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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호상박(龍虎相搏)
용(龍)과 호랑이가 서로 싸운다는 뜻으로, 두 강자가 서로 승패를 다툼을 이르는 말이다.
龍 : 용 룡(龍/0)
虎 : 범 호(虍/2)
相 : 서로 상(目/4)
搏 : 두드릴 박(扌/10)
(유의어)
양웅상쟁(兩雄相爭)
용과 호랑이(龍虎)는 실력이 비슷한 두 사람의 영웅을 가리킨다. 이 둘이 서로 치고 받는다면(相搏) 누가 이길까? 어금버금한 라이벌끼리의 승부를 말할 때 자주 쓰이는 말이다.
용두사미(龍頭蛇尾)에서 나온 바와 같이 서양에서 악과 이교(異敎)를 상징하는 용이 동양에서는 신성시된다. 큰 눈과 긴 수염을 가지고 불이나 독을 내뿜어 다른 동물들을 압도한다.
여기 비해 백수(百獸()의 왕 호랑이는 산신령(山神靈), 산군(山君)으로 불리며 긴 송곳니와 강한 턱, 발톱을 가져 떴다 하면 다른 동물들이 떨며 피한다.
이런 막강 동물끼리의 싸움은 흥미를 끌겠지만 용은 상상의 동물이라 실제 싸울 일은 없고 묘사한 글도 많지 않다. 당(唐)나라 때의 시선(詩仙) 이백(李白)이 전쟁에 대한 혐오증을 그렸다는 시 ‘호무인(胡無人)’에 비슷한 쓰임이 있다.
그 부분은 ‘구름같은 용과 바람 같은 호랑이 혈투를 다해갈 때, 태백성은 달을 가리고 적군을 무너뜨릴 수 있도다’인데 금성이 달과 어우러지는 모습을 자신의 자 태백(太白)으로 나타냈다.
雲龍風虎盡交回(운룡풍호진교회)
太白入月敵可摧(태백입월적가최)
위촉오(魏蜀吳)의 삼국이 관중(關中)의 패권을 다투는 삼국지(三國志)에서 용은 조조(曹操), 범은 마초(馬超)에 비유하기도 한다. 손권(孫權)과 유비(劉備)의 연합군과 싸워 적벽대전(赤壁大戰)에서 패한 조조는 동관(潼關)에서 마초 군대와 대치하여 고전했으나 결국 승리한다.
용과 호랑이는 싸우는 것보다 오히려 함께 간다. 역경(易經)에 있는 운종룡 풍종호(雲從龍 風從虎)라는 구절은 용 가는데 구름 가고 범 가는데 바람 간다는 뜻이다. 성군이 나오면 현신이 따르거나 마음과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 서로 좇음을 말했다.
용호를 그린 민화에서도 자료가 풍부하여 호랑이는 세 개의 악재를 막아주며(虎逐三災 호축삼재), 용은 다섯 개의 복을 들여온다(龍輸五福 용수오복)며 애용됐다.
용호상박(龍虎相搏)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조조와 마초는 패권을 놓고 격돌했다. 마초는 관우,장비 등과 함께 촉한의 오호장군(五虎將軍)으로 불릴 정도로 용맹한 장수다. 초기에는 조조가 궁지에 몰렸으나 결국 조조의 계략에 말려들어 마초가 패한다.
이들은 서로 한치의 양보없이 승부를 예단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때 나온 말이 용호상박(龍虎相搏)이다. 용은 잔꾀가 많은 조조다. 호랑이는 마초 장군에 비유한다. 용과 호랑이가 싸우는 것처럼 실력이 팽팽했다.
시선 이백(李白)의 시 고풍(古風)에도 용호상박이란 표현이 나온다. 진(秦)나라의 통일에 이르기까지 약육강식의 정복 전쟁이 전개된 춘추전국시대를 묘사했다. “용과 범이 서로를 물고 뜯으며, 전쟁이 광포한 진나라에 이르렀도다(龍虎相啖食, 兵戈逮狂秦)”라고 한 구절이다.
세계사적으로 보면 이처럼 용호상박(龍虎相搏)의 라이벌이 적지 않았다. 유럽의 독일과 프랑스가 그러했고, 가까이는 냉전시대 미소 두나라다. '냉전'이라는 표현은 국제연합원자력위원회 미국대표로 활약했던 버나드 바루크가 1947년에 트루먼 독트린에 관한 논쟁 중 이 말을 사용했다.
