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급성 골수성 백혈병) 투병 일천예순다섯(1065) 번째 날 편지,5(잽버리 특집)-2023년 8월 7일 월요일
사랑하는 큰아들에게
2023년 8월 7일 월요일이란다.
오늘 편지 배경음악은 ‘보혈메들리-한국인이 제일 좋아하는 찬송가 CCM’을 올렸으니, 먼저 클릭해서 찬양을 들으면서 편지를 천천히 읽어 보시게…….^^
"굿바이 새만금" 마지막 밤…웃으며 뜨겁게 '안녕'
새만금에서의 마지막 밤을 불태운 '새만금 갓 탤런트' 현장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였는데, 2023년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여한 세계 청소년들이 각 나라를 대표해 춤과 노래 등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아낌없이 드러냈다네.
7일 오후 8시 새만금 잼버리장 델타구역 대집회장. 기온은 높지 않았지만, 이따금씩 부안 앞바다에서 불어오는 짭조름한 바람은 습기를 가득 머금고 있었고, 대집회장 잔디밭 앞쪽에 설치된 '새만금 갓 탤런트' 무대에서 나오는 화려한 조명이 새까만 밤하늘을 갈랐다네.
대형 스피커에서 한국 걸그룹 트와이스의 노래 '댄스 더 나잇 어웨이'(Dance The Night Away)가 흘러나오자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네덜란드에서 온 청소년들이 준비한 무대였다네.
파란색 상의를 맞춰 입은 백인 소녀들이 준비한 K-팝 댄스 무대는 대집회장의 열기를 한껏 끌어올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K-팝의 인기를 엿볼 수 있었는데, '새만금 갓 탤런트'는 참가 대원들이 각국의 전통춤과 노래 등 장기를 선보이는 경연으로, 앞서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참가 신청을 받았고, 영상 심사를 거쳐 17개 나라가 선발됐다네.
멕시코와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등 각지에서 온 대원들은 전통의상을 입고, 이국적인 음악에 맞춰 군무를 선보였는데, 한껏 신나 보이는 얼굴로 합창을 하거나 밴드 공연을 하는 팀도 있었고, 청중들은 음악에 맞춰 함께 춤을 추고 아는 노래가 나오면, 목청껏 합창하기도 했고, 무대가 끝날 때마다 열정적인 무대를 선사한 친구에게 박수갈채를 보내는 일도 잊지 않았다네.
150여 개 나라에서 모인 청춘들은 무대와 떨어진 잔디밭 한쪽에서 석별의 정을 나누기도 했는데, 예정된 12일 일정 중 7일 차를 맞아 겨우 반환점을 돈 이날 오후 세계스카우트 연맹은 한반도로 북상하고 있는 태풍 '카눈'을 이유로 대원들을 새만금에서 철수시킨다고 밝혔구나.
잼버리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지만, 당장 내일 새만금 영지를 벗어나게 되면, 서울이나 경기도 등의 숙박업소로 뿔뿔이 흩어지는데, 스페인에서 온 이냐키(15)는 "오늘이 잼버리 야영지에서의 마지막 밤이라서 슬프지만, 그래도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지금 이 순간만큼은 행복하다."고 했다네.
이냐키의 친구 이반(15)은 "오늘 저녁을 멕시코 친구들과 함께 먹었는데 이렇게 바로 헤어지게 돼 너무 아쉽다"며 "지금은 떠나야하는 내일을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는데, 이곳 생활을 정리하고 더 안전한 곳으로 향하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다네.
스페인에서 온 니키(19)는 잼버리에서 멕시코 친구 레이나(18)를 사귀었는데, 니키가 야영장 안에서 짐을 잃어버렸을 때 짐을 찾는 일을 도와주게 되면서 연을 맺었고, 이들은 다음에 만날 날을 기약하며, 깊은 대화를 나누던 중이었다네.
니키는 "지난 며칠간 이곳 상황이 많이 나아졌음에도 스페인에 있는 친구와 가족들이 언론에 나오는 상황을 보며 걱정을 많이 했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예정보다 빨리 이곳을 벗어나는 일이 다행스럽기도 하다."고 심경을 전했다네.
레이나는 "초반에 전기나 선풍기, 시원한 물 등 필요한 물품들이 잘 제공되지 않는 점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며칠간은 전반적인 상황이 많이 나아졌는데, 이제 떠나게 된다니 좀 실망스럽긴 하다"고 했다네.
직접 준비해 온 배지나 자신의 이름과 이메일·SNS 주소 등 정보가 적힌 명함을 나눠주는 청소년들도 찾아볼 수 있었는데, 방글라데시에서 온 나우신(17)은 "새만금 잼버리는 오랫동안 기다리고 꿈꿔온 행사였는데 이런 식으로 새만금을 떠나게 돼 너무 아쉽다."고 했다네.
