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낱말의 뜻을 잘못 알고 쓰는 경우가 잦아서 그런지
유감(有感)의 뜻을 밝히는 전문가(?)도 늘었습니다.
'유감'의 한자는 '有感'이 아니라 '遺憾'이므로 바로잡습니다.
어이가 없는 정정보도를 보니 매우 안타깝네요.
좋게 한글로 쓰면 될 것을 뭐 잘 보일 게 있다고 굳이 한자를 덧붙여서 망신을 자초하는 이들,
바로 기자들과 정치인들입니다.^*^
국어사전을 뒤져보면 유감은
"마음에 차지 아니하여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아 있는 느낌."으로,
유감을 품다, 유감의 뜻을 표하다, 내게 유감이 있으면 말해 보아라,
우리는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 데 대해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처럼 쓴다고 나와 있습니다.
더 나아가 유감천만(遺憾千萬)을 실어놓고, "섭섭하기 짝이 없음"이라 풀어놨습니다.
곧, 유감은
어떠한 상황이 마음에 차지 않아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아 있는 느낌이 있을 때 쓰는 말이라는 겁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 그런 풀이가 있으니,
떨떠름하기는 해도 써도 되는 말이기는 합니다.
좀 삐딱하게 나가본다면, '유감'은 흔히 정치인들이 쓰는 말입니다.
이 유감은
앞에 보인 것처럼 내가 남에게 섭섭한 마음이 있을 때도 쓰고,
남이 나에게 그런 마음이 있을 때도 씁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정치하는 사람들이 이 유감이란 말을 언죽번죽 지껄이며
서로 대충 봐주고 일을 흐리멍덩하게 넘기는 것이죠.
이런 것을 보면
한자말은 남을 속이고 자기를 감추는 데 잘도 쓰입니다.
그러면서 그런 한자를 쓰는 게 무슨 대단한 것이나 된것처럼 행세하죠.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입니다.
잘못한 것이 있으면 두루뭉술하게 돌리지 말고 솔직하게 사과하면 됩니다.
일부러 이상한 한자말을 써서 어떻게 보면 사과하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또 어떻게 보면 자기 위신을 세우려 하니 서로 가처분을 신청하는 것이겠지요.
'유감'을 이렇게 바꿔쓰면 어떨까요?
우리말 홀대, 외래어 홍수 유감 -> 우리말 홀대, 외래어 홍수 씁쓸
대법원장 '검찰.변호사 비하성 발언'관련 유감표명 -> 대법원장 '검찰.변호사 비하성 발언'관련 사과
국민에게 비쳐질 수 있어 유감으로 생각한다 -> 국민에게 비칠 수 있어 미안하게 생각한다
자신들의 느낌에 의해 기사를 쓴 것은 유감 -> 자신들의 느낌에 따라 기사를 쓴 것에 불만
보도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하면서 -> 보도에 대해 섭섭함을 나타내며
유감을 표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 사과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삿속 시정 유감천만 -> 장삿속 시정 떨떠름
요즘 우리말편지가 자꾸 길어지네요.
될 수 있으면 짧게 쓰려고 하는데, 글을 쓰다 보면 저도 모르게 길어집니다. 할 말이 많아서...
공연하게 길어져서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아니, 아니, 다시 할게요.
공연히 우리말편지가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
첫댓글 정치인들이 자주 쓰는 유감이라는 말을 들으면, 마치 자신에게는 잘못이 없는데
어쩔 수없이 그렇게 되었다는 변명으로 들립니다.
잘못을 하고도 끊임없이 유감이니 뭐니 변명을 하는 자는 소인배지요.
군자는 몸짓의 행동을 먼저하고 나서 다시 언행으로 사과하는 법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