미국과 소련은 군사적으로도 그러했지만, 기술개발 경쟁에서도 앞서거니 뒷서거니 했다. 세계 2차대전이후 우주는 미지의 영역이었다. 미·소 가운데 누가 먼저 우주에 인공위성을 쏠 것인가가 온 세계 관심사였다. 두 초강대국의 자존심이 걸린 일이였다.
1957년 10월 4일. 소련이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했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소련이 먼저 우주에 인공위성을 쐈다. 미국은 큰 충격에 빠졌다. 소련에게 한방 먹은 미국은 선두를 빼앗기 위해 1958년 지금의 미국 우주 항공국 나사(NASA)를 창립했다. 마침내 1969년 7월 20일 세계 최초로 달에 착륙한 아폴로 11호와 함께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을 걸으며 명예를 회복했다.
1989년 12월, 미국의 경제봉쇄조치를 받아온 소련은 정상 회담을 통해 “냉전이 끝났다”고 선언했다. 미국은 소련에 대한 봉쇄 정책을 종결짓겠다고 밝혔다. 소련은 핵무기 감축에 동의했다. 냉전체제의 종식이다.
냉전 종식이후 30년동안 미국의 독주체제는 이어지고 아무도 이나라를 견제할 수 없는 세계최강의 국가가 되었다. 미국은 역사가 200년이 조금 넘은 나라다. 풍부한 자원과 다양한 이민자들의 개척정신이 시너지를 내면서 세계최고의 기술강국이 되었다. 특히 20세기 들어 열린 두번의 세계대전은 미국의 산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그러나 소련의 자리를 중국이 대신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중국은 제조업에 집중하면서 세계의 생산기지가 됐다. 중국은 작은거인 등소평이 흑묘백묘론인 실용주의노선으로 초강대국의 기틀을 마련했다.
중국은 꿈을 꾸고 있다. 중국몽이다.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2021년까지 샤오캉 시대를 여는 한편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미국을 제치고 세계최강국이 되는 것이다.중국은 ‘중국제조 2025’를 통해 로봇, 항공 등 첨단 분야 기술굴기를 선언했다. 이를 그냥 볼 미국이 아니다.
트럼프는 중국의 싹을 자르기 위해 관세폭탄을 투하했다. 첨단기술업체의 중국 인수합병(M&A)를 차단했다. 미·중 무역전쟁이다. 갈등의 시작이다. 신냉전시대다. 중국은 초반 자존심 때문에 맞불을 폈으나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지난 1일 시진핑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미·중 무역전쟁 해결 뜻을 보였다.
사실상 항복선언이다. 중국은 G2가 아닌 미국이 G1임을 확인했다. 그러자 자존심이 상했는지 5일 시주석은 40조달러의 수입을 밝히면서 “중국 경제는 연못이 아니라 큰 바다이며 비바람이 연못을 뒤엎을 수는 있어도 큰 바다는 결코 뒤엎을 수 없다”고 트럼프를 겨냥했다.
APEC정상회의가 21개국 정상들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렸다. APEC은 지난 1993년부터 매년 공동성명을 채택해왔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못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설전을 주고받으며 충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안을 들여다보면 미중무역전쟁이다. 파푸아뉴기니의 피터 오닐 총리는 폐막 기자회견에서 공동성명에 채택에 동의하지 않은 회원국을 묻는 질문에 "이 방에는 두 명의 거인이 있다"고 답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말처럼 미중 두거인의 싸움으로 속터지는건 대한민국이라는게 문제다.
용호상박(龍虎相搏)
용과 범이 서로 싸운다면 누가 이길까? 강자와 강자와의 싸움. 누가 이길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그래서 실력이 엇비슷한 맞수의 대결을 두고 용호상박(龍虎相搏)이라 한다.
세력이나 역량이 비슷한 두 영웅을 가리키는 말인 용호는 이백(李白)의 시에서 유래한다. 정복 전쟁이 무수히 일어난 춘추전국 시대를 묘사한 시에 “용과 범이 서로를 물고 뜯으며, 전쟁이 광포한 진나라에 이르렀도다”라고 한 구절이 있다.
이로부터 흔히 막강한 이들의 대결을 용호의 싸움으로 표현한다. ‘자존심 강한 두 천재가 대결한다’는 뜻의 줄임말인 ‘자강두천’이라는 말도 비슷한 의미로 사용된다.
