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몹시 좋아하는 저로서는
여유의 사치를 부리는 사람이라면 으레 찾게되는
쿠키류에 일찌감치 눈을 돌렸습니다.
솜씨좋은 친구 어머니의 hand made 쿠키에서 시작하여
제과점 쿠키나 아니면 점찍어둔 까페의 쿠키를
틈틈이 사들이거나
하이퍼마켓의 쓸만한 쿠키를 탐색하는 것은
맛있는 커피를 찾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요즘처럼 바쁘고 할일이 많은 때는
어쩔 수 없이 인스턴트 커피에 의존하게 되지만,
이럴 때일수록 쿠키만큼은 품위를 지키자는 생각으로
미각찾아 삼만리를 단행중입니다.
최근 발견한 까페의 쿠키로는 Coffee Bean의 쿠키.
긴 막대모양으로 생긴 모카쿠키.
꽤 단맛인데 Coffee Bean의 커피와 마시면
짜릿하기 그지 없는 맛.약간 쫀득한 질감도 느껴집니다.
그다지 저렴한 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곳의 커피가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니므로
맘편히 곁들여 먹을만 한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쿠키가 맘에 들었던 까페는
신림동 녹두거리의 지하1층 까페인
C&C (Coffee & Cake)에서 서비스로 나오는 쿠키입니다.
지금은 어찌 변했을지 모르지만.(오랫동안 못갔죠)
100g에 1000원인가, 따로 판매도 했었죠.
주인이 직접 개발해서 만든거라고 하는데,
까페 분위기야 그동네가 원래 그렇듯 기대할바는 못되지만
쿠키만큼은 정말 추천할만합니다.
감칠맛이란 바로 이런 맛이구나 싶을 정도였죠.
슈퍼마켓표 쿠키로는
쿠키라고 할 순 없지만 버터와플을 잠시 먹었고
쿠크다스나 초코칩 쿠키를 잠시 찾긴 했지만
역시 정통 쿠키맛은 아닌지라 일단 제껴두고.
...어느 날 찾은 Lotus.
벨기에산 과자입니다.
역시 고디바의 본고장답게 쿠키맛도 일품이더군요.
역시 빵과 쿠키는 원조 유럽을 따라가기 힘든가봅니다.
그 세밀한 맛을 표현하려면 아직 더 노하우를 쌓아야 하는지.
로투스는 꽤 단맛이고 딱딱한 질감입니다.
그런데 보통의 질리는 단과자와는 달리
커피없이 먹어도 맛있을 뿐만 아니라
커피에 곁들여 먹으면 정말 슈퍼마켓 쿠키로는
가히 최상의 맛을 내죠.
가격도 일반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구요.
비행기 기내식의 후식이나 호텔 아침식단에
디저트로 종종 끼워서 주는 이 빨간 포장의 과자가
바로 로투스였음을 기억하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죠.
원래 로투스 이야기를 하기 위해 장황하게 서론을 늘어놓았지만,
덧붙여 <Bonne Maman>에 관해 한마디 더 하겠습니다.
불어로 '할머니'라는 뜻.애들말(言)이죠.
왜 파파이스의 비스켓도 보면 할머니의 솜씨를 강조하는
광고문안으로 채워져 있지 않던가요.
확실친 않지만, 아마도 이 과자는 프랑스산인걸로 기억하는데.
원가에 비해 좀 값을 튀긴 것 같더군요.
약 2.5배쯤?
이 과자를 본 것은 신세계 강남점(고속터미널)
지하식품매장에서였습니다.
어찌나 반갑든지!
쿠키가 좀 커요. 손(手)의 반만한 크기랄까.
좀 단맛인데, 입안에서 부서지는 알갱이의 입자가
그리 고운편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입안에 퍼지는 그 맛은
로투스에 비견될 정도로 맛있죠.
한 개의 크기가 커서 낱개로 포장이 되어 있는데
(제 기억이 맞다면 두개씩 포장이 되어있을 겁니다)
여섯 봉지인가.아마 그렇게 들어있을걸요.
가격은 4000원을 웃돌았던 것 같아요.
주식도 부식도 참 부실한 요즘이라
먹을 것에 대한 생각이 부쩍 많이 나는가봅니다.
이렇게 긴 먹거리 예찬이라니-