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 단계를 막 벗어난 한국 여자축구가 제13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아시아 강호들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면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한국은 대만에서 열린 이 대회 4강전에서 일본에 패한데 이어 중국과 맞선 3-4위전에서는 힘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0-8로 참패하면서 95년에 이어 4위에 만족해야했다.
출범 10여년에 지나지 않았던 한국은 지난 8월 국내에서 열린 토토컵 우승, 같은달 개최된 제21회 하계유니버시아드 동메달 획득 등 승승장구하며 세계 정상권 조기 진입 기대를 부풀게 했었다.
이 같은 전망은 조별리그에서 인도, 말레이시아를 가볍게 누른 데 이어 홈 텃세까지 안은 강호 대만을 1-0으로 물리치고 조 1위로 4강에 오를 때까지만 해도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준결승전에서 일본에 1-2로 패한 것을 고비로 상승무드가 꺾이기 시작했다.
한국이 세계 강자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우선 지금까지 4무6패로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아시아 2인자' 일본을 넘는 게 급선무였다. 그러나 시종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도 경기 종료 직전 통한의 결승골을 내줬다.
그렇다해도 중국과의 3-4위전은 해볼만한 승부였다.
'99 미국여자월드컵 준우승팀인 중국은 세대교체가 되지 않아 20대 후반의 노장들이 뛰었고 북한과의 4강전에서도 무거운 몰놀림을 보이며 완패했기 때문이다.
또한 토토컵 결승에서 비록 신예들을 내세웠다고는 하나 미국과 함께 여자축구쌍두마차인 중국을 물리친 경험이 있어 선전이 기대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개인기와 스피드, 지칠줄 모르는 체력을 앞세운 중국의 공세는 대단했고 한국은 중국의 골세례를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미드필드에서 압박수비를 걸다보니 후반들어 체력이 크게떨어졌고 이는 수비들의 집중력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해 쉽게 골을 내주는 모습을 보였다.
상승일로를 걷던 한국이 중국, 일본 등 아시아의 강자를 넘기엔 아직 역부족일수 밖에 없었다.
이같은 전술적인 허점에다 실업팀이 2개밖에 없어 선수층이 얕은 현실도 여자축구의 업그레이드를 제약하는 어쩔 수 없는 요인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붙박이 스트라이커로 예선전에서 5골을 뽑은 차성미(INI스틸),이지은(숭민원더스)은 돋보이는 발재간과 골결정력을 선보여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이번대회의 성과로 들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여자 축구는 앞으로 이같은 훌륭한 재목들이 실력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도록 실업과 대학팀 창단붐을 조성하고 선수 저변을 확보해나가는데 더욱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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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 한국 여자축구 상승세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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