그러고 보면 집집마다 용호가 있다. 바로 남편과 아내다. 요즘은 남녀평등시대라 맞벌이를 하며 평소 친구처럼 지내는 부부들이 많다. 수입이 줄고 지출은 늘어 가계가 점점 어려워져도 사이좋은 부부들은 싸우지 않는다. 그냥 TV 예능프로그램을 보면서, 물개박수나 치면서 희희낙락한다. 이럴 때 용호는 상박이 아니라 ‘순박’으로 본디 선한 동물이었지 싶다.
그런데 모름지기 용호라면 서로 치고받고 싸워야 제격이 아닌가. 스포츠에서 라이벌이나 정치판에서 여야가 맞서는 것은 그렇게 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이팅” 하면서 득점을 하고 “파이팅” 하면서 소통과 화합으로 갈 수 있다.
G2인 미국과 중국도 세기의 맞수로 경쟁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이익의 공생관계이기도 했지만 체제가 다른 만큼 매우 불안정하고 위험한 관계이기도 했다. 2008년 금융위기는 미국 패권의 취약성과 미중 상호의존성의 한계가 드러나는 계기였고 미국은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중국 또한 미국의 압력이 강화되자 독자적인 발전 경로를 찾기 시작했다.
미중 패권경쟁의 전개는 상호의존성의 종언, 즉 ‘탈동조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처럼 초미의 대결 사이에서 한국은 두 강대국의 갈등을 최대한 순치시키고, 신냉전적 줄서기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전략을 기본적인 생존의 차원에서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미중이 강대강 대치국면으로 치닫고 있지만 이 과정이 지나고 나면 더 유연하고 친밀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역사가 승자의 편이라면 반드시 이겨야 한다. 그러나 간혹 무승부도 있다. 승부를 가릴 수 없는 연장전이 계속 이어지더라도 최선을 다해 싸운다면 삶의 마지막 결과를 얻어내는 과정으로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
정글에서 자신의 세력을 지키기 위해 처절하게 싸우는 동물들의 세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인간 사회에도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법칙이 엄연히 존재하는 한 싸움은 피할 수 없으며 오히려 일생동안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 의례와도 같이 자리 잡고 있다.
삶은 매 순간 치열하게 이어지는 싸움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는 힘에서부터 일생일대의 중요한 일을 해내는 힘, 병마와 싸울 때 필요한 힘, 위기나 재난을 극복하려는 의지의 힘, 국가간 정복의 힘, 그 모든 것이 생(生)에너지이며 ‘용호상박의 힘’이다.
미중은 남북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한반도 내에서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처럼 언제든지 전면전으로의 확대가 가능한 설전이나 국지전이 벌어질 위험을 안고 상존해 있다. 많은 희생과 상처를 불사하고도 핵전쟁이 일어난다면 그보다 큰 불상사가 없겠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방지와 억제를 해야 할 책임이 남북뿐만 아니라 세계 각 국에게 있다. 세계가 힘을 모아 평화와 질서를 위해 무력이 아닌 ‘선의’로 경쟁하고 서로 상생하는 모멘텀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이 세상은 선한 사람보다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잘 사는 것 같다. 이타적이기보다는 이기적으로 사는 게 편하며 온정보다는 냉소가 쉬워 보인다. 그러나 ‘선이야말로 강한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 모든 것들과 싸워야 하기에 선하게 살고자 한다면 늘 보이지 않는 투쟁으로 이어진다.
사소한 개인의 삶에서도, 글로벌한 세상사에서도 ‘선의 승리’를 위한 투쟁은 인류가 없어지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다. 선악을 판단하고 옳고 그름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옳은 것을 찾아 그름에 맞서 이를 수호함으로써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싸움이라면 “파이팅”이라고 응원할 수 있지 않을까.
도전과 응전의 연속인 삶 속에서 임전무퇴의 기상과 투혼은 청사에 길이 빛날 것이다. “왔노라, 싸웠노라, 이겼노라!” 라고 인생이라는 전장에서 승전보를 남길 수 있도록 발톱을 감추고 사는 순박한 용호라도 싸워야 할 때는 용맹과 지략을 겸비한 본연의 모습을 발휘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기를 바란다.
