사람들로 알고 누리게 하기 위함입니다. 금년 8월 20일, 우리 교단 신문인 한국 기독공보 1면 상단 정면에-이 주간의 최고 빅 뉴스-“전체 교인수 235만 8914명...2028년 200만 붕괴?”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났어요. 우리 교단이 한때-21세기 초반에 300만 명 돌파 운동을 했습니다.(2009-2010) 불과 10여 년만에 거꾸로 미끄러져 1/3인 100만 명이 줄 상황이 다가오고 있어요.
한국 갤럽이 최근 발표한‘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의식’보고서를 보면, 현재 믿는 종교가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40% 정도에요. 20대는 22%만이 종교가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종교를 갖지 않은 이유는, 종교에 관심이 없다고 답했어요. 기독교인들에게 매 주일 예배를 드리냐고 물었어요. 2014년에는 80%가 그렇다고 대답했었는데, 2021년에는 57%만이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100명 교인이라면, 57명만 주일 교회에 나가서 예배를 드리고, 43명은 간혹 또는 자주 주일 예배를 드리지 않는다고 답했어요. 식사기도를 제외하고 하루 한 번 이상 기도하느냐는 질문에, 2014년에는 52%가 그렇다고. 2021년에는 37%로 급감했습니다. 종교에 대해 무관심한 사람이 많아지고 있고, 기독교인들은 주일 성수나 기도하는 것에 대해 무감각해가고 있어요.
9.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를 세우시는 것은 새 교회 운동을 펼치기 위함입니다. 새 교회 운동은 교회 성장 운동이 아니고 하나님의 나라 운동이에요. 죽어서 갈 천국만이 아니라, 이 땅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알고 맛보고 누리게 하는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이 운동에 동참하면 살 것입니다. 하지만 이 운동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아요. 이 운동은 썩을 양식을 구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기복주의-기복 신앙(썩을 양식을 구하는 것)을 타파하면 사람들이 잘 모이지 않습니다. 단기전으로는 그래요. 하지만 장기전으로 가면 교회의 본질-예수님이 가르쳐주신 대로 나아가는 교회에 하나님의 영이 임합니다.
사람들을 살리는 영입니다.(63절) 우리 교회가 이 지역과 민족과 열방에 좀 더 폭넓은 신뢰를 받으려면-하나님의 영이 임하는 교회-시간이 좀 더 걸립니다. 교회의 본질-주님이 가르치신 대로 계속 나아가면 더디게 보이지만, 계속해서 사람들을 살리는 일이 일어납니다. 지금도 일어나고 있어요. 우리에게 오늘 필요한 것은 인내 가운데 교회의 본질-주님이 가르쳐주신 복음의 본질을 지켜가는 거에요. 지금까지 잘 달려왔습니다. 우리 평생에 이것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면 반드시 좋은 열매를 보고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시고, 우리도 영광스럽게 되는 날이 임할 것입니다. 이렇게 나아가도록 이 시간 다 같이 일어나 찬송하며 기도합니다.(오늘 찬양: 주의 음성을 내가 들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