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자주 찾아오는 늙은 고양이입니다.
나는 저 녀석이 싫어요.
털도 빠지고,
눈곱도 끼이고,
도무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가끔 먹이를 달라고 야옹거려도 외면할 때가 있어요.
오늘 저녁에도 툇마루에 앉아 비 오는 들판을 바라보고 있는데
녀석이 발치에 와 칭얼대더군요.
볼품없는 몰골은 비에 젖어 더욱 추레해보이고
배는 며칠을 굶은 양 홀쭉했습니다.
나는 차마 녀석의 눈길을 외면할 수 없었어요.
저녁에 먹으려고 남겨둔 생선 조림을 가져다 줬더니
허겁지겁 먹네요.
그 모양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짠해지더군요.
저 고양이에게도 젊은 시절이 있었겠지요.
그 때는 인간에게 먹이를 구걸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갑자기 기력이 쇠잔해지는 노년이 오버랩되면서 센치해지네요.
비 때문이겠죠?
첫댓글 지현, 날 챙기듯 .... ㅠㅠ 이따금 먹을만한 걸 나눠주기 바라요.
넵, 샘. 분부대로 할게요, ^^
물도요^o^ 괭이씨는 짠거 먹으면 간이 상하가든요. 감사^o^*^^*
제가 길지연 선생님때문에 고양이들을 외면하지 못한다는 거 아닙니까, ㅎㅎ
다음부터는 짠 거 안 먹일게요, 샘~~~
근처에 개울도 있고 수도가에 항상 물이 있으니까 아마 찾아먹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