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M.S.G.R’을 아세요?
올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개되며 누리꾼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펼쳐진 화제의 메뉴입니다.
온통 영어로만 쓰여 있는 카페 메뉴판에 대문자로 표기된 이 음료의 정체는
''미숫가루'였습니다.
실제 판매 중인 이 음료를 두고 “신선한 아이디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이들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주문도 영어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비꼬거나
“영어가 공용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등 부정적인 댓글로 응수했습니다.
작은 지방 중소도시에도 카페가 늘어났습니다.
외국어가 일상 깊숙이 침투했다는 증거입니다.
세계화의 흐름에 외국어를 외면할 수는 없지만
불필요한 상황에서도 과도하게 사용되는 남용의 사례는 또 다른 문제를 낳습ㅈ니다.
우리말과 글로 표기할 수 있는 단어나 문장을 애써 외국어로 치환하려 하는
‘선을 넘은’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굳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강남, 홍대, 성수동 등 젊은 세대의 밀도가 높은 지역이 아니어도
영어로 표기된 간판과 메뉴판을 사용하는 상점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상황이 불편한 것은 외국인도 마찬가지랍니다.
영어와 혼재돼 국적을 알 수 없는 단어들로 적힌 문장을 보고
‘어느 나라 말이냐’고 물었더니 주인은 ‘나도 잘 모르겠다’고 답하더라는 웃픈 이야기입니다.
대체 누구를 위한 팻말이었을까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무분별한 외국어 사용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글의 아름다움이 평가절하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순우리말 상호명을 고르는 창업주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만
“인스타그램이 홍보의 수단인 만큼 간판이나 메뉴판이 예쁠수록 입소문이 나는 데 도움이 되니..."
상호명의 가장 큰 목적은 정보 제공인데,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우리말이 생각나지 않아 고민합니다.
영역을 넓히면 그 심각성이 더욱 두드러져 보입니다.
가을옷을 장만하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에 접속하는 여성들이 이렇게 고백합니다.
“첫 화면부터 한글을 찾아볼 수 없다. ‘직구’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원 마일 룩’ ‘얼리 포 컬렉션’ ‘투턱 슬랙스’ 등의 분류도 낯설었지만
이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제품 설명 밑에 적힌 후기들입니다.
“실물 보고 너무 마음에 들어 ‘바잉’해온 아이랍니다”
“니즈에 따라 준비된 ‘아더 컬러’와도 잘 매치됩니다”
“굿 초이스 하세요” 이런 식의 표현이 수두룩하니
이러고도 우리가 한글사용을 자랑하는 민족인가요?
하기사 수도 서울 로고가 "I. SEOUL. YOU"이니 더 이상 할말도 없습니다만...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