▶️ 龍(용 룡/용, 언덕 롱/농, 얼룩 망, 은총 총)은 ❶상형문자로 竜(룡)의 본자(本字)이다. 머리 부분에 辛(신) 모양의 장식이 있는 뱀을 본떠 용의 뜻을 나타냈다. 몸체(月=肉)를 세우고(立) 꼬리를 흔들어서 날아 오르는 용의 모양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龍자는 ‘용’이나 ‘임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용은 소의 머리와 뱀의 몸통, 독수리 발톱과 같이 다양한 동물들의 신체를 조합해 만든 상상의 동물이다. 용은 신비의 동물이자 신성함을 상징했다. 그래서 고대 중국에서는 용을 신비의 대상으로 삼아 수많은 신화나 전설을 만들어냈다. 龍자는 바로 그 전설의 동물을 문자화 한 것이다. 갑골문에 처음 등장한 龍자는 용의 머리와 몸통이 간략하게 묘사되어 있었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문자의 형태를 갖추게 되면서 다양한 글자가 조합되었다. 따라서 龍자에 쓰인 立(설 립)자나 月(달 월)자는 단순히 용의 모습을 한자화한 것일 뿐 글자가 가진 의미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래서 龍(룡, 롱, 망, 총)은 ①용(龍: 상상의 동물) ②임금, 천자(天子) ③임금에 관한 사물(事物)의 관형사 ④비범한 사람 ⑤훌륭한 사람 ⑥명마(名馬) ⑦별의 이름 ⑧파충류(공룡) 그리고 ⓐ언덕(롱) 그리고 ㉠얼룩(망) 그리고 ㊀은총(恩寵)(총)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입신 출세의 관문을 용문(龍門), 옛날 임금이 타던 수레를 용거(龍車), 임금의 얼굴을 용안(龍顔), 폭포가 떨어지는 바로 밑에 물받이로 되어 있는 깊은 웅덩이를 용소(龍沼), 용의 아들을 용자(龍子), 용의 형상을 새긴 종을 용종(龍鐘), 전설에서 말하는 바다 속에 있다고 하는 용왕의 궁전을 용궁(龍宮), 용의 꼬리를 용미(龍尾), 용이 소리를 길게 뺌을 용음(龍吟), 숨어서 아직 하늘에 오르지 않은 용을 잠룡(潛龍), 누워 있는 용을 와룡(臥龍), 애꾸눈인 용이라는 독안룡(獨眼龍), 용문에 오른다는 등용문(登龍門), 머리는 용이고 꼬리는 뱀이라는 용두사미(龍頭蛇尾), 누운 용과 봉황의 새끼를 이르는 말을 와룡봉추(臥龍鳳雛), 하늘에 오른 용은 뉘우침이 있다는 말을 항룡유회(亢龍有悔), 용을 죽이는 기술이라는 말을 도룡지기(屠龍之技), 용과 호랑이가 서로 싸운다는 말을 용호상박(龍虎相搏), 장승요가 벽에 그린 용에 눈동자를 그려 넣은 즉시 용이 하늘로 올라 갔다라는 말을 화룡점정(畵龍點睛) 등에 쓰인다.
▶️ 虎(범 호)는 ❶상형문자이나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갑골문의 호(虎)자는 머리는 위로 향하고 꼬리는 아래로 향하며 몸에는 무늬가 있다. 중국인들은 호랑이의 머리에 왕(王)자가 크게 쓰여 있어서 호랑이가 바로 동물의 왕이라고 생각하였다. ❷상형문자로 虎자는 '호랑이'나 '용맹스럽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호랑이는 예나 지금이나 용맹함을 상징한다. 그러나 고대인들에게 호랑이는 두려움의 대상이자 신비의 영물이었다. 이러한 인식은 문자형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어 虎자가 쓰인 글자 대부분은 '용맹함'이나 '두려움'이 반영되어 있다. 갑골문에 나온 虎자를 보면 호랑이의 몸집과 얼룩무늬가 그대로 표현되어있었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획이 변형되면서 지금의 虎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참고로 虎자는 폰트에 따라 다리 부분이 儿자나 几자가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虎(호)는 虍(범호 엄)부수로 ①범, 호랑이 ②용맹스럽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범의 