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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red>울산광역매일</font>≫ <시가 흐르는 아침> 직박구리는 날고 나는 바라본다
창을가로질러새들이날고나는턱을괴고앉아살아있어멀어지는것들을생각한다 숨쉬는것으로하루를위로받고파도의허리춤을붙들고견디는난파선처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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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을 가로질러 새들이 날고
나는 턱을 괴고 앉아
살아있어 멀어지는 것들을 생각한다
숨 쉬는 것으로 하루를 위로받고
파도의 허리춤을 붙들고 견디는 난파선처럼
오늘을 안도한다
바다에 동화된 문양이 물비늘로 흐른다
살아있는 동안 해독할 수 있을까
발길에 차이는 돌멩이를,
길가의 풀들이 건너가는 방향을,
쥐며느리 한 마리 분주히 적막을 끌고 가는 모서리
버려질 것 같아서 스스로 그림자를 키우는 땅
창 너머엔 아직도 겨울
나는
두꺼운 외투를 걸치고 꽁꽁 온기를 묶는다
추운 날에도 새들은 날고
나는 바라보아야 한다
살아서는
벗어날 수 없는 숙명처럼
<시작노트>
우리 살아가는 세상이 우거진 숲이라면 나는 어느 언덕에 존재하는 무슨 나무, 혹은 어느 나무에 깃든 무슨 새일까? 부지불식간에 지나친 어느 나무 그늘에서 잠시 쉬다가 바라본 풍경을 옮겨적으며 생각해 본다. 내가 숲 속의 나무에 깃들어 살아가는 새라면 어디를 향해 날아갔다 돌아오는지, 돌아오는 길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지는 저녁이다.
남상진
* 2014년 애지 등단
* 시집[현관문은 블랙홀이다], [철의시대 이야기]
* 제9회 리얼리스트 민들레문학상, 제7회 애지 작품상 수상
* e-meil : depa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