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슨 로드리게스, 레오나르도 아구스틴 몬테스 글 | 로사나 파리아, 카를라 타보라 그림 | 김윤정 옮김
260*260mm | 36쪽 | 양장본 | 15,000원 | 2023년 8월 24일 | 8세부터
ISBN : 979-11-85934-96-9 73870
주 대상: 초등 3~4학년, 초등 저학년
주제: 도서관, 이동 도서관, 온두라스, 중남미, 문화 소외,
나눔, 재능 기부, 책 읽기, 독서, 변화, 기적, 실제 이야기
일주일에 딱 하루, 마법 같은 월요일
작은 마을에 이동 도서관이 찾아옵니다!
비야누에바는 온두라스의 수도 테구시갈파에 자리한 작은 마을입니다. 온두라스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기쁜 이야기보다는 슬픈 이야기가 많은 곳이지요. 가난, 질병, 실업, 범죄…… 온갖 우울한 소식들로 어른들의 얼굴에서 먹구름이 떠날 날이 없습니다.
루이스는 이곳 비야누에바에서 할머니, 엄마, 누나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일자리를 찾아 멀리 떠난 아빠는 소식을 들을 길이 없어요. 나쁜 소식이 오지 않는 것만으로 다행이라 여겨야 하지요. 루이스는 때때로 기쁜 이야기를 알게 되면 가족들에게 얼른 그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할머니와 엄마와 누나의 얼굴이 잠시라도 환해지기를 바라기 때문이지요. 우울한 잿빛이 감도는 집과 마을이 조금이라도 알록달록한 색깔로 채워지길 간절히 원하기 때문이지요.
기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좀처럼 없는 루이스에게 일주일에 딱 하루, 마법 같은 날이 찾아옵니다. 바로 이동 도서관이 오는 월요일입니다. 매주 월요일이면 이동 도서관 사서인 거슨과 넬슨은 갖가지 이야기를 가득 싣고 비야누에바를 찾아옵니다. 도서관 차량의 경적 소리가 멀리서 들려오기만 해도 루이스와 친구들은 들뜨기 시작합니다. 이제 곧 기쁜 이야기를 엄청 많이 만날 수 있을 테니까요.
드디어 이동 도서관이 도착해 자리를 잡으면 아이들이 달려오기 시작합니다. 끼니도 거른 채 달려오는 아이들, 신발도 못 신고 맨발로 오는 아이들…… 모두가 월요일이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바퀴 달린 도서관 안에는 책만 있는 게 아닙니다. 아이들이 마음껏 책을 읽고 놀 수 있는 천막과 책상, 인형극을 공연할 수 있는 소품과 음향 시설,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까지 갖추고 있지요.
어떤 날은 큰 소리로 책을 읽는 게 가장 재미있습니다. 웃긴 목소리로 연기하는 인형극 <아마데우스>를 보는 날, 신나는 노래를 배우는 날도 있지요. 거슨과 넬슨이 매주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오는 덕분에 루이스와 친구들은 이동 도서관에서 알차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어두운 세상을 환하게 물들이는 이야기의 힘
온 마을을 무지개 빛깔로 채워 나가요!
어느새 이동 도서관이 다른 곳으로 떠날 시간이 되었습니다. 거슨과 넬슨은 아이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네며 당부를 잊지 않습니다. 그들은 아이들에게 오늘 만난 다양한 이야기들을 주변에 나누라고 말합니다. 아이들 모두가 밝은 빛으로 자신의 주변을 환하게 가꿀 수 있는 재능이 있다고 두 사람은 믿고 있거든요.
아이들이 아이들답게 뛰어놀고, 즐거워하고, 기쁜 이야기를 퍼뜨리기 위해서는 마음속에 자유로운 느낌을 가져야만 합니다. 거슨과 넬슨은 그런 자유로운 느낌이 오늘 하루 아이들에게 잘 심어졌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두 사람의 바람대로 루이스가 만난 기쁜 이야기들은 루이스에게만 머물지 않습니다. 이동 도서관을 나선 루이스의 발걸음은 사촌 누나와 형들에게 향하고, 이발사 실비오 아저씨와 과일 가게 안나 마리아 아줌마에게 향하지요.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들에게도요. 언제나 슬픈 이야기들이 몰려드는 그들에게는 루이스가 풀어내는 갖가지 이야기보따리가 꼭 필요합니다.
매주 월요일 저녁, 루이스는 행복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듭니다. 이동 도서관에서 만난 재미있는 이야기들 덕분에 환상적인 꿈을 꾸게 될 것 같거든요. 루이스의 이야기를 들은 가족과 이웃들도 마찬가지겠지요. 또 도서관에 다녀간 모든 아이들의 집과 이웃들도 똑같을 것입니다. 그래서 비야누에바의 월요일은 여느 날처럼 우중충한 잿빛이 아닙니다. 행복한 기억과 환상적인 꿈으로 가득한 알록달록 무지개 빛깔이지요.