꼬리를 호미(虎尾), 용맹스러운 장수를 호장(虎將), 호랑이와 이리를 호랑(虎狼), 털이 붙은 범의 가죽이라는 호피(虎皮), 범에게 당하는 재앙을 호환(虎患), 범의 위세란 뜻으로 권세 있는 사람의 위력을 호위(虎威), 매우 용맹스러운 병사를 호병(虎兵), 범과 같이 날카로운 눈초리로 사방을 둘러 봄을 호시(虎視), 사나운 범을 맹호(猛虎), 큰 호랑이를 대호(大虎), 엎드려 앉은 범을 복호(伏虎), 다른 산에서 온 호랑이를 객호(客虎), 용맹스럽고 날래다는 비유를 비호(飛虎), 소금처럼 흰 눈으로 만든 호랑이를 염호(鹽虎), 범이 죽으면 가죽을 남긴다는 뜻으로 사람도 죽은 뒤에 이름을 남겨야 한다는 말을 호사유피(虎死留皮), 범이 먹이를 노린다는 뜻으로 기회를 노리며 형세를 살핌을 비유하는 말을 호시탐탐(虎視眈眈), 용이 도사리고 범이 웅크리고 앉았다는 뜻으로 웅장한 산세를 이르는 말을 호거용반(虎踞龍盤), 범과 용이 맞잡고 친다는 뜻으로 영웅끼리 다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호척용나(虎擲龍拏), 범에게 고기 달라기라는 속담의 한역으로 어림도 없는 일을 하려고 함을 이르는 말을 호전걸육(虎前乞肉), 구사 일생으로 살아 남은 목숨을 일컫는 말을 호구여생(虎口餘生), 잡았던 범의 꼬리를 놓기가 어렵다는 뜻에서 위험성이 있는 일을 비롯한 바에 그대로 나가기도 어렵고 그만두기도 어려움을 가리키는 말을 호미난방(虎尾難放), 범의 꼬리와 봄에 어는 얼음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험한 지경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호미춘빙(虎尾春氷), 범의 굴에 들어가야 범의 새끼를 잡는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든지 큰 위험을 각오하지 않으면 큰 수확을 얻지 못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호혈호자(虎穴虎子), 호랑이같이 예리하고 무섭게 사물을 보고 소같이 신중하게 행동한다는 뜻으로 모든 일에 신중을 기함을 이르는 말을 호시우보(虎視牛步), 매우 위험한 참언이라는 뜻으로 남을 궁지에 몰아넣는 고자질이나 헐뜯는 말을 이르는 말을 호구참언(虎口讒言), 용과 호랑이가 서로 싸운다는 뜻으로 비슷한 상대끼리 맹렬히 다투는 것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용양호박(龍攘虎搏) 등에 쓰인다.
▶️ 相(서로 상, 빌 양)은 ❶회의문자로 재목을 고르기 위해 나무(木)를 살펴본다는(目) 뜻이 합(合)하여 나무와 눈이 서로 마주본다는 데서 서로를 뜻한다. 나무에 올라 지세(地勢)를 멀리 넓게 보는 모습, 목표를 가만히 보다, 보고 정하는 일, 또 보는 상대, 상대의 모습 따위의 뜻으로도 쓴다. 지상에서 제일 눈에 잘 띄는 것은 나무이기 때문에 木과 目으로 합(合)하여 쓴다는 설도 있다. ❷회의문자로 相자는 ‘서로’나 ‘모양’, ‘가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相자는 木(나무 목)자와 目(눈 목)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相자는 마치 나무를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졌다. 그래서 相자의 본래 의미도 ‘자세히 보다’나 ‘관찰하다’였다. 相자는 나에게 필요한 목재인지를 자세히 살펴본다는 의미에서 ‘자세히 보다’를 뜻했었지만, 후에 나무와 눈의 대치 관계에서 착안해 ‘서로’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相(상, 양)은 (1)얼굴의 생김새 (2)각 종류(種類)의 모양과 태도(態度) (3)그때그때 나타나는 얼굴의 모양새 (4)옛적 중국(中國)의 악기(樂器)의 한 가지. 흙으로 만들었는데 모양은 작은 북과 같음. 손에 들고 장단(長短)을 맞추어 두드림 (5)물리적(物理的), 화학적(化學的)으로 균질(均質)한 물질의 부분, 또는 그리한 상태. 