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개같은 추측에서 오늘의 글은 시작합니다.
일단 바리는 카마엘의 사도입니다. 사실상 바리랑 메이릴 둘밖에 없어보이지만 아무튼 그렇습니다.
그러나 온갖 괴상한 종족들이 다 공개되는 와중에도 바리는 종족이 도저히 나오지를 않죠. 다만, 몇가지 의문점이 들곤 합니다.
1. 바리는 종족이 뭐든 간에 카마엘의 사도입니다. 그런데 능력은 행복한 기억이라는 무지막지한 대가가 있기는 해도 어떤 소원이든 들어줄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이죠. 아무리 봐도 카마엘을 압도하는 힘입니다.
2. 세계수의 일러스트는 전혀 남아있지 않지만 유일하게 새싹 일러스트 하나만큼은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엄청난 크기죠. 어디에 있냐고요? 바리 공식 빠돌이인 메이릴 일러스트 배경이요.
3. 바리는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항상 같은 모습을 유지합니다. 인간처럼 생겼지만 절대로 평범한 인간은 아니라는 뜻이죠.
4. 미래공주나 미래기사조차도 일러스트 배경에 카밀라와 꼬마공주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헌데 바리의 배경에는 있죠. 켄터베리왕실이 사실상 가디언테일즈 스토리 전체를 관통하는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이것은 무언가 중요한 떡밤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5. 세계수가 불탔다면, 도대체 지금 키우고 있다는 그 세계수는 무엇인가?
이를 통해 저는 바리가 세계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바리가 세계수라면 몇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왜 인간모습으로 돌아다니는지, 왜 본인이 세계수임을 인지 못하는지 같은 것들 말이죠.
일단 제 생각은 바리 스토리 맨 마지막에 나오는 죽은 사람을 되살렸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은 인간과 관련이 있을 것도 같은데 그건 너무 망상으로 빠지니까 제쳐두자면, 원래 세계수에는 대가를 치르고 소원을 들어주는 힘이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이것은 바리의 능력이죠. 그런데 가디언 테일즈를 하다보면 이 능력을 가진 존재가 하나 더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역병의사. 아마도 용사 케이든으로 추측되는 이 존재는 추억을 가져가는 바리와는 달리 영혼을 가져갑니다. 저는 아마도 세계수를 불태운 범인은 용사 케이든일거라 생각하는데요, 이거에 대해선 다른 분이 잘 정리해 놓으셨으니 그걸 보시는게 빠를 듯 합니다.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guardiantales&no=3117169
만일 이 가설이 맞다면 아마도 케이든이 세계수를 불태울 때 세계수는 두 가지 선택 중 하나를 할 수 있었을 것이었습니다. 첫째, 케이든을 막아낸다. 둘째, 자신의 희생을 받아들인다. 아마도 여기서 두 번째 루트를 탔을거라 생각되는데, 이때도 세계수의 관리인은 카마엘이었고, 이때 카마엘은 주신 셋 중 둘이 덤벼도 못 이기던 악신 벨레누스를 상대로 저항군을 짜고 싸우던 의외로 안 글러먹은 할배였습니다. 카마엘이 충분히 설득했을 수가 있죠. 그리고 세계수가 불타는 순간, 세계수는 자기 자신에게 자기 자신을 위한 소원을 최초로 빕니다. 자신의 힘이나 존재가 사라지더라도 자신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게 해달라고요. 쉽게 말해, 모든 천계가 힘을 잃게는 되지만 자신이 완전히 불타지는 않게 말이죠. 그리고 이 소원은 아마 성공했을 겁니다. 다만 불완전하게요. 그리하여 세계수는 추억이라는 대가로 소원을 이뤄주는 바리로 다시 태어나고, 불완전하게 이루어지며 쪼개진 반쪽짜리 세계수의 힘은 용사 케이든에게 흘러들어간 것이고요. 왜 반으로 쪼개진게 영혼과 추억이냐하면, 영혼은 어떤 하나의 존재가 그 자체로 존재하기 위한 필수요소이며, 추억은 어떤 하나의 존재가 비단 개인뿐만아닌 세계와 함께 존재하기 위한 필수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즉 가장 강력한 대가 두 개로 쪼개진 힘이 각각 세계수였던 바리와 용사 케이든에게 깃든 것이라 볼 수 있는거죠. 그렇게 세계수가 바리가 되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후 세계수라는 천계의 중심이 사라지며 그 최근접에 위치했던 케이든 일행은 큰 위기에 처했고, 세계수는 자신이 현재 유일하게 가진 추억인 세계수일 당시의 모든 추억을 버려가며 하나하나 그들을 구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게 모든 기억을 잃고 바리로 다시 태어난 세계수는 카마엘과 함께 살아가기 시작한 것이고요. 꼰대 카마엘에게 메이릴이 험한데 비해 바리는 항상 카마엘을 좋아하는 것은 이런 부분에서 온 것일수도 있습니다. 바리가 세계수라는 주장에는 한 가지 근거가 더 있습니다. 혹시 바리의 최초 소환 대사를 아시나요?
자연과 꽃, 하늘과 바람이 당신을 도우러 왔답니다!
라는 대사죠. 풍작신의 사도도, 세계수의 사도도 아닙니다. 자연과 꽃, 하늘과 바람이 도우러 왔다고 하죠. 영문판에서는 자연과 꽃, 하늘과 바람이 자신과 함께 도와주러 왔다고 하고, 일문판에서는 대자연이 힘이 되어줄거라 말합니다. 단순히 시적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바리가 세계수가 아니냐는 전제를 깔고 읽으면 상당히 의미심장하게 읽히게 되죠. 무엇보다 이 소환대사에는 은근히 떡밥들이 숨어있는 경우가 많기에 나름 중요한 떡밥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일단 뭔가 더 생각은 있던 것 같은데 지금 기억나는건 이정도네요. 뭐, 생각나면 추가하겠습니다. 음, 늘 마무리멘트가 뭐로 할지 고민된단 말이죠. 안녕히 계세요?
첫댓글
세계수 빌딩 아니었음?
오 아주 그럴싸해
오 되게 그럴싸하네요 재밌게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