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방정환문학상을 수상한 조경숙 작가의 시상식장에 못갔다고
늦었지만 축하의 의미로 맥주를 사겠다고 제안한 길지연 작가 덕분에
우리는 합정동 포차 프리에서 반가운 만남을 가졌습니다.
합정동 9번 출구에서 나와 맥도날드 앞에서 길을 건너 쭉 길 따라 가다보면 만나게 되는 포차 프리.
인도와 파키스탄 느낌이 물씬 풍기는 실내장식이 참 독특하네요.
길샘과 저는 어쩌다 보니 약속시간보다 한 시간쯤 일찍 도착한 탓에 이곳저곳 구경하고
이 이야기 저 이야기 나누었어요.
누군가를 기다리는 게 이렇게 설레다니오.
그만큼 좋아하는 사람들이니까 그렇겠지요.
가장 일찍 도착하신 이규희 선생님- 역시 일찍 도착하셨네요.
이 옷은 뭐냐면요.
제가 스페인 여행 갔을 때 어느 거리에서 한눈에 반해 산 옷인데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듯하여 이규희 샘에게 양도.
다행히 마음에 들어하셔서 흐뭇했습니다.
쭈꾸미 숙회를 비롯하여
꼬막무침과 소면
과메기, 그리고 백합탕까지...
음식이 꽤 맛있네요.
맨 나중에 이 집 남자 사장님이 백합탕 국물에 밥을 넣어 죽을 만들어주었는데 칼칼하면서 담백한 게 입맛에 잘 맞았어요.
음료수처럼 보이는 저 노란 것의 정체는 옥수수 동동주.
한 모금 먹어보니 달콤하니 입맛에 맞았지만, 자동차를 일산 길샘 아파트에 주차하고 온 관계로
안주만 축냈답니다.
그냥 헤어지기 아쉬워 2차로 간 곳은 얼맥당....
맥주로 짠! 신년인사를 나누고
보기도 좋고, 맛도 좋은 안주를 보며
이게 바로 행복이지....
내가 아는 이 작가들, 글도 잘 쓰지만 술도 잘 마시고 놀기도 잘 놀고
마음씨도 참 곱고, 얼굴도 예쁘고 그렇습니다.
와, 정말 시원하게 한 잔 마시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누르고...
더운 여름날, 한 잔 쭈욱 마시면 더위뿐 아니라 온갖 시름, 스트레스 모두 날아갈 것 같은 맥주.
다음에 꼭 다시 와서 마셔봐야지.
아름다운 사람들이 주위에 있어 참 행복했던 날.
각자 버킷리스트를 얘기했던 시간도 있었는데,
축구장 순례를 하고 싶다는 분,
한 달살이 하고 싶다는 분,
미술관 순례 하고 싶다는 분,
고양이 쉼터를 만들고 싶다는 분,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리고 싶다는 분...
나이가 들면서 어떤 것을 이루기 위해 악착같이 덤벼들기보다는 그저 시간에 맡기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의 버킷리스트도 역시 한달살이였는데, 특히 그 첫 번째 목적지는 '이스탄불'이었으면 좋겠다는 것.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꼭 이스탄불이 아니어도 좋겠다고 생각을 바꿨어요.
어디가 되는 형편에 맞는 곳이면 어디든 OK!
욕심 부리지 말고, 묵묵히, 꿋꿋히, 내 페이스대로 글을 쓰자고 다짐했던 날.
한 분, 한 분...개성 있고 배울 점도 많고요.
같은 길을 가는 동료로서 배려해주고, 격려해주고, 손잡아 주고, 밀어주고 끌어주고...
가장 중요한 점-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고, 시기질투하지 않고.ㅋ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는 참 멋진 작가들입니다^^
첫댓글 시간이 너무 지난 일이라 좀 민망하기도 했는데
어쨌거나 만나니 즐겁고
과음하여 간만에 늦잠 잘 수 있어 좋았고
샘이 주신 잼 발라 아침 해결하니 행복했어요.
잼은 입에 맞는지요. 주고나서도 늘 걱정되는 것.
그리고 과음했으니 시원한 국 먹어야 하는 건 아녜요?ㅋㅋ
언제 차 없을 때, 방학이어서 늦잠 자도 되는 날, 한번 마셔봅시다^^
@바람숲 과음했다고 누가 차려주는 것도 아니고
전 걍 늘 먹던대로 먹어요.
잼은 최고죠! 냠냠
만나니 역시 좋아요.^^ 저도 모처럼 쏘막맥 혼합주 마셨더니 잠이 잘 와 꿀잠잤네요. 책 몇권을 내든지간에 쓰는동안 행복하고 최선을 다하면 된다 싶더라구요.
책 많이 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이제야 깨달았네요.ㅋ
반가운 얼굴
즐거운 수다
술 맛나는 분위기
모두 건강하세요
예, 샘 건강이 제일 걱정 되어요. 잘 챙겨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