기상(氣相), 액상(液相), 고상(固相)의 세 가지가 있음 (6)명사(名詞) 뒤에 붙어서 그 직위(職位)가 각료(閣僚)임을 나타내는 말 (7)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서로 ②바탕 ③도움, 보조자(補助者) ④시중드는 사람, 접대원(接待員) ⑤담당자(擔當者) ⑥정승(政丞) ⑦모양, 형상 ⑧방아타령 ⑨악기(樂器)의 이름 ⑩자세히 보다 ⑪돕다 ⑫다스리다 ⑬가리다, 고르다 ⑭따르다 ⑮이끌다 ⑯점치다 ⑰생각하다 그리고 ⓐ빌다, 기원하다(양) ⓑ푸닥거리하다(양)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서로 호(互)이다. 용례로는 서로 서로를 상호(相互), 서로 도움을 상조(相助), 두 가지 이상의 요소가 서로 효과를 더하는 일을 상승(相乘), 서로 어울림이나 상호 간에 교제함을 상고(相交), 서로 짝짐이나 서로 함께 함을 상반(相伴), 서로 반대됨 또는 서로 어긋남을 상반(相反), 서로 믿음이나 서로 신용함을 상신(相信), 두 가지 일이 공교롭게 마주침을 상치(相値), 서로 같음을 상동(相同), 서로 고르게 어울림이나 서로 조화됨을 상화(相和), 남녀가 불의의 사통을 함을 상간(相姦), 서로 마주 보고 있음이나 마주 겨룸 또는 그 대상을 상대(相對), 생김새나 모습을 양상(樣相), 잘 알려지지 않거나 잘못 알려지거나 감추어진 사물의 참된 내용이나 사실을 진상(眞相), 어떤 사물이 다른 사물과의 관계 속에서 가지는 위치나 양상을 위상(位相), 실제의 모양을 실상(實相), 사람의 얼굴의 생김새를 인상(人相), 겉에 드러나는 추한 몰골을 흉상(凶相), 서로 높이고 중하게 여김을 상호존중(相互尊重), 서로 바라보이는 가까운 곳을 상망지지(相望之地), 남녀가 서로 그리워하면서도 만나보지 못함을 상사불견(相思不見), 사랑하는 남녀가 서로 그리워해 잊지 못함을 상사불망(相思不忘), 서로 사랑하고 서로 도움을 상애상조(相愛相助), 윗물이 흐리면 아랫물도 맑지 않다는 상즉불리(相卽不離) 등에 쓰인다.
▶️ 搏(두드릴 박/어깨 박)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甫(보, 박)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搏(박)은 ①두드리다 ②치다 ③쥐다 ④잡다 ⑤어루만지다, 사랑하다 ⑥박, 악기(樂器)의 하나 ⑦박자(拍子), 음악(音樂)의 리듬 ⑧병기(兵器) ⑨어깨, 어깻죽지,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칠 벌(伐), 칠 타(打), 칠 고(拷), 칠 당(撞), 칠 박(撲), 칠 격(擊), 칠 토(討), 칠 력(轢), 칠 공(攻), 망치 퇴(槌), 때릴 구(毆), 두드릴 고(敲), 쇠몽치 추(椎)이다. 용례로는 맥이 뛰는 것을 박동(搏動), 손으로 쳐서 죽이는 것을 박살(搏殺), 압록강 연변을 쳐서 수복한다는 말을 박압(搏鴨), 초여름의 대단치 않은 더위를 박서(搏暑), 격투를 달리 이르는 말을 박전(搏戰), 아주 힘있게 후려서 냅다 때림을 박격(搏擊), 서로 치고 때리고 다툼을 박투(搏鬪), 심장이 오므라졌다 펴졌다함에 따라 뛰는 맥을 맥박(脈搏), 서로 마주 때림을 상박(相搏), 손으로 때림이나 맨손으로 격투하여 잡음을 수박(手搏), 크고 작은 맥파가 교대로 나타나는 일을 일컫는 말을 교대맥박(交代脈搏), 범과 같이 날쌔게 치고 용처럼 난다는 뜻으로 동작이 재빠르고 날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호박용등(虎搏龍騰), 용과 호랑이가 서로 싸운다는 뜻으로 두 강자가 서로 승패를 다툼을 이르는 말을 용호상박(龍虎相搏), 용과 호랑이가 서로 싸운다는 뜻으로 비슷한 상대끼리 맹렬히 다투는 것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용양호박(龍攘虎搏), 날아오는 화살을 잡은 원숭이라는 뜻으로 잘난 원숭이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말을 일저박시(一狙搏矢)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