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는 17회째인 2002월드컵까지 12차례나 본선
무대를 밟은 북중미 축구의 맹주다.
34ㆍ38ㆍ74ㆍ82ㆍ90년을 빼고 항상 본선에 얼굴을 내비쳤고 월드컵 역대 통산
성적에서도 16위에 올라 있어 세계 축구 전체에서도 '중심부'에 위치한 나라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3회 연속 16강 진출을 우선 목표로 하고 기회가 닿으면 직접
월드컵을 치른 70년과 86년에 올린 최고 성적(6위)을 내심 넘고 싶어한다.
그러나 역대 본선 전적은 8승10무19패로 저조했던데다 이 중 5승은 홈그라운드
의 이점을 살린 70년과 86년에 거둔 것이고 다른 나라에서 열린 본선에서는 승리와
인연이 멀었다.
98년 프랑스월드컵때 한국과 맞붙은 탓에 국내 팬들에게도 낯익은 멕시코의 FIF
A 랭킹은 9위로 높은 편이지만 올해 컨페드컵 때 한국에 패하며 3전 전패로 예선 탈
락하는 등 하향세가 뚜렷하다.
컨페드컵 이후 속개된 최종예선에서도 온두라스에 패해 5위로 내려앉자 지난 7
월 엔리케 메사 감독을 경질, 하비에르 아기레에게 지휘봉을 넘기는 처방을 통해 본
선에 턱걸이했다.
98년 월드컵 16강을 이끈 마누엘 라푸엔테 체제로 예선을 시작했다가 지난해 9
월 메사를 앉힌 뒤 다시 아기레로 3번이나 감독이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은 것.
어쨌든 아시아의 사우디아라비아나 유럽의 크로아티아처럼 감독 교체의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예선 16경기를 치르는 동안 무려 50명의 선수가 대표팀을 들락날락 하는 등 '98
월드컵 이후 세대교체에 실패한 대가 또한 제대로 치러야 했다.
국내 리그 99년 우승, 2000년 준우승을 거둔 아기레 감독은 프로 지도자로 입문
한 지 3년 밖에 되지 않지만 남은 5경기에서 무패행진(4승1무)으로 본선행에 성공,
일약 구세주로 떠올랐다.
그가 사령탑에 오른 뒤로 멕시코는 허리가 두터워지고 수비 또한 견고해졌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멕시코의 진용은 긴 금발머리를 휘날리며 그라운드를 누비는 루이스 에르난데스
(갤럭시)와 콰테목 블랑코(바야돌리드), 단신 골키퍼 호르헤 캄포스(아틀란테)로 대
표됐으나 아기레 감독 취임 이후 팀컬러의 변화로 '젊은 피'가 대거 수혈됐다.
노장 캄포스는 벤치 신세만 지던 오스카르 페레스(크루스 이술)에게 골문을 넘
겨줬고 프랑스월드컵에서 4골을 터트렸던 에르난데스는 계속된 침묵과 부상 재발로
선발 기용조차 불투명하다.
두 스타의 침체에 반해 블랑코는 예선 최종전에서 2골을 몰아넣는 등 지역예선
에서만 9골을 몰아넣어 멕시코의 영웅으로 자리매김했다.
▲기본 전술과 포메이션
아기레 감독은 '4-4-2' 포메이션의 신봉자이고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에 많은
비중을 두는 만큼 좀처럼 다른 전술에 눈을 돌리지 않는다.
예선에서 무려 15골을 합작한 블랑코(9골)와 지난해 국내리그 올해의 선수인 하
레드 보르헤티(6골.산토스 라구나)가 주로 맡는 투톱은 위력적인 편에 속한다.
특히 블랑코는 98년 월드컵 때보다 더욱 농익은 기량을 뽐내며 세계적인 스트라
이커로 떠올랐고 보르헤티와 주전 자리를 다투는 프란시스코 팔렌시아(에스파뇰)의
득점력도 만만찮다.
미드필더에서는 94년과 98년에 이어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34세의
최고참 가르시아 아스페(푸에블라)가 공수 연결의 고리역을 맡는다.
아기레 감독의 부임 이후 7명의 수비수와 5명의 미드필더가 새로 발탁됐는데 특
히 A매치 최다출장기록(167회)을 경신한 클라우디오 수아레스(티그레스)와 라파엘
마르케스(모나코)만 남기고 교체된 수비진은 막판 5경기에서 단 1골만 내주는 철벽
수비를 과시했다.
