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가 황무지를 개간해서 논을 만들었습니다. 그는 볍씨를 뿌리고 거름을 주며 정성을 들여 농사를 지었고 가을에는 풍성한 결실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농부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어요.
글쎄 농부의 논 바로 아래 있는 이웃의 논에도 풍년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이웃의 논은 자신보다도 늦게 개간했으며,
주인이 그렇게 열심히 농사를 지은 것도 아니거든요. 농부는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결론을 내렸습니다. “분명 내 논에 있는 기름진 물이 아래로 내려간 덕분일 거야.” 농부는 자신의 논에 있는 영양가 있는 물이 그 논으로 흘러 들어가는 게 몹시 아까웠습니다. 그래서 그는 겨우내 논에서 작업을 했지요.
물 한 방울도 이웃의 논으로 새나가지 않도록 막았습니다.
다음해에도 그는 농사를 지었습니다. 농부가 생각한 것처럼 논의 벼들은 쑥쑥 자랐습니다. 하지만 여름이 지나기도 전에 농부의 논에 고인 물이 나가지 못해서 썩기 시작했고, 결국 벼들도 볍씨 하나 맺지 못하고 모두 썩어버렸습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욕심과 이기심은 모두를 망치는 결과를 가져올 뿐인 것입니다. 자신 안에 있는 욕심과 이기심. 이 모든 것들이 사라질 때, 비로소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가라지의 비유를 통해 우리가 회개하여 모두가 한 가족으로 서로 돕고 사랑하므로 하느님 나라를 건설해 가야 함을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가라지의 비유말씀은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이 뒤섞여 있는 교회공동체를 말씀하고 계십니다. 성급한 이들은 악한 이들을 교회에서 추방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꼭 같이 사랑하십니다. 그러기에 선인들이 참 사랑으로 이웃에게 회개의 은총을 가져다주어야 합니다. 이웃의 잘못을 참아주고 용서하며, 복음에서 중풍병자를 예수님께 데려왔을 때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그 병자를 치유하셨듯이,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우리의 사랑이 이웃에게 흐르게 함으로 불의한 사람이 회개하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나누어야 진정한 사랑이 되는 것입니다.
하늘나라는 멀리에 있지 않습니다. 내가 욕심과 이기심을 버리는 순간, 모든 것에 내재하시는 하느님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이며, 그 하느님 체험이 바로 하늘나라를 제대로 볼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 우리 모두 잘 살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