온두라스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그림책
소외된 지역을 포용하고 변화시켜 나간 문화 운동의 본보기
그림책 《무지개 빛깔 월요일》은 온두라스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온두라스의 나눔협회(Asociación Compartir, www.compartirhonduras.org)는 비영리 단체 저스트월드 인터내셔널(JustWorld International, www.justworldinternational.org)의 지원을 받아 소외된 지역의 어린이들에게 문화를 전하는 이동 도서관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수도 테구시갈파를 중심으로 학교와 거리, 축구장 등 다양한 공간에서 도서관을 열고 문화 소외 계층의 어린이들에게 독서, 공연, 예술 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3,500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이 활동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소외된 지역을 포용하고 변화시켜 나간 온두라스의 이동 도서관 사례는 지역 사회 운동이 거의 사라지고 문화적 경험의 격차가 갈수록 켜지고 있는 우리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 책의 작가들은 나눔협회의 이동 도서관을 직접 운영하면서 온두라스 어린이들에게 독서와 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전하고 있는 활동가들입니다. 소외된 지역을 직접 찾아가 어린이들이게 문화를 나누고, 문화의 힘을 통해 자신들이 속한 지역 사회가 서서히 변화해 간 기적을 목격한 이들이지요. 자신들의 소중한 경험을 이야기로 엮어, 전 세계의 더 많은 지역이 무지개 빛깔로 채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책의 개성 있는 일러스트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베네수엘라와 브라질 출신의 두 그래픽 디자이너가 온두라스의 작은 마을 비야누에바의 다양한 표정을 독특한 색감으로 담았습니다. 슬픈 이야기가 몰려들 때의 잿빛 풍경과 기쁜 이야기로 넘쳐나는 마을의 무지개 빛깔 풍경이 대비되며 많은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우리 눈에 익숙했던 그림체에서 잠시 벗어나 라틴아메리카의 풍부한 색감을 감상해 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
책 속에서
15쪽
수업 종이 울리자마자, 루이스는 이동 도서관이 멈춰 선 축구 경기장 쪽으로
달려 나가요. 학교 근처에 사는 다른 아이들은 이미 와 있어요.
그 아이들도 월요일이 오기만을 눈이 빠지게 기다린 거예요.
20쪽
그다음은 아이들이 가장 기다리던 순간이에요. 자신이 원하는 책을 고르는 시간이거든요.
루이스는 책 한 권을 골라 집중해서 읽어요. 루이스는 책 냄새마저도 좋아요.
그 냄새는 마치 자신의 코를 위한 기쁜 이야기 같아요.
26쪽
루이스는 이발사 실비오 아저씨와 과일 가게 안나 마리아 아줌마를 찾아가
똑같이 이야기를 들려줄 거예요.
언제나 슬픈 이야기들이 몰려드는 그들에게는 갖가지 기쁜 이야기가 필요하니까요.
루이스의 꿈은 사람들이 앞으로 만나게 될 모든 슬픈 이야기와 완전히 멀어지도록,
항상 기쁜 이야기를 마음에 품게 하는 거예요.
29쪽
오늘도 사람들의 눈길이 닿지 않는 어느 구석에선 슬픈 이야기가 구름처럼 피어날 거예요.
하지만 다행히 이동 도서관이 오는 날이면,
무지개와 함께 웃음과 모험, 희망의 이야기가 나타나지요.
작가 소개
지은이 : 넬슨 로드리게스
온두라스 엘파라이소 트로헤에서 태어났어요. 나눔협회(Asociaciόn Compartir)의 문화 활동가이자 어린이책 작가이며, 음악 선생님이자 작사·작곡을 하는 가수이고, 사회 음악가예요. 넬슨은 이동 도서관 프로젝트를 운영하면서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여러 가지 활동을 예술로 통합하는 독서 운동을 벌이고 있어요. 언제나 열정적으로 책을 소개하고 음악을 가르치며, 그가 속한 지역 사회의 어린이에게 즐거움을 전해요.
지은이 : 레오나르도 아구스틴 몬테스
온두라스 테구시갈파에서 태어났어요. 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행정학을 공부했고, 스물다섯 살 즈음 가족이 운영하는 서점에서 일했어요. 넬슨과 함께 어린이책을 만들고 있어요.
그린이 : 로사나 파리아
베네수엘라에서 태어나 노이만협회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했어요. 《예쁜 여자아이》로 노마 콩쿠르 장려상을, 《검은 빛깔 책》으로 볼로냐 라가치상 뉴호라이즌 부문 대상을 받았어요.
그린이 : 카를라 타보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태어났고, 노이만협회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하고 있어요. 로사나 파리아와 함께 그림책 일러스트와 그래픽 디자인, 그리고 자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어요.
옮긴이 : 김윤정
대학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하고, 수년 동안 어린이책 편집자로 일했어요. 현재 어린이를 위한 동시조를 쓰고 프리랜서 편집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사냥을 싫어하는 사냥개 구스》를 우리말로 옮겼으며, 동시조집 《치킨이 갑이다》를 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