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대해서보라매병원 잡지에 소개된 글

[김광현]

2월에 정년퇴임하고 3월 부터 서울대학교병원이 운영하는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에서 근무하게 되었을 때 보라매병원에서 발간하는 보라매매가진에 소개된 글입니다. 기자가 와서 인터뷰하고 잡지에 실린 기사를 올려 봅니다. 이런건 어떻게 올리나 하고 열심히 시도해서 성공했습니다. 한참걸렸지요.

열정과 냉정을 겸비한 명의

이비인후과 김광현 서울의대 교수

지난 4월 2일, 이비인후과와 갑상선센터에서 외래 진료를 시작으로 두경부암과 갑상선암 분야의 명의로 손꼽히는 이비인후과 김광현 서울의대 교수가 보라매병원과 귀한 인연을 맺었다. 공공성을 추구하는 보라매병원에서 환자들의 건강을 돌봄으로써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미소를 지어 보인 김 교수. 그 짧은 웃음에서 프로페셔널한 의료인의 자세와 사람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서울시를 대표하는 공공의료기관인 보라매병원에서 진료하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의료진과 긴밀한 협조로 두경부암 및 갑상선암 치료는 물론 수술과 치료법에 관한 연구도 꾸준히 할 계획입니다. 또한 레지던트와 의대생 교육 등 후배 양성에도 노력을 기울이려 합니다.”
보라매병원과 새로운 인연을 맺은 김광현 서울의대 교수의 눈빛은 열정으로 가득하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비인후과 전문의로서 많은 성과를 이루었음에도 여전히 열의에 찬 모습이다. 그동안 김 교수가 국내 두경부 종양학과 갑상선암 분야에 기여한 바는 가히 혁명적이라 할 수 있다. 두경부 종양학에 대한 연구 수준이 낮았던 1990년, 대한두경부외과연구회 설립을 시작으로 두경부 종양학을 본격적으로 연구해 지금의 우수한 수준으로 끌어올린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국내 두경부 종양학의 역사를 쓰다
의사로서 김 교수의 커리어와 국내 두경부 종양학의 역사는 함께 성장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국내에서 두경부 종양학이 주목받지 못하던 시절, 김 교수는 자발적으로 독일, 미국, 일본 등으로 건너가 유수의 병원과 의료진을 찾아다니며 연구에 치열하게 매달렸다. 그 결과 국내 최초로 내시경적 레이저 미세 수술로 후두암을 치료하는 방법을 도입했고, 진행된 후두암에 대해서 수술을 하지 않고 항암 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로 성대를 보존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도입해 후두암 환자가 말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오늘날 국내 두경부 종양학의 수준은 세계적으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불어 김 교수는 대한두경부종양학회 회장과 대한갑상선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미국 이비인후과학회에 초청받아 특별 강연을 하기도 했다. 2010년에는 서울에서 개최한 세계두경부종양학회 회장으로 취임해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실력자로 자리매김했다. 김 교수에게 치료를 받기 위해 한국으로 건너온 전 세계 환자들도 줄을 섰을 정도. 하지만 무엇보다 환자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 때문일까. 김 교수는 이비인후과 전문의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것보다 자신의 연구와 치료 덕분에 많은 환자가 건강을 되찾았다는 점에서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고백한다.
“새로운 수술을 도입해서 환자를 성공적으로 치료했을 때의 희열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입니다. 그중에서도 후두암의 내시경적 레이저 미세 수술을 처음 시작했을 때와 기도협착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을 때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반대로 암이라는 질병의 특성상 자신의 환자가 생사를 오가는 안타까운 경우도 많이 겪었을 터. 암이 재발해서 환자가 재수술해야 하는 상황이 오거나 10~20년 후 다른 암에 걸려서 찾아올 때, 투병 후 끝내 사망하는 경우에는 마음이 쓰렸다. 특히 오랜 기간 김 교수를 믿고 따라와주었던 환자와 이별의 순간을 맞이했을 때는 그 어느 때보다 애통했으리라. 그러나 비 온 뒤 땅이 굳듯, 김 교수는 모든 희로애락을 경험하고 난 뒤 확고한 철학을 마음에 새기게 됐다. ‘의사는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다.
“경제적인 안정이나 사회적으로 과시하기 위해 의사가 되려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의사라면 어려운 수술도 마다하지 않고 환자의 목숨을 살리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죠. 후배들에게도 늘 그 점을 강조합니다.”

한 명 한 명, 모두가 소중한 인연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환자와 인연을 맺어온 김 교수. 그중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 1993년부터 5년 동안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이비인후과 주치의를 지낸 이력이다. 국내 핵의학의 아버지이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고(故) 고창순 서울의대 명예교수의 부름으로 이비인후과 진료를 담당하며, 김영삼 전 대통령의 이비인후과 관련 건강검진을 주기적으로 시행했다. 그 뒤로 국방부 이비인후과 자문의, 경찰병원 이비인후과 자문의를 역임했으며 경찰병원 자문은 현재까지도 담당하고 있다. 데뷔 50년이 넘었음에도 여전히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가수 하춘화 씨 역시 김 교수와 특별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20년 전쯤 하춘화 씨가 찾아왔는데 목소리가 많이 쉬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검사해보니 성대에 물혹이 생겨서 곧바로 수술했지요. 간혹 성대 수술을 하면 목소리가 변하는 경우가 있는데, 다행히 전보다 더 목소리가 좋아져서 기분 좋게 돌아가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일이 인연이 돼서 지금까지 가깝게 지내고 있어요. 꾸준히 정기검진을 받으러 오시고, 명절 때도 안부를 주고받는 사이입니다.”
15년 전쯤에는 박인국 전 유엔 대사의 SOS를 받기도 했다. 박 전 유엔 대사가 미국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하던 시절, 입안에 생긴 궤양으로 고생하던 중 김 교수를 찾아온 것. 검사를 해보니 입안 점막과 입 주변에 염증이 생기는 구내염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다행히 약물 치료를 통해 완치했으며 지금까지도 재발하지 않았다. 그밖에 소프라노 신영옥 씨, 판소리 명창 안숙선 씨 등이 김 교수의 도움으로 건강을 되찾았다.
유명 인사들만 김 교수의 손을 거쳐 간 것은 아니다. 갑상선암 치료를 위해 찾아온 20대 환자부터 30대 설암 환자, 80대 후두암 환자, 갑상선암과 두경부암 수술을 받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에서 날아온 환자 등 다양한 나이와 국적의 환자들과 인연을 맺었다. 이처럼 풍부한 경험을 지닌 김 교수이지만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포부를 밝힌다.
“국내 의료 수준이 많이 높아졌지만 여기에서 머무르면 안 됩니다. 꾸준히 새로운 연구와 치료법을 발표해 세계로 뻗어가야 합니다. 동시에 환자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마음을 잊어서는 안 되겠죠.”
김 교수의 말에서 따뜻한 감성과 냉철한 지성을 지닌 진정한 의료인의 자세를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보라매병원에서 김 교수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

글 최은혜 • 사진 한수정, 보라매병원 홍보실

[철산]

훌륭한 업적을 쌓은 김광현 교수가 자랑스럽습니다.

컴퓨터에 실린 글은 카피해서 페이스트하면 쉽게 옮길수 있지만, 책에 나와있는 것은
스캐닝해서 OCR 기기를 이용해서 글자 보정을 하고 올려야 하니까 번거롭지요...

[김광현]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지도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