자신을 스트레이키즈와 블랙핑크의 팬이라고 밝힌 지니아(16·방글라데시)는 "한국 가요와 드라마를 좋아해서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 한국에서 치러지는 잼버리에 큰 기대를 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떠나게 돼 속상하다."고 말했는데, 나우신과 지니아는 취재진과 헤어지며, 명함을 주고받았다네.
한 백인 소녀는 직접 준비해 온 자신의 배지를 현장에서 한국 경찰관과 소방관에게 하나씩 전달하며 "그동안의 수고에 감사드린다."고 마음을 전했고, 취재 중인 기자에게 시원한 음료를 권하는 아이들도 있었다네.
공연이 마무리되고, 조직위원회는 훌륭한 공연으로 감동과 웃음을 선사해 준 모든 참가팀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는데, 새만금에서의 마지막 밤은 진로를 급변경한 태풍과 함께 갑작스레 찾아왔고, 이 밤은 이제 막 정이 들기 시작한 청소년들이 충분한 작별 인사를 나누기엔 유난히 짧았다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경기 평택시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에서 지난 6일 조기 퇴영한 뒤 평택 미군 기지에 머무는 미국 스카우트 대표단을 위해 공연 개최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는데, 평택시는 7일 오전 10시 주한미군 관련 시청 부서인 한미국제교류과 과장과 팀장이 평택 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했다네.
험프리스 수비대 공보실 관계자를 만나 1시간 동안 면담했는데, 이 자리에서 평택시 공무원들이 필요한 물품이나 불편 사항이 없는지 물었고, 이 관계자가 "없다"고 하자 시는 "국제교류재단이 운영 중인 각종 공연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네.
그러자 미군 측 관계자가 "그리하면 좋겠다. 스카우트 대표단이 부대 안에서 자체 체험행사를 하고 있는데, 출국 전날인 10일 하루 스케줄이 비어있다."고 말해 시는 10일 전통 농악, 태권도 시범, KPOP 공연 등 공연프로그램을 지원할 예정이라네.
공연을 부대 내부 또는 외부에서 할지는 미국 스카우트 대표단과 미군 측에서 결정해 시에 알려줄 예정이지만,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 중 강한 세력을 유지하면서 경남 남해안에 상륙한 뒤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평택시의 공연프로그램이 개최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네.
앞서 미국 스카우트 대표단 700~800여 명은 6일 오전 10시 50분께 잼버리 야영장이 있는 새만금을 출발해 6시간여 만인 오후 4시 50분께 캠프 험프리스에 당도했다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태풍 ‘카눈’의 한반도 북상 등으로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새만금 잼버리)’ 참가 대원들이 새만금 영지를 떠나기로 한 가운데, 서울시가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 가는 장소 파악에 나섰는데, 새만금 잼버리 참가 대원들은 8일부터 순차적으로 야영지를 떠나 서울 등으로 이동할 예정이라, 서울시는 총 1만5000명 이상을 수용할 방안을 각 자치구와 함께 검토하고 나섰다네.
7일 서울시가 긴급 업무 연락으로 각 자치구 총무과에 보낸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요청에 따른 숙박 가는 장소 파악 요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까지 강남, 송파, 강서, 서초, 노원 등 5개 자치구는 1000명 이상, 나머지 20개 자치구는 500명 이상 등 총 1만5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하고 나섰다네.
서울시가 숙박 가는 장소로 파악하고 있는 시설은 5개 호실 이상 확보 가능한 곳으로, △침대 등 편의시설이 갖춰진 관내 기업 연수원(학교시설 제외) △숙박업으로 허가받은 비즈니스호텔 △게스트하우스 등이고, 또 가정 홈스테이와 대피 시설(구청 소유 체육관과 문화시설) 등도 대상으로, 숙박 기간은 8일 또는 9일부터 새만금 잼버리가 끝나는 12일까지라네.
서울시는 긴급 업무 연락에서 소요예산에 대해 자치구에서 사전 지급 후 사후 정산할 방침으로, 숙박비는 1박당 15만 원(2인 1실 기준), 식비 등은 1인당 하루 5만 원(식비 1끼 1만 5000원, 간식비 5000원 등)인데, 서울시 관계자는 “최대한 많은 숙박 시설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여러 곳을 대상으로 수요 조사를 하고있는 상황”이라며 “가정 홈스테이 등 구체적인 내용이나 예산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단계”라고 말했다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아무튼, 오늘 오후 편지 여기서 마치니, 오늘 하루도 안전하고, 건강하고, 늘 평안하고, 행복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기도하며, 주님 안에서 안녕히…….
2023년 8월 7일 월요일 오후에 혈액암 투병 중인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