공격이 최정상급은 아닌 멕시코는 이처럼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순간 역습을
노리는 전술을 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선수를 주목하라
3회 연속 본선 16강 진출을 노리는 멕시코의 '해결사' 콰테목 블랑코(28.바야돌
리드).
98년 프랑스월드컵 한국전에서 공을 양발 사이에 끼고 수비수를 껑충 뛰어넘어
제치는 '얄미운 신기술'을 발휘해 국내팬들에게는 잊혀질 수 없는 선수다.
그저 잔재주나 피우는 줄 알았는데 4년이 지난 2002월드컵 예선에서는 무려 9골
을 쏟아부으며 루이스 에르난데스로부터 간판 스트라이커 자리를 빼앗았다.
무릎 부상으로 10개월을 쉬었다가 복귀하는 바람에 7경기에만 출장하고도 9골을
넣는 놀라운 득점력을 과시한 것이다.
특히 온두라스와의 예선 최종전에서 결승골 포함, 2골을 몰아넣어 팀의 3-0 완
승을 이끄는 등 중요한 때마다 골을 낚아 '해결사' 역할을 자임했다.
95년 처음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블랑코는 99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멕시
코를 정상에 올려놓으며 득점왕과 최우수선수를 거머쥐는 등 지금까지 A매치 63경기
에 출전, 25골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블랑코는 지난달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멕시코축구협회가 3등석 비
행기표를 예약해놓는 등 자신을 다른 선수들에 비해 홀대했다며 대표팀 이탈 의사를
밝히는 등 불협화음을 빚고 있다.
▲월드컵 지역 예선 성적
세대 교체에 실패한 후유증으로 멕시코는 북중미 최종예선에 겨우 턱걸이했고
이후 시작부터 힘겨운 싸움을 거듭했다.
최종예선 첫 경기에서 미국에 0-2로 완패한 멕시코는 자메이카를 4-0으로 크게
이겨 한숨을 돌렸지만 트리니다드토바고와 비긴 뒤 코스타리카와 온두라스에 2연패,
6개팀 중 5위로 떨어지며 위기에 직면했다.
결국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메사 감독 대신 아기레를 새 사령탑에 앉힌 멕시코
는 선수도 12명이나 대거 교체하며 분위기를 바꿔보려 노력했고 다행히 결과는 성공
적이었다.
수비가 안정을 찾으면서 미국에 1-0으로 설욕한 데 이어 자메이카, 트리니다드
토바고까지 연파하며 3연승의 급상승세를 탄 것.
코스타리카전에서는 득점 없이 비겼지만 마지막 온두라스전에서 다시 3-0으로
완승하는 등 아기레 체제 이후 4승1무의 호성적으로 극적인 반전을 이끌어냈다.
▲멕시코는 어떤 나라
인구= 1억35만명
면적= 197만2,500㎢
공용어= 스페인어
1인당 국내총생산= 9,100달러
FIFA랭킹= 9위
▲월드컵 출전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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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도 ┃ 개최국 ┃ 성적 ┃ 우승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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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0 ┃ 우루과이 ┃ 13위 ┃ 우루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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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4 ┃ 이탈리아 ┃예선탈락┃ 이탈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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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8 ┃ 프랑스 ┃ 불참 ┃ 이탈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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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0 ┃ 브라질 ┃ 12위 ┃ 우루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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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4 ┃ 스위스 ┃ 13위 ┃ 독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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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8 ┃ 스웨덴 ┃ 16위 ┃ 브라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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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2 ┃ 칠레 ┃ 11위 ┃ 브라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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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6 ┃ 잉글랜드 ┃ 12위 ┃ 잉글랜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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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 ┃ 멕시코 ┃ 6위 ┃ 브라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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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4 ┃ 서독 ┃예선탈락┃ 서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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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8 ┃ 아르헨티나 ┃ 16위 ┃ 아르헨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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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2 ┃ 스페인 ┃예선탈락┃ 이탈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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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6 ┃ 멕시코 ┃ 6위 ┃ 아르헨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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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 ┃ 이탈리아 ┃예선탈락┃ 서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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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4 ┃ 미국 ┃ 13위 ┃ 브라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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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8 ┃ 프랑스 ┃ 13위 ┃